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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로봇세상'통합검색 결과 입니다. (10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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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시작한 '로봇 손' 연구…안전한 로봇과 공존 고민하게 됐죠"

사람의 손은 우주와도 같습니다. 손처럼 잘 만든 것도 없고요. 손 대신 정교한 작업을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요. 휴머노이드 로봇의 생산성은 결국 정교한 손이 좌우하게 될 겁니다.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이 실제 현장에 쓰이기 위해서는 풀어내야 할 여러 과제가 남아 있다. 정밀한 조작성과 안전 문제, 그리고 배터리 지속 시간과 투입·유지비용 등 다양한 요건을 만족해야 한다. 최혁렬 에이딘로보틱스 대표는 그 중 '손' 기술을 강조한다. 최혁렬 대표가 로봇에 빠진 건 약 35년 전이다. 그는 카이스트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LG전자에서 레이저 빔 프린터를 개발하다가, 1989년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무작정 퇴사를 결정했다. 이후 포항공과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지내던 도중 지도 교수가 전해준 책 한 권이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사람 손의 생체역학' 최 대표는 이때부터 로봇의 손을 주제로 논문을 쓰기 시작했다. 손은 흥미로우면서도 구현하기 무척 어려운 장치였다. 처음에는 힘줄로 두 손가락을 당겨 조작하는 손을 만들었다. 그는 1995년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로 부임하면서 교내 로봇 연구소를 세웠다. 당시 로봇 연구는 백지와도 같았다. 텅 빈 방에 의자와 컴퓨터를 가져다 두고 차근차근 기반을 닦기 시작했다. 이 연구소는 30년이 흐른 지금까지 이어지며 수 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어느 날 하루는 박사 과정 수료를 앞둔 한 학생이 최 대표를 찾아와 창업을 제안했다. 에이딘로보틱스를 함께 설립한 이윤행 공동대표였다. 그는 연구실에서 개발한 로봇 제어 기술을 산업에 적용하기를 원했다. 교수님! 우수한 기술이 연구실에서만 끝나버리는 게 아쉽습니다. 최 대표는 그의 제안을 듣고 “그래, 한번 해보자”며 동의했다. 물론 고민도 있었다. 교수 생활을 해오면서 창업에 나선 이들의 수 많은 실패 경험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대학과 회사 생활 간 균형을 맞추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최 대표는 결국 “인생을 갈아 넣어보자”는 각오로 함께 사업에 임하기로 했다. 2019년 10월, 이윤행 공동대표를 포함한 대학 연구실 박사 졸업생들이 함께 결의를 다지고 모였다. 그것이 지금의 에이딘로보틱스의 시작이었다. ■ “저비용·고성능 로봇 센서 만들자” 에이딘로보틱스는 성균관대 연구소 설립 때부터 축적한 필드센싱 기술과 근접·촉각 센서, 토크 센서를 기반으로 출발했다. 사람과 로봇이 함께 안전하게 작업하고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자는 목표를 세웠다. 사업화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다. 대학 연구소에서 주로 다뤄온 논문과 달리 회사에서는 시장을 바라보고 매출과 이익을 고려해야 하는 현실을 마주해야 했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고민하면서 이를 극복하고 있다고 최 대표는 설명했다. 에이딘로보틱스는 기존 저항타입이 아닌 정전용량 방식을 적용한 힘토크센서를 제품화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1천만원대에 달하던 센서 가격을 약 10분의 1로 저렴하게 만들면서도 정밀도와 내구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회사는 기술력과 인력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성장했다. 설립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퓨처플레이와 신한캐피탈, KDB캐피탈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이후 지난 2022년에는 45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받았고, 현재 시리즈B 라운드 투자를 준비 중이다. 최 대표는 “곧 마무리할 시리즈B 투자에도 굵직한 투자사들이 여럿 참여할 예정”이라며 “에이딘로보틱스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좋은 협력사들과 올해 또 다시 점프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 “로봇과 함께 공존하는 안전한 미래” 에이딘로보틱스는 센서 기술을 주 무기로 내세웠지만 로봇 완제품도 만든다. 로봇의 손에 해당하는 그리퍼와 사족보행 로봇, 모션 제어기, 피킹 솔루션 등도 선보이고 있다. 최 대표가 로봇을 처음 시작한 계기인 손 제품의 경쟁력도 상당하다. 범용성이 높은 스마트 그리퍼는 정밀한 힘 센서로 작업 정확성을 높였다. 기존 그리퍼로 수행할 수 없는 각종 작업이 가능한 인간형 로봇 손도 개발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정교한 힘 제어와 손 기술의 중요성도 주목받는다. 수 많은 부품이 오래도록 고장 없이 쓸 수 있어야 실제 상용화로 이어질 수 있다. 최 대표는 '사람-로봇 간 물리적 상호작용(PHRI)'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똑똑한 인공지능이 들어와도 실제 현실에서 조작하는 건 또 다른 문제라는 설명이다. 자동차는 찻길을 깔아놓고 굴리잖아요. 로봇은 그게 아니에요. 정교한 물리적 제어 기술이 없으면 휴머노이드는 세상에 나올 수가 없어요. 이게 앞으로 핵심적인 이슈가 될 거라고 봐요. 최 대표는 에이딘로보틱스를 '행복의 전도사'라고 표현했다. 지금까지 비싸서 보편적으로 상용하지 못했던 센서를 세계 로봇 시장에 대거 공급하겠다는 의미다. 대학에서 출발한 최 대표의 안전한 로봇 기술이 로봇 산업계에 어떤 변화와 혁신을 가져다 줄지 기대가 된다. 최혁렬 에이딘로보틱스 대표 프로필- 1962년, 출생- 1980~1984년,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 학사- 1984~1986년,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석사- 1986~1989년, LG전자 정보기술연구소 연구원- 1990~1994년, 포항공과대학교 기계공학과 박사- 1995년~현재,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2000~2001년, 일본학술진흥재단 펠로우, 일본산업기술종합연구소 연구원- 2008~2009년, 미국 워싱턴대학 바이오로보틱스 연구실 방문연구원- 2018년, 제15대 한국로봇학회장- 2019년~현재, 에이딘로보틱스 대표이사·공동설립자

2024.08.06 10:56신영빈

"의료·산업에서 일상까지…웨어러블 로봇 年 1.1만대 생산 준비 끝"

일부 보행장애가 있는 환자뿐만 아니라 근력이 약화된 고령자, 엑티브 시니어층, 더 나아가 일상생활에서 헬스케어 장비, 산업현장 작업자들의 보조 장비로서의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웨어러블(착용형) 로봇이 의료와 산업 현장을 넘어 일상까지 적용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에 해당 업계는 제품 개발과 생산 시설 확대에 나서면서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웨어러블 로봇 전문기업 엔젤로보틱스는 지난달 서울 성수동 본사에 위치했던 제조 시설을 경기도 하남에 위치한 '플래닛하남'으로 증축 이전했다. 지디넷코리아는 최근 엔젤로보틱스 플래닛하남을 방문해 이윤철 생산본부장을 만나 올해 제품 생산 일정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생산 대수 늘리고 부품 내재화 역량 키워" 엔젤로보틱스는 올해 하반기 신제품 출시와 장기적인 사업 확장 계획의 일환으로 생산 시설을 증설했다. 지난달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적합 인정서(GMP)' 인증을 획득하며 본격적인 설비 가동에 나섰다. 플래닛하남은 경기 하남 덕풍동 아이테코에 문을 열었다. 기존 성수 제조시설보다 2배 더 넓은 280평 규모다. 이곳에서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 '엔젤메디'와 산업용 '엔젤기어' 외에도 하반기 출시 예정인 일상용 '엔젤슈트' 브랜드 제품도 생산한다. 이번 증설로 로봇 생산 가능 대수는 기존 연 8천150대에서 1만1천650대로 약 43% 늘어난다. 설비 가동율도 이전 대비 6% 상승했다. 이 본부장은 특히 부품 내재화 역량을 강조했다. 엔젤로보틱스는 부품 내재화율은 기존 77%에서 85%까지 높였다. 핵심 부품인 어패럴과 스마트 구동기까지 자체 생산 기반을 구축한 덕분이다. 그는 “자체 기술로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더욱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라며 “웨어러블 로봇 산업 분야 특성인 다품종 소량 생산 방식에 따른 품질관리 측면에서도 한층 더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 "엔젤메디 시작으로 기어·슈트 생산 박차" 플래닛하남은 6층 자재 창고와 제품 조립 공간, 1층 부품 측정·가공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나뉜다. 제품 조립 공간은 엔젤메디와 엔젤기어, 엔젤슈트가 분리돼 있었다.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 '엔젤렉스 M20'는 가장 부품 수가 많은 제품이다. 핵심 부품인 구동부, 제어부 부품을 포함해 어패럴, 볼트류, 핀류까지 약 550종의 부품이 투입된다. 엔젤렉스 M20 본체는 로봇 전체 기능을 제어하는 제어부를 비롯해 구동부, 상체골격부, 다리구조부, 다리착용부, 신발부 및 배터리를 충전하는 충전 모듈로 구성된다. 조립은 작업 표준서를 바탕으로 자격이 인증된 작업자가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각각의 모듈별로 조립을 완료한 후 완성된 모듈을 결합해 본체를 만드는 순서다. 본체가 완성되고 기능 테스트를 마치면 제품이 완성된다. 엔젤로보틱스는 올해 하반기 엔젤렉스 M20을 비롯해 근력 보조 제품인 '엔젤X', 엔젤기어 '소프트 B10', 의료용 손목 보호대 '엔젤기어 W10·W11'을 주문량에 따라 지속 생산한다. 이 본부장은 “하반기에 새롭게 출시하는 엔젤슈트 H10과 K10 생산을 본격 시작할 예정”이라며 “엔젤슈트의 초도 생산(LPP) 생산 수량은 50대로 계획됐다”고 전했다. ■ "주문 맞춤 생산으로 확장하는 수요 대응" 플래닛하남은 전 제조 분야에 걸쳐 작업 효율화를 추구하고 원가 절감을 구현하는 '린(LEAN) 생산방식'을 적용한 대표적인 사례다. 린 생산방식은 지속적인 개선 활동을 통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리드타임 단축 프로젝트와 함께 생산성을 높여 기업의 수익성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시스템이다. 또한 플래닛하남에서는 칸반을 통한 적시생산방식(JIT)으로 필요한 자재를 필요한 만큼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특징이다. 이 본부장은 “린 시스템 구현을 통해 전 제조 분야의 작업 효율화를 추구하고 있어, 앞으로 의료와 산업안전, 일상생활, 스포츠·레저 영역 등 지속적으로 확장되는 웨어러블 로봇 산업에 발 빠르게 대응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주력 상품인 엔젤메디도 작년보다 생산량을 50% 높여 약 60대를 만들고, 엔젤 기어 약 500대와 엔젤슈트 약 200대 등 시기와 시장 수요에 맞게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 본부장은 “현재 병원과 복지관과 특수학교 등에서 주로 사용되는 엔젤메디 솔루션의 시장 공급과 더불어 엔젤슈트 출시와 함께 일상생활 웨어러블 로봇 시장으로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24.08.06 08:30신영빈

"로봇이 돼지 도축하고 딸기 수확" 농축업 자동화 가속화

로봇이 돼지 도축장에서 사람 대신 절개 작업을 수행하고 딸기를 수확하거나 분류한다. 인력을 구하기 힘든 기피 업무를 자동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진다. 로봇업계는 25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4 농식품 테크 스타트업 창업 박람회'에서 산업용 로봇을 활용한 여러 솔루션을 선보였다. 도축 자동화 스타트업 로보스는 목절개 로봇과 복부절개 로봇, 이분도체 로봇을 전시했다. 이곳 로봇은 생체 측정과 연산, 로봇 제어를 스스로 반복 학습해 다양한 형태의 가축을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기 위해 개발됐다. 업무 환경이 열악한 도축업은 대표적인 기피 업종으로 꼽힌다. 반복적인 동작과 사고 위험이 높은 작업 환경으로 노동 강도가 높고,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 인한 심리적 고통도 수반된다. 자동화가 어려운 분야이기도 했다. 크기와 형태가 모두 다른 작업물 형태 때문이다. 로보스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전형 생체 인공지능(AI)'을 개발했다. 양돈 도축사양에 맞게 60~150kg 범위 작업물을 판단하고 절단 위치를 분석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결과적으로 절단 위치를 정확하게 분석해 제품 수율과 작업 효율성을 높였다. 절개 각도와 절개량을 상황에 맞게 수정하고 내장 파손도 최소화할 수 있다. 로보스는 HD현대로보틱스의 80~220kg급 핸들링 로봇을 기반으로 전용 톱날과 방수커버, 비전 스캐너 등을 결합해 제품을 설계했다. 컨베이어에 가축을 올리면 로봇이 작업을 수행하는 식이다. 로보스는 지난해 제주양돈농협 축산물종합유통센터와 자동화 시스템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수요처를 확대하는 중이다. 농작물 수확과 선별 작업에도 로봇이 도입됐다. 지능형 농업로봇 스타트업 메타파머스는 협동로봇을 활용해 구축한 딸기 수확 로봇 솔루션을 전시했다. 로봇은 인공지능으로 작물을 인식하고 숙성도와 병해충을 판별해 적절하게 익은 과일만 수확한다. 로봇은 이동 경로에 잎과 줄기가 있어도 회피가 가능하다. 자체 개발한 로봇 그리퍼는 작물 손상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애그테크 기업 에이오팜은 딥러닝 기반 농산물 선별 솔루션 '에이오비전'을 소개했다. 농산물 선별기에 모듈식으로 장착하면 내부 카메라가 제품 결함과 색채, 형태 등 품질을 분석하고 자동으로 등급을 선별하는 방식이다. 에이오비전은 고해상도 이미지를 분석해 밀리미터 단위 결함까지 잡아내는 95% 이상의 검사 정확도를 구현했다. 하루 8시간 기준 시스템 1개 라인당 14만 개 이상의 농산물을 선별할 수 있다. 에이오팜은 컨베이어 벨트와 로봇 팔을 접목해 농산물 품질을 검사·선별하는 투명 CV 시스템도 함께 선보였다. 회전 없이 전면을 검사할 수 있도록 설계돼 딸기나 버섯 등 외형이 무르거나 쉽게 손상될 수 있어 선별 작업이 까다로운 농산물에도 적용할 수 있다.

