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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통합검색 결과 입니다. (13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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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밤이 거대한 캔버스로…도심 수놓는 미디어아트 산업

서울 도심의 밤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빌딩 외벽에 거대한 폭포가 흐르고, 화려한 빛과 영상이 거리를 수놓는다. 광고판으로만 여겨졌던 대형 전광판이 예술 작품을 선보이는 캔버스로 변신한 셈이다. 13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다양한 미디어아트가 펼쳐지고 있다. 광화문 동아미디어센터의 약 3000㎡ 규모 초대형 디지털 사이니지 '룩스(LUUX)'에서는 신세계면세점이 홍인숙 작가와 협업한 '한지에 담은 안녕'이 이달 31일까지 상영된다.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 외벽에서도 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으며,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10층 아이코닉존에서는 다음 달 30일까지 전시가 이어진다. 특히 삼성동과 광화문에서는 평면 작품이 화면 밖으로 튀어나오는 듯한 입체감을 구현하는 아나모픽 기법이 적용돼 눈길을 끈다. 광화문광장 해치마당 미디어월과 아뜰리에 광화에서도 서울시가 마련한 미디어아트 전시가 진행 중이다. 이처럼 도심의 대형 전광판과 건물 외벽이 일상에서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변하면서 서울의 밤거리에 새로운 볼거리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백화점과 면세점 등 유통기업들은 대형 디지털 화면을 활용해 문화예술 콘텐츠를 선보이고, 전문기업들은 실감형 전시와 공간 연출을 앞세워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단순히 볼거리를 제공하는 데서 나아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는 모습이다. 이런 풍경이 가능한 것은 평면인 전광판이 3차원 공간과 움직임을 가진 영상으로 재구성 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건물 외벽 자체가 하나의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되면 브랜드 홍보를 넘어 고객의 발길을 이끄는 문화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 쇼핑을 목적으로 방문하지 않은 시민과 관광객도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주변에 머물 수 있어 도시의 관광 경쟁력과 상권 활성화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명동 일대에서는 대형 미디어파사드를 중심으로 새로운 야간 경관이 만들어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외벽에 설치된 약 1292㎡ 규모의 신세계스퀘어는 크리스마스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도심의 야간 명소로 자리 잡았다. 롯데백화점도 본점 영플라자 외벽에 약 1614㎡ 규모의 롯데타운 라이트를 조성하고 있다. 오는 12월 운영을 앞둔 이 시설까지 가세하면 명동 일대는 대형 미디어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관광·문화 공간으로 더욱 확장될 전망이다. 미디어아트 산업의 성장은 전문기업들의 사업 확장에서도 확인된다. 과거 기업 홍보 영상이나 일회성 전시 제작에 머물렀던 미디어아트는 상설 전시관과 관광시설, 해외 수출 콘텐츠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국내 대표 미디어아트 기업인 디스트릭트(d'strict)가 대표적이다. 디스트릭트는 2020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앞 대형 전광판에 거대한 파도가 출렁이는 미디어아트 웨이브(WAVE)를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실제 물이 유리벽 안에서 움직이는 듯한 입체적인 영상은 도심 속 미디어아트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이후 디스트릭트는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 아르떼뮤지엄을 통해 사업을 확장했다. 제주를 시작으로 여수와 강릉, 부산 등에 전시관을 열었고 홍콩과 미국 라스베이거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등 해외 시장에도 진출했다. 도심의 전광판에서 시작된 미디어아트가 관광객이 직접 찾아와 비용을 지불하는 문화 콘텐츠로 발전한 셈이다. 실감미디어 전문기업 닷밀도 산업 성장의 또 다른 사례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의 프로젝션 맵핑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며 기술력을 알린 닷밀은 기업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 제작을 넘어 자체 관광시설 운영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닷밀의 지난해 매출액은 338억원으로 단순한 영상 제작을 넘어 공간 설계와 구축, 운영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미디어아트가 독립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디어아트 프로젝트는 단순히 광고를 넘어 기업의 이미지와 도시의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방식”이라며 “앞으로도 많은 기업과 기관의 공공문화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미디어아트가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026.10.13 13:11이선민 기자

한국기술교육대, 자동흉부압박로봇 등 7개 기술로 관람객 눈길 끌어

한국기술교육대학은 6일 개막한 'AI 페스타 26'에 우수 졸업작품 7점을 선보여 관람객의 발길을 끌었다. 7개 기술은 ▲rPPG 및 EAR 기반 ROSC 감지와 다중환자 대응 자동 흉부 압박로봇 ▲샌드아트 퀴즈 로봇 'SandMind' ▲데이터기반 AI 사기 위험 분석 플랫폼 'ScamGuard' ▲실시간 객체추적 및 배경제거 기능 카메라 패키지 ▲사족보행 로봇을 활용한 자율 쓰레기 수거 시스템 'ECOWALKER' ▲개인 맞춤형 헤어스타일링 가이드 플랫폼 ▲딥러닝 기반 XAI를 활용한 근거제시형 디지털미디어 위변조 정밀 판별 및 시각적 증거 추출 시스템이다. 자동 흉부 압박로봇은 심정지 환자에게 지속적이고 일정한 힘으로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로봇이다. 과제에 참여한 김민서 메카트로닉스공학부 학생은 “수동 CPR은 구조자의 체력 소모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압박 깊이와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렵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모터의 회전운동을 볼스크류를 통해 직선운동으로 변환해 압박봉이 상하로 이동하는 흉부압박장치를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자동 흉부 압박로봇은 최근 산업통상부 캡스톤디자인 경진대회에서 대상인 산업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샌드아트 퀴즈 로봇은 6축 로봇팔이 백라이트 샌드아트 판 위에 실제로 그림을 그려 나가는 과정을 통해 참가자가 정답을 맞히는 실물기반 단체 참여형 게임이다. 그림은 25%, 50%, 75%, 100% 지점마다 일시정지하며 참가자는 완성돼 가는 이미지를 단서로 정답을 추측하고 빠르게 맞힐수록 높은 점수를 얻는다. 샌드아트 퀴즈 로봇은 고령층 대상 인지 자극 프로그램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ScamGuard는 사용자가 문자·카카오톡 캡처·PDF·이미지·음성대화 등 다양한 형태의 의심자료를 입력하면 인공지능(AI)가 분석해 사기 가능성을 판단하는 사기 예방 서비스다. 시스템은 자체구축한 2만건 이상의 사기 사례 데이터베이스와 웹 검색, 이미지 분석, 계좌 및 전화번호 조회 도구를 활용해 사용자 상황과 유사한 사기 패턴을 찾아낸다.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총장은 “한국기술교육대학은 졸업작품, 즉 캡스톤 디자인을 졸업 이수 요건으로 하고 있다”며 “한 학기에 150여개 작품을 출품하는 데 그 가운데 AI 기술을 활용한 작품을 선별해 전시했다”고 설명했다. 권오영 한국기술교육대 SW중심대학사업단장은 “7개 졸업작품 중에서 전문가 기술평가와 관람객 인기투표, 기업이나 기관 협력 제안 등을 합산해 3팀에 장학금을 전달할 계획”이라며 “참여 학생들도 전시회 출품을 통해 전문가 의견 등 피드백을 얻고 산업체로부터 제안을 받을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권 단장은 “실제로 전시 작품을 보고 산업체에서 채용을 제안하기도 하고 산학협력 프로젝트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6.10.08 11:55주문정 기자

삼성전자, 영국박물관 소장품 30점 삼성 아트 스토어 공개

삼성전자가 국립 영국박물관(British Museum) 명품 소장품 30점을 '삼성 아트 스토어'를 통해 전 세계에 선보인다고 7일 밝혔다. 삼성 아트 스토어는 전 세계 유수 미술관과 예술가 작품 5000여 점을 4K 고화질로 제공하는 삼성 TV 전용 구독 서비스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 개막해 내년 1월 31일까지 영국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 '한국: 2000년 창의의 여정'의 공식 기업 파트너로 참여하며 문화예술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영국박물관 컬렉션'은 19세기 영국 미술 황금기를 대표하는 풍경화 정수로 구성했다. 영국 전원 풍경을 화폭에 담은 존 컨스터블의 '윌리 로트의 오두막', '피셔튼의 방앗간'을 비롯해 빛과 색채 거장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의 '폭풍(난파선)', '콜로세움, 로마' 등이 포함됐다. 삼성 TV는 특수 코팅으로 빛을 다각도로 분산시키는 '무반사 기술'을 적용, 밝은 외부 햇빛이나 조명 아래에서도 빛 반사 없이 작품 본연 색감과 질감을 선명하게 재현한다. 해당 작품은 2026년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SH95)를 포함해 더 프레임, 더 프레임 프로, 마이크로 RGB, 네오 QLED 등 삼성 아트 TV 전 라인업에서 감상할 수 있다. 리사 산 마르틴 영국박물관 비즈니스 총괄 이사는 "삼성과 협력으로 세계적 소장품을 전 세계 관람객 일상으로 확장해 기쁘다"고 말했다. 이귀호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기술을 통해 글로벌 고객이 세계적 명작을 안방에서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6.10.07 09:12전화평 기자

