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무대로…지역 축제 주인공 된 스트릿댄스
거리에서 자유롭게 펼쳐지던 스트릿댄스가 지역 축제의 중심 무대로 올라오고 있다. 청년들의 개성을 표현하던 춤이 이제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전달하는 새로운 공연 콘텐츠로 주목받는 모습이다. 18일 문화예술계에 따르면 최근 지역 축제에서는 스트릿댄스를 단순한 볼거리가 아닌 지역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공연 장르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젊은 세대에게 친숙한 춤을 통해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지역 예술인들에게 새로운 활동 무대를 제공하려는 취지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0일 세종중앙공원 도시축제마당에서 열린 'K-댄스, 세종' 공연이다. 세종시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하고 세종시스트릿댄스협회가 기획한 이번 공연은 세종한글축제 메인 무대에 스트릿댄스가 오른 첫 사례다. 특히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맞아 한글의 역사와 상징성을 춤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글자가 없던 시절부터 한글의 탄생과 발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미래까지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해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무대에는 투티, 오메가, 이도, 독특크루, 다이후 차일드, 런피플, 키득키득×왁자지껄 등 8개 팀과 출연진 80여 명이 참여했다. 각 팀은 저마다의 춤 스타일과 개성을 살려 한글에 담긴 이야기를 표현했다.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통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안무가 모니카와 립제이도 힘을 보탰다. 두 사람은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기념해 새롭게 구성한 안무를 선보이며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 관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공연을 관람한 한 시민은 "각 팀의 실력이 출중하고 개성이 있어 정말 재미있게 봤다"며 "한글축제에 맞춰 스토리와 상징성까지 담겨 있어 국제대회에서 보여줘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공연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지역 댄서들이 직접 기획부터 무대 구성까지 참여했다는 점이다. 유명 안무가를 초청해 공연을 선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 예술인들이 축제의 주체로 나섰다는 의미다. 김승현 세종시스트릿댄스협회장은 "세종에서 활동하는 댄서들이 직접 기획하고 각자의 개성을 담아 무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뜻깊다"며 "이번 공연이 지역 댄서들의 활동을 알리고 세종의 스트릿댄스 문화를 넓혀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스트릿댄스는 그동안 방송과 온라인 콘텐츠를 중심으로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여왔다. 특히 '스트릿 우먼 파이터'와 같은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전문 댄서들의 실력과 창작 과정을 대중에게 알리는 계기가 됐다. 춤을 단순한 가수의 무대 뒤에서 펼쳐지는 안무가 아닌 독립적인 공연 콘텐츠로 바라보는 시선도 넓어졌다. 이러한 변화는 지역 축제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기존 축제에서 스트릿댄스가 분위기를 띄우는 공연이나 경연 프로그램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축제의 주제를 표현하고 관객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역할까지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임진아 세종시문화관광재단 한글문화도시기획팀장은 "한글문화의 가치와 상징성을 스트릿댄스라는 장르로 풀어내 시민들에게 색다른 무대를 선보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통해 시민들이 일상에서 한글문화를 더욱 다채롭게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