2024.07.27 08:54신영빈

여름철 찜통주방 걱정 끝…떡볶이·볶음밥 만드는 '인덕션 조리로봇'

더운 여름 식당 주방에선 전쟁이 벌어진다. 각종 조리 연기와 열기로 근무 환경이 혹독해지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일할 사람이 없어 걱정인 요식업계는 주방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각종 설비 도입을 검토한다. 로봇도 그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열기 앞에서 장시간 서 있지 않아도 알아서 요리를 해낸다. 앞서 로봇 팔이 주로 쓰이더니 이제는 통돌이 모양의 인덕션 로봇도 등장했다. 조리로봇 전문업체 크레오코리아는 '에이트키친'을 만들어 외식업장에 공급하고 있다. 최근 한화푸드테크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문을 연 파스타 매장에 이 로봇을 활용하기도 했다. 에이트키친은 전자제어 인덕션과 특수코팅 회전웍을 활용해 각종 음식을 만드는 로봇이다. 겉보기에는 식재료를 넣은 팟이 돌아가기만 하는 단순한 구조다. 화구를 쓰지 않고 인덕션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전문적인 레시피도 누구나 빠르고 균일하게 조리할 수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에이트키친을 시범 운영하는 식당인 서울 강남구 '지구테이블 역삼점'에서 박성철 크레오코리아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만나 제품의 강점에 대해 들어봤다. ■ "주문 인식부터 조리·세척까지 자동화" 지난 2022년 8월부터 저희가 직접 매장에서 로봇을 써보며 검증하고 문제점을 해결했습니다. 매장과 밀착해서 개발했기 때문에 그 어떤 조리로봇보다 주방 현장의 목소리가 많이 반영된 제품이라 자부합니다. 에이트키친은 둥그런 솥이 전면으로 기울어 있는 모습이다. 솥 내부에는 음식을 섞어주기 위한 돌기를 설치했다. 솥이 한쪽 방향으로 천천히 회전하면 좌우에 고정된 인덕션이 적절한 온도로 내부를 가열해준다. 화구보다 정밀하고 균일한 맛을 내기 유리한 구조다. 로봇은 매장에 들어온 주문 정보로 메뉴 레시피를 인식하고 그에 맞는 조리 과정을 알려준다. 조리사는 로봇의 안내에 따라 제때 재료만 투입해주면 된다. 불을 조절하거나 재료를 섞는 일은 로봇이 모두 대신해준다. 조리가 끝나면 솥이 기울어져 그릇에 재료를 쏟아낸다. 로봇은 이후 솥을 완전히 바닥 쪽으로 기울여 고온·고압 세척까지 자동으로 해낸다. 다음 요리를 준비하기 위한 설거지를 생략할 수 있는 것이다. 박 이사는 기술적 완성도와 가격 경쟁력을 특히 강조했다. 셰프의 레시피를 정밀하게 반복 조리해 맛 수준을 높였고, 로봇 가격도 경쟁 제품 대비 절반 이하인 1천700만 원으로 선보였다. 제품은 실제 매장 검증을 마치고 양산 체계도 구축했다. ■ "해외서 관심 많아…시장 방향성 확신" 주방 내 편리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조리 시 사람이 접촉하는 구간을 줄여 위생적으로도 강점이 있습니다. 열효율이 높고 외부로 불필요한 열 발산이 적기 때문에 한여름에도 직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습니다. 웍질에서 해방돼 근골격계 질환도 예방할 수 있죠. 크레오코리아는 지난 1월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4'에 서울시 대표 스타트업 자격으로 참가해 로봇을 선보였다. 당시 세계 각국 외식업주가 부스를 찾아 제품에 관심을 보였다. 도입을 원하는 배경도 다양했다. 일손이 부족하거니 비싼 인건비로 고민하는 이들부터, 음식의 질적 수준을 유지하고자 하는 경우도 있었다. 에이트키친은 현재 국내 6개 공간에서 약 30대가 운영 중이다. 해외 수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은 초도 물량을 선적했고 독일은 수출을 준비하는 중이다. 박 이사는 “수십 곳 이상의 프랜차이즈, 외식 대기업 등과 미팅을 했지만 아직은 판매가 많지는 않았다”며 “다만 업계 관심이 꾸준한 상황이고 시장의 방향은 이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 "로봇 팔과 연계해 배달까지 자동화 목표" 크레오코리아의 솔루션이 에이트키친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회사는 당초 식품공장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하고자 설립됐다. 이후 개별 음식점의 자동화에 집중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현재는 에이트키친 외에도 스마트주방 관제 솔루션 '에타(ETAA)'와 레시피 자동화 솔루션 '클라우드 레시피' 등 신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단순히 로봇 개발에서 그치지 않고 주방 환경을 완전 자동화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크레오 솔루션을 도입한 매장에서는 소비자가 키오스크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곧바로 로봇이 위치한 화면에 그에 맞는 레시피를 보여준다. 여기서 조리 시작이나 음식 출고, 세척 등 간단한 버튼만 클릭해 상황을 조작할 수 있다. 크레오 시스템은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지원하며 조리·주문 데이터를 수집하기 용이하다. 덕분에 소모품 교체나 제품 이상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특정 주기에 부품을 수선해야 하는 등 주기도 미리 예상할 수 있다. 향후에는 사람이 처리해야 하는 남은 과정들도 최대한 로봇으로 자동화하는 것이 목표다. 로봇 팔이나 서빙·로봇을 이용해 완성된 요리를 전달하는 일까지 무인으로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 "아직은 작은 시장…분명 커질 것" 세계적으로 조리로봇에 관한 연구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수요는 늘어나지만 아직은 선뜻 도입하기 어려운 요소도 많았다. 비싼 가격과 고장에 대한 우려 탓이다. 이에 현장에서 성능이 입증된 로봇을 필두로 적용 사례를 점차 늘리는 전략이 보편화됐다. 박 이사는 “시장이 왔는데 안 왔다”는 모호한 말을 전했다. 조리로봇 도입을 원하면서도 여전히 주저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설명이다. 시장이 제대로 열리지 않아서 아직 선두 주자도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는 “미국만 봐도 식당 인력이 많이 부족하고, 일부 주에서는 가스를 쓰지 못하게 하려는 움직임도 있다”며 “앞으로 주방의 모습은 분명 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푸드테크와의 협력 상황에 대해서는 “파스타엑스 매장 전개와 새로운 로봇 연구·개발까지 폭넓게 협업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2024.07.21 09:15신영빈

"이동식 협동로봇 생산성 9% 상승…연내 인증기준 마련"

사람과 한 공간에서 함께 작업하는 협동로봇은 여전히 한 자리에 고정해서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로봇 팔을 이동식 대차에 결합해 쓰려는 연구가 한창이지만 현행법상 규제에 가로막혀 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최근 '이동식 협동로봇 규제개선 및 국가표준 제정안 기업 간담회'를 열고 대구시의 규제자유특구사업 추진 성과를 소개했다. 대구 이동식 협동로봇 규제자유특구는 제조·서비스 현장 실증을 돕고 이동식 협동로봇 상용화에 기여하기 위해 마련됐다. 아직까지 부족한 안전기준을 마련하고 국내외 표준화를 선도해 로봇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이다. 특구사업은 지난 2020년부터 실증을 시작해 2022년부터 임시허가를 받아 진행하고 있다. 대구 성서산업단지 등 8개 지구에서 총 18개 특구사업자가 참여했고 5개 공정 현장에 대한 로봇 효용성·안전성을 검증하고 있다. 오는 11월 실증 기간이 종료된다. 발표자로 나선 박기진 대구기계부품연구원 팀장은 “이동식 협동로봇은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최신 로봇 신기술 트렌드”라며 “세계 각국에서 이동식 협동로봇 시장 선점을 위해 연구개발과 표준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이동식 협동로봇은 자동차 제조공정에 적용돼 완제품 이·적재와 이송, 바코드 인식 작업을 수행했다. 에스엘 전자공장이 주관한 자동차 램프모듈 제조공정 적용을 위한 실증과 피에이치에이가 주관한 자동차 도어래치 이송·적재공정 적용을 위한 실증에 적용됐다. 유진엠에스는 압력탱크 생산공정에 쓰는 로봇 실증을 주관했다. 협동로봇이 대형 제품 주변을 움직이면서 도막을 측정하고 폴리싱 작업을 진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유성정밀공업은 다품종 소량 생산공정 적용을 위한 이동식 협동로봇 실증을 주관했다. 프레스 공정에서 부품을 픽업해 용접기까지 이동하는 도중 자세를 변경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 혹은 로봇이 이동하면서 엔드 이펙터를 교체하고 비전 검사 작업을 수행하기도 했다. 아진엑스텍은 생산물류공정 적용을 위한 이동식 협동로봇 실증에 참여했다. 제품 외관 검사와 최종 검사, 물류 이동 작업에 로봇을 활용했다. 박 팀장에 따르면 5가지 공정에서 생산성 증대 효과는 평균 9.3%로 집계됐다. 특히 대형압력탱크 제조공정에서의 증가폭이 16.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대구시는 이 밖에도 생활공유 공간에서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이동식 협동로봇 실증도 진행했다.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주관으로 시청별관에서 방역 업무를 수행했다. 향후 실증데이터를 취합해 이동식 협동로봇 안전기준을 마련하고, 신뢰성 단체표준과 이후 국가표준 KS를 제정할 예정이다. 신뢰할 수 있는 안전 가이드를 마련해 이동식 협동로봇을 전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2024.07.14 08:14신영빈