넵튠, 도트 어드벤처 RPG '바람의 흔적' 글로벌 사전예약 돌입

도트 그래픽 기반의 스토리 중심 어드벤처 RPG 신작이 글로벌 사전예약에 돌입하며 본격적인 출시 준비에 나선다. 넵튠(대표 강율빈)은 도트 어드벤처 RPG '바람의 흔적' 사전예약을 시작한다고 6일 밝혔다. 이 작품은 픽셀 그래픽과 스토리를 갖춘 서사 중심의 JRPG 스타일 게임이다. 전투는 단독 반복 플레이 형태의 기존 모바일 턴제 RPG와 달리, 다인 협동 전투를 핵심 구조로 채택했다. 여기에 낚시와 채광 등 생활형 콘텐츠를 배치해 여정 자체를 즐기는 어드벤처 요소를 지향한다. 주요 콘텐츠로는 최대 10개 무기를 조합해 파티를 강화하는 무기 편성 빌드 시스템과 속성·역할에 맞춘 전략적 턴제 전투, 대륙 곳곳의 숨은 이야기와 보물을 찾는 탐험 요소 등을 마련했다. 아울러 동료 수집과 육성 등 RPG 본연의 시스템도 구축했다. 모바일 양대 마켓과 스팀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출시 예정인 바람의 흔적 사전예약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및 공식 사전예약 페이지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권승현 넵튠 게임사업본부장은 "바람의 흔적은 가능한 빠른 시기에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현지화와 운영에 주력해 글로벌 이용자들이 오랜 기간 만족스럽게 플레이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2026.10.06 10:00진성우 기자

전시 보고 취향 쇼핑까지...광주비엔날레 29CM '이구홈' 가보니

"와, 광주에 이구홈이 있네?" 광주비엔날레 전시를 모두 둘러보고 나오자 이구홈이 관람객을 맞았다. 문구부터 그릇, 패브릭, 홈데코까지 29CM이 고른 국내 디자인 브랜드 제품들이 한 공간에 모였다. 미술 작품을 감상하던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제품을 집어 들고 살펴보면서 전시 관람은 취향 쇼핑으로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최근 광주 북구 제16회 광주비엔날레 현장에서 29CM이 운영하는 '이구홈 아트숍'을 찾았다. 29CM이 홈 카테고리를 비수도권 오프라인 상권에서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온라인에서 쌓아온 홈·라이프스타일 큐레이션 경쟁력이 지역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 시험하는 무대인 셈이다. 초반 성적은 기대 이상이다. 29CM에 따르면 지난 달 5일 광주비엔날레 개막과 함께 문을 연 이구홈 아트숍에는 첫 주말 3일 동안 약 1만 명이 방문했다. 같은 달 5일부터 21일까지 기록된 누적 거래액은 당초 목표치를 50% 이상 웃돌았다. 비엔날레 보고 그릇·문구 구경…29CM, 비수도권 첫 실험 이구홈 아트숍에 들어서면 29CM이 큐레이션한 국내 홈·디자인 브랜드 제품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온라인 29CM에서 보던 상품들을 직접 만져보고 비교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특히 서울·수도권에 오프라인 매장이 집중된 신진 디자인 브랜드의 제품을 한곳에서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브랜드를 발견할 기회를, 오프라인 유통 접점이 많지 않은 브랜드에는 새로운 지역 고객을 만날 수 있는 판매 공간을 제공하는 구조다.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비엔날레 전시를 관람한 뒤 아트숍으로 바로 이동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쇼핑이 가능했다. 미술관의 일반적인 기념품숍보다는 29CM이 온라인에서 운영해 온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을 오프라인으로 옮겨 놓은 모습에 가까웠다. 광주비엔날레라는 장소에 맞춘 상품도 마련했다. 29CM은 국내 디자인 브랜드 6곳과 협업해 이번 비엔날레 전시 콘셉트를 반영한 공식 굿즈를 제작했다. 전시에서 받은 인상을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건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전시를 보고 난 뒤 아트숍을 둘러보는 동선 덕분에 상품 역시 비엔날레의 연장선처럼 느껴졌다. 인기있는 상품만 모아 놓기보다는 전시와 어울리는 디자인 제품과 굿즈를 배치해 공간 자체를 하나의 콘텐츠로 구성했다. 29CM가 첫 비수도권 홈 카테고리 오프라인 진출 장소로 광주비엔날레를 택한 것도 눈길을 끈다. 유동인구가 많은 일반 상권에 매장을 내는 대신 문화·예술에 관심이 높은 소비자가 모이는 행사와 손잡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목표보다 50% 더 팔렸다…29CM·비엔날레 '2030 접점' 확대 이번 팝업은 29CM 입장에서는 온라인에서 확보한 2030 고객과 '취향 큐레이션'을 지역으로 확장하는 실험이기도 하다. 29CM는 패션뿐 아니라 홈·라이프스타일 영역에서 브랜드를 발굴하고 소개해왔다. 이번에는 이를 광주라는 지역과 비엔날레라는 문화 콘텐츠에 접목했다. 29CM의 주요 고객층인 젊은 소비자에게는 현대미술과 광주비엔날레를 보다 친숙하게 접할 계기를 제공하고, 기존 비엔날레 관람객에게는 새로운 국내 디자인 브랜드를 소개한다는 구상이다. 판매 실적에서도 가능성이 나타났다. 이구홈 아트숍의 5~21일 누적 거래액은 회사가 세운 목표를 50% 이상 넘어섰다. 29CM가 온라인에서 선별해 소개해 온 홈·디자인 상품에 대한 관심이 비수도권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실제 구매로 연결된 것이다. 지역 고객과 신진 브랜드의 접점을 넓혔다는 점도 이번 팝업의 특징이다. 서울·수도권에 비해 다양한 홈·디자인 브랜드를 오프라인에서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소비자에게 새로운 브랜드를 소개하고, 신진 브랜드에는 기존 온라인 중심 판매에서 벗어나 지역 소비자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29CM 관계자는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 행사인 광주비엔날레에서 이구홈의 큐레이션과 국내 신진 디자인 브랜드를 소개했는데 예상보다 많은 고객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11월 15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이구홈 아트숍을 통해 지역 고객에게 새로운 홈·디자인 브랜드를 발견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더 많은 젊은 고객들이 광주비엔날레를 친숙하게 경험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6.10.02 15:15안희정 기자

네오위즈,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 첫 공식 아트북 출간…예스24 단독 예약 판매

리듬 액션 게임의 세계관과 미공개 원화, 제작 비하인드를 한데 모은 첫 공식 아트북이 단독 예약 판매를 시작한다. 네오위즈는 대표 리듬 게임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의 첫 공식 아트북 출간을 앞두고 예스24를 통해 단독 예약 판매를 진행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아트북은 지금까지 공개된 메인 스토리 곡과 주요 등장인물 원화, 클리어 패스 시즌 화보집 등 게임 속 시각 콘텐츠를 집대성했다. 특히 'Tic! Tac! Toe!'부터 'glory MAX'까지의 주요 콘텐츠를 접지 형태로 담아냈으며, 책장이 180도로 완전히 펼쳐지는 특수 제본(PUR) 방식을 적용해 감상 편의성을 높였다. 미공개 콘티, 캐릭터 설정 시트, 제작진 작업 코멘트와 함께 세계관 용어집도 수록된다. 총 3권 세트로 제작된 이번 아트북의 가격은 9만 8000원이며 11월 중 순차 배송될 예정이다. 예약 구매자 전원에게는 초판 한정 '2027 캘린더'와 '미니 카세트 테이프 키링' 등 단독 특전이 주어진다. 오프라인 연계 프로모션도 진행된다. 다음달 10일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열리는 단독 오프라인 공연 'DJMAX MIRACLE 2026' 현장에서 예약 구매를 인증한 관객에게는 한정판 짐색을 증정하며, 예약 구매자를 대상으로 네오위즈 아트팀 사인회 응모 기회도 제공할 방침이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오랫동안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를 사랑해 준 팬들을 위해 게임 속 다양한 아트와 이야기를 모아 아트북을 제작했다"며 "이번 아트북이 팬들의 일상에 감성을 더하는 소장품이 되기를 바라며 다채로운 예약 판매와 현장 이벤트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2026.09.30 15:27진성우 기자

