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잊힐 권리' 지원해보니…"제3자 게시물 삭제 한계"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정렬 사무처장이 12일 산업계, 법조계, 시민단체 전문가와 함께 '지우개서비스' 위탁사 티사이언티픽 사무실을 방문, 서비스 현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지우개서비스는 아동·청소년의 디지털 잊힐 권리 실현을 위해 개인정보위가 지난 4월24일부터 시범 운영하고 있는 서비스다. 어릴 적 무심코 온라인에 올린 개인정보를 스스로 지울 수 없을 때, 개인정보위가 게시판 운영자에게 신청인 대신 삭제를 요청하는 등으로 지원한다. 8개월간 시범운영 결과, 지우개서비스 주 이용 사유는 ▲어릴 적 이용하던 계정을 분실했으나, 분실 계정 복구수단 미설정 또는 휴대전화 번호 변경 등으로 분실 계정을 찾을 수 없을 때 ▲댓글 또는 답글이 달려 게시판 이용 정책상 삭제가 불가할 때 ▲이미 회원 탈퇴해 스스로 게시글을 지울 수 없을 때가 많았다. 서비스 제공에 관한 애로사항으로는 지우개서비스를 통한 제3자 게시물 삭제의 어려움이 거론됐다. 어린 시절 부모나 친구 등 제3자가 올린 게시물에 대한 삭제를 원하는 경우가 있으나, 지우개서비스는 현재 자신이 작성한 게시물에 대해서만 삭제를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개인정보위는 지우개서비스를 통해 제3자 게시물에 대한 삭제까지 지원하기 위해서는 관련한 제도적 근거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여러 이해관계자 의견을 고려한 제도 개선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청인의 대부분이 아동·청소년인 만큼, 성인에 비해 서비스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게시물 삭제를 위해 필요한 자료를 제출받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는 점도 확인했다. 개인정보위는 내년부터 아동·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서비스 내용과 신청 방법에 대한 안내를 강화하는 한편, 제출 자료에 대한 예시를 보강해 보다 원활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개선해나가겠다고 답했다.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제도와 정책의 발전 방향을 주제로 분야별 전문가 논의도 이뤄졌다. 제도적으로 보호할 아동·청소년의 범위와 그 권리 행사를 지원할 실질적 보호자의 범위를 어느 수준으로 정해야 할지, 지우개서비스 지원 범위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등에 관해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이정렬 사무처장은 “이번 간담회를 통하여 지우개서비스의 발전 방향뿐 아니라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제도와 정책 전반의 발전 방향에 대한 여러 의견을 나눌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오늘 논의된 의견들을 충분히 검토, 반영해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