일상 속 입는 로봇 많아진다

우리 주변에서 웨어러블(착용형) 로봇을 더 쉽게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일상에서 걸음을 보조하는 가벼운 형태의 로봇이 올해 정식 출시됐고, 하반기 여럿 유사 제품도 등장할 예정이다. 웨어러블 로봇은 말 그대로 입을 수 있는 로봇을 뜻한다. 몸이 불편한 이들의 재활 치료를 돕는 것부터 산업 현장에서 작업자의 근력을 지원하고, 전장에서 군용으로 쓰기도 한다. 인간의 신체 능력을 보조·강화하는 기능을 주로 수행하고 있다. 일상용 웨어러블 로봇은 의료·산업용에 비해 아직 시장이 형성되기 전 단계다. 대중적으로 활용할 만큼 작고 저렴한 제품을 내놓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다만 최근 시장의 수요를 토대로 기술적 개선이 이뤄지면서 평상시 쓸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 상용화 제품이 등장하기도 했다. 국내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인 위로보틱스가 일상용 웨어러블 로봇 '윔'을 처음 선보였다. 윔은 누구나 개인 소유 로봇을 하나씩 갖게 하겠다는 모토로 대중의 올바른 보행운동을 위해 개발됐다. 불과 1.6kg 무게로 가볍게 휴대할 수 있고 어디서나 혼자서 쉽게 입거나 벗을 수 있다. 윔은 벨트처럼 간단하게 로봇을 장착하면 걸을 때 다리를 들어주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대로 힘을 줘서 운동 기구처럼 활용도 가능하다. 근력 저하를 겪는 어르신부터 무거운 짐을 들고 장시간 걸어야 하는 청년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올바른 보행 자세 교정을 돕거나 짧은 시간에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고 체력을 단련할 수 있는 고강도 인터벌 운동을 지원한다. 전용 앱을 활용하면 착용자 근력과 균형, 자세 등 보행 지표를 수집·분석하고 보완점을 진단해 맞춤형 운동 솔루션을 제공한다. 소비자용 제품의 경우 계단·언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오르막과 내리막 모드가 추가됐다. 오르막에서는 체력 소모를 줄여주고 내리막에서는 무릎 충격 하중을 덜어주는 식이다. 로봇 가격은 319만원이다. 위로보틱스는 아직까지 생소한 웨어러블 로봇에 대한 소비자들의 친밀도를 높일 수 있도록 전국에서 체험 행사를 전개하는 중이다. 지난 3월부터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인근에 로봇 보행운동 센터를 개소했고, 이달 말부터는 4주 동안 천안아산 KTX역에 위로보틱스 윔 팝업스토어를 연다. 지난 3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웨어러블 로봇 업체 엔젤로보틱스도 일상용 제품 '엔젤슈트'를 올해 하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엔젤슈트는 일상 속 보행·운동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이다. 소비자 필요에 맞게 쓸 수 있도록 부위별로 제품군이 개발됐다. 엔젤슈트는 모두 안정적인 보행 궤도를 유도하고 상해를 방지하기 위해 개발됐다. 엉덩관절 보조 로봇 '슈트 H10'과 무릎관절 보조 로봇 '슈트 K10'이 연내 먼저 출시된다. 발목관절 보조 로봇 'A10'은 내년 중 선보일 계획이다. 제품은 구동기가 허리 좌우에 위치한 것이 특징이다. 허벅지 바깥쪽으로 연결된 프레임이 동력을 전달한다. 제품은 다리 한 쪽만 보조하는 단측, 혹은 양 다리를 모두 보조하는 양측으로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배터리는 탈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제품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엔젤로보틱스는 엔젤슈트 출시에 앞서 연구·생산 시설을 새로 마련했다. 대전 선행연구센터 '플래닛대전'에서는 다양한 보행 환경에서 로봇 효율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하남에 증축 이전한 제조시설 '플래닛하남'에서는 엔젤슈트를 포함한 웨어러블 로봇 제품을 모두 생산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도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는 이미 웨어러블 로봇 '봇핏'의 판매를 시작했고, 오는 3분기 중 일반 소비자 대상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에만 봇핏 관련 특허 4건을 잇달아 출원하며 업계 기대감을 키운 바 있다. 올해 초부터 출원한 관련 특허는 분할 건을 모두 포함하면 약 9건에 달한다. 봇핏은 관절이 불편한 노인이나 환자의 보행을 도울 수 있는 보조 장치로 출시된다. 걸음걸이에 맞게 동력을 더해주거나, 반대로 저항감을 줘 근력 강화 운동으로 쓸 수 있을 전망이다. 로봇 업계 관계자는 “웨어러블 로봇 시장이 의료와 산업안전을 넘어 일상과 스포츠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다”며 “잘못된 자세 습관으로 질환을 호소하거나 운동 시간이 부족한 현대인들에게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4.07.11 11:10신영빈

"로봇통합(RI) 가장 잘하는 회사 되겠습니다"

서비스로봇 시장은 계속 성장세잖아요. 앞으로 제조업체도 더 많아지고 수요처도 다양해지면서 시장이 커질 텐데, 이 사이에 중간 역할을 잘 해줄 로봇통합(RI)의 역할도 점점 더 중요해질 겁니다. 브이디컴퍼니는 이 RI를 가장 잘하는 회사가 되겠습니다. 1년 만에 다시 만난 함판식 브이디컴퍼니 대표는 서빙로봇을 넘어선 다음 행보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국내 서빙로봇 시장을 개척한 장본인이자 4년 연속 고객 만족 1위라는 입지는 다진 인물이다. 그런 그가 향후 회사가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로봇통합(RI)'이라는 한 단어로 정의하며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함 대표는 “RI는 기존 시스템 통합 업체(SI)의 개념과는 다르다. '로봇 시스템 통합'과 '로봇 서비스 통합' 역량을 모두 갖춰야 한다”며 “판매시점관리시스템(POS)이나 창고관리시스템(WMS) 등 현장 시스템과 연동할 줄 알아야 하며 다른 여러 로봇·서비스와 통합하는 기능까지 수행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이디컴퍼니는 로봇 제조업체와 소비자 간 단순한 중간 연결다리를 넘어 현장에서 로봇을 똑똑하고 효율적으로 잘 쓸 수 있도록 컨설팅을 제공하는 솔루션 제공자가 됐다. 서빙로봇을 단순 유통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주변 시스템과 연동해 편의성을 높이고 최적화하는 작업 모델을 구축한 것이다. 브이디컴퍼니는 푸드테크 분야에서 AI 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시스템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켜 새롭고 편리한 소비생활을 만들어가는 로봇 인공지능 기술 전문 스타트업이다. 중국 푸두로보틱스의 로봇을 국내에 독점 공급해 2019년 국내에서 서빙로봇을 최초로 상용화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3천여곳 업장에 로봇 약 5천 대를 공급했다. ■ "로봇 쓰다가 폐업해도 잔여 할부금 면제" 브이디컴퍼니는 외식업계 현장 수요를 잘 이해하고 그에 맞는 서비스 로봇을 공급해 시장을 키운 선두 업체 중 한 곳으로 평가받는다. 공급 실적이 상당히 누적된 만큼 현장 데이터도 풍부하게 확보할 수 있었다. 현장 사장님들의 애로사항을 전해 듣고 업주의 입장에서 서비스를 설계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함 대표는 “사장님들의 희로애락을 다 살피고 있다. 정부지원 스마트상점은 조건이 어렵고 지원금이 적어 자체적으로 무제한 스마트상점 지원을 마련했다”며 “최근에는 폐업에 대한 걱정으로 로봇 도입을 주저하는 소상공인 분들을 돕기 위해 업계 최초로 '리턴프리' 프로그램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리턴프리 프로그램은 브이디로봇 계약 기간 중 폐업하게 되면 조건 없이 잔여 할부금을 면제받는 프로그램이다. 폐업 이후 계약기간에 대한 약정 책임과 제품 처분에 대한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고, 이용자가 처한 다양한 상황을 고려한 프로모션 혜택을 통해 로봇 서비스 이용 만족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밖에도 이달 중 로봇 도입 전 서빙로봇 일주일 무료 테스트를 제공하며, 로봇 계약 시 468만원 상당의 AS 토탈 케어를 무상 제공하는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 "서빙로봇 넘어 자율주행 로봇 성장세" 브이디컴퍼니는 서빙로봇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점차 그 본질인 자율주행과 서비스 로봇으로 보폭을 넓히는 중이다. 서빙로봇과 청소로봇 제품으로 물류와 스크린골프장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성과를 키우고 있다. 인력난이 심한 업종에서 특히 환영을 받는다. 함 대표는 “최근 골프존파크에 공격적으로 도입 확장 중”이라며 “일례로 골프존파크 진천사라스크린점에 브이디솔루션이 전부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사라스크린은 전국에서 가장 큰 스크린골프장이다. 31개의 룸을 보유하고 20년 넘게 운영 중이다. 상업용 청소로봇 클리버도 산업 현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클리버는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클래시스 오피스형 공장에서 복도와 포장라인 청소를 담당하고 있다. 단순히 인건비를 절감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근로자와 작업 환경의 안전을 위해 활용 중이다. 오피스와 호텔 로비의 대리석은 물론 병원이나 공장의 인조 바닥, 사무실 카펫과 주차장의 시멘트 바닥, 운동 시설의 마룻바닥까지 청소할 수 있어 고강도 청소 지역이나 산업재해 위험이 높은 공장 외에도 오피스, 골프장 등 다양한 산업 환경에서 활용된다. 다른 로봇들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함 대표는 “초기엔 푸두봇으로 시작했지만, 시장 성장에 맞게 라인업을 점차 확충할 것”이라며 “클리버 핸디형 제품도 식당 수요에 맞게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조리로봇과 주차로봇, 반려로봇 등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브이디만의 강점을 입혀 개발할 예정이고 출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 "올해 청소로봇 키우고 RI 역량 키운다" 브이디컴퍼니는 올해 청소로봇 시장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고, 중장기적으로는 RI 회사로서의 역량을 점차 키워나갈 방침이다. 로봇 라인업을 확장하고 자생력을 키우는 것 외에도 투자 유치도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함 대표는 “본사 건물에서 직접 식당도 운영하며 사장님들의 희로애락을 가장 가깝게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소상공인들께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선보여서, 사장님들이 받으실 수 있는 혜택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밝게 웃었다. 함판식 브이디컴퍼니 대표 프로필- 1972년, 전라북도 군산시 출생- 1992~1998년, 서울시립대학교 무역학 학사 졸업- 1998~1999년, 대상유통 편의점사업부- 2000~2001년, 티지아이 온라인팀- 2001~2017년, 에이블씨엔씨 마케팅팀장, 영업팀장- 2018~2022년, 에이비씨프랜즈 대표- 2019년~현재, 브이디컴퍼니 대표

2024.07.05 15:18신영빈

로봇이 위험한 반도체 공정 작업 돕는다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자동화 팹을 구현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신규 반도체 공장에 로봇을 도입하기 위해 최근 최첨단 로봇을 여러 대 구입해 시험 운영에 나섰다. 향후 로봇이 작업자를 대신해 위험한 공정에 투입되거나 돌발 상황을 감시·정찰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이동형 양팔로봇 RB-Y1을 여러 대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패키징 과정에서 픽 앤 플레이스(pick & place) 공정에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후공정 팹 내 자동화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윤석진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 3월 미국에서 열린 '엔비디아 GPU 테크놀로지 콘퍼런스 2024(GTC 2024)'에서 “2030년 완전 자동화 팹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반도체 사업장 내 작업자 위험 노출도를 최대한 줄이고 부족한 인력 문제도 해결할 대안으로 로봇이 주목받는 배경이다. 향후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와 인공지능을 결합한 로봇까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이동형 양팔로봇 RB-Y1은 다양한 환경에서 작업이 가능하도록 바퀴형 고속 모바일 베이스에 휴머노이드형 양팔로봇을 탑재한 형태다. 다양하고 복잡한 임무를 자연스럽게 수행하기 위해 양팔은 각각 7자유도를 갖췄고, 몸통을 움직일 수 있는 6축 자유도 외다리로 구성됐다. 또 상하 50cm 이상 움직임이 가능해 다양한 높이에서의 임무수행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주행 운용 속도는 초속 2.5m. 20축 전신제어를 이용해 고속 선회주행, 급감가속 다양한 형태의 주행이 가능하다. 외다리를 이용해 주행 시 무게 중심을 안전하게 제어할 수 있다. 특히 RB-Y1은 협동로봇과 자율주행로봇(AMR)에 사용된 핵심부품을 그대로 활용해 산업용 로봇 수준의 신뢰성을 구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바퀴를 제외하고 22축을 갖고 있어 모션 생성이 복잡하고 어려운 로봇인 만큼, 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데이터 암(마스터)을 연동해 로봇(슬레이브) 교시가 가능하다. 해당 로봇은 지난 3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자동화 전시 '2024 스마트공장 자동화산업전(SFAW 2024)'에 처음 공개된 뒤, 지난 5월 IEEE 국제로봇자동화 학술대회(ICRA 2024)에서 본격 판매를 시작했다. 가격은 연구용 플랫폼은 한 대당 9천만원, 상업용은 1억 3천만원 수준이다. 삼성전자 외에도 완성차 업계 등 산업계에서 활용 방안을 연구하기 위해 주문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인보우로보틱스 관계자는 “양팔형 이동로봇 예약 판매를 시작한 이후 문의가 상당수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삼성전자와의 계약에 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 측도 “확인되지 않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2024.07.05 09:40신영빈

"오감 인지 로봇 탄생, 결국 AI가 해결할 것"