레이저 입은 수원화성과 힙해진 선비…'K-축제' 노린다

29일 해가 완전히 진 수원화성에서는 한옥 처마 아래로 선명한 레이저가 뻗어나가고 묵직한 사운드가 사방을 채웠다. 도포를 입은 선비들은 안개 사이에서 군무를 펼쳤고, 정조와 혜경궁 홍씨의 이야기는 미디어아트와 무용으로 다시 태어났다. 230년 전 정조의 수원화성이 2026년 공연장으로 변한 순간이다. 이날 수원시는 오는 10월 4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제63회 수원화성문화제 개막을 앞두고 국내외 언론에 대표 콘텐츠를 먼저 공개하고 230년 역사를 품은 수원 화성이 올가을 어떤 모습의 축제로 다시 태어나는지 미리 만나 볼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올해 행궁야화의 가장 큰 특징은 별도의 무대가 없다는 점이다. 관람객이 화성행궁을 직접 걸으며 구석구석을 다니다보면 각각의 공간이 무대로 변한다. 프레스데이에서도 직접 공간을 이동하며 퍼포먼스를 만났다. 실제 공연에서는 역사적 공간을 이동하는 과정까지 하나의 공연으로 구성한다. 첫 무대인 우화관에서부터 분위기는 예상과 달랐다. '정조의 꿈과 희망'을 주제로 시작한 공연은 고궁을 배경으로 수십 갈래의 레이저가 뻗어나갔다. 화려한 빛만 앞세운 공연은 아니었다. 선명한 레이저와 공간을 에워싸는 사운드, 가벼운 몸짓의 무용수가 고궁의 목조 건축물과 묘하게 어우러졌다. 전통 건축과 첨단 기술의 조합이 이질적일 법했지만 오히려 압도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함께 공연을 지켜보던 이재준 수원시장 역시 무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공연이 끝난 뒤 이 시장은 수원화성문화제를 단순한 지역축제로 남겨두지 않겠다는 구상을 꺼냈다. 그는 "언젠가는 리우 카니발같이 120만원짜리 티켓도 팔 수 있게끔 관광산업화하겠다는 야무진 꿈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일부 공연을 5000원에 유료화한 것에서 시작해 장기적으로는 축제 자체를 하나의 관광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수원화성문화제의 뿌리는 1795년 정조대왕의 을묘원행이다.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맞아 8일 동안 이어진 행차와 화성에서 벌어진 각종 행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올해 축제도 당시 원행 기간에 맞춰 열리고, 첫날 열리는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에서는 수원 구간에 시민 1240여 명이 참여하는 퍼레이드와 1000여 명 규모의 재현행렬, 말 60필이 등장한다. 이 시장은 정조가 단순히 어머니의 회갑을 축하하기 위해 수원에 온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정조가 화성을 지으면서 회갑연을 계기로 정치개혁과 경제개혁, 혁신을 이루겠다는 꿈이 컸던 것 같다. 수원은 그 꿈을 잘 이어가려 노력하고 있다"며 "여러 지방자치단체의 축제를 연결하는 'K-컬처 로드'를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 언젠가는 그 꿈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수원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첨단산업과 함께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을 품고 있는 도시다. 이 시장은 이 두 얼굴을 함께 수원의 관광 경쟁력으로 가져가겠다는 구상을 분명히 했다. 과거를 그대로 복원하기보다 오늘의 언어로 다시 보여주겠다는 포부다. 수원시의 시선은 이제 개별 축제를 넘어 세 행사를 하나의 관광 콘텐츠로 묶는 데 향하고 있다. 지난 19일 시작한 수원화성 미디어아트를 시작으로 다음 달 4일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 같은 날 개막해 11일까지 이어지는 수원화성문화제까지 연결해 외국인 관광객이 수원에 찾아와 머물며 즐기는 가을 관광 콘텐츠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이어진 목적지는 화령전이었다. 이 시장이 꿈을 계승하겠다는 정조의 어진을 모신 공간이다. 이날은 본 공연에서 선보일 행궁야화 대신 수원화성문화제의 또 다른 대표 콘텐츠인 야조와 선유몽을 압축한 무대가 마련됐다. 정조 시대 야간 군사훈련을 모티브로 한 야조의 무술 장면은 힘찬 몸짓과 무술이 고요했던 화령전의 공기를 순식간에 바꿔놓았다. 선유몽 또한 두 명의 소리꾼이 등장하자 강렬했던 무예 공연 대신 서정적인 소리가 공간을 채웠다. 실제 선유몽은 수원화성의 대표 야경 명소인 용연의 수면을 무대로 펼쳐진다. 이날은 프리뷰인 만큼 화령전에서 일부 장면만 공개했지만 본 공연에서는 배 위에서 노래하는 소리꾼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이날 가장 색다른 장면은 낙남헌에서 나왔다. 낙남헌은 정조가 1795년 원행 당시 지역 인재를 뽑기 위한 특별 과거시험인 별시를 치른 공간이다. 이날 무대 역시 별시에 나선 선비들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흰 도포를 입은 선비들이 등장하자 바닥에는 포그가 깔리고 그 사이로 레이저가 흘렀다. 특히 7명의 선비가 일제히 합죽선을 펼치는 순간이 압권이었다. 일곱 개 부채의 소리가 마치 한 사람이 펼친 것처럼 정확하게 겹쳤다. 마지막에는 정조가 등장해 선비들에게 어사화를 씌웠다. 지역 인재를 발굴하고 등용하려 했던 정조의 뜻을 공연으로 옮긴 장면이다. 최근 K-콘텐츠를 통해 전 세계에서 조선시대 갓을 비롯한 한국 전통 모자가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사자보이즈를 연상시키는 선비들의 모습과 흰 갓, 어사화가 무대 위를 채운 풍경도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 무대는 봉수당이었다. 1795년 이곳에서는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기념한 진찬연이 열렸다. 그러나 그해는 혜경궁 홍씨만 환갑을 맞은 해가 아니었다. 동갑이었던 남편 사도세자가 살아 있었다면 함께 환갑을 맞았을 해이기도 했다. 공연은 바로 그 마음을 파고들었다. 혜경궁 홍씨의 의상 위로 레이저와 영상이 직접 입혀졌다. 화려한 회갑연의 주인공인 대비의 옷이 어느 순간 젊은 시절 세손빈의 옷으로 바뀌었다. 큰 잔치를 받는 기쁨과 오래전 남편을 잃었던 기억을 한 인물의 옷이 변화하는 과정으로 표현했다. 화려한 레이저를 사용했지만 이 장면에서 기술적인 놀라움은 오히려 혜경궁 홍씨의 기억과 감정을 보여주는 장치로 한발 물러났다. 실제 행궁야화가 봉수당에서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의 해후를 그린다는 설명과 맞닿는 대목이다. 관계자도 공연에 앞서 "혜경궁 홍씨가 진찬연을 끝내고 사도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특별한 오브제로 표현했다"고 소개했다. 프레스데이 마지막 기자 브리핑에서는 이를 위해 외국인 관광객을 어떻게 수원으로 끌어들일 것인지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수원화성문화제는 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글로벌축제 3년 차를 맞았다. 축제 현장에서는 외국어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고, 외국인이 정보를 얻고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거점인 글로벌 빌리지를 운영한다. 서울에서 수원까지 관광객을 끌어오는 동선도 만든다. 궁중문화축전과 연계한 로열 루트 1795를 통해 서울의 궁과 수원 화성행궁을 잇고 외국인 관광객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실제 해외 단체 관광객의 방문도 예정돼 있다. 조형제 수원화성문화제 총감독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올해 특히 중국에서 약 500명이 방문하는 것으로 듣고 준비하고 있다”며 “일본에서도 야조 공연을 보기 위한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숙박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조 감독은 “수원은 10월쯤이면 숙박시설이 거의 만실”이라며 관광객 증가에 따라 인근 지역으로 숙박 수요가 확산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어 수원시가 5성급 호텔 건립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제열 정조대왕 능행차 총감독은 "1795년 정조대왕이 최대 왕실 퍼레이드를 했다면, 지금은 그것이 수원의 최대 시민 퍼레이드로 성장하고 미래 세대가 함께 즐기는 전통 퍼레이드가 될 수 있게 하고자 한다"며 "아직은 6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부족하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무형 유산은 지키는 것이 아니라 전달 되는 것이 중요하다. 2년, 3년 뒤에는 삼바축제 못지 않게 수원의 문화예술적 역량이 커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아직은 그 기본을 다지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2026.09.30 10:50이선민 기자

추석 연휴 가볼 만한 야간 명소 5선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모처럼 긴 연휴를 맞아 고향으로 향한다면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기보다 귀성길 주변의 밤 풍경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올해 추석 연휴에는 전국 곳곳에서 미디어아트와 빛을 활용한 야간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익숙한 문화유산은 거대한 스크린으로 변신하고, 도심 한복판 초고층 빌딩에는 달토끼가 등장한다. 특히 올해는 국가유산에 첨단 미디어 기술을 접목한 프로그램이 곳곳에서 열려 낮에 보던 유적과는 전혀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추석 연휴인 24일부터 27일까지 가족과 함께 들러볼 만한 야간 미디어아트 명소 5곳을 소개한다. 특히 올해는 국가유산청이 주최하고 국가유산진흥원이 주관하는 야간 문화유산 활용 사업 '2026 국가유산 미디어아트'가 전국 곳곳에서 펼쳐진다. 국가유산이 품은 역사와 이야기에 프로젝션 맵핑과 이머시브 사운드, 미디어월, 홀로그램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익숙한 유산을 색다른 야간 명소로 탈바꿈시키는 행사다. 올해 행사는 강화와 경주, 군산, 부여, 아산, 양산, 여수, 익산, 진주, 철원, 청주, 통영 등 전국 12개 지역에서 순차적으로 열린다. 이 가운데 추석 연휴에 즐기기 좋은 경주 대릉원과 익산 미륵사지, 부여 정림사지를 골라 소개한다. 세 곳 모두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막을 내리는 만큼 이번 연휴가 올해 미디어아트를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역귀성·도심 나들이족 주목…서울·수원의 빛나는 밤 서울에서 연휴를 보내거나 귀성길에 오르기 전 가볍게 즐길 곳을 찾는다면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있다. 롯데월드타워는 추석 연휴인 24일부터 27일까지 타워 외벽을 활용한 특별 미디어파사드를 선보인다. 이번 미디어파사드의 주인공은 추석 하면 떠오르는 달토끼다. 초고층 타워 외벽이 거대한 스크린으로 변해 한가위 분위기를 연출한다. 미디어파사드는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매 정각을 시작으로 15분 간격으로 약 10분씩 송출된다. 별도의 입장료 없이 석촌호수 주변 등에서 감상할 수 있어 저녁 산책과 함께 즐기기 좋다. 무엇보다 이번 프로그램은 추석 연휴 나흘 동안만 만날 수 있다. 서울 도심에서 명절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연휴 기간 놓치기 아까운 야경이다. 서울을 벗어나 남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수원화성이 기다린다. 낮에는 고즈넉한 성곽이지만 해가 지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수원화성 미디어아트는 다음 달 6일까지 화서문과 장안문, 장안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추석 연휴에도 매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빛과 영상이 수원화성의 밤을 채운다. 화서문에서는 성곽 자체를 대형 스크린으로 활용한 메인 미디어아트가 펼쳐지고, 장안문에서는 옹성의 독특한 구조를 활용한 360도 이머시브 미디어아트를 만날 수 있다. 장안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관람객의 움직임 등에 반응하는 라이팅 아트 등도 이어진다. 자유 관람은 무료이며 특별관람석과 일부 해설 프로그램 등은 별도로 이용할 수 있다. 천년 고도에서 만나는 빛…경주·익산·부여 귀성길이 충청권을 지난다면 부여 정림사지도 눈여겨볼 만하다. 연휴 기간에는 평소보다 늦은 오후 10시30분까지 운영돼 조금 늦게 부여에 도착해도 여유 있게 관람할 수 있다. 낮에 마주하는 정림사지가 백제의 시간을 상상하게 하는 공간이라면 밤에는 빛을 통해 그 시간을 조금 더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밤의 정림사지는 백제의 역사와 디지털 기술이 어우러져 국보 정림사지 오층석탑을 활용한 프로젝션 맵핑과 빛·영상 콘텐츠가 사비백제의 역사와 이야기를 밤 풍경 위에 펼쳐낸다. 백제 문화유산과 미디어아트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어 아이를 동반한 가족 나들이 코스로도 활용할 만하다. 부여에서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또 다른 백제의 밤을 만날 수 있다. 전북 익산 미륵사지에서는 사라진 거대한 목탑이 빛으로 되살아난다. 현재는 남아 있지 않은 미륵사지 중원 목탑을 약 30m 규모의 빛과 영상으로 재현한다. 실제 건축물을 다시 세우는 대신 미디어 기술을 통해 과거의 모습을 상상하도록 한 것이다. 공연은 오후 7시30분부터 30분 간격으로 진행된다. 어둠이 내려앉은 미륵사지에 거대한 목탑의 형상이 떠오르는 장면은 이번 행사의 백미다. 낮에도 많은 관광객이 찾는 경주의 대릉원은 밤이 되면 거대한 빛의 캔버스로 변신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미추왕릉과 황남대총, 천마총, 90호분 등 대릉원을 대표하는 고분을 배경으로 미디어파사드가 펼쳐진다. 완만하게 솟아오른 고분의 곡선을 따라 빛과 영상이 흐르면서 평소 익숙했던 대릉원과는 다른 풍경을 만들어낸다. 고분 사이 산책로에는 빛의 숲도 조성했다. 화려한 영상만 바라보는 방식이 아니라 천천히 걸으며 빛으로 달라진 대릉원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추석 보름달과 신라 고분, 미디어아트가 한 화면에 담기는 풍경도 기대할 만하다. 차가 막히는 귀성길이 걱정된다면 잠시 길을 벗어나도 좋겠다. 가족과 함께 빛으로 물든 가을밤을 걷는 것도 올해 추석을 기억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2026.09.24 09:03이선민 기자

