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교체 통할까…고팍스, VASP 변경 신고서 접수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가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 인수된 뒤 사실상 당국의 허가를 받기 위한 절차를 다시 추진한다. 고팍스는 최근 대표이사를 한국인으로 변경한 부분을 반영한 가상자산사업자(VASP) 변경 신고서를 당국에 접수했다. 고팍스 관계자는 VASP 변경신고서를 지난 7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레온 풍 바이낸스 아태 지역 대표가 고팍스 운영사인 스트리미 대표이사로 선임됐는데, 다시 지난 6월 이중훈 고팍스 부대표를 대표로 선임하면서 변경 신고서를 접수하게 됐다. 특정금융정보법 상 대표나 임원이 변경된 경우, 변경된 날부터 30일 내로 변경 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회사는 레온 싱 풍 대표 체제가 들어선 뒤에도 VASP 변경 신고 절차를 밟아왔다. 지난 2월부터 변경 신고 수리를 기다려왔다. 하지만 상반기가 다 지나도록 당국의 변경신고 수리 결정이 나오지 않았다. 수리가 지연된 배경으로 바이낸스가 명확한 소재지 없이 운영되고,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위법 혐의를 받고 있는 등 당국의 신뢰를 이끌어내기 어려운 상황이란 분석이 나오자, 고팍스는 타개책으로 한국인인 이중훈 고팍스 부대표로 대표를 교체했다. 레온 싱 풍 대표와 달리 당국과 항시 소통할 수 있고, 규제 대응 및 바이낸스와의 협력 관계 형성에도 적임자라는 설명이다. VASP는 자율적으로 변경 신고서를 접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당국과 제출 시점을 협의해야 한다. 이번 신고서 제출은 기한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 이뤄졌다. 신고서 제출 기한은 8일이었다. 신고서 제출이 된 것만으로는 이전과 똑같은 상황인 만큼, 조기에 수리될 것으로 낙관하긴 어렵다. VASP 신고 매뉴얼 상 FIU는 변경 신고서 접수일로부터 45일 내 신고 수리 여부를 통지해야 한다. 계산 상으로는 내달 20일이다. 다만 서류 보완을 요청한 경우 보완 기간은 이 기간 책정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결과가 나오기까지 45일이 넘어갈 수 있다. 대표 교체 전에도 45일을 한참 넘겨서까지 수리 여부가 나오지 않던 상태였다. 고팍스는 지난해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고파이' 투자자들에게 상환이 어려워짐에 따라 바이낸스의 투자를 받았다. 회사는 VASP 변경신고가 수리되는 대로 바이낸스 지원을 받아 고파이 예치금을 상환한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고파이 투자자들은 고팍스의 VASP 변경 신고가 조속히 수리되길 기다리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대표 교체 외에도 바이낸스에 대한 여론 변화가 나타나야 고팍스의 VASP 변경신고가 수리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봤다. 업계 관계자는 "레온 싱 풍 전 대표에 대한 당국의 인식이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아는데, 대표 교체만으로는 당국의 판단이 단기간에 바뀔 것으로 기대하긴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미국 등 각국에서 제재를 받는 중인 바이낸스의 상황이 안정화돼야 변경신고 수리 결정이 나올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