사람은 오감을 써서 물건을 집고 반응할 수 있잖아요. 오감을 써서 축적한 것들이 뇌에 기억되고, 어떤 작업을 할 때 굉장히 빠른 찰나에 끄집어내는 거죠. 로봇도 이런 기능을 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야 해요. 이걸 할 수 있는 게 결국 인공지능(AI)이죠. 로봇 개발은 크게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 두 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물리적 공간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기계 장치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지만, 그만큼 이를 똑똑하게 제어하는 학문도 간과할 수 없다. 지디넷코리아는 로봇 하드웨어 분야 석학인 오준호 카이스트 석좌교수에 이어, 두 번째 기획으로 로봇 소프트웨어의 대가로 꼽히는 서일홍 한양대학교 명예교수를 만나 로봇 산업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40년 로봇연구 기틀로 제품 개발 나서" 서일홍 코가로보틱스 대표 겸 한양대 명예교수는 오랜동안 로봇 제어 분야에 몰두해 온 석학이다. 1955년생인 그는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석·박사를 받았다. 이후 대우중공업에서 약 5년을 근무한 뒤 한양대학교에서 약 34년동안 교수로 지냈다. 인생에서 40여년이 넘도록 로봇을 연구하고 제자를 길러낸 그는 2017년경 “제대로 한 번 로봇을 만들어보자”는 열정을 갖고 학생들과 함께 회사를 차렸다. 당시 자율주행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코가플렉스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이후 우리로봇과 합병하면서 사명을 코가로보틱스로 변경했다. 코가로보틱스는 자율주행 솔루션 '코나(CoNA)'와 자체 개발한 로봇 OS '코가(COGA)'를 기반으로 제품을 선보였다. 2020년부터 서빙로봇 '서빙고' 제품 개발에 착수해 이듬해 양산에 나서며 주력 제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서 대표는 “대학원에서 로봇을 공부하던 시절에는 일본이 굉장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중국이 무시할 수 없는 실력을 쌓고 있는 걸 보며 이 일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먼저 개발했고 이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을 만들기 시작했다”며 “지금은 외산 로봇과 경쟁했을 때 가격이나 성능적인 측면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제품을 보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로봇 핵심 될 인공지능 연구 박차" 서 대표는 최근까지 로봇 제어와 관련한 활발한 연구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최근 세계 최대 로봇학회인 '국제 로봇자동화 학술대회(ICRA)'에서 새로운 인공지능 학습법에 대한 개념을 소개하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서 대표를 포함한 12명의 연구진은 '인간 두뇌에서 영감을 얻은 초차원 컴퓨팅: 바퀴 달린 로봇의 감각 운동 제어를 위한 경량 기호 학습'이라는 논문에서 '초차원 연산(HDC)'을 활용한 인공지능 학습법을 제시했다. 그는 “기존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 알고리즘 모델 크기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어 이를 훈련하는 데 비용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며 “경량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온디바이스 로봇 환경에서 훈련·추론 과정을 모두 수행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논문에서는 HDC 학습 방법을 실내자율주행 로봇에 실제 적용한 결과 딥러닝 대비 30분의 1 가격의 컴퓨터를 써서 동일한 학습·추론 결과를 도출했다. 속도는 15배 빨라졌고, 전력 소모도 20분의 1로 줄어든 효과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서 대표는 “AI 기술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로봇은 결국 AI와 만나게 될 텐데 이를 어떻게 접목해야 할지가 지금의 연구 동향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원천 기술로 회사 키울 것…프로의식 가져야" 서 대표는 코가로보틱스에서 지금까지 갖춰온 '넓고 깊은' 기술적 성과를 강조했다. AI의 뿌리 기술부터 연구하고 로봇에 응용하고자 하는 넓은 분야의 기술을 토대로 앞으로 재무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길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그는 “단기적인 목표는 약 1년 내에 회사가 자생할 수 있는 토양을 갖추는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결국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지향하며 원천 기술을 키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마지막으로 업계가 성장하기 위해 '프로 의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돈을 받느냐 받지 않느냐라는 것에서 출발한다. 프로는 잘하면 그만큼 자기의 철학을 공유하면서 대가를 받는다”며 “회사가 가진 목표와 부합하면서 명예와 부를 얻고 이게 선순환 된다면 좋은 결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일홍 대표 프로필- 1955년, 출생- 1977년,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학사- 1979년, KAIST 전자공학과 석사- 1982년, KAIST 전자공학과 박사- 1982~1986년, 대우중공업- 1987~2020년,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2008년, 한국로봇학회 회장- 2015~2017년, 한국뇌공학회 회장- 2017년~현재, 코가로보틱스 대표- 2020년~현재, 공학한림원 원로 회원

2024.07.05 08:45신영빈

혼자서 파스타 4인분 4분만에 '뚝딱'...비결은 바로 이것

# 최근 문을 연 한남동의 한 파스타 매장. 이곳에서 뜨거운 불쇼는 볼 수 없다. 화구와 팬 없이 로봇 4대가 파스타를 삶는다. 메뉴를 선택하고 알림에 맞게 정해진 재료만 넣으면 맛있는 파스타가 완성된다. 조리로봇이 한식과 중식을 넘어 양식의 영역까지 넘나들고 있다. 로봇 팔이 치킨을 튀기고 웍질을 대신하는가 하면 이제 파스타와 같은 어려운 요리도 척척 만들어낸다. 한화푸드테크는 지난 4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파스타 자동화 조리 로봇을 도입한 실험 매장 '파스타엑스'를 열었다. 누구나 신속하게 다른 메뉴를 동시에 조리하면서 맛은 파스타 전문점 이상을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파스타엑스는 조리로봇 전문업체 크레오의 '에이트키친' 4대를 도입했다. 이 로봇은 둥그런 솥이 전면으로 기울어 있는 모습이다. 솥이 한쪽 방향으로 천천히 회전하면서 재료를 타지 않게 골고루 익혀준다. 솥 좌우에 놓인 인덕션이 적절한 온도로 계속 가열해준다. 파스타 한 접시를 만드는 시간은 약 4~5분 정도 걸린다. 조리사는 로봇의 안내에 따라 제때 재료만 투입해주면 된다. 불을 조절하거나 재료를 섞는 일은 로봇이 모두 대신해준다. 인덕션 방식을 활용하기 때문에 화구보다 정밀하고 균일한 맛을 내기 유리하고, 불을 쓰지 않아 쾌적한 주방 환경을 유지할 수 있었다. 숙련된 조리원을 구하지 않아도 정해진 레시피대로 똑같이 요리할 수 있으며, 한 명이 여러 요리를 동시에 준비하기도 쉬워 보였다. 파스타엑스는 총 24석 규모 매장에 주방인력은 2명뿐이다. 장기적으로는 혼자서도 운영이 가능한 파스타 전문점을 목표로 시험 운영하는 중이다. 조리가 끝나면 이 솥이 전면으로 더 기울어져서 그릇에 재료를 쏟아준다. 작업자는 완성된 요리에 토핑만 올리면 모든 준비가 끝난다. 로봇은 바닥을 향해 솥을 완전히 기울인 다음 고온·고압으로 자동 세척이 금세 이뤄진다. 다음 요리를 준비하기 위한 설거지를 생략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파스타엑스는 대표 메뉴인 파스타와 스테이크, 샐러드, 피자 등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취향에 따라 나만의 재료를 선택할 수 있는 파스타와 피자 메뉴가 독특하다. 파스타의 경우 면과 소스, 조리 재료와 토핑을 원하는 대로 정하고 그에 맞는 가격을 지불하면 되는 식이다. 기자는 알리오올리오 메뉴를 주문해서 먹어봤다. 마늘이 노릇노릇하게 잘 익어 면발과 잘 어우러졌고 유분기가 적당해 고소한 향이 일품이었다. 한화푸드테크는 기존에 보유한 외식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동 조리 시스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규격화된 식재료와 레시피, 조리 공정의 표준화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주방 자동화를 위해 메뉴 개발부터 플레이팅과 포장까지 이르는 모든 주방 프로세스에 대해 고찰했다. 조리 로봇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먼저 레시피와 식재료 표준화 작업이 필요했다. 마치 밀키트를 개발하는 일과 유사했다. 복잡한 재료 손질과 소분을 생략할 수 있도록 조리법을 정립하고 재료를 정량화했다. 또 매장 설계 과정부터 로봇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주방 구조를 고민했다. 마지막으로 고장 없이 오래 가동할 수 있는 좋은 로봇을 찾는 일에 집중했다. 한화푸드테크 측은 결과적으로 파스타엑스에서 주방공간 효율성을 제고해 임차료와 인건비를 절감하는 등 음식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어디서나 누구나 균일한 품질의 메뉴를 제공할 수 있는 단계를 달성해 다점포 확장 기반도 마련했다. 이종승 한화푸드테크 대표는 최근 푸드테크 행사에서 파스타엑스 매장 상황을 소개하며 “손님 4명이 와서 다 다른 메뉴를 시켜도 주문 받고 음식을 드리기까지 딱 4분이 걸렸다”며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보면 전문 셰프가 요리한 것과 맛에서도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완성된 형태는 아니지만 지금 약 80% 정도 만족하는 수준”이라며 “장기적으로는 1인 파스타 전문점을 만들어서 수준 높은 음식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크레오는 에이트키친 로봇을 1대당 약 1천70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고압세척시스템은 400만원으로 총 6대의 조리로봇까지 제어할 수 있는 성능을 지녔다.

2024.07.04 15:09신영빈

로봇이 택배·커피 배달하고 주차도 척척...스마트 오피스 등장

서울 성수동에 로봇이 편의를 돕는 대형 오피스 빌딩이 생겼다. 로봇이 고층 사무실에 음료나 택배를 옮겨다준다. 차량을 자동으로 주차해주는 로봇도 국내 민간 건물에서 처음 상용화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팩토리얼 성수'에 이 같은 서비스 로봇 운영을 시작했다. 이곳은 이지스자산운용의 로봇 친화형 빌딩이다. 2호선 성수역 인근 연면적 2만1천60㎡에 지하 4층~지상 10층 규모로 지어졌다. 팩토리얼 성수는 출근부터 퇴근까지 오피스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상을 기술로 연결했다. 전용 스마트폰 앱에서 회의실 예약부터 배송 호출, 오피스 공간 관리까지 이용할 수 있다. 공간기반 서비스 플랫폼인 핀포인트의 '탭' 앱을 활용하면 된다. 오피스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로봇을 활용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로봇을 앱으로 호출하면 임직원 개인 택배를 옮겨다주고, 커피를 주문하면 지하 1층 카페에서 로봇이 직접 엘리베이터를 타고 배달해준다. 지하 주차장에서는 공유 차량을 로봇이 주차해주기도 한다. 팩토리얼 성수는 현대차그룹과 함께 로보틱스 기술을 대거 적용한 로봇 친화형 빌딩이다. 기자는 이곳을 방문해 사람과 로봇이 협업하는 오피스 공간의 기능들을 직접 살펴봤다. ■ "로봇이 커피·택배 전달…2대 추가 도입 예정" 팩토리얼 성수 지하 1층에 마련된 커피숍 '에어드랍커피'는 방문객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공간은 로봇이 지나가기 용이하도록 평평하고 널따랗게 설계됐다. 바닥 이곳저곳에는 로봇이 지나가는 동선이 표시돼 있었다. 아직 문을 연지 얼마 안 된 새 건물이지만 로봇을 활용해 커피 주문을 이용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로봇은 커피숍 주문대에서 음료를 받아 오피스 공간으로 향하는 보안 게이트를 열고 엘리베이터를 타러 갔다. 게이트는 얼굴 인식을 거쳐야만 통과할 수 있지만 얼굴 없는 로봇은 무선 통신으로 지나갈 수 있었다. 배달에 나선 로봇은 처음 보는 기기였다.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배송 로봇 시스템 '달이 딜리버리'다. 실험실을 나와 실제 서비스 공간에 적용된 사실상 첫 사례다. 현대차그룹은 이곳 팩토리얼 성수를 시작으로 로봇 도입을 확대할 예정이다. 달이 딜리버리는 이곳 이용자들의 불필요한 이동을 줄이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입주인이 전용 앱으로 신청한 음식과 택배 등을 주로 배달한다. 로봇이 물품 수령자의 얼굴을 인식해 정확한 전달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인증을 마치면 양쪽으로 문을 열고 트레이를 밖으로 밀어내 물건을 꺼내기 쉽도록 만들었다. 기술적으로는 플러그앤드라이브(PnD) 모듈 기반으로 설계돼 전방향 이동이 가능한 것이 독특했다. 로봇이 방향을 바꾸기 위해 제자리에서 회전하지 않아도 자동차의 크랩워크처럼 옆이나 사선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굉장히 유연한 주행 능력을 보여줬다. PnD 모듈은 현대차그룹이 'CES 2022'에서 최초로 공개한 모빌리티 솔루션이다. 인휠 모터와 스티어링, 서스펜션, 브레이크, 환경 인지 센서 등이 하나의 구조로 결합한 일체형 모듈이다. 다양한 사물에 이동성을 부여하기 위해 개발됐다. 달이 딜리버리는 총 4개의 PnD 모듈을 이용했다. 로봇은 코너를 지날 때 일부러 반경을 크게 회전해 넓은 시야각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 기술이 적용됐다. 갑자기 사람과 만나는 상황에서도 주행 속도를 유지하면서 충돌을 방지한다. 360° 회전이 가능하고 서스펜션 성능을 강화해 배송하는 물품이 흔들리거나 파손되지 않도록 설계됐다. 적재 공간도 넉넉했다. 내부에 최대 10kg의 물건이나 커피 최대 16잔을 수용할 수 있다. 동시에 외부 크기는 부담스럽지 않은 서빙로봇 정도다. 건물 내를 이동하거나 엘리베이터에 탑승할 때 공간 부담이 적은 편이다. 미니멀한 라운드 스퀘어 디자인과 아래로 갈수록 넓어지는 안정적인 디자인도 특징이다. 로봇은 엘리베이터나 출입문 관제 시스템과 연동돼 건물 전체를 오갈 수 있다. 실시간 경로 생성 기술로 배송 효율성을 높였다. 배터리가 없으면 스스로 충전 도크로 들어가 배터리를 보충한다. 달이 딜리버리의 식음료 배송 서비스는 지난달 20일부터 시작됐다. 택배 배송은 하반기부터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로봇은 현재 1대가 도입돼 있고, 다음달 8월중 2대를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은 향후에도 배송 로봇에 발생하는 이슈를 개선하고 충전과 보전, 안내 등 서비스 영역을 점차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달이 딜리버리는 팩토리얼 성수 외에도 다른 오피스 거점에도 추가 보급이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 "공유 차량은 주차로봇이 관리…전기차 충전 로봇도 예정" 지하 4층으로 내려오면 재밌는 로봇이 하나 더 있다. 현대위아가 개발한 주차로봇이 민간에 첫 상용화된 모습을 볼 수 있다. 건물 입주인이 업무용 차량을 대여할 때 주차 로봇이 발렛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투루카'와 협업해 앱 스마트키에서 로봇 발렛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안전을 위해 로봇 운행 중에는 해당 구역에 진입할 수 없도록 차단기를 내렸다. 이 주차로봇은 운전자가 주차장에 진입하고 차량에서 내리면 이를 감지하고 차량을 직접 옮겨 주차를 대신 해준다. 건주차 공간에서 차량을 빼서 전달하기도 한다. 주차 구역을 직접 찾아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이다. 주차 로봇은 최대 2.2톤에 달하는 무게의 차량을 옮길 수 있다. 이동 속도는 최대 초속 1.2m 정도다. 타이어 리프트 방식을 채택한 두 대의 주차 로봇이 앞뒤 바퀴 중간에 각각 한 대씩 위치하고 라이다 센서로 바퀴의 크기와 위치를 정확히 인식한 후 차량을 들어 올려 이동한다. 라이다 센서의 정밀한 측정 성능 덕분에 다양한 차량에도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주차 로봇은 차량 하부로 진입하는 만큼 소형화됐다. 차량을 들어 올린 후 바닥의 QR 코드를 스캔해 위치와 자세를 수정한다. 이때 두 대의 로봇은 실시간 동기화를 통해 전후좌우의 방향뿐만 아니라 사선 방향으로도 하나처럼 움직인다. 주차 로봇의 실시간 움직임은 현대위아의 스마트 주차 관제 시스템이 담당한다. 관제 시스템에서 차량 배치와 최적 경로 알고리즘, 로봇 상태 모니터링, 주차 로봇 간의 트래픽 제어 등 전반적인 조작이 이뤄진다. 최대 50여 대의 주차 로봇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다. 오는 9월에는 이곳에 전기차 자동 충전로봇(ACR)도 도입될 예정이다. 충전 케이블을 직접 전기차에 체결하고 충전이 완료되면 자동으로 이를 탈거하는 역할까지 로봇이 대신한다. ACR은 주차 로봇과 연계해 고객이 차량을 반납한 후에 작동하도록 설계된다.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 관계자는 “이번 스마트 오피스를 시작으로 국내 비즈니스 주요 핵심 거점에 위치한 여러 빌딩에 로보틱스 토탈 솔루션을 확대 적용할 것”이라며 “기업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로보틱스 서비스 표준을 수요자 관점에서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4.07.03 15:16신영빈