[이창근의 헤디트] 원주 강원감영의 밤, 봉래는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세계가 K-컬처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이야기, 오래된 시간의 결이 담긴 헤리티지에 있습니다. 전통을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읽고 디지털 기술과 예술적 상상력을 더할 때 문화자원은 공연과 전시, 도시와 공간, 콘텐츠와 산업의 언어로 확장됩니다. 정책과 현장,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접점에서 한국다움이 오늘의 콘텐츠와 경험으로 어떻게 살아나는지를 이창근 칼럼니스트와 함께 짚어봅니다. [편집자주] 원주 강원감영이 2027년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사업 신규 대상지로 선정됐다. 주제는 '신선이 머무는 세계, 봉래를 걷다'다. 강원감영 후원에 조영된 신선세계를 모티브로 원주의 유·무형유산과 자연유산을 연계한 야간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봉래를 걷다'라는 말이 눈에 들어온다. 봉래를 보여주는 것과 봉래를 걷게 하는 것은 다르다. 하나는 이미지를 만드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관객이 공간을 지나며 그 세계를 경험하게 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강원감영의 봉래는 어디에서 시작되어야 할까. 답을 찾으려면 먼저 이 유산이 가진 공간의 의미부터 읽어야 한다. 공간의 질서를 작품의 구조로 강원감영은 조선 태조 4년인 1395년 설치돼 1895년까지 약 500년 동안 강원도 지방행정의 중심 역할을 했던 장소다. 선화당을 비롯해 재은당과 포정루, 객사와 여러 부속건물이 자리했다. 2000년 발굴조사에서는 포정루에서 중삼문과 내삼문을 거쳐 선화당으로 이어지는 보도와 담장, 행각 등의 흔적도 확인됐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건물 하나하나보다 그 사이의 관계다. 강원감영은 문을 지나고 길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서 공간의 성격이 차례로 달라지는 유산이다. 밖과 안, 앞과 뒤가 구분되고 중심으로 들어갈수록 공간에 부여된 역할도 달라진다. 건축의 외형을 보는 것과 그 공간이 왜 그렇게 놓였는지를 읽는 것은 다른 일이다. 문은 출입구 이상의 의미를 갖고, 마당 또한 비어 있는 여백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어디에서 들어와 무엇을 지나고 어디에 이르는가를 따라가다 보면 관아가 작동했던 기능과 위계가 드러난다. 헤리티지 미디어아트도 이 질서를 읽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오래된 공간 위에 새로운 이미지를 먼저 얹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 장소에 남아 있는 관계와 의미를 찾아내는 일이다. 유산을 작품으로 만든다는 것은 무엇을 새로 보여줄 것인가보다 이 장소에서 무엇을 읽어낼 것인가를 먼저 결정하는 과정이다. 장소를 읽었다면 그다음은 그 해석을 작품의 구조로 옮기는 일이다. 강원감영에서는 문과 마당을 통과할 때마다 공간의 성격이 달라진다. 건물마다 콘텐츠를 하나씩 배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서로 다른 공간이 어떻게 연결되고 하나의 작품으로 이어질 것인지까지 살펴야 한다. 콘텐츠를 공간에 배치하는 것과 공간의 질서를 장면의 순서로 번역하는 것은 다르다. 전자는 공간을 배경으로 삼지만, 후자는 공간 자체를 창작의 재료로 본다. 연출은 여기서 시작된다. 영상과 소리, 공연과 디지털 기술은 각각의 기능을 과시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장소를 어떻게 읽었는지, 작품이 어떤 방향을 향하는지를 관객에게 전달하는 언어다. 헤리티지 미디어아트 현장에서도 새로운 기술이 먼저 주목받기 쉽지만, 어떤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가보다 왜 이 장소에서 그 기술이 필요한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해석과 작품의 방향이 선 뒤에 기술을 골라야 영상과 소리, 조명과 공연도 하나의 작품 안에서 제 역할을 한다. 기술이 정교해질수록 창작자의 판단은 더 중요해진다. 관객이 기억해야 할 것은 적용된 기술의 목록이 아니라 그 작품을 통해 새롭게 발견한 강원감영이기 때문이다. 봉래, 이미지에서 경험으로 '봉래'라는 말은 자연스럽게 신선이 머무는 환상적인 세계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봉래를 아름다운 이미지로 재현하는 것만으로는 강원감영이라는 장소와의 관계가 약해질 수 있다. 봉래를 보여주는 것과 관객이 봉래의 세계를 경험하게 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관객이 무엇을 보았는지만큼, 그 경험 이후 강원감영을 어떻게 바라보게 되었는지가 중요하다. 봉래라는 상상의 세계가 강원감영이 품어온 공간과 시간 속에서 만들어질 때 비로소 이곳에서만 가능한 작품이 된다. 그래서 '봉래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앞서 '강원감영에서 봉래는 어디에서 시작되는가'를 물을 필요가 있다. 그 답은 특정한 장치 하나보다 공간 전체를 어떻게 읽고 장면으로 조직하느냐에 달려 있다. 유산을 새롭게 경험한다는 것도 과거를 화려하게 재현하는 일과는 다르다. 익숙했던 건축과 공간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동안 지나쳤던 시간과 이야기를 새롭게 발견하게 만드는 일이다. 예술과 기술은 이때 제 역할을 한다. 유산 위를 덮는 장식이 아니라 그 장소 안에 이미 존재하던 의미를 오늘의 감각으로 드러내는 창작의 언어가 되는 것이다. 기술보다 장소가 먼저 보이는 작품이어야 한다. 유산마다 다른 창작문법 같은 유산이라도 장소가 품은 시간과 공간은 서로 다르다. 관아에는 관아의 질서가 있고, 사찰에는 사찰의 시간이 있다. 성곽에는 길과 시선이 있고, 고분과 궁궐, 근대건축과 산업시설에도 각자의 구조와 기억이 남아 있다. 모든 유산에 같은 방식의 헤리티지 미디어아트를 적용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어떤 장소에서는 공간의 질서가 중요하고, 어떤 장소에서는 시간과 기억이 중요하다. 또 다른 곳에서는 구조와 기능 자체가 작품의 출발점이 된다. 유산이 다르면 작품을 만드는 방식도 달라야 한다. 강원감영에서는 관아를 이루는 문과 마당, 중심과 주변의 관계, 그 공간에 축적된 질서가 중요한 창작의 재료가 된다. 장소 밖에서 가져온 이야기를 덧붙이는 것보다 그 장소 안에서 발견한 의미를 오늘의 작품으로 어떻게 바꿀 것인지가 먼저다. 그래서 헤리티지 미디어아트의 출발점은 기술보다 해석에 가깝다. 유산에서 무엇을 발견할 것인지, 그 가운데 무엇을 오늘의 관객에게 건넬 것인지 정해야 한다. 해석에서 예술적 상상이 나오고, 그 상상을 구현하기 위해 기술과 연출이 뒤따른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K-헤리티지 미디어아트의 경쟁력도 결국 한국의 유산에서 무엇을 읽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첨단기술 자체가 한국다움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관아와 궁궐, 사찰과 성곽, 근대건축과 산업유산이 품은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의 문법을 찾아 오늘의 작품으로 만드는 일, 그 지점에서 K-헤리티지만의 콘텐츠가 시작될 수 있다. 강원감영도 그렇다. 봉래를 얼마나 화려하게 보여주느냐보다 강원감영을 얼마나 깊이 읽었는지가 작품의 차이를 만든다. 그 해석이 있어야 이곳에서만 가능한 장면이 생기고, 관객에게 남는 경험도 달라진다. 예술과 기술이 그 해석 안에서 제대로 만날 때 오래된 장소는 낯설게 다시 보이고, 익숙해서 지나쳤던 공간에서 새로운 시간과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강원감영의 봉래는 결국 관객이 이 오래된 공간을 이전과 다르게 바라보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열릴 것이다. * 헤디트(HEDIT) : Heritage(문화자원) + Digital(첨단기술) + Art(예술창작) 필자 이창근 예술경영학박사(Ph.D.). 콘텐츠 디렉터이자 예술-기술 칼럼니스트다. 헤리티지랩(Heritage LAB) 소장으로서 문화유산·도시공간·융합콘텐츠를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디지털 경험 설계와 콘텐츠 창작, 미디어전시·퍼포먼스 연출을 이어오고 있다. 2021년부터 지디넷코리아(ZDNET Korea) 오피니언 필진으로 [이창근의 헤디트]를 연재하고 있다. 저서로 『K-헤리티지, 매력 도시 디자인』과 『우리는 왜 오래된 장소에 끌리는가』가 있다.

