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결의 인디픽] 스튜디오 두달 "우리는 상상과 이야기의 힘을 믿어요"
인디게임이 글로벌 게임산업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한 가운데 독창성과 참신함을 매력으로 게임 이용자를 사로잡은 작품도 속속 늘고 있습니다. 국내 게임업계에도 인디게임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지디넷코리아는 한국 인디게임의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라핀'은 5마리 토끼의 모험을 다룬 플랫포머 게임이다. 귀여운 토끼들의 이야기와 플랫포머 장르로서의 재미를 인정받은 이 게임은 2021년 글로벌 인디게임 제작 경진대회(GIGDC) 일반부 대상을 수상했다. 이 게임을 제작한 스튜디오 두달은 2019년 우연한 기회로 만들어지게 됐다. 김민정 대표는 학과 수업에서 함께 팀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이규원 대표에게, 겨울 방학동안의 게임 개발을 제안했다. 이후 교내 모집을 통해 6명의 팀원을 꾸렸고, 이들은 두 달이라는 마감기한을 잡고 게임 개발에 착수했다. 하지만 간단하게 끝날 줄 알았던 게임 개발에 조금씩 살이 붙어가면서 시간은 어느새 두 달이 훌쩍 지나갔고, 스튜디오 두달의 김민정·이규원 공동대표도 이 계기로 인디게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게 됐다. 현재 라핀은 스팀 얼리엑세스(미리해보기)로 출시된 상태이며, 3분기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구로구 인근에 위치한 스튜디오 두달 사무실을 찾아 김민정·이규원 공동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 두 사람은 얼마 남지 않은 라핀의 정식 출시를 앞두고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규원 대표는 "현재는 라핀의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어서 저와 민정 대표를 포함해 모든 팀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며 "콘텐츠의 경우 거의 대부분이 완성됐다고 볼 수 있고, 아트·레벨 디자인도 모두 설계가 끝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팀 얼리 엑세스 기간동안 100명 남짓한 이용자가 리뷰를 남겼는데, 그중 96명이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남겼다. 물론 난이도가 높다는 이용자들이 있었지만, 극심한 수준은 아니었기에 나름대로 밸런스 조절에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정 대표는 "2021 GIGDC 수상 이후 라핀에 대해 알게 되신 분들이 많이 있는데, 그 당시와 비교하면 정말로 게임이 많이 달라졌다"며 "특히 얼리엑세스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기능을 추가했고, 스토리를 보고 싶은데 게임이 어려워서 진행이 안된다는 분들을 위해서는 이지모드를 추가하기도 했다"고 얘기했다. 실제로 라핀은 첫 공개 당시부터 이용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중 가장 많이 호평받은 부분으로는 귀여운 토끼들의 모습을 담은 아트 디자인과 깊이 있는 스토리다. 김민정 대표는 "저는 단지 각 토끼들의 성격을 간략히 설명하고 초기 콘셉트를 스케치하고 넘긴 것 밖에 없다"며 아트 담당자의 공을 치켜세웠다. 이어"특히나 토끼 캐릭터들의 애니메이션이 부드럽다는 부분에서 호평을 많이 받았는데, 저희가 실제 토끼의 모습을 엄청나게 많이 자료조사했다"고 강조했다. 스토리의 경우 김민정 대표의 실제 경험이 기반이 됐다. 그는 "예전에 친구와 서래마을 몽마르뜨 언덕에 산책을 간 적이 있었는데, 유독 토끼가 많아서 신기했다"며 "그런데 알고보니 이 토끼들이 모두 유기동물이었다. 자세히 보니 공원 안내문에도 비슷한 내용이 붙어있었다. 이러한 내용을 알게 된 후에는 많이 충격을 받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라핀의 귀여운 아트 디자인에도 사실은 이러한 반려동물 유기문제에 심각성이 담겨 있는 셈"이라며 "저희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 분들이 한 번쯤은 이같은 문제에 대해 고민해 보셔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라핀 정식 출시 이후 스튜디오 두달은 차기작 개발에 돌입한다. 장르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디스토피아 풍의 2D 시뮬레이션 작품이 될 예정이다. 이규원 대표는 "콘셉트와 기본적인 골자는 나온 상황이고, 현재 조금 더 재밌는 버전을 찾기 위해 고민중"이라며 "올해 연말쯤 게임에 대한 정보를 어느정도 공개할 수 있을 것 같다. 내년 하반기에는 텀블벅을 진행해서, 내년 연말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디게임 개발에 발을 들이게 된 소회에 대한 질문에 두 대표는 이렇게 답했다. 김민정 대표는 "라핀을 발매하겠다는 의지 하나로 여기까지 달려온 것이 벌써 3년이 지났다. 처음에는 학업과 개발을 병행했고, 이제는 정말 게임 개발이 업인 사람이 돼 원없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돼 기쁘다"라며 "초창기 팀원들과는 벌써 3년 가까이 함께 일을 하고 있는데, 이들이 벌써 졸업반이 됐다. 항상 고맙다"는 말을 남겼다. 이규원 대표는 "2015년부터 대학교에서 게임 개발 동아리를 했었지만, 인디게임 개발을 업으로 삼은 것은 3년 뿐이라, 아직까지는 크게 감정이 들지 않는다"면서 "별다른 소회가 느껴지지 않은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조금 알 것 같은데, 마라톤으로 비유를 하면 이제 막 스타트를 끊은 것이기 때문일 것 같다. 그래도 첫 시작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며 웃으며 말했다. 두 사람은 마지막으로 스튜디오 라핀의 포부를 밝히고, 게임 이용자에게 감사인사를 남겼다. 김민정 대표는 "스튜디오 두달은 상상과 이야기의 힘을 믿는다. 결국 어려움을 견딜 수 있는 힘은 이야기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데, 지금이 여러모로 힘든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그럴수록 누군가는 끊임없이 밝음과 희망을 노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목표는 이러한 가치를 계속해서 추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우리의 지향점을 응원해주시는 이용자들에게 정말 많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규원 대표는 "앞서서 스튜디오 두달의 비전과 지향점에 대해 김민정 대표가 이야기를 했으니, 저는 스튜디오 두달이 조금 더 게임사로서 보여주고 싶은 말씀을 드리겠다"며 "저희 게임을 좋아하시는 이용자들이 지인에게 자신있게 '스튜디오 두달 작품 재밌으니 한 번 해봐'라고 추천할 수 있도록 좋은 게임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