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오일머니'로 앤트로픽 지분 확보…사우디는 고배
아랍에미레이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인공지능(AI) 기술 확보 경쟁에서 승리했다. UAE 국부펀드가 파산한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앤트로픽 지분 8%를 8억8천400만 달러(약 1조1천870억원)에 인수했다고 CNBC가 25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법원이 매각을 승인할 경우 거래가 최종 확정된다. FTX은 파산 절차의 일환으로 앤트로픽 지분 매각을 진행했다. 앤트로픽은 최근 거대언어모델(LLM) '클로드3'를 출시한 미국 AI 스타트업이다. UAE 국부펀드 컨소시엄 주축인 무바달라가 이번 계약 건 지분 3분의 2를 갖는다. UAE 국부펀드 컨소시엄은 20개 사로 이뤄졌는데, 무바달라가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FTX 설립자 샘 뱅크먼-프라이드가 독립 전 근무했던 퀀트 트레이딩 회사 제인 스트리트가 다음으로 지분이 많다. 반면 사우디는 앤트로픽 지분 매입에 실패했다. 이번 계약에 정통한 관계자는 CNBC와 인터뷰에서 "사우디는 국가 안보 우려로 때문에 제외됐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최근 석유 사업 일변도에서 탈피하기 위해 AI 등 신기술 투자 펀드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앤트로픽 지분 매입에도 주력했지만 국가 안보 문제로 UAE에 자리를 내주게 됐다. 앞서 22일 CNBC는 앤트로픽이 사우디 국부 펀드가 투자하는 것을 크게 달가워하지 않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사우디가 앤트로픽의 생성형 AI 기술을 단순 사업이 아닌 군사용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기업은 사우디 국부 펀드와 달리 UAE 등 다른 중동 오일 머니가 자사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FTX는 2021년부터 앤트로픽에 5억 달러(약 6천7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앤트로픽의 기업 가치는 180억 달러(약 24조930억원)까지 치솟으면서 FTX 지분의 가치도 크게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