2026.09.23 09:30이창근 컬럼니스트

수원화성, 빛의 향연…미디어아트로 즐기는 한가위

'2026-2027 수원 방문의 해'를 선포한 수원특례시가 추석 연휴 수원화성 일대를 미디어아트와 공연, 체험이 어우러진 관광 명소로 꾸민다. 올해 6년째를 맞은 2026 수원화성 미디어아트는 화서문과 서북공심돈, 장안문 일대를 무대로 진행된다. 지난해까지 이어진 '만천명월: 정조의 꿈, 빛이 되다'를 마무리하고 올해부터 '새빛동락(同樂): 수원화성, 빛으로 피어나다'라는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인다. 첫 시즌 주제는 '아유가빈(我有嘉賓)'이다. 수원을 찾은 관람객을 '귀한 손님'으로 맞이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핵심 작품은 화서문에서 상영하는 '인연의 빛'이다. 7명의 작가가 참여한 작품을 연작 형태로 구성해 약 30분 동안 하나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수원화성을 축성하기 시작한 230년 전부터 정조대왕의 행차, 근대화와 산업화를 거쳐 현재의 수원으로 이어지는 시간을 빛으로 표현했다. 디지털 사진과 흑백 화면, 수채화 기법, 전통 문양과 현대적 영상에 다양한 음악을 결합했다. 인연의 빛은 매일 오후 7시30분과 8시30분, 9시30분 등 세 차례 상영한다. 올해는 각 상영 중간에 한국무용과 발레, 상모 돌리기 등 공연도 펼쳐진다. 미디어아트 화면을 무대 배경으로 활용해 영상과 실연 공연을 결합했다. 마지막에는 관람객이 휴대전화 손전등을 켜고 공연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비눗방울과 함께 풍등이 날아오르거나 거대한 고래가 관람객 머리 위를 지나는 연출도 마련했다. 레이저 등 특수효과를 활용해 미디어아트의 공간감과 몰입도를 높였다. 장안문 옹성에서는 '왕의 길, 동행'을 선보인다. 관람객이 행차의 주인공이 돼 성문을 지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화서문과 장안문 사이 장안공원은 체험형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미디어파크'로 운영한다. 대표적인 체험 작품은 '염원의 등(登): Light it up'이다. 솟대 형태의 마이크에 관람객이 자신의 소원을 말하면 해당 내용을 담은 디지털 풍등이 성벽에 나타난 뒤 하늘로 날아가는 모습을 구현한다. 관람객의 움직임이나 소리에 반응하는 라이팅아트와 버블라이트도 마련했다. 대형 젠가와 소규모 공연을 즐길 수 있는 프린지 스테이지, 플리마켓, 지역 브랜드 특화 마켓 등도 운영한다. 휴식을 원하는 관람객을 위한 공간도 있다. 조명으로 꾸민 '보타닉 힐링존'에는 빈백을 설치해 음악을 들으며 쉴 수 있도록 했다. 수원시 캐릭터와 나비, 등나무 등을 활용한 경관조명과 포토존도 곳곳에 배치했다. 주말과 공휴일, 연휴 전일에는 화서문에 설치한 600여석 규모의 관람석을 유료로 운영한다. 이용료는 1인당 5000원이며 평일에는 무료로 개방한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을 위한 패밀리석도 마련했다. 미디어아트에 담긴 수원화성의 역사와 이야기를 자세히 알고 싶은 관람객은 도슨트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화서문 미디어아트를 특별석에서 관람한 뒤 전문 해설사와 장안공원·장안문을 이동하며 작품에 담긴 역사와 문화를 듣는 방식이다. 이용료는 평일 5000원, 주말·공휴일·연휴 전일 1만원이며 회차당 20명까지 참여할 수 있다. 지역 상권과 연계한 이벤트도 진행한다. 행사 당일 행궁동이나 영화동 소재 매장에서 2만원 이상 구매한 종이 영수증을 인증하면 화서문 관람석 이용권이나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한복을 입고 방문한 관람객에게도 화서문 관람석 이용 혜택을 제공한다. 추석 연휴에는 수원화성 미디어아트뿐 아니라 수원지역 주요 문화시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화성행궁은 오후 9시30분까지 야간 개장한다. 한복을 입은 관람객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어 미디어아트와 연계한 야간 관광 코스로 활용할 수 있다. 수원박물관과 수원광교박물관, 수원화성박물관, 수원시립미술관,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 등 5개 시설은 연휴 기간 문을 연다. 특히 추석 당일에는 모두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일월수목원과 영흥수목원도 연휴 기간 평소와 동일하게 운영한다. 일월수목원에서는 엄지공주, 영흥수목원에서는 헨젤과 그레텔을 소재로 한 특별전시를 진행한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올해 수원화성 미디어아트는 수원 방문의 해를 맞아 시민과 관광객을 귀한 손님으로 맞이하는 마음으로 어느 해보다 풍성하게 준비했다”며 “추석 연휴 빛으로 새롭게 피어난 수원화성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 바란다”고 밝혔다.

