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열린 실외로봇 시대…단체보험 실효성 있을까
최근 개정 지능형로봇법이 시행되면서 실외로봇의 보도 통행이 합법화됐다. 한국로봇산업협회는 단체보험 형식으로 실외로봇 상품을 만들겠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초기 보험료가 비쌀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망도 있는 상황이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개정 지능형로봇법이 시행됐다. 이 법은 최대 질량 500kg, 속도 15km/h 이하 로봇에게 보행자 지위를 부여하고 보도 이동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안전사고에 대비한 보험 가입을 요구하고 있는데 아직 관련 상품이 보편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한국로봇산업협회는 지난 16일 KB손해보험,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등과 함께 '로봇 손해보장사업'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로봇산업협회 관계자는 “관련 상품을 12월 출시할 예정”이라며 “아직 내용을 협의하고 있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선 한국로봇산업협회가 공동재보험 형식으로 해당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동재보험이란 리스크가 큰 유형의 보험상품에 대한 보상 책임을 다른 보험사에 분담하는 유형을 말한다. 보험사가 로봇보험을 선보인 사례를 보면, DB손해보험의 경우 지난해 10월 말 로봇서비스 기업 뉴빌리티와 함께 '실내외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를 위한 보험상품'을 출시했다. 이 밖에 롯데손해보험과 현대해상도 각각 지난해 실내전용 로봇보험 상품을 내놓았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다양한 형태의 상품 운영 가능성이 있겠지만, 로봇을 임대하는 업체에서 보험료를 부담하거나 이 비용을 포함해 소비자에 판매 및 대여를 하는 형태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B2B 계약상 구체적인 보험료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로봇보험 상품에 대한 경험통계가 부족해 초기 가입요금이 높을 것이란 전망이 있다. 경험통계란 보험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위험률과 손해율 등을 산출하는 과정에서 참고하는 사고유형, 보험가입자 집단의 속성 등을 분석한 자료를 뜻한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로봇보험이 기본적으로 신시장 영역”이라며 “아직 경험통계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험사 입장에서 리스크를 많이 부담해야 하는 재보험 상품은 이익 자체가 떨어지기 때문에 수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게다가 경험통계도 부족하기 때문에 초기 가격이 저렴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