"똘똘한 로봇 부품으로 생태계 키워야죠"...60년 액추에이터 名家 코스닥 입성

세계 빅테크 업체들이 인공지능(AI)을 결합한 휴머노이드 기술 개발에 한창이잖아요. 이런 곳들이 대개 제조 쪽으로는 약해요. 제조 기반인 우리 산업과 연결하면 시너지가 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재학 하이젠알앤엠 대표는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로보테크쇼' 전시 부스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확신에 찬 표정으로 “인구 구조 변화를 봤을 때 로봇이 우리 생활에 들어오는 건 모두가 동의하는 추세”라며 “기후 온난화 영향으로 모빌리티도 전동화가 불가피하다고 본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로봇 제어 이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복잡한 명령을 수행할 수 있는 액추에이터는 부족하다”며 “다양한 분야에 맞는 스마트 액추에이터를 공급해 로봇 산업의 동반 성장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 '60년 액추에이터 명가' 코스닥 입성 하이젠알앤엠은 1963년 LG전자 모터사업부로 출범해 현재까지 약 60년 동안 축적한 액추에이터 전문 기업이다. 산업용 모터 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액추에이터 구성 부품을 자체 개발했으며, 이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기술도 갖췄다. 액추에이터는 로봇의 관절에 해당하는 핵심 구동 부품을 뜻한다. 우주 발사체의 연료 분사 펌프용 액추에이터 개발에 성공해 국내 우주 발사체 기업에 공급하기도 했다. 또 국내 대표 로봇 제조사들과 기술 개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총 39건의 국책 과제 수행했다. 현재도 자동화 제조장비와 착용형 로봇, 전기 트랙터 부품 등 기술 개발을 위한 과제를 이어오고 있다. 하이젠알앤엠은 오는 27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지난 18~19일 진행한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2천549.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총 공모 금액은 238억원,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약 2천162억원 규모다. ■ 로봇·모빌리티 연구개발 속도 회사는 지난해 10월 하이젠모터에서 지금의 사명으로 바꾸면서 로봇과 모빌리티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비전과 사업 방향성을 선포했다. 올해는 상장 공모자금으로 주요 제품 생산설비를 확대하고 로봇·모빌리티 분야 연구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구동모듈과 로봇 조립·시험을 위한 설비 투자를 단행한다. 창원공장 2층 생산시설 구축 등 총 80억원 규모의 공사가 이뤄진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에도 약 20억원을 투자한다. 설비 자동화로 생산 원가를 낮추고 품질을 개선해 선진국 프리미엄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연구·개발에 약 77억 6천만원을 투입한다. 제품 개발을 위한 재료비와 설비 구축, 핵심 인력 충원 등에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모바일 매니퓰레이터용 구동모듈과 휴머노이드 로봇용 액추에이터 제품 개발이 예정됐다. ■ "맞춤형 부품으로 로봇 생태계 키울 것" 하이젠알앤엠은 이번 '로보테크쇼'에 LG생기원과 협력해 개발한 자율주행로봇(AMR)을 전시했다. 생기원은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등 그룹 계열사의 생산 역량을 높이기 위한 기술과 장비를 개발하는 곳이다. 하이젠알앤엠이 AMR의 구동 모듈과 리프트용 모터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로 1~2톤급 고가반하중 모터와 제어기도 개발할 예정이다. 웨어러블(착용형) 로봇 시장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보행보조 로봇 출시부터 현대자동차그룹의 작업자를 위한 조끼형 웨어러블 로봇 등 다방면으로 활용도가 높아지는 상황을 의식한 것이다. 웨어러블 로봇은 제어기와 드라이브, 모터, 감속기, 브레이크, 센서 등 기술 융합이 필수적인데, 이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국내 로봇 업체들과 협업해 산업용로봇, 협동로봇, 물류로봇에 사용되는 액추에이터와 모터를 개발해 납품 중에 있다”며 “휴머노이드 로봇 액츄에이터 개발에 필요한 요소기술인 가변강성제어기술도 이미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봇 만드는 사람들이 필요한 부품을 갖다 쓸 수 있게끔 맞춤형 제품을 제공하는 솔루션 프로바이더가 될 것”이라며 “로봇 업계가 가진 하드웨어 측면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생태계를 키우는 데 관심이 많다”고 강조했다. 한편 하이젠알앤엠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772억원, 영업이익 43억원을 기록했다. 대표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김재학 하이젠알앤엠 대표 프로필- 1970년, 서울대학교 기계공학 학사- 1973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 기계공학 석사- 1977년,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대학원 기계공학 박사- 1986년,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1977~1992년, 한국중공업 전무이사- 1992~1995년, 세계은행- 1995~1999년, 포스코건설- 1999~2001년,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2001~2007년, 효성 대표이사- 2008년~현재, 하이젠알앤엠 대표이사

2024.06.26 14:38신영빈

주문 몰릴 땐 '뻘뻘'..."내가 바로 서울시 로봇 바리스타”

서울시청 1층, 커피 내리는 로봇의 손이 분주하다. 시청에 방문한 시민들과 관광객들, 근무하는 직원들 모두 새로 도입한 무인 로봇카페를 자연스럽게 이용하고 있었다. 서울시청은 지난 4월, 12년 만에 새 단장을 마치고 시민들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공개됐다. 새 로비는 '환대'에 초점을 맞췄다. 언제든 로비를 방문해 즐기고 쉴 수 있도록 조성했다. 개방형 열린 민원실과 대형 미디어월, 무인 로봇카페 등이 마련됐다. 서울시청에서 만나는 로봇 바리스타 새로 도입된 로봇카페는 시청 방문객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서비스 로봇 업체 엑스와이지가 솔루션을 공급했다. 지난 4월 새로 출시된 로봇카페 '바리스브루 3.0'이 그 주인공이다. 바리스브루는 로봇 팔에 레일과 음료 디스펜서를 결합한 로봇카페 솔루션이다. 결제부터 음료제조, 픽업 서비스와 음성 안내까지 카페의 모든 기능을 수행한다. 인사 모션으로 시민들을 맞이하고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픽업대를 통해 주문 현황을 안내하는 등 소통도 가능하다. 이용객이 키오스크에서 음료를 주문하면 로봇이 레일을 타고 다니면서 음료를 완성해준다. 얼음이나 물을 넣고 커피를 내리거나 시럽을 짜내는 등 다양한 작업이 모두 자동화됐다. 완전 무인으로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형태다. 3.0 버전은 이전 대비 크기를 줄이면서 스마트 픽업존과 인공지능 비전기술 등 기능을 새로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픽업존 개수도 이전 6개에서 24개로 늘었다. 서울시청처럼 이용객이 많은 환경에서도 여러 음료를 헷갈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안전사고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비전 기술도 탑재했다. 포인트 클라우드에 기반한 픽업 알고리즘을 통해 이상 물체를 감지한다. 엎질러진 컵이나 고객의 개입 등을 인지하면 서빙을 중지하고 최적의 픽업 동선을 찾아낸다. 직관적 사용법·저렴한 가격·준수한 맛 3박자 기자는 바리스브루 3.0을 활용해 커피를 주문하고 컵 재활용을 위해 자동 반납하는 과정까지 직접 경험해봤다. 바리스브루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사용성이 가장 큰 장점이다. 버튼이나 안내가 복잡하지 않아서, 처음 이용하는 이들도 쉽게 주문하고 음료를 찾을 수 있었다. 가격과 메뉴 다양성도 개선됐다. 이전까지 로봇 카페가 메뉴가 너무 제한적이던 것과 달리 바리스브루 3.0은 8가지 정도로 메뉴를 다양화했다. 기본적인 아메리카노부터 바리스타 챔피언과 협업한 시그니처 메뉴 '후르츠 카페인'도 이곳에서 맛볼 수 있다. 음료 가격은 2천500원부터 최대 3천원을 넘지 않는 수준. 주변 카페와 비교해도 저렴하고 음료 완성도도 나쁘지 않았다. 사람이 만들었다고 해도 믿을 만큼 맛도 상당히 좋아졌다. 이런 영향으로 도입한지 불과 한 달 만에 주문량도 크게 늘었다. 점심시간에는 한 번에 여러 잔씩 주문이 몰렸지만, 로봇은 당황하지 않고 차례대로 음료를 만들었다. 음료가 완성되면 디스플레이로 된 픽업존 위에 올려두고 주문 번호를 안내한다. 컵 아래에 바로 주문자·음료 정보가 출력된다. 내 음료가 어떤 것인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신경 쓴 것이 체감됐다. 많이 빨라졌지만 주문 몰릴 땐 뻘뻘 주문이 폭발적으로 밀리는 점심시간에는 10~20분 정도 대기시간이 길어지기도 한다. 커피 2잔 주문 시 잔당 최소 38초 내로 제조할 만큼 속도가 빨라진 편이지만, 하나의 팔이 이동하면서 작업하는 형태라 물리적인 한계는 어쩔 수 없었다. 커피를 주문한 시민들은 “로봇이 부지런히 커피를 내리는 게 신기하다”, “저렴해서 또 이용하고 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대부분 소비자들이 긍정적인 반응이었지만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도 보였다. 한 시민은 “이용하러 와보니 점검 중인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회사 측 관계자는 “로봇 도입 초기에는 이용 중 간혹 문제가 발생하기도 해 관리자가 수시로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이 같은 문제 발상 빈도가 현저히 낮아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특이한 점은 재활용 컵을 이용한다는 점이다. 서울시청은 내부 규정상 일회용 플라스틱 컵 반입이 금지됐다. 때문에 주변 커피 전문점들도 다회용 플라스틱 컵을 제공하고 보증금을 받는 식으로 운영되는 상황이다. 바리스브루도 이 방식을 적용했다. 리유저블 컵에 음료를 제공하는 대신, 결제할 때 한 잔 당 1천 원의 보증금을 함께 지불해야 한다. 음료를 다 마신 후 무인 반납기에 컵을 돌려주면 입력한 계좌번호로 보증금을 돌려준다. 서울시청 외에도 사무실·쇼핑몰서 활약 중 바리스브루는 재고 보충 등 30분 이내 관리 작업만으로 24시간 무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새 버전 출시 이후 서울시청 로비 외에도 대기업 신사옥 등에 도입됐다. 사옥카페로 도입된 로봇에는 사원증 결제 기능을 처음 추가했다. 한편 엑스와이지는 식음료 로봇와 자율주행 로봇 등을 개발하는 서비스 로봇 기업이다. 식음료 자회사를 직접 운영하면서 로봇을 가장 먼저 현장에 적용해보고 개선할 점을 찾고 있다. 2019년 사람과 로봇이 협동하는 카페 '라운지엑스' 1호점을 오픈하고 에버랜드, IFC몰 등에 지점을 추가해왔다. 2022년부터는 무인화 로봇을 도입한 카페 '라운지엑스알'을 카카오 판교, 로컬스티치 등에 선보였다. 엑스와이지 측에 따르면 완전 무인 로봇카페 주문량은 늘어나는 추세다. 1개 매장 기준 하루 500잔 주문을 기록하기도 했다. 사람과 협업하는 협동 매장보다 많은 주문이 몰린 셈이다.

