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내부 압력 해소해 안전성 높인다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내부의 압력을 해소, 태양전지의 안전성 문제를 해결할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영국)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안정성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변형 응력'을 해소하는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변형 응력은 소재가 변형되는 과정에서 가해지는 힘이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만들 때, 원료 용액을 태양전지 기판 위에서 고체 상태 필름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페로브스카이트와 기판의 열팽창 계수가 달라 내부에 힘이 가해져 수축이 생긴다. 이같은 변형 응력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안전성을 떨어뜨린다. 공기나 수분 등 외부 요인이나 내부 구조 결함 등 내부 요인으로 인한 안정성 하락은 보호막을 입히거나 박막 표면 및 결정 경계면에 다양한 유기분자를 적용해 해결할 수 있다. 반면 이미 결정화된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내에 형성된 변형 응력으로 박막 분해가 빨라지는 문제는 해결하기 어려웠다. 화학연 페로브스카이트 연구팀 한길상·전남중 박사와 성균관대 정현석 교수 공동 연구팀은 박막 수축에 따른 내부 압력을 해소하는 방법을 찾았다. 액체 형태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에 특수한 유기 단량체를 추가, 박막이 응고 후 냉각될 때 수축으로 인한 변형 응력을 유기 단량체가 쿠션처럼 분산시키면서 원자 단위 격자 변형과 내부 결함을 줄였다. 연구팀이 개발한 액체 상태 유기 단량체는 결정화 과정에서 ▲결정 알갱이 하나의 크기를 키워 결정 경계면을 줄이고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이 수축될 때 액체 상태로 존재하여 박막 내부 인장응력을 분산시켜 없애는 역할을 했다. 또 ▲빛을 쬐면 서로 연결되며 고분자로 중합된 뒤,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의 표면 및 결정 경계면 결함을 줄여줌으로써 효율과 안정성을 확보했다. 이렇게 개발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외부 수분과 산소를 자체적으로 차단하고 박막 내부 결함과 이동을 최소화함으로써, 태양전지 모듈 외부에 봉지재가 없는 상태를 기준으로 세계 최고 수준 효율과 안정성을 보였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단위소자(0.14㎠) 효율은 기존 22.26%에서 24.45%로 높아졌고, 대면적 모듈(33㎠) 효율은 최대 20.31%을 기록했다. 태양전지 모듈 외부에 봉지재 없이 2천 시간 동안 88.9% 효율을 유지했다. 기존 소재는 보호막 없이 수분에 닿으면 즉각 박막이 분해되며 색이 변하는 반면, 이 기술로 제작된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은 물방울을 박막 표면에 직접 떨어뜨려도 잘 견딘다.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이번 연구로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내에 발생하는 결함에 대한 근원적 해결법을 제시, 기존의 다양한 페로브스카이트 안정성 향상 기술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상용화 원천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한국화학연구원 기본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단계도약형 탄소중립 기술개발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 12월호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In Situ Polymerization of Cross-Linked Perovskite-Polymer Composites for Highly Stable and Efficient Perovskite Solar Cells (고안정·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위한 현장 폴리머 중합된 페로브스카이트-고분자 복합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