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사정찰위성, 13시간마다 한반도 지나며 촬영한다
북한이 21일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는 13시간 주기로 한반도를 지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주상황인식 스타트업 스페이스맵은 미국 우주군의 우주물체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만리경-1호의 이동을 분석, 23일부터 26일까지의 움직임을 예측했다. 만리경-1호는 현재 고도 493-512㎞ 궤도를 돌고 있을 것으로 스페이스맵은 추정했다. 미국 우주군은 만리경-1호에 'malligyong-1/58400'이라는 명칭도 부여했다. 김덕수 스페이스맵 대표는 23일 "만리경-1호는 13시간마다 한반도를 지나며, 오전 10시 19분과 밤 11시 6분 경 서울·대전 등 국내 여러 지역을 탐지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촬영 가능한 지역은 한반도의 서쪽에 치우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만리경-1호의 카메라가 우리나라 다목적실용위성 광학카메라와 동일하고, 촬영가능 시야각이 90도라는 가정에 근거한 예측이다. 현재까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예측이며, 향후 항로 변경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스페이스맵은 고장난 위성이나 발사체 잔해 등 우주쓰레기가 우주 비행체에 충돌하는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한 우주상황인식(SSA) 기술 기업이다. 이동 궤적을 미리 예측하고,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최적의 경로를 예측해 제공한다. 김덕수 한양대 기계공학과 교수가 보로노이 다이어그램에 기반한 예측 기술을 바탕으로 미국 NASA와 협력하다 창업으로 이어졌다. 스페이스맵은 만리경-1호의 한반도 접근 여부를 예측하고 경로를 분석하는 사이트를 24일 개설한다. 만리경이 지나는 지상 궤적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한반도를 지나는 시간대를 예측한다. 또 한반도에서 만리경-1호가 촬영할 수 있는 지역을 예측하고, 만리경-1호 주변에 접근하는 위성 등도 예측한다. 북한은 21일 밤 발사체 '천리마-1형'에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해 발사했다. 세부 조정 과정을 거쳐 내달 1일 본격적인 임무를 시작한다고 북한측은 밝혔다. 위성이 궤도진입에는 성공했지만, 우리 군은 "미국 괌 지역을 촬영했다"는 북한 주장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이다. 만리경-1호는 길이 1.3m, 무게 300㎏ 크기이며 해상도는 3m 내외로 추정된다. 우리 군은 앞서 이 위성이 정찰위성으로서 군사적 효용성이 없다고 평가한 바 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2일 만리경-1호가 미군 괌 군사기지를 촬영한 사진을 본 뒤 "만리를 굽어보는 눈과 만리를 때리는 강력한 주먹을 다 함께 수중에 틀어쥐었다"라고 말했다. '눈'은 정찰위성을, '주먹'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뜻한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후, 2018년 우발적 군사 충돌 방지를 위해 접경 지역 비행 금지 등을 규정한 '9·19 군사합의'를 일부 폐기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북한 국방성은 성명을 내고 "지상·해상·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취했던 군사적 조치들을 철회한다. 지금 이 시각부터 우리 군대는 9·19 합의서에 구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9·19 합의 파기를 선언했다. 한편, 만리경-1호를 궤도에 올린 발사체 천리마-1형의 1단 추진체는 우리나라가 잔해를 수거하지 못 하도록 일부러 폭파시킨 정황이 발견됐다. 전국 136개의 한반도 상공을 관찰 및 촬영하는 연세대 탐사천문학 연구실에서 관련 정황을 포착해 공개했다. 지난 5월 발사에 실패한 만리경-1호의 잔해는 우리 군에 인양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