2024.06.16 09:28신영빈

걷는 게 최고의 약...웨어러블 로봇 입고 보행운동 해보니

“걷는 것이 최고의 약” -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약보다 음식이 낫고, 음식보다 걷기가 건강에 좋다” - 조선 최고의 명의 허준 걷기는 우리가 살아가는 기본 요소이면서도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신체 활동이다. 그러나 평소 스스로 걸음걸이를 점검할 기회는 드물다. 전문 지도사의 도움을 받아 자세를 교정할 수 있지만 객관화된 지표로 올바른 걸음걸이를 알기는 어려웠다. 최근 로봇을 활용해 자기 걸음을 분석하고 효과적인 보행 훈련을 돕는 운동 시설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인근에 문을 열었다. 웨어러블(착용형) 로봇 스타트업 위로보틱스가 지난 3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윔 보행운동 센터'가 바로 그곳이다. 이곳에서는 위로보틱스가 개발한 보행보조 웨어러블 로봇 '윔(WIM)'을 체험해보고, 이를 토대로 올바른 보행 운동법을 배워갈 수 있다. 자격을 갖춘 전문 트레이너가 참가자와 1대 1로 상담하고 로봇을 활용한 운동법을 알려준다. 웨어러블 로봇 윔은 전 연령이 건강하고 활력 있는 보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로봇이다. 1.6kg의 초경량 무게와 휴대가 용이한 컴팩트한 크기를 갖췄다. 평지 보행보조와 운동모드 외에도 오르막·내리막길 보조 기능이 추가된 일반 소비자용(B2C) 제품이 지난 4월 출시됐다. 체험 프로그램은 약 50분 동안 진행된다. 가격은 1회에 10만원. 첫 회 방문은 반값 할인이 적용된다. 개소한지 3개월이 채 안 됐지만 매일 예약이 찰 정도로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아졌다. ■ 걷기 자신 있던 기자도 "생각보다 쉽지 않네" 기자는 윔 보행운동 센터 1회 체험 프로그램을 직접 이용해보고 보행 습관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체험은 웨어러블 로봇 윔 일반 소비자용 제품으로 진행됐다. 상담과 준비운동(10분)을 시작으로 실내외 걷기(30분), 보강 운동(10분)이 차례로 이어졌다. 상담은 인바디와 건강 지표를 살펴보며 시작했다. 참가자 건강이나 복약 상태 등에 따라 운동 강도를 조절하기 위함이다. 이후 일반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착용형 로봇의 개념과 기능을 안내하고 본격적인 운동에 나섰다. 트레이너를 따라 간단하게 몸을 풀 수 있는 준비운동을 마치고 로봇을 착용하게 된다. 평소 걷기에는 자신이 있어 큰 걱정 없이 센터에 방문했지만 이게 웬걸. 윔을 착용하고 간단한 준비 운동을 시작하자 바로 숨이 가빠졌다. 윔의 '운동모드'를 켜면 걸음에 저항감을 줘 운동 효과가 배가된 탓이다. 실내 운동은 트레드밀 위에서 걷기 위주로 이뤄졌다. 무의식적인 걷기가 아니다. 전체적인 자세를 점검하고 한 발씩 내딛는 경험이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앞으로 걷다가 옆으로, 뒤로 걷고, 빠르게도 걷다 보니 금세 진땀이 났다. 이후 실외 운동은 센터 바로 앞에 위치한 올림픽공원에서 진행했다. 다행히도 구름이 살짝 낀 선선한 날이었다. 야외 평지보행부터 오르막·내리막길, 계단 운동을 다채롭게 경험할 수 있었다. 운동모드 강도를 높이고 계단을 오르면 상당한 운동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신제품에 새로 추가된 오르막·내리막 모드도 인상적이었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 확실히 무릎에 오는 부담이 적었다. 장시간 오르내리는 등산을 한다면 부상 위험이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 "강도 조절·피드백으로 걷기를 게임처럼" 로봇을 활용한 운동 프로그램을 체험해보니 몇 가지 장점이 있었다. 첫째, 개인별 신체 능력에 맞도록 운동 강도를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는 점이다. 고령의 사용자나 사고로 인해 근력이 저하된 이들부터 강도 높은 운동을 원하는 이들까지 누구나 효과를 볼 수 있다. 윔은 걸음에 보조력을 주는 보조모드와 그에 반하는 저항감을 주는 운동모드를 단계별로 지원한다. 두 가지 모드를 교차하면 짧은 시간에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고 체력을 단련할 수 있는 고강도 인터벌 운동이 가능하다. 둘째로 객관화된 결과를 통해 보행 습관을 점검할 수 있다. 윔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착용자의 근력과 균형, 자세 등 보행 지표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전용 앱에서 보행 보완점에 대한 진단을 듣고 맞춤형 운동 솔루션을 추천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걷기라는 활동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보행 난이도를 조절하고 움직임에 대한 실시간 피드백을 받다보면 게임처럼 특별한 일로 느껴진다. 이는 보행 운동을 생활화하도록 도움을 준다. 윔 보행운동 센터는 1회 체험 프로그램 외에도 8회로 구성된 레슨 프로그램과 챌린지 프로그램 등 구성을 마련했다. 워킹과 밸런스 운동, 사이클, 트레드밀 등 목적에 맞는 다양한 운동을 경험할 수 있다. 바깥 활동하기 좋은 요즘 특별한 운동을 위해 로봇을 입어보면 어떨까.

2024.06.10 14:03신영빈

"세상과 사람을 이해하는 로봇, 이제 AI에 달렸다"

레인보우, 주요 부품 내재화로 가격 경쟁력 갖춰 매출액 10배 이상 목표…다목적 플랫폼 행보 보여줘야 휴머노이드도 자율주행처럼 1~5단계 세분화 제안 차세대 휴머노이드 제품도 준비 중 로봇은 크게 보면 두 덩어리예요. 움직이는 기계와 이것을 제어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나눠 볼 수 있죠. 하드웨어는 많이 완성됐다고 봅니다. 운전이 어려운 거죠. 이 조작을 결국 AI가 해야 하는 겁니다. 앞으로 이 싸움이 매우 중요할 거라고 봐요.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시대는 어디쯤 와 있을까. 로봇은 모방이 아닌 창조의 영역에 다가설 수 있을까. 아니면 언제쯤 사람처럼 세계를 인지하고 스스로의 의지를 갖게 될까. 로봇공학자로 평생을 로봇연구에 바쳐온 오준호 카이스트(KAIST) 석좌교수는 기자의 쏟아지는 궁금증에 명확한 답변 대신 옅은 염화미소(拈華微笑)를 지었다. 그는 로봇이 사람과 공존하는 세상에 한발 더 다가서기 위해서는 앞으로 인공지능(AI)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로봇이 진화하고 자율성을 갖을수록 사람의 뇌처럼 이를 제어하고 생각하는 고성능의 소프트웨어가 점점 더 중요해진다는 얘기다. 오 교수는 지난 2004년 국내 최초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휴보' 개발을 주도한 로봇업계의 거장이다. 일본 혼다가 2000년 '아시모'를 공개하자 오 교수팀 주도로 3년 만에 이에 대적할 로봇 '휴보'를 선보였다. 이후 그와 제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2011년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설립하고 각종 로봇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오 교수는 '휴보의 아버지'이자 레인보우로봇틱스의 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로서 오늘도 제자들과 로봇연구에 심취해 있다. ■ "학내 스타트업서 시총 3조 회사로" 오 교수의 어릴 적 꿈은 과학자였다. 이후 기술에 대한 호기심을 안고 공과대학에 진학하면서 자연스레 자동제어를 연구하는 공학자가 됐다. 그러다가 사회적으로 자동화에 대한 요구가 점차 늘어났다. 그가 제어 이론을 연구해온 과정은 휴보를 만들 동력으로 작용했다. 그는 2004년부터 카이스트에서 신기술창업지원단장을 지내면서 학내 기술을 토대로 한 창업 연계 활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2011년경 해외의 여러 공과대학에서 휴머노이드를 연구 목적으로 구입하겠다는 문의를 받으면서 제자들과 본격 창업에 나섰다. 당시 로봇 한 대에 40만 달러(약 5억4천만원)의 가격을 제시하자 두세 달 만에 8대의 주문이 들어왔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이후 휴머노이드와 천문 마운트 장비를 토대로 매출을 냈다. 2017년부터 국내 벤처캐피탈(VC)과 투자 논의를 시작했고, 2021년에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그러다가 2022년 말 삼성전자가 지분투자를 시작하면서 주가도 폭등했다. 31일 기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시가총액은 3조원을 웃돈다. 오 교수는 삼성전자 투자 유치와 관련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하드웨어 역량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로봇이 가정에서 가사를 도와줄 목적으로 쓰일 수도 있을 것이고, 공장에서 일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기술 내재화 중요…새 휴머노이드 로봇 준비"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휴머노이드 외에도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사족보행 로봇과 다관절 협동로봇을 개발하는 등 제품군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율주행로봇(AMR)과 서빙로봇을, 올해는 바퀴로 움직이는 이동형 양팔로봇을 선보였다. 오 교수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강점으로 특히 '기술 내재화'를 꼽았다. 매니퓰레이터(로봇 팔)와 모빌리티 전 영역에서 성능을 극대화한 것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을 갖췄고, 새로운 플랫폼도 금세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과 수준 높은 한국형 서비스에 중국산 수준의 가격을 갖춘 로봇을 선보이자는 'WKC'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오 교수는 "이 세 가지를 모두 잡아야 한국 로봇산업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협동로봇을 중심으로 AMR 시장에도 새롭게 진출해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는 게 우선"이라며 "매출이 지금보다 10배 이상은 되는 것이 1차 목표이고 이후에 더 과감한 행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새로운 휴머노이드 제품도 준비한다. 오 교수는 "올해부터 전기 이족보행 로봇에 다시 박차를 가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빠르면 연내나 내년 초까지는 시제품 정도는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로봇은 에이전트, 운전은 AI가 해야"...물리적 세상에 접목 여부 고민 오 교수는 요즘 로봇과 AI를 연결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로봇 하드웨어 자체만으로는 상당히 완성도 높은 수준을 구현했지만 이를 조작하기 위해서는 고성능의 소프트웨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컴퓨터 연산 속도도 느리고 메모리도 작아서 로봇에 움직임을 부여하는 일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는 "로봇은 뭐든지 할 수 있는 준비가 됐지만 그 자체만으로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움직임을 불어넣는 일은 사람의 조작이나 프로그래밍이 개입돼야 하는데 앞으로 인공지능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것을 구체적인 물리적 세상에 어떻게 접목시킬지 또 얼마나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을지가 현실적으로 남은 문제"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이렇다. 로봇이 물병을 잡고 컵에 물을 따르는 행위를 한다고 가정해보자. 이 행위를 구현하는 것 자체는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만 로봇이 도중에 물통을 떨어뜨리지는 않았는지, 물을 흘리지는 않는지 등 과정을 이해하고 실시간으로 판단하는 것은 비교적 난해하다. 오 교수는 '멀티모달 모델'이 로봇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으로 내다봤다. 언어뿐만 아니라 보고 듣는 다양한 데이터를 고려해 관계성을 학습한다면 사람처럼 세상을 이해하는 로봇이 머지않아 등장할 수 있다고 그는 기대했다. 그는 "로봇을 잘 만드는 사람과 여기에 어떤 아이디어를 넣어서 잘 움직이게 만드는 사람, 이렇게 두 가지 시장으로 이원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 "휴머노이드 기술도 단계별로 분류해야" 휴머노이드 시대는 언제쯤 올지에 대한 질문에 오 교수는 자율주행 기술에 빗댄 설명을 내놨다. 자율주행차가 레벨 1부터 5까지 분류된 것처럼 인간형 로봇 기술도 단계별로 나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오 교수는 "인간형 로봇도 자율주행 단계로 봤을 때 레벨 1~2 정도까진 와 있는 것 같다"며 "아직 작업자를 대체할 만큼 많은 일을 할 수는 없지만, 지금 단계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많고 점차 범위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모든 건 자신과의 싸움…감동 주는 기술이면 세상의 자양분 될 것" 오 교수는 평소 후배 로봇 연구원들에게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또 "동료야말로 가장 가까운 고객"이라고 여겼다. 가까이 있는 동료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기술이라면 시장에서 기꺼이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요리사는 고객이 맛있게 먹는 걸 보는 것이, 글 쓰는 사람은 독자를 즐겁게 하는 것이 보람이듯, 엔지니어도 다른 사람들을 더 놀라게 해주고 싶은 생각이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한다"며 "항상 그런 생각을 한다면 결코 (어떤 일이든)소홀히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이 모든 건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며 "꼭 어디 쓰일지 수요 측면에서 생각하지 않더라도 내가 흥미가 있고 정말 추구하고 싶은 것을 하다보면 언젠가 세상의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준호 교수 프로필- 1954년, 출생- 1977년, 연세대학교 기계공학 학사- 1979년, 연세대학교 대학원 기계공학 석사- 1985년,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대학원 기계공학 박사- 1979~1981년, 한국원자력연구소 연구원- 1997~1998년, 미국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 방문교수, 카이스트 공과대학 기계공학과 교수, 카이스트 생산공학과 교수- 2004년, 국내 최초 휴머노이드 '휴보' 개발- 2004~2005년, 카이스트 신기술창업지원단 단장- 2007년, 대덕연구개발특구 홍보대사- 2010년, 카이스트 공과대학 기계공학과 특훈교수- 2011년, 레인보우 설립(현 레인보우로보틱스)- 2013년, 카이스트 대외부총장, 카이스트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 소장

