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에도 수출 늘린 기업들... 그 비결은?
코로나 사태를 전후해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많았지만, 오히려 수출이 늘었다는 기업도 적지 않다. 시장 재편 과정에서 선제적인 마케팅을 전개한 것이 비결로 지목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의 수출 제조업체 1천222개사를 대상으로 '코로나 사태 전후 수출 변화상 조사'를 실시했다.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과 올해 상반기의 수출실적을 비교했을 때 '수출물량이 감소한 품목이 있다'고 답한 기업은 36.3%였으며, '수출물량이 증가한 품목이 있다'고 답한 기업도 5곳 중 1곳인 20.2%다. '변화 없다'고 답한 기업이 43.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기업들은 '수출이 증가한 요인'으로 '적극적인 해외영업 활동'(34.0%)을 가장 많이 꼽았다. 코로나로 수출시장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선제적인 마케팅이 주요했다는 것이다. 이어서 '기존 거래처의 물량 증가'(28.0%), '새로운 수출제품 개발'(27.8%), '고위기술 우위 확보'(25.8%), '단가인하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18.9%), '국내 거래처의 해외진출'(7.3%) 순으로 응답했다. 대한상의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미한 중국 리오프닝 효과 등 무역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현지 마케팅과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신제품, 고위기술 제품을 전면에 내세운 수출기업들은 좋은 성과를 내고 있었다”며 “과거 수출방식이었던 중간재의 단가경쟁이나 모기업과의 동반진출 등은 더이상 수출시장에서 먹히기 힘든 방식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출 감소 품목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니 '기존 거래처의 물량 감소'를 요인으로 꼽은 기업이 64.1%로 가장 많았다. '가격에서 경쟁사에 밀렸다'(24.0%)는 기업이 그 뒤를 이었고, '수출국의 정책과 규제'(14.4%), '폐업·이전 등 현지 거래처 사정'(11.1%), '현지생산으로 대체'(9.2%) 등을 수출 감소의 요인으로 꼽은 기업도 있었다. 수출이 감소했거나 증가한 대상국가가 어디인지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수출이 감소한 품목의 대상국가로 가장 많이 꼽힌 곳은 '중국'(39.4%)이었다. 이어서 '미국'(21.0%), '아세안'(15.2%),'일본'(14.3%), 'EU'(14.1%) 순으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수출이 증가한 품목의 대상국가는 '미국'(29.0%)이 가장 많이 꼽혔으며, 이어서 '중국'(20.3%), '아세안'(19.4%), 'EU'(12.3%), '일본'(11.6%)이 차례로 꼽혔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우리 기업들이 적극적 해외마케팅, 신제품 개발 등으로 수출확대를 위해 애쓰고 있지만, 경쟁사의 저가공세, 자국산 선호경향, 보호무역주의 등에 맞서려면 결국 수출전략을 대대적으로 바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국가로 편중돼 있는 수출대상국을 다변화하고, 중간재 중심에서 수입선 대체가 어려운 소비재와 첨단분야 고위기술 제품 중심으로 수출품목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제는 민과 관이 함께 작은 수출시장까지 맞춤형으로 개척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