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 금감원 출석…주가는 신저가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전 이사회 의장(현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받아 23일 금융감독원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SM엔터 인수를 진두지휘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가 구속된 데 이어, 김 전 의장이 금감원 소환 조사를 받자 카카오 그룹주는 하락 마감했다. 금감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이날 오전 10시 김범수 전 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SM 시세조종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김 전 의장은 금감원 내부에 들어서면서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주가 조작을 보고받거나 지시했는지 여부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등 기자들의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특사경은 올 초 카카오가 SM엔터 인수 경쟁자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2천400여억원을 투입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조종한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당시 하이브는 카카오가 비정상적인 매입 행위로 시세를 높여 공개매수를 방해하려 했다며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했다. 금감원은 조사에 착수한 뒤 카카오와 SM엔터, 김 전 의장 사무실 등에 대한 강제수사를 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SM 주식을 5% 이상 보유했지만, 기한 내 금융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SM 인수를 주도해 온 배재현 투자총괄 대표는 19일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은 배 대표에 대해 “증거인멸, 도망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배 대표는 친분이 있던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SM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여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수사 결과에 따라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이 상실될 수도 있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상 은행 대주주(지분율 10% 이상) 금융 관련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으면 안 된다. 시세조종 혐의로 법인 카카오가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게 되면,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긴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27.17%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3월 SM 지분 39.97%(카카오 20.76%, 카카오엔터 19.11%)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오른 뒤, 공정거래위원회에 주식취득 관련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판결이 기업결합 심사 결과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계속되는 사법리스크에 카카오 주가는 연신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카카오는 이날 전일 대비 1천100원(2.82%) 감소한 3만7천950원에 거래를 마치며 또다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850원(3.90%) 줄어든 2만9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게임즈 종가는 2만3천100원으로 150원(0.65%)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