2024.05.31 16:00신영빈

"아우보와 협동로봇 생산 협력…내년 1천대 수출"

올해 대구에 협동로봇 생산기지가 새로 생긴다. 대구 최초 협동로봇 전문기업인 영현로보틱스는 중국 아우보와 협력해 협동로봇 자동 조립 시설을 마련한다. 연내 가동을 시작해 내년에는 1천 대 이상의 로봇을 발주할 계획도 세웠다. 이욱진 영현로보틱스 대표는 2011년 회사를 설립한 이후 자동화 기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5월 로봇 자동화 사업부를 만들고 본격 사업 전개에 나섰다. 이 대표는 중국에서 법인을 운영하며 쌓아온 인적 교류를 바탕으로 아우보와 손을 잡게 됐다. 아우보는 중국 협동로봇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약 24%)을 차지하는 업체다. 중국 내 경쟁력과 상반되게 해외 시장에서는 고전하는 중이다. 한국에서는 이전까지 국내에서 로봇 공급업체 로아스와 함께 영업 활동을 이어왔으나 실적이 저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아우보의 핵심 기술을 국내로 들여와 제품을 생산하기로 결심했다. 특히 모터와 감속기 등 부품을 자동 조립할 수 있는 공정 무인화 기술이 관건이었다. 조립 공정의 약 80%를 자동화할 수 있는 생산 라인을 전수받게 됐다. 올해 연말까지 라인 구축을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연내 라인을 가동해 내년에 일본과 동남아, 미국 등 해외에 1천여 대, 국내 250대 납품 계획을 갖고 준비하고 있다”며 “아우보 로봇을 만드는 게 아닌 기술 이전으로 영현로보틱스 자체 브랜드로 생산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까지 테스트 기간이라고 보고 성능을 계속 검증해보려고 돌려보고 검사해보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조립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점을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영현로보틱스는 대구 스마트로봇 혁신지구(옛 침산공업지역)에서 자체 브랜드로 로봇을 만들게 된다. 한국산 브랜드로 경쟁력을 갖추고 단가를 맞춰 국내외에 로봇을 보급할 방침이다. 해외 아우보 직영대리점에 영현로보틱스 브랜드로 납품 계약을 맺은 상태다. 사후 관리(AS)나 로봇 티칭도 직접 담당한다. 제품군은 가반하중(로봇이 들어 올릴 수 있는 최대 무게) 3~35kg급 협동로봇을 생산할 예정이다. 특히 수중 20m에서도 가동할 수 있는 IP68 등급 방수 로봇을 주력으로 내세운다. 서비스 영역에 특화된 저렴한 협동로봇을 공급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조리와 같은 분야에 너무 스펙이 높은 로봇이 도입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정밀도가 조금 낮더라도 가격을 1천만 원 정도로 낮춘 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감속기를 쓰는지에 따라서 가격이 많이 달라진다”며 “비메이크 하모닉 제품을 쓰면 전체적으로 한 30~40% 더 저렴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4.05.19 08:54신영빈

'삼성픽' 국산 서빙로봇, AI·팔 달고 달린다

양산 물량을 늘리면 그만큼 단가가 낮아지겠죠. 저희 접근 방식은 좀 달라요. 비교적 저렴한 센서를 쓰고 그 노이즈를 해결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기술에 집중했어요. 재고 리스크를 줄이면서 저렴한 로봇을 공급할 수 있는 비결이죠. 곽인범 폴라리스쓰리디 대표는 서빙로봇 '이리온'의 경쟁력으로 저렴하지만 최적의 성능을 강조했다. 이리온은 폴라리스쓰리디가 지난 2022년 국내 순수 기술로 선보인 서빙로봇이다. 최고의 부품이 아닌 최고의 성능에 집중하자는 방향성에 부합하게 저렴한 가격 대비 최적의 성능을 내도록 설계됐다. 이리온은 지난해 11월 삼성전자 공장에 납품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삼성전자 구미 스마트시티 2캠퍼스 제조라인에 도입돼 작업자 대신 왕복 수백미터 거리를 주행하는 중이라고 곽 대표는 설명했다. ■ "드론에서 자율주행 SW·로봇으로 피봇" 곽 대표가 처음부터 서빙로봇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시작한 건 아니었다. 그는 2018년 폴라리스쓰리디를 처음 설립할 당시 드론 사업에 관심을 가졌다. 포항공대에서 석사 과정 중 컴퓨터 비전을 연구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율비행 기술을 개발하고자 했다. 이 사업이 쉽사리 잘 풀리지 않자 이때 연구한 자율주행 솔루션 '케플러'를 전면에 내세웠다. 케플러는 폴라리스쓰리디의 핵심 기술이다. 2021년에는 이를 활용해 삼성중공업과 자율주행 지게차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곽 대표는 “오픈 소스를 활용하지 않고 처음부터 소프트웨어를 다 만들었다”며 “약 3년 동안은 POC를 하면서 지냈다”고 회상했다. 그런데 문제는 또 있었다. 곽 대표는 좋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해도 제값을 받기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케플러를 잘 쓸 수 있는 시장을 먼저 찾아 기술을 보여주고 그 다음 스텝을 바라보자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그렇게 국산 서빙로봇 '이리온'이 탄생했다. ■ "자율주행 기술력·가격 정공법" 서빙로봇 시장은 개화 단계면서 동시에 포화 상태였다. 국내외 업체들이 지금까지도 가격 경쟁을 벌이면서 물량을 쏟아내는 상황이다. 곽 대표는 소프트웨어 제어 기술력을 무기로 삼고 비교적 저렴한 부품으로 최적의 설계를 구현했다. 가격은 이리온 단품 기준 900만원으로 책정했다. 보통 1천만~2천만 원에 달하는 경쟁사 제품 대비 저렴해 업계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폴라리스쓰리디는 지난 2022년 7월 이리온 시양산품 20대를 출고한 뒤, 12월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했다. 최근까지 누적 약 150대를 보급했다. 올해는 300여대를 추가 보급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서빙로봇 '이리온2'를 출시했다. 이리온2는 전방향 복합 8축 서스펜션을 탑재해 기존 모델보다 한층 향상된 성능을 낸다. 로봇은 초속 1.2m 속도로 주행하며 60cm의 좁은 폭에서도 운영할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진동제어 서스펜션을 적용해 그릇 흔들림과 진동을 줄였다. 디스플레이도 10.1인치로 키웠다. 곽 대표는 “이리온2는 서빙로봇 중에는 드물게 AI 칩셋을 온디바이스로 넣어 비전 기반으로 피드백 제어가 가능하다”며 “다음에는 저렴하고 안전한 팔을 달아서 접시를 옮길 수 있는 제품까지도 만들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 "中 경쟁 만만찮아…서비스 경쟁력 키워야" 폴라리스쓰리디는 추가 연구·개발을 위해 약 150억원 규모 시리즈B 라운드 투자를 받받을 예정이다. 투자는 마무리 단계로 클로징을 앞두고 있다. 이전까지 누적 투자 금액은 약 63억원이다. 곽 대표는 “올해 약 40억원의 매출을 내고, 오는 2027년 상반기에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보고 있다”며 “노동력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로봇 성장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드론 산업에서 봤듯이 중국과 제조 경쟁력으로 직접 경쟁하면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에는 자동화 시스템도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매서운 만큼 서비스 측면에서 힘을 길러야 한다”고 전했다. 곽인범 폴라리스쓰리디 대표 프로필- 2008~2011년, 포항공과대학교 컴퓨터공학과 학사- 2012~2013년, 포항공과대학교 컴퓨터비전 연구실 석사- 2014~2015년, ITX시큐리티 연구원- 2016년, 포항공과대학교 미래IT융합연구원- 2017년~현재, 포항공과대학교 COCEL 연구실 박사과정(휴학)- 2018년~현재, 폴라리스쓰리디 대표

2024.05.15 08:24신영빈

"로봇이 초벌한 삼겹살 '겉바속촉' 해요"

