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 지폐 회수율 1위 하나은행…비결은?
'돈'은 하나의 상품이기도 하다. 외국인 관광객이 우리나라를 여행하기 위해선 원화를 사야 하고, 돌아갈 때는 원화를 판다. 물건을 사고파는 것과 동일한 행위다. 그런데 돈을 지불해 물건을 샀는데 그 물건이 하자가 있다면? 혹은 진품이 아닌 가품이었다면? 소비자는 굉장히 화가 날 것이다. 돈이 그 물건이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돈은 개별 기업이 혹은 개인이 만들어내는 흔한 상품은 아니기 때문이다. 위조 지폐가 대량으로 유통된다면 그 나라의 돈은 공신력을 잃게 되고 종국엔 자본시장 거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즉, 위조 지폐는 국가 운영과 직결되는 문제다. 우리나라에서는 하나은행이 유일하게 위조 지폐를 전담해 대응하는 조직 '위·변조대응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센터 직원 수는 14명으로 화폐 감정 전문 인력은 5명으로 구성됐다. 국내 대형은행이 외환 관련 부서 소속으로 1~2명 직원을 갖춘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숫자다. 이 때문에 하나은행의 위조 지폐 회수율은 압도적이다. 국내 전 금융사를 들어 1위다. 이와 관련해 위·변조대응센터 7년차 전문가 하나은행 차혜인 대리는 "위조 지폐가 자석처럼 하나은행으로만 들어온 것이 아니라 감정 역량의 차이가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실제 다른 은행의 경우 고객에게 매입한 외화를 감별하지 않고 그대로 홍콩 시장에 수출해 위조 지폐가 발견됐다고 통지받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고객에게도 위조 지폐가 전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현재 하나은행이 적발한 위폐는 230매로 미국 달러화로 환산 시 11만8천달러 수준이다. 작년 위폐 적발량 120매(약 8천570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해외 여행이 활발해지면서 위폐는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에는 822매의 위폐(21만7천715달러)가 하나은행을 통해 걸러지기도 했다. 위폐는 일차적으로 고성능 기계를 통해 걸러진다. 이 기계는 중앙은행이 보유한 것으로 대 당 2억원에 달한다. 매일 하나은행은 약 15만장, 연간 약 50억달러의 화폐를 검수한다. 기계가 위폐 가능성이 있다고 걸러낸 돈은 사람의 육안과 촉감 등을 통해 판별되며 이 것마저 어려울 경우에는 과학수사에 쓰이는 기계를 활용한다. 과학수사서도 쓴다는 기계는 자외선과 적외선 센서가 들어있다. 차 대리는 "자외선을 쐬서 나오는 부분이 있는지 없는지, 적외선서 반응하는 물질이 있는지 없는지 등을 확인해 위폐 감별을 한다"며 "국가 기관에서도 빠른 위폐 감별을 위해 하나은행에 위조 판별 여부에 대한 의견을 묻는다"고 언급했다. 차혜인 대리는 대응센터로 들어오지 않더라도 당장 외화를 지급해야 하는 영업점의 위·변조 판별 요청에도 실시간으로 응답한다고 발언했다. 그는 "영엄점서 의심스러운 지폐를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면 감정전문가들이 답변해주는 것"이라며 "위폐 실물뿐만 아니라 이미지를 통해 원격으로 감정하는 법에 대해서도 감정전문가들이 훈련을 진행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원화 수요가 굉장히 많다"며 "화폐의 신뢰를 보증해 누구나가 믿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