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차린 밥상에 숟가락만 얹어"…상인들 디지털 전환 효과 '톡톡'
“참여는 새로운 연결을 만들고, 곧 우리를 변화시킨다. 이 변화가 전통시장과 함께하길 바란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 “카카오가 차려준 밥상에 숟가락만 얹어, 디지털 전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우리동네 전통시장'이 마중물 사업으로 그치지 않고, 더욱 상인들과 활발히 교류하는 고도화된 프로젝트로 진일보하길 바란다.” (청량리 종합시장 광성유통 이상렬 사장) 지난 21일 오후 서울 동대문 청량리 종합시장에서 특별한 시상식이 개최됐다. 카카오 기업재단 카카오임팩트가 지난해 착수한 '우리동네 단골시장' 프로젝트 올해 우수 점포를 선정해 격려하는 자리였다. 우리동네 단골시장은 전통시장 상인들이 카카오톡(카톡) 채널로 단골손님을 만들고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점포·시장 대표 톡채널 지원 두 가지로 운영된다. 점포 톡채널은 전통시장 상인들을, 시장 대표 톡채널은 상인회를 대상으로 각각 진행된다. 카카오에서 상인들의 디지털 전환을 돕고, 관련 교육을 제공하는 형태다. 톡채널 운영부터 단골 관리까지…1대1 맞춤형 교육 우리동네 단골시장 프로젝트를 통해 상인들은 오프라인이 주를 이루는 전통시장 체계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디지털 튜터 5명에게 배운다. 튜터들은 6주간 시장에 상주해 환경에 걸맞은 톡채널 운영 방안을 알려주는데, 이때 상인들은 시장 시설·행사 정보 등을 알리는 방법과 홍보물 제작 노하우 등을 하나하나 습득하게 된다. 홈 구성, 가게 특징을 담은 환영 인사(웰컴 메시지)를 보내는 방법, 동영상을 이용한 온라인 전단지 발행, 채팅을 활용해 단골에게 쿠폰을 지급하는 방법 등 카카오가 A부터 Z까지 1대1 맞춤형 교육을 책임진다. 채널 메시지(상인 30만원, 상인회 300만원)나 카톡 비즈보드 광고 비용 등도 카카오에서 부담한다. 상인들의 '디지털 전환 선생님'인 튜터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 MKYU 소속으로, 전문 자격증을 취득한 뒤 일정 절차를 거쳐 시장에 파견된다. 주말 외 매일 시장으로 출근해 오전·오후반으로 나눠 하루 5시간씩 교육하는데, 도소매를 같이하는 상인들의 경우 새벽이나 오후 늦게 출근하는 까닭에 강의 시간 유동적이다. 상인들은 대표 상품과 주요 고객층 연령대, 가게 장단점을 파악해 운영 계획서를 만들고, 이어 가게에 최적화한 온라인 시장을 만드는 상세한 방법들을 배운다. 주차별 교육 내용 복습과 보완점을 수시로 점검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처음에는 문전박대도 많이 당했다. MKYU 한은영 사업팀장은 "바쁜데 나중에 (교육하러) 오면 좋겠다는 상인들이 많았다"며 "시간이 흘러 우리를 가족처럼 대해주며 일상을 공유하고, 원하는 교육 방향을 이것저것 질문하는 등 점차 상인들과 상생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청량리 종합시장, 올해 '디지털 전환' 가장 활발 카카오와 MKYU 포함,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진흥공단이 우리동네 단골시장 프로젝트에 함께했다. 올해 프로젝트에는 100개 시장 상인회와 상인 901명이 참여해 톡채널 설치, 운영 등 교육을 받았다. 총 1천1개 카톡 채널이 개설됐고, 21만4천181명의 카톡 채널 친구를 확보했다. 카카오는 톡채널 친구·메시지·게시물 작성 수치를 기준으로 총 27개 시장 상인회 11곳과 상인 62명을 선정해, 대상·금상·은상·동상·특별상을 시상했다. 이 중 66개 점포가 참여한 청량리 종합시장이 올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청량리 종합시장은 톡채널 친구수 1천303명, 포스트수 253개, 메시지수 37개를 기록해 올 한 해 동안 디지털 전환이 가장 활발한 시장으로 꼽혔다. 이번 시상식에서 금·은·동상을 받은 수상자들은 공통으로 간편한 카톡 플랫폼, 웰컴메시지와 카카오맵 연동 등 유용한 기능, 비즈보드 광고 지원 등을 우리동네 단골시장 특장점으로 꼽았다. 금상을 수상한 보령상회 이은영 사장은 프로젝트로 톡채널 친구수만 700명을 확보했다. 은상, 동상을 받은 광성유통 이상렬 사장과 경동상회 함승철 사장도 350명을 웃돈 친구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가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다…고연령층 적극 활용했으면” 이은영 사장은 “여름 휴가철에도 튜터들이 매일 방문해 기본적인 글쓰기와 이모티콘 활용, 사진 잘 찍는 노하우부터 편집 방법까지 일러줬다”며 “카카오가 정해준 틀에 맞춰 톡채널을 써보니, 상품 문의와 주문량이 꾸준히 늘어났다”고 말했다. 또 “추석 무렵 신상품으로 햇밤을 출시할 때, 카카오 모먼트 광고를 통해 효과를 보기도 했다”면서“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온라인 시장을 꾸려 온오프라인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상렬 사장은 전국 모든 상인, 특히 7080대 연령층이 우리동네 단골시장 프로젝트 혜택을 누리길 바란다고. 이상렬 사장은 “온라인 시장에선 더우나 추우나 마음껏 가게를 운영할 수 있어, 고연령층이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한다”며 “튜터로부터 교육을 이수한 젊은 사장들이 어르신들을 돕는 사업으로 확장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이 사장은 “웰컴메시지와 친구 추가 시 쿠폰 지급 이벤트 등 톡채널 여러 기능을 기반으로 매출 증대를 경험했다”면서 “단순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으로도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물 수 있도록 도와준 카카오에 감사하며, 전국 상인들이 (우리동네 단골시장 프로젝트를) 접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함승철 사장은 “카카오가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다”며 “온라인에 올린 게시물로 우리 제품을 확인한 뒤 매장을 방문하거나, 전화 상담 후 주문하는 고객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함 사장은 “이 프로젝트를 발판 삼아 상인 모두 성과를 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상인들은 우리동네 단골시장에서 습득한 온라인 지식을 바탕으로, 라이브 커머스 방송과 연계한 제품 구매 등 시장을 알리기 위한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카카오에서도 비즈니스 도구를 통해 지역 대학과 전통시장 간 협력 모델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그간 한정된 기간에만 참여 접수를 받아 우리동네 단골시장 상인들을 모집했다면, 내년에는 상시 신청제를 도입해 모집 접근성을 넓혀 더 많은 시장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한다. 육심나 카카오 ESG사업실장은 "상인들이 온라인에서도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만들도록 계속 힘쓸 것"이라며 "전통시장 디지털 전환을 위한 우리 활동은 내년에도 꾸준히 이어질 것이다. 교육 자료 개편 등을 통해 양적, 질적 모두 성장한 프로그램을 선보여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