2026.09.22 16:04이선민 기자

[이창근의 헤디트] 태백 철암의 시간, 어떻게 작품이 되는가

세계가 K-컬처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이야기, 오래된 시간의 결이 담긴 헤리티지에 있습니다. 전통을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읽고 디지털 기술과 예술적 상상력을 더할 때 문화자원은 공연과 전시, 도시와 공간, 콘텐츠와 산업의 언어로 확장됩니다. 정책과 현장,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접점에서 한국다움이 오늘의 콘텐츠와 경험으로 어떻게 살아나는지를 이창근 칼럼니스트와 함께 짚어봅니다. [편집자주] 태백 철암역두 선탄시설이 2027년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태백시는 이를 근대산업유산을 대상으로 한 첫 국가유산 미디어아트라고 설명한다. 생산과 노동의 시간이 축적된 산업유산이 새로운 창작의 무대가 된다는 점에서 눈길이 간다. 철암역두 선탄시설은 그 자체로 강렬한 장소다. 1935년 건립된 이곳은 철근콘크리트 구조와 강재 트러스를 사용한 근대 산업시설로, 원탄 저장과 운반, 경석 선별과 파쇄·운반, 여러 단계의 무연탄 선탄, 이물질 분리, 기계 공급과 수선 등 20개의 주요 시설이 서로 맞물려 하나의 생산체계를 이뤘다. 국내 최초의 무연탄 선탄시설로 우리나라 근대 산업사를 상징하는 주요 시설이기도 하다. 그러나 철암을 작품으로 만든다는 것은 거대한 산업시설의 외형을 화려하게 보여주는 일만을 뜻하지 않을 것이다. 석탄이 이동했던 공정이 있었고 그 공정을 움직였던 사람이 있었다. 광산과 철도를 따라 삶의 터전이 만들어졌고, 산업과 함께 움직였던 사람들의 시간이 철암이라는 장소의 풍경을 만들었다. 국가유산 미디어아트는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사업이다. 하지만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창작은 보다 넓은 '헤리티지 미디어아트'의 관점에서도 바라볼 수 있다. 유산의 가치와 장소의 시간을 예술적으로 해석하고 동시대의 기술과 융화해 작품으로 구현해, 그 장소를 이전과 다르게 경험하게 하는 창작의 영역이다. 기술은 목적이 아니라 예술적 상상을 구현하는 언어다. 산업유산을 읽는 일 철암역두 선탄시설은 하나의 건축물이 아니다. 원탄이 들어와 이동하고 선별되고 다시 나뉘어 나가는 과정이 여러 시설을 하나의 생산체계로 연결했다. 산업유산에서는 공간과 공정을 떼어놓고 보기 어렵다. 어느 시설에서 무엇이 이루어졌고 그것이 다음 과정과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읽어야 건축의 형태 뒤에 있던 장소의 시간이 보인다. 지난 8월 국가유산 미디어아트에 대해 '건축을 스크린으로 쓰는 것과 건축을 읽어 화면을 만드는 것은 다르다'고 썼다. 철암에서는 그 질문을 조금 달리 던질 수 있다. 산업시설을 스크린으로 사용할 것인가, 산업시설이 움직였던 시간을 작품으로 만들 것인가. 미디어아트는 공간에 영상과 기술을 적용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철암이라는 장소가 왜 만들어졌고 어떻게 움직였으며, 그 안에서 사람들이 어떤 시간을 살아왔는지를 읽는 과정이 먼저다. 그 해석에서 예술적 상상이 시작되고, 그것을 구현하기 위해 어떤 기술을 선택할지도 결정된다. 기계가 움직인 공정, 사람이 만든 철암 공정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사람을 만나게 된다. 탄광의 역사는 시설과 생산량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현장의 노동이 있었고 그 하루를 함께 살아낸 가족이 있었다. 광업소와 철도를 따라 상점과 골목이 생겨났고, 그런 시간이 쌓여 철암이라는 마을의 삶을 이루었다. 그래서 산업유산에서 사람의 기억은 건축의 배경으로 밀려날 수 없다. 산업시설이 한 지역의 삶을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유산이기 때문이다. 철암이 창작자에게 던지는 질문도 여기에 있다. 거대한 산업시설의 구조와 스케일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못지않게, 그 시설을 움직인 사람의 시간을 작품 안에서 어떻게 만나게 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다. 산업의 역사를 지나치게 영웅적으로 포장할 필요도, 반대로 쇠락과 애환의 이미지에만 가둘 필요도 없다. 그곳에서 일하고 먹고 쉬고 기다렸던 평범한 하루까지 바라볼 때 산업유산은 과거의 생산시설에 머물지 않고 오늘의 관람객에게 살아 있는 기억으로 다가올 수 있다. 예술과 기술의 융화, 하나의 작품 헤리티지 미디어아트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기술을 사용하는가가 아니다. 유산에서 무엇을 발견하고, 그것을 어떻게 예술적으로 해석하며, 어떤 기술로 구현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철암에는 이미 충분한 창작의 재료가 있다. 산업시설과 생산공정, 사진과 기록, 사람의 기억과 마을의 풍경이다. 없는 이야기를 새로 보태기보다 그 많은 시간 가운데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연결하며 무엇을 덜어낼지를 판단하는 일이 중요하다. 예술과 기술도 서로 떨어져 존재하지 않는다. 장소에서 발견한 이야기가 예술적 상상으로 이어지고, 그것을 감각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기술이 작동할 때 하나의 작품이 만들어진다. 관람객에게 남아야 할 것은 사용된 기술보다 그 작품을 통해 새롭게 만난 철암이다. 모든 공간이 관람객에게 같은 강도로 말을 걸 필요도 없다. 어떤 곳에서는 강렬한 영상과 소리가 필요할 수 있고, 다른 곳에서는 오래된 구조물과 한 사람의 목소리가 더 깊은 경험을 만들 수도 있다. 좋은 연출은 무엇을 더 넣을지를 결정하는 일이면서, 어디에서 멈추고 무엇을 비워둘지를 결정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 판단은 결국 현장에서 시작된다. 선탄시설의 높이와 깊이, 철길과 마을 사이의 거리, 관람객이 바라보는 방향과 걷는 속도, 낮과 밤에 달라지는 공간의 감각을 읽어야 한다. 같은 콘텐츠라도 어느 공간에서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작품의 경험은 달라진다. 철암에서는 장소를 먼저 걷고, 그곳에서 작품을 상상한 뒤, 그 작품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선택하는 순서가 중요하다. 순서가 뒤집히면 장소보다 기술이 먼저 보이기 쉽다. 반대로 장소에 대한 해석과 예술적 상상에서 출발하면 기술은 작품을 구현하는 창작의 언어가 된다. 기술을 덜 쓰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작품에 필요한 기술을 정확하게 선택하자는 것이다. 작품이 장소의 경험을 바꿀 때 철암의 이야기는 선탄시설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시설 앞으로 철길이 지나고 그 너머로 사람들의 생활공간과 마을의 시간이 이어진다. 생산의 공간과 생활의 공간이 가까이 맞닿아 있다는 점도 철암이 가진 중요한 장소성이다. 좋은 작품은 사람을 멈춰 세울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경험은 작품을 본 뒤에도 사람을 움직인다. 다음 공간이 궁금해지고 다른 길을 걸어보고 싶어지며, 이전에는 무심히 지나쳤던 구조물과 골목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작품을 통해 장소를 이전과 다르게 경험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헤리티지 미디어아트가 가질 수 있는 힘이다. 서로 다른 유산과 장소에서 이런 창작이 축적된다면 국가유산 미디어아트가 보여줄 수 있는 세계도 넓어질 것이다. 한국의 유산과 장소가 품은 고유한 이야기를 예술적으로 해석하고 동시대의 기술과 융화해 새로운 작품과 경험으로 확장하는 흐름은 앞으로 'K-헤리티지 미디어아트'라는 창작영역으로도 발전해볼 수 있다. 그 가능성은 기술의 크기나 화려함이 아니라, 한 장소를 얼마나 깊이 읽고 그곳에서만 가능한 작품을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철암에서 바라봐야 할 것도 과거만은 아니다. 산업의 현장이 국가유산이 되고 다시 오늘의 사람들이 만나고 경험하는 장소로 변해가는 지금 역시 철암의 역사다. 그렇기에 과거를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그 시간과 오늘의 감각을 하나의 작품 안에서 어떻게 만나게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철암에는 이미 작품이 될 시간이 충분히 쌓여 있다. 선탄시설과 생산공정, 기계와 노동, 사람과 마을의 기억이 그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모든 것을 얼마나 많이 보여주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연결해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할 것인가다. 예술과 기술이 하나의 창작 안에서 만날 때 우리는 익숙했던 장소를 이전과 다르게 경험한다. 철암의 국가유산 미디어아트에서 만나고 싶은 것도 그런 작품이고, 그런 경험이다. * 헤디트(HEDIT) : Heritage(문화자원) + Digital(첨단기술) + Art(예술창작) 필자 이창근 예술경영학박사(Ph.D.). 콘텐츠 디렉터이자 예술-기술 칼럼니스트다. 헤리티지랩(Heritage LAB) 소장으로서 문화유산·도시공간·융합콘텐츠를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디지털 경험 설계, 콘텐츠 창작, 미디어전시·퍼포먼스 연출을 이어오고 있다. 2021년부터 지디넷코리아(ZDNET Korea) 오피니언 필진으로 [이창근의 헤디트]를 연재하고 있다. 저서로 『K-헤리티지, 매력 도시 디자인』과 『우리는 왜 오래된 장소에 끌리는가』가 있다.

2026.09.21 09:06이창근 컬럼니스트

30주년 맞은 'TGS 2026' 개막…K-게임사 대거 출격

아시아 최대 규모의 게임 전시회 '도쿄게임쇼(TGS) 2026'이 17일 일본 치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막을 올렸다. 지난 8월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 2026'에 이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TGS 현장에도 대거 참여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한 도쿄게임쇼는 사상 최장기간인 5일간(9월17일~21일) 진행된다. 오프라인 전시와 온라인 프로그램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열리며, 콘솔·PC·모바일은 물론 웹 기반 HTML5(H5) 게임까지 아우르는 다채로운 플랫폼의 신작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번 행사에는 엔씨, 넷마블, NHN, 그라비티, 스마일게이트, 컴투스홀딩스, 넵튠 등 주요 국내 게임 기업들이 단독 부스 및 현지 파트너 협업, 공동관 형태로 총출동했다. 먼저 넷마블은 '샹그릴라 프론티어: 일곱 최강종',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 '펄인블루' 등 핵심 출품작 3종의 시연대와 무대 이벤트를 마련했다. 현지 유명 게스트 및 성우진과 함께하는 미디어 발표회와 쇼케이스, 타임어택 배틀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일본 시장 내 인지도 굳히기에 나선다. 엔씨는 7번 홀에 신전기 마법 RPG '아스트라에 오라티오'의 단독 부스를 마련하고 스토리 및 전투 시연 빌드를 최초 공개했다. 현장에서는 초반 시나리오 상영회와 함께 방문객 대상 한정판 노벨티 증정 이벤트를 펼친다. NHN은 일본 모바일 게임 자회사 NHN플레이아트를 통해 2018년 이후 8년 만에 TGS에 복귀했다. 마쿠하리 멧세 2홀에 부스를 꾸리고 '도검난무파즈기리', '환상세계의 푸치포용', 'OVER RUSH' 등 신작 3종을 포함해 총 7종의 타이틀 시연과 참여형 이벤트를 선보인다. 그라비티의 일본 지사인 그라비티 게임 어라이즈(GGA)는 인디 게임 구역에서 총 7개 타이틀을 전시한다. 'Aeruta', '라이트 오디세이' 등 인디 게임 6종 시연과 함께 다음해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라그나로크 콘솔 프로젝트'의 최신 플레이 영상을 최초로 공개했다. 스마일게이트의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토브'는 오는 11월 출시를 앞둔 심리 미스터리 비주얼 노벨 신작 '사이코 슬루스'와 2D 액션 RPG '디테인드: 투 굿 포 스쿨'의 시연 공간을 마련해 글로벌 게이머와 접점을 넓힌다. 컴투스홀딩스는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공동관을 통해 액션 메트로배니아 '페이탈 클로'를, 충남콘텐츠코리아랩 부스를 통해 신작 퍼즐 게임 '스페이스 리볼버'의 최신 빌드를 각각 선보였다. 넵튠은 '고양이스낵바', '드드드드릴', '무한의 계단' 3종을 TGS 현장 라인 게임 부스에서 별도 다운로드 없이 바로 즐길 수 있도록 시연대를 운영한다. 아울러 넵튠 H5 사업실의 안현석 이사가 컨퍼런스 발표자로 참가해 H5 이식 노하우를 공유한다. 업계에서는 유럽 최대 축제인 게임스컴에 이어 일본 최대 콘솔·모바일 시장의 교두보인 도쿄게임쇼까지 국내 게임사들의 글로벌 오프라인 전시 참가가 한층 활성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내수 시장의 한계를 넘어 플랫폼 다변화와 IP 확장을 추진 중인 K-게임들이 현지화 전략과 현장 스킨십을 통해 글로벌 영향력을 지속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2026.09.17 11:45진성우 기자

코카카, 부산서 290억 규모 공연 유통수요 확인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이하 코카카)는 '2026 코카카 아트페스티벌'에서 약 290억원 규모의 공연예술 유통수요가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투게더 인 아츠(Together in ARTS)'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지난 6월8일부터 11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됐다. 코카카가 주최하고 코카카와 영화의전당이 공동 주관했다. 이번 페스티벌은 나흘 간 전국 문예회관과 예술단체 등 633개 기관에서 문화예술 관계자 2400여명이 참여했다. 코카카 측은 역대 행사 가운데 가장 높은 참여도라고 설명했다. 코카카가 진행한 페스티벌 평가 연구에 따르면 참가 문예회관의 평균 공연 초청 검토 건수는 2.51개로 나타났으며 기관당 평균 초청 검토 예산은 6750만원으로 집계됐다. 코카카는 이를 참가 문예회관 175곳에 적용해 약 290억원 규모의 공연예술 유통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부산 지역 경제에 미친 효과 또한 행사 기간 참가자의 숙박과 식음료, 교통 등 소비 지출을 분석한 결과 약 14억9000만원의 직접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생산유발 효과는 약 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소홍삼 코카카 회장은 “지역 곳곳에서 문화예술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기관들이 한자리에 모여 거둔 이번 성과가 대단히 고무적”이라며 “아트페스티벌을 통해 확인된 300여억 원의 유통수요와 경제적 파급효과가 현장의 실질적인 성장 동력으로 이어지도록 지원 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국내 최대의 공연 유통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공고히 하여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와 지역 경제 견인에도 지속해서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내년 20회를 맞는 코카카 아트페스티벌은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다. 코카카는 지난 7월부터 이달까지 전국 공모와 심사를 거쳐 개최지를 선정으며, 행사는 2027년 6월 둘째 주 개최할 예정이다.

