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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 습기로 전기 만든다"…美, '마법의 벽지' 화제

전 세계 수백만 가구가 옥상 태양광 패널을 이용해 전력을 공급받고 있는 가운데, 발상을 바꿔 집 안의 실내 습도를 전기로 바꾸는 기술이 개발됐다. 과학 매체 뉴아틀라스는 미국 뉴욕주립대 빙엄턴 캠퍼스 연구진이 전력을 생산하는 스마트 벽지를 개발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에 게재됐다. 공기 중 습도를 통해 전력을 얻는 기술은 종전에도 있었다. 하지만 그 동안 습도 발전기는 주로 실외용으로 개발돼 주변 습도를 전기로 변환할 때 ㎠당 마이크로와트(㎼, 1백만분의 1와트) 수준의 미미한 전력만 생산하는 데 그쳤다. 실외는 습도, 온도, 바람 등이 불규칙하게 변해 안정적인 전력 생산이 어렵다. 연구를 이끈 뉴욕주립대 빙엄턴 캠퍼스 최석흔 전기컴퓨터공학과 교수는 "문제는 실외 환경에서 생산되는 전력량이 매우 적고, 강한 햇빛이나 날씨 변화로 인해 작동이 불안정하다는 점"이라며, "반면 실내 환경은 습도가 30~60%로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되며, 호흡•요리•목욕 등 일상 활동으로 지속적인 습기가 공급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일반 벽지 대신 실험실 등급의 왓맨(Whatman) 3MM 종이(두께 340㎛)를 사용했다. 깔끔한 외관을 위해 배선은 종이 뒷면에 배치했으며, 레이저로 뚫은 1㎜ 너비의 구멍에 은색 페인트를 채워 양면을 연결했다. 제조 과정에는 왁스 프린팅, 에어브러싱, 스크린 프린팅, 레이저 가공 기술이 혼합 활용됐다. 이 스마트 벽지는 2x2cm 크기 정사각형 종이 타월 여러 조각으로 구성되며, 각 타월은 세 부분으로 나뉜다. 가장자리에는 공기 중 수증기를 흡수해 종이 내부에서 액체 상태로 바꾸는 글리세롤이 도포돼 있다. 중간 영역에는 플라스틱과 유사한 고분자 소재인 폴리비닐피롤리돈(PVP)이 배치됐다. PVP는 물을 강력하게 끌어당기는 성질이 있으며, 미세한 구멍을 통한 모세관 현상으로 액체를 중심부로 이동시킨다. 중심부는 왁스 처리돼 있는데 이는 통기성이 좋은 방수 소재를 떠올리면 쉽다. 왁스는 액체 상태의 물은 밀어내지만 미세한 구멍은 남겨둬 수증기만 빠져나가도록 한다. 이로 인해 물이 가장자리에서 중심부로 지속해서 유입된 뒤 수증기로 증발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꾸준한 흐름이 전류를 만들어낸다. 글리세롤, 셀룰로오스, PVP의 화학 작용기는 물 분자가 양성자(수소 이온)를 방출하도록 돕는다. 중심부보다 가장자리에 양성자가 더 많이 쌓이면서 전위차가 발생하고, 이 불균형을 이용해 흑연 전극이 전류를 수집하는 원리다. 물론 현재 단계에서 전력 출력량이 높은 편은 아니다. 2x2cm 타일 하나는 습도 80% 조건에서 약 0.34V를 생성했으며, 10개를 직렬로 연결했을 때 약 2.9V에 도달했다. 35개 타일로 구성된 모듈은 습도 센서를 약 15분간 작동시켰고, 가장 큰 1596개 타일 배열은 습도 약 38%에서 3.5V를 출력했다. 이는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순간적으로 방출하는 콘덴서의 도움을 받아 무선 키보드를 작동시키기에 충분한 전력이다. 단, 연구진은 이번 논문에서 이 벽면형 버전의 전체 전력 소비량은 명시하지 않았다. 이 스마트 벽지는 습도 조절 기능도 겸비한다. 가로 30㎝, 세로 30㎝, 높이 15㎝의 밀폐된 상자 안에서 28개의 타일을 시험한 결과, 약 4분 만에 내부 습도가 75%에서 50%로 떨어졌다. 수분을 흡수한 상태에서는 건조한 공기의 습도를 약 16분 만에 15%에서 20%로 올려놓았다. 실제 실내 공간에서도 이 대형 배열이 15분 만에 습도를 38%에서 32%로 낮추는 효과를 보였으나, 연구진은 이것이 초기 결과일 뿐 장기적인 제습 효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우리는 공기 중 습기를 제거하기 위해 냉난방 공조(HVAC) 시스템에 많은 에너지를 쓰지만, 이 개념을 활용하면 전기를 생산하는 동시에 실내 습도를 낮추거나 조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아직 기술 가능성을 확인하는 개념 증명 단계로 현실적인 목표 역시 기존 전력망이나 태양광 패널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 센서, 무선 모듈, 사물인터넷(IoT) 기기에 자체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다. 내구성만 확보된다면 이 스마트 벽지가 실내 공기질을 스스로 관리하는 자가 발전 센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6.10.08 14:03이정현 미디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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