고깃집 풍경이 바뀌고 있다. 생고기를 손님이 직접 구워먹는 풍경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겉이 노릇하게 초벌구이를 마친 고기를 주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피크타임때 몰려드는 구이 주문을 일일이 사람이 굽는 건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삼겹살 체인점 하남돼지집은 이렇게 고기를 초벌해주는 대표적인 음식점 중 하나다. 하남돼지집은 최근 일부 매장에 푸드테크 스타트업 비욘드허니컴의 초벌구이 솔루션 '그릴X' 도입을 준비 중이다. 비욘드허니컴은 삼성리서치에서 인공지능(AI) 가전을 연구하던 정현기 대표가 몇몇 동료들과 함께 2020년 설립한 회사다. 약 3년 만에 기기를 개발하고 고깃집과 호텔 다이닝 등에 설비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기자는 로봇이 구운 고기를 직접 맛보고 정 대표에게 사업 성과와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음식 맛 숫자로 분석…AI로 균일하게 조리" 그릴X는 그릴을 위 아래로 움직일 수 있는 관절과 이를 뒤집을 수 있는 1개 회전축, 상단부 센서와 조작부로 구성됐다. 기존 음식점 불판에 설비를 손쉽게 추가할 수 있도록 설계돼 도입 과정이 간단하다. 간택기에 결착하면 로봇 차지 면적은 불과 200mm 수준이다. 로봇 2대를 1개 세트로 꾸려 총 너비도 900mm에 그친다. 무게도 30kg으로 경량화했다. 그릴을 움직이거나 뒤집는 장치가 그리 새롭지는 않다. 그럼에도 고깃집에 자동화가 늦게 찾아온 이유는 구이라는 조리 방식이 외부 변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식재료의 온도나 보관 상태, 불판 예열 상태와 표면 수분, 조리공간 온도와 습도 등 다양한 요인으로 균일한 맛을 내기 어려웠다. 그릴X는 실시간으로 음식 맛 상태를 숫자로 변환하는 AI 기술이 적용됐다. 분자 카메라 센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조리 중인 음식을 감지해 맛을 수치로 나타내고, 목표로 설정된 맛을 내기 위해 자동 조리가 가능하다. 센서가 조리 도중 맛을 보며(?) 조리하기 때문에 고기 종류나 부위와 상관없이 균일한 맛을 낼 수 있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그릴X가 수치화하는 데이터는 어떤 모습일까. 각 항목별 점수처럼 음식 맛이 설명된다. 마이야르, 탄맛, 육즙 손실, 지방과 콜라겐 상태 등 데이터를 수치화해 인식한다. 이를 위해 1만 5천회에 달하는 조리 테스트와 50만 개 이상 AI 데이터를 확보했다. 정현기 대표는 “일반적인 형태의 그릴 자동 조리 솔루션을 개발했다”며 “양념이 있어도 되고 생선이나 치킨, 소고기 스테이크 등 여러 식재료를 알맞게 뒤집으며 구울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 "국내 B2B 시장 확대 순항" 비욘드허니컴 그릴X는 먼저 기업간 거래(B2B)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로봇 1대당 월 구독료를 80만원 수준으로 낮춰 신규 도입 부담을 줄였다. 셰프보다 약 30% 빠르게 조리할 수 있는 생산성도 갖췄다. 로봇 한 대가 시간당 80인분의 요리를 만든다. 그릴X는 현재 고깃집과 스테이크하우스, 호텔 다이닝, 기업 급식 서비스 등 다방면으로 도입되고 있다. 특히 삼겹살 초벌, 곱창 구이, 스테이크까지 다양한 메뉴 외식업장에 적용할 수 있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대표적으로 하남돼지집과 AI 셰프 솔루션을 공동 연구·개발하며 국내 매장에 확산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사는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로봇 공급망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일반음식점의 경우 분당 도아들, 서울대입구 정숙성과 특이점 삼겹살연구소, 성수 소인수서울 등에 보급했다. 고급 레스토랑에서도 로봇을 찾았다. 강남 안다즈 호텔에서 스테이크를 굽고, 라그릴리아 양재점도 도입을 준비 중이다. 기업 급식 분야에서는 네오위즈와 포스코, 네이버 구내식당에 솔루션을 적용한 이력이 있다. 정 대표는 “우수한 파트너들과 함께 AI 그릴 셰프 활용성 검증을 마쳤다”며 “특히 기업 급식 서비스 분야에서 그릴 서비스를 도입한 후 매출이 250% 성장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 "미국 그릴 자동화 넘어 가정용 솔루션도 목표" 비욘드허니컴은 현재 로봇 30여대 보급을 마쳤고, 오는 3분기까지 국내에서 100대까지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이어 4분기에 시리즈B 라운드 투자를 유치하고, 2026년까지 미국 시장에 진출해 500여대를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정 대표는 “결국 구이라는 음식도 세계에서 미국이 큰 시장이기 때문에 해외 진출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올해는 미국 진출을 위한 한 해라고 보시면 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가정용 그릴 솔루션도 개발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만 로봇 크기를 보다 작게 줄여야 하고, 상업용보다 재료가 더욱 다양하기 때문에 더 많은 빅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점이 과제로 남았다. 정 대표는 “상업용으로 먼저 런칭을 해서 데이터를 더 확보하고 궁극적으로는 더욱 일반적인 형태의 AI를 만들어서 일반 소비자용 제품을 만들고자 한다”고 포부를 전했다.

2024.05.13 13:46신영빈

"실외 이동로봇 주문 늘어…서비스 인프라 고민해야"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 기업 뉴빌리티가 실외 이동로봇 규제 해소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 1월 국내 첫 실외 이동로봇 운행안전 인증을 획득한 이후 국내외에서 로봇을 빠르게 보급하는 중이다. 지난 3월부터 로봇 주문이 많이 늘었어요. 올해 다양한 도심지 서비스 업체들과 실질적인 매출을 만들어나갈 계획이에요. 장기적으로는 로봇을 많이 팔아서 양질의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해야죠.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는 올해 실외 이동로봇 '뉴비' 도입 사례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연내 200대 운영이 거의 확실시되며 많으면 400대도 가능할 것”이라며 “올해 매출은 보수적으로 40~60억원, 수주액도 80억원 이상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뉴비는 현재까지 서울, 인천,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마이애미를 포함한 국내외 17개 지역에서 약 70대가 운영되고 있다. ■ "지난 실증 토대로 올해 매출 실현 본격화" 뉴빌리티는 작년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인근과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에서 배달로봇 실증(PoC)을 진행한 바 있다. 보안업계와 순찰로봇 솔루션을 개발해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에 투입하기도 했다. 지난 1월 CES 2024에서 자율주행 순찰로봇을 선보인 뒤 관련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보안 서비스 기업과 순찰로봇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또 오는 3분기부터는 국내 건물종합관리 기업과 함께 공동주택 현장에 로봇을 보급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미국 사우스 플로리다 시큐리티(SFS) 그룹은 거의 서울 면적에 달하는 공간에서 순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3개월 실증 작업을 조기에 마치고 공식 계약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협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아파트 단지 내 배송 서비스를 위해 논의하고 있다”며 “라스트 마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고도화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 “이미 아는 것은 경쟁력 아니야" 뉴빌리티는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선두주자다. 국내에선 유일하게 라이다를 사용하지 않는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을 구현했다. 멀티카메라 기반 동시적 위치추정 및 지도작성(V-SLAM) 맵핑과 센서 퓨전, 인공지능(AI) 기반 객체 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빌딩 숲 사이에서도 정확한 위치를 추청하고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 핵심 기술력으로 꼽힌다. 다만 이 대표는 이런 기술적인 자랑을 늘어놓는 일은 유쾌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기술은 당연히 확보해야 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얼마나 많은 로봇을 보급하고 서비스와 인프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고객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효용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며 “로봇을 설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나 도입했을 때 어느 수준의 작업까지 자동화할 수 있는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이런 생각은 국내 로봇 생태계가 잘 구축돼야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고민에서 비롯했다. 특히 제조와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 업체들이 상당한 우위에 있기 때문에 이를 직시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 대표는 “앞으로 3년 내에 우리가 모르는 중국 회사들이 엄청나게 큰 경쟁사로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며 “기술이나 단가로 경쟁하기보다 서비스 관점에서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고 말했다. ■ "고객 목소리 살피고 산업 비전 가져야" 뉴빌리티는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객 목소리에 특히 집중하고 있다. 로봇이 물에도 들어갈 수 있게 해 달라거나 바퀴에 캐터필러를 적용해 달라, 동화책을 읽게 해 달라는 등 현장의 다양한 요구를 세세히 듣고 검토하는 모습이었다. 이 대표는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봐야한다”며 “지금은 다건 배달이 가능한 로봇, 실내외에서 통합 운영할 수 있는 로봇, 적재품을 자동으로 하역시키는 솔루션을 구현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로봇 기업은 미래와 비전을 갖고 일해야 하는 조직”이라며 “당장의 현실적인 제약만 얘기하기보다 그 미래를 어떻게 열어야 하는지 비전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뉴빌리티는 올해 시리즈B 라운드 투자에 돌입한다. 뉴빌리티는 지난 2022년부터 약 1년에 걸쳐 30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한 바 있다.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 프로필- 2016~2017년, 한국항공대학교 위성시스템연구실 연구원- 2016~2020년, 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 이학사- 2018~2020년, 연세대학교 우주비행제어연구실 개발팀장- 2017년~현재, 뉴빌리티 대표- 2020년~현재, 연세대학교 우주비행제어공학 학석사 통합과정- 2023년~현재, LG전자 자문위원(CEO자문, 로봇사업)

2024.05.12 08:56신영빈

"사람과 로봇의 안전한 공존, '촉각 센서'가 책임집니다"

로봇은 보편적으로 정해진 위치를 기억하고 움직이는 원리로 작동한다. 물체를 접촉했다거나 잡았다는 감각은 느끼지 않는다. 사람이 없는 공장에서는 이런 방식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로봇이 우리 일상에 가까이 다가오면서 사람과의 안전 문제가 조명받기 시작했다. 그렇게 등장한 대안이 센서다. 레이더를 활용해 작업자가 다가오면 로봇을 정지시키거나, 로봇에 어떤 물체가 접촉했을 때 정교하게 힘을 측정하는 기술이 대표적인 사례다. 여기서 후자에 쓰는 힘 센서는 가격이 천만 원대에 이를 정도로 상당히 비싼 편이었다. 이런 힘 측정 센서를 기존과 동등한 성능을 내면서 저렴한 가격에 내 놓은 국내 업체가 있다. 에이딘로보틱스는 성균관대학교 로보틱스 기계공학부 내 로보틱스 이노베토리 연구실에서 출발해 2019년 설립된 회사다. 1995년부터 연구해온 필드센싱 기술을 바탕으로 각종 센서 제품을 개발했다. 이윤행 에이딘로보틱스 대표는 “저희 연구실이 보유한 혁신적인 센싱·제어 기술이 로봇 산업에 잘 보급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해서 창업을 주도했다”며 “기존 천만 원대에 달했던 센서 가격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센서 가격 대폭 낮춘 비결은?...물리적 상호작용 지능 이 대표는 에이딘로보틱스의 핵심 가치로 '물리적 상호작용 지능'을 꼽았다. 로봇이 사람과 안전하게 공존하기 위해서는 물리적으로 서로 부딪치거나 만지거나 물체를 잡는 등 작업이 가능해야 하는데, 이런 지능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에이딘로보틱스는 6축의 힘을 한 번에 측정할 수 있다는 기술을 보유했다. 또 다른 주요 센서 업체들이 저항을 측정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과 달리, 정전 용량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제품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었다. 덕분에 구조는 전극 2개만 갖추면 될 정도로 단순해졌다. 별도 증폭기도 필요 없어 더 작은 크기로 제품을 경량화할 수도 있게 됐다. 기존 정전 용량 방식의 단점이던 노이즈 취약은 차폐를 보강해 해결했고, '프린지 이펙트'를 활용해 정밀도를 높였다. 이 대표는 “센서가 이전까지 무척 비싼 제품이었지만 앞으로 늘어나는 로봇 역할에 맞도록 염가화를 하고 있다”며 “나중에는 대다수 로봇에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범용적인 부품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존 산업용 로봇에 들어간 센서의 교체 수요와 협동로봇이라는 신규 수요 모두를 대상으로 영업을 펼치고 있다”며 “국내 협동로봇 업체 다수와 센서를 활용해 시험을 진행하거나 펌웨어 업데이트도 진행하면서 고정적인 도입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 "고객사 빠르게 늘어…연 1만개 캐파 확보" 에이딘로보틱스는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매년 고객사를 확대해오면서 지난 한 해 85개 기관에 제품을 공급했다. 로봇을 만드는 업체나 연구소 등 다양한 곳에서 센서를 구매해 갔다. 작년 연매출 규모는 약 13억원. 올해는 고정적 수주를 확보하기 위해 로봇 업계와 긴밀히 협력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올해는 약 20~25억원 정도 매출을 목표로 두고 있다”며 “연내 센서를 고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업 간 거래(B2B)도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해외 제조사들과도 지속 논의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에이딘로보틱스는 연간 1만개의 센서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여기에 추가 증설도 검토 중이다. 갑자기 많은 주문이 몰리는 상황을 대비하기 위함이다. 누적 투자 금액은 약 50억원. 올해 약 100억원 정도의 시리즈B 라운드 투자를 더 받을 계획이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 "센서 다음은 솔루션과 모빌리티" 에이딘로보틱스는 센서 기술을 주축으로 삼고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제안하는 연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특히 힘토크 센서를 적용한 스마트 그리퍼 솔루션이나, 4족 보행 로봇과 같은 모빌리티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에이딘로보틱스가 지난 3월 '2024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SFAW 2024)'에서 처음 선보인 스마트 그리퍼 '서스그립(SusGrip)-FT'는 최대 128mm 평행 그리핑 성능을 바탕으로 힘센서를 장착했다. 로봇이 다양한 산업군 제조 현장에서 물체를 감지하는 등 기능을 제공한다. 물류 현장에서 쓸 수 있는 피킹 솔루션도 보유했다. 자체 개발 스마트 그리퍼와 인공지능(AI) 알고리즘 비전을 결합해 다양한 물체를 파지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국내 물류 업계와 현장에 제품을 적용하며 성능을 고도화하는 작업을 거치고 있다. 이 대표는 “로봇이 점점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성능도 고도화되면서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며 “자동차에 점점 센서가 추가되는 것처럼 로봇도 그런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로봇이 인간과 안전하게 공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며 “힘토크 센서가 위치형 엔코더만큼 저렴한 부품으로써 대다수 로봇에 들어갈 수 있게 하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2024.05.06 09:11신영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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