2026.09.16 14:16이선민 기자

김선아 비아트리스 재팬 대표, 한국·일본 클러스터 헤드로 선임

비아트리스가 한국과 일본의 클러스트 운영체계를 신설했다. 클러스트 헤드는 김선아 비아트리스 재팬 대표가 맡는다. 비아트리스의 한국 법인 비아트리스 코리아(Viatris Korea)는 한국과 일본을 아우르는 새로운 리더십 체계를 도입했다며, 김선아 비아트리스 재팬 대표이사 사장이 한국·일본 클러스터 헤드(Head of Viatris Japan and Korea)를 맡아 양국 시장의 전략과 협업을 총괄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직 개편은 한국과 일본 시장 간 협업을 강화하고 양국의 경험과 역량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추진됐으며, 양국 시장에 대한 경험을 갖춘 김선아 대표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각 시장의 강점을 연계해 환자와 의료진을 위한 가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선아 대표는2020년 11월 마일란 세이야쿠(Mylan Seiyaku)와 일본 화이자 업존(Upjohn) 사업부의 통합으로 출범한 비아트리스 재팬(Viatris Pharmaceuticals Japan) 대표로 취임해 일본법인의 조직 통합과 사업 운영을 이끌어왔다. 앞서서는 한국화이자제약과 일본 화이자에서 마케팅, 사업개발, 항암사업 및 에센셜 헬스 등 다양한 사업을 이끌며 양국 시장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을 쌓았다. 이번 개편에 따른 비아트리스 코리아의 법인 운영체계와 대표이사에는 변동이 없다. 빌 슈스터(Bill Schuster) 대표는 기존과 같이 비아트리스 코리아 대표이사로서 국내 사업 운영과 조직 경영을 지속적으로 총괄하게 된다.

2026.09.14 10:58조민규 기자

슈퍼패스트, '2026 크리에이티브X성수' 참여···서울숲 사옥 대중 첫 개방

IP 컬처테크 기업의 서울숲 사옥이 예술과 뷰티, 음악이 어우러지는 복합문화콘텐츠 공간으로 대중에게 첫선을 보인다. 슈퍼패스트(대표 김강안)는 다음달 서울 성수동 일대에서 열리는 문화창조산업축제 '2026 크리에이티브X성수'에 공식 후원 및 파트너사로 참여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매입한 슈퍼패스트 서울숲 사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일반에 개방하는 첫 행보다. 크리에이티브X성수는 서울 성동구 주최, 기획위원회 및 성동문화재단 주관으로 열리는 민관 협력 축제다.슈퍼패스트 서울숲 사옥에서는 다음달 1일부터 11일까지 청년 작가전, 장애예술인전, 슈퍼패스트 IP 협업 전시 및 브랜드 굿즈를 선보이는 '성수아트페어'가 진행된다. 이어 다음달 8일부터 나흘간은 매거진 데이즈드 코리아가 기획한 뷰티 팝업과 인플루언서 행사 등으로 꾸려진 뷰티성수가 열린다. 문화 행사와 연계한 음악 자회사의 공식 무대도 함께 마련된다. 슈퍼패스트의 음악·매니지먼트 자회사 슈퍼리스트 소속 신인 밴드 '로츠(LOTS)'는 다음 10일 성수이로 야외 무대에서 열리는 '뮤직성수'를 통해 공식 데뷔하며, 데뷔 프로젝트 수록곡 라이브를 최초 공개한다. 슈퍼패스트는 이번 축제 참여를 기점으로 성수동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창작자 간 교류와 협업 공간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김강안 슈퍼패스트 대표는 "이번 참여는 슈퍼패스트 서울숲 사옥이 게임, 아트, 뷰티, 음악이 교차하는 복합문화콘텐츠 공간으로 발돋움하는 첫걸음"이라며 "다양한 창작자와 IP가 마주하고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문화 거점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2026.09.10 13:57진성우 기자

구부러진 숟가락 들고 꿈속으로…시몬스 '숙면 뒤 영감' 경험해보니

3일 서울 '시몬스 갤러리 성수. 입구에서 건네받은 것은 구부러진 숟가락이었다. 살바도르 달리에게서 영감을 받은 커트러리 오브제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를 손에 쥐고 어두운 공간으로 들어서자 무용수들이 관객 사이를 가로지르며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침대 브랜드 시몬스가 '잠'을 표현하기 위해 만든 공간이지만 정작 침대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이날 열린 이머시브 아트 퍼포먼스 'The Breath Before Inspiration(영감이 피어나기 전의 숨결)'을 가보니 침대 브랜드가 침대 없이 준비한 현대무용과 음악, 미디어아트, 공간, 미식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번 행사는 시몬스가 '프리즈 서울 2026'을 맞아 마련했으며, 이날부터 5일까지 사흘간 하루 두 차례 진행된다. 일반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포털사이트 사전 예약은 1분 만에 마감되기도 했다. 시몬스 최상위 컬렉션 '뷰티레스트 블랙'을 직접 전시하기보다 '숙면한 다음 날 새로운 영감이 태어나는 창조의 캔버스'라는 개념으로 재해석해 보여주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어둠 속 뒤엉킨 몸짓…관객도 꿈속으로 들어가 공연은 현실→진입→꿈→깨어남의 순서로 진행됐다. 리셉션에서 구부러진 숟가락을 받아든 순간부터 현실에서 꿈으로 넘어가는 여정이 시작된다. 어두운 홀 안으로 들어서자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잠이 들었을 때 머릿속을 떠다니는 생각과 기억, 꿈속에서 여러 장면이 뒤섞이는 모습을 보는 듯했다. 처음에는 어둠 속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무용수들과 낯선 움직임에 몸이 움추려들기도 했지만, 조용한 공간에서 반복되는 움직임과 소리를 따라가다 보니 점차 공연에 빠져들게 됐다. 공연에는 시몬스가 뷰티레스트 블랙을 설명하는 네 가지 개념인 ▲고요 ▲유연 ▲회복탄력 ▲구조가 각각의 움직임으로 담겼다. 서로 무관해 보이던 몸짓이 공간 곳곳에서 반복되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 호흡하고 연결됐다. 끝과 시작이 뚜렷하지 않은 루프형 퍼포먼스를 통해 잠든 동안 계속되는 호흡과 신체의 순환을 표현했다는 회사 측 설명이다. 공연이 절정으로 향하자 흩어져 있던 무용수들도 한 공간으로 모였다. 각기 다른 리듬으로 움직이던 신체가 점차 하나의 호흡으로 맞춰지고, 서로 연결되면서 거대한 유기체와 같은 모습을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일반적인 공연과 다른 것은 객석이 없다는 점이었다. 관객은 한자리에 앉아 정면의 무대를 바라보지 않았다. 자유롭게 공간을 이동하며 어느 위치에 서느냐에 따라 다른 장면과 움직임을 마주했다. 무용수들도 관객 사이를 거리낌 없이 가로질렀다. 눈앞에서 춤을 추다가 관객을 직접 이끌어 공간 한쪽으로 데려가기도 했다. 한 무용수는 기자 손을 잡고 모퉁이 쪽으로 데려갔다. 그제서야 볼 수 있는 또 다른 퍼포먼스를 발견했다. 관객과 공연자의 경계를 허물고 관객이 공간 안을 직접 이동하며 작품의 일부가 되는 이머시브 아트 특징을 활용한 모습이었다. 이번 프로젝트의 음악 감독은 아티스트 그레이가 맡았다. 영화 '발레리나', '프로젝트 Y' 등의 음악감독을 맡았던 그는 이번 프로젝트의 세계관과 공간, 움직임을 잇는 메인 테마곡 등을 작곡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팅은 리브미 컴퍼니 최용수 대표와 빌리티 강석경 대표가 공동으로 맡았고, 공간별 퍼포먼스는 움트의 김비안 감독이 담당했다. 무용수들의 퍼포먼스가 끝난 뒤 관객은 3층으로 이동했다. 긴 테이블에 앉자 음식이 하나씩 등장했다. 앞서 신체 움직임과 음악, 조명으로 표현했던 꿈의 세계를 이번에는 미각과 촉각으로 옮겨 놓은 셈이다. 음식과 함께 꿈의 장면을 표현한 3D 그래픽 영상도 펼쳐졌다. 공연장에서 몸을 움직이며 장면을 찾아다녔다면 이곳에서는 한자리에 앉아 음식과 영상, 향을 통해 다른 방식으로 경험을 이어가도록 했다. 미식에도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아시아 최고 바 순위에서 3년 연속 2위에 오른 '제스트'가 행사를 위한 칵테일 페어링을 준비했고, 덴마크 코펜하겐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노마' 출신 변종인 셰프가 메뉴를 맡았다. 꿈의 마지막은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어웨이크닝'이다. 관객이 현실의 층으로 이동하면 한 소년과 피아노를 마주하게 된다. 소년이 건반을 누르며 꿈속에서 축적한 영감이 현실의 언어로 전환된다는 의미를 담았다. 아직 미래가 정해지지 않은 소년이 만들어내는 첫 음을 새로운 가능성의 시작으로 표현했다는 설명이다. '침대 없는 침대' 이번엔 공연으로 표현 이번 행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침대 브랜드의 프로젝트임에도 정작 제품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매트리스의 스프링이나 소재, 기능을 설명하는 대신 시몬스는 '좋은 잠은 사람에게 무엇을 남기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그 답을 '숙면 이후 찾아오는 영감'으로 설정해 다양한 방식으로 풀었다. 이는 시몬스가 이전부터 시도해 온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현장에서 만난 박상우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상무는 "그동안 시몬스가 침대 없는 침대 광고와 침대 없는 팝업스토어를 선보인 것처럼 이번에도 꼭 침대가 아니더라도 공연과 음악, 미식으로 시몬스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민수 시몬스 대표는 “뷰티레스트 블랙이 선물하는 숙면은 일상에 영감을 채우고, 그 영감으로 시작된 하루는 하나의 예술로 승화한다”며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의 한가운데서 이와 같은 여정을 이머시브 아트 퍼포먼스로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2026.09.04 06:00안희정 기자

NHN플레이아트, 8년 만에 TGS 2026 참가 확정

NHN(대표 정우진)은 일본 모바일 게임 자회사 NHN플레이아트가 '도쿄게임쇼(TGS) 2026'에 8년 만에 참가한다고 2일 밝혔다. TGS 2026은 오는 17일부터 21일까지 일본 치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리는 일본 최대 게임 전시회다. 지난 2018년 이후 8년 만에 참가를 확정한 NHN플레이아트는 마쿠하리 멧세 2홀에 부스를 마련하고, 게임 시연과 함께 포토존, 가챠(뽑기)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현장을 방문한 이용자는 향후 출시될 신작을 포함해 NHN플레이아트가 개발한 7개의 타이틀을 직접 살펴보고 체험하며 즐길 수 있다. 이번 TGS 2026 현장에서 소개될 신작은 총 3종이다. ▲퍼즐 RPG '도검난무파즈기리' ▲캐주얼 퍼즐 게임 '환상세계의 푸치포용' ▲카드 배틀 RPG 'OVER RUSH'다. 또 지난 3월 출시 이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디시디아 듀엘룸 파이널 판타지'도 부스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일본에서 36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요괴워치 뿌니뿌니', 출시 10년차에 일본에서 누적 다운로드 2000만 건을 넘어선 '#콤파스 전투 섭리 분석 시스템'을 포함한 장수 게임 3종도 출품한다. 부스 방문객들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한다. TGS 2026 행사 기간 동안 NHN플레이아트를 방문한 이용자들에게 매일 선착순으로 한정 숄더백을 제공한다. 각 타이틀 부스에서 제시한 미션에 성공해 스탬프를 수집한 이용자에게는 한정 카드 세트를 지급한다. 개발진과 게스트가 현장에서 소통하는 스테이지 이벤트도 개최할 계획이다. 한편 NHN플레이아트의 TGS 2026 출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특별 페이지(일본어)도 함께 오픈했다. 특별 페이지에는 참가 타이틀, 부스 정보, 스테이지 이벤트, 사은품, 캠페인 등 출품 관련 최신 정보가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정우진 NHN 겸 플레이아트 대표는 “8년 만에 참가하는 도쿄게임쇼인 만큼 이용자분들을 위해 한·일 게임 사업의 개발 시너지를 담아낸 신작을 포함한 총 7개의 타이틀과 다양한 즐길 거리를 준비했다”라며 “현장을 방문해주신 이용자분들과 더욱 가깝게 소통하며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가겠다”라고 전했다.

2026.09.02 10:22이도원 기자

LGU+, '프리즈서울' 공식 파트너 참가...몰입형 전시 선봬

LG유플러스가 세계적 아트페어 '프리즈서울 2026'에 공식 파트너로 참여해 미디어아트 전시를 선보이고, 가입자 전용 라운지를 운영한다. LG유플러스는 프리즈서울 2026에 공식 파트너로 참여한다고 2일 밝혔다. 프리즈서울은 영국 런던에서 시작된 세계적 아트페어로, 이날부터 5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올해 행사엔 전 세계 30개국 125개 이상 갤러리가 참여하며, 신규 섹션을 통해 공예와 동시대 예술, 디자인의 접점을 조명한다. LG유플러스는 신규 섹션 '머티리얼 프랙티스'에 참여해 AI 시대에도 창작과 감상의 중심엔 사람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인간의 손과 재료가 만드는 공예 예술을 지원한다. 전시 기간 운영되는 'U+라운지'는 픽사 애니메이터 출신 미디어 아티스트 에릭 오와의 협업으로 조성됐다.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올랐던 대표작 '오페라'를 비롯해 서울에서 처음 공개되는 신작을 선보이며, '순환'을 주제로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와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프리즈서울 관람 티켓을 보유한 LG유플러스 가입자는 티켓 종류와 관계없이 행사장 내 VIP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 김다림 LG유플러스 마케팅커뮤니케이션담당은 “프리즈서울과 'U+일상비일상의틈'을 통해 더 많은 가입자가 예술을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26.09.02 09:36홍지후 기자

일리카페, 홍익대 신진작가 작품 담은 아트컵 6만개 제작

일리카페가 홍익대학교 신진 작가 3명의 작품을 테이크아웃 컵에 담아 선보인다. 총 6만개의 아트컵을 제작해 '프리즈 서울 2026'을 시작으로 소비자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일리카페 한국 공식 파트너사 큐로홀딩스는 지난달 31일 홍익대학교, 비비엔느오와 진행한 아트 공모전 'TAKE ART AWAY' 시상식을 열고 최종 수상작 3점을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수상작은 이혜진 작가의 '나를 사랑하는 시간', 정신오 작가의 'Cup of Love', 이서연 작가의 '사랑을 떠올리는 시간'이다. 홍익대학교 재학생과 졸업생, 평생교육원생 가운데 각각 1명씩 선정됐다. 수상자에게는 각각 300만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작품별로 2만개씩 총 6만개의 일리 테이크아웃 컵도 제작된다. 완성된 아트컵은 2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프리즈 서울 2026'에서 처음 공개된다. 이혜진 작가의 '나를 사랑하는 시간'은 서로 마주 보는 두 인물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자신을 표현했다. 정신오 작가의 'Cup of Love'는 커피 한 잔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기하학적인 패턴으로 풀어냈으며, 이서연 작가의 '사랑을 떠올리는 시간'은 창가에서 커피를 마시는 여성과 모란을 소재로 일상의 기억을 표현했다. 이번 공모전은 일리카페가 예술과 커피를 결합해 온 'Coffee meets Art' 프로젝트의 하나로 마련됐다. 작품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제품 패키지에 적용해 신진 작가의 작품을 대중에게 알리는 방식으로 기획됐다. 심사에는 일리카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카를로 바흐와 10 꼬르소 꼬모 창시자 카를라 소짜니, 일러스트레이터 카를로 스탕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비비앤느 오, 이강욱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윤상진 일리카페 마케팅 상무 등이 참여했다. 작품성과 주제 적합성, 창의성 등을 평가해 순위 없이 3개 작품을 골랐다. 시상식에서는 카를로 바흐가 참여한 'WHY ART MATTERS' 미디어 행사도 진행됐다. 바흐는 30년 이상 이어져 온 'illy Art Collection'의 역사와 예술 협업 사례 등을 소개했다. 윤상진 큐로홀딩스 상무는 “새로운 세대의 창작자들이 자신의 작품을 더 넓은 세상과 만날 수 있도록 연결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세 작가의 작품이 아트컵으로 제작돼 프리즈 서울을 거쳐 많은 사람의 일상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이번 프로젝트가 추구하는 가치”라고 말했다. 일리카페는 프리즈 서울 2026 공식 스폰서로 참여한다. 행사장에서는 이번 공모전 아트컵과 함께 아티스트 존 암레더와 협업한 '2026 illy Art Collection'도 전시할 예정이다.

2026.09.01 17:05안희정 기자

문체부, 전국 96개 미술관·비엔날레 연계 '2026 대한민국 미술축제' 개최

전국 4대 비엔날레와 주요 아트페어, 96개 미술관이 참여하는 대규모 미술 축제가 9월 한 달간 펼쳐진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함께 전국 각지에서 '2026 대한민국 미술축제'를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 이달 1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이번 축제는 광주·부산·제주·경기도자 비엔날레와 키아프 서울, 프리즈 서울 등 국내 대표 시각예술 행사를 아우르며, 전국 96개 국공립·사립 미술관이 함께 참여한다. 축제 기간 관람객 혜택과 연계 관광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국립현대미술관(서울·과천·덕수궁·청주)은 이달 1일부터 6일까지 전관 무료 관람을 제공하며, 한국철도공사는 KTX 할인과 부산비엔날레 입장권 등을 결합한 '부산행 축제대전' 패키지를 선보인다. 전국 5개 권역(경기·충청·전라·경상·제주)에서는 전문 해설사와 함께 지역 비엔날레 및 작가 작업실을 탐방하는 '미술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국 미술의 해외 진출과 글로벌 인지도 확대를 위한 거점 행사도 병행한다. 지난 7월부터 인천·김포·김해국제공항에서 국내 작가 16명의 설치·미디어 작품 29점을 선보이는 특별전을 운영 중이며,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6일까지 해외 유수 미술관 큐레이터와 편집자 15명을 초청해 국내 작가 작업실과 비엔날레를 탐방하는 '2026 다이브 인투 코리안 아트'를 진행할 방침이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대한민국 미술축제는 국민 누구나 일상에서 미술을 만나는 계기이자, 세계가 한국미술을 찾아오는 관문"이라며 "미술축제를 계기로 미술이 '케이-컬처'의 다음 주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창작 지원부터 해외 진출까지 미술 생태계 전반의 기반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6.09.01 16:30진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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