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송출수수료 개정안..."협의기간 정하고 대가검증협의체 운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고심 끝에 홈쇼핑 송출 수수료 가이드라인 개정안 최종안을 잠정 결정했다. 개정안을 통해 과기정통부는 유료방송사업자와 홈쇼핑사업자의 갈등을 이해하고, 계약 협의에 관한 사항을 가이드라인으로 공표해 감시자 역할을 한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유료방송사업자와 홈쇼핑사업자를 대표하는 각 협회에 홈쇼핑 송출 수수료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공유했다. 당초 알려진 초안과 크게 달라진 내용은 없지만 ▲대가 산정 시 고려 요소와 사업자간의 협의 기간을 정해둔다는 점 ▲최대 3개월 추가 협상 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가검증협의체를 운영해야 한다는 점 등이 눈에 띈다. 먼저 가입자수 정의가 달라진다. 현행 가이드라인에서는 유료방송 가입자 수가 개인 이용자 수와 법인 이용자 수를 말하며, 무상으로 방송서비스를 받는 이용자는 제외하고 있다. 이번에 개정된 안에서는 공동주택에 설치된 방송 공동수신설비 유지보수 계약 체결을 통해 유료 방송을 수신하는 이용자 중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서비스 제공 동의서를 제출한 세대 이용자를 가입자 수에 포함했다. 방송상품의 판매가격에 판매량을 곱한 값인 방송상품 판매총액은 상품판매량과 관계없이 방송 편성에 따라 일정액의 수수료를 받는 경우 수수료매출액을 방송상품 판매총액으로 반영하기로 했다. 협의 절차도 개정됐다. 현행 가이드라인에서는 유료방송사가 계약 종료일 2개월 전까지 계약절차·방법, 구체적인 대가 산정 기준 등을 마련하고 이를 홈쇼핑사에 통지하는데, 개정안에서는 통지가 아닌 협의로 바뀌었다. 또한 개정안에서는 홈쇼핑사와 유료방송사가 계약 체결 희망일이나 계약 종료일로부터 5개월 이내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만약 이들의 계약이 체결되지 않고, 5개월이 지난 경우 최대 3개월간의 추가 협상 기간을 가질 수 있게 했다.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경우에는 전문가로 구성된 대가검증협의체 운영이 필요한 경우로 간주한다. 대가 산정 시 고려 요소도 수정됐다. 개정안에서는 물가상승률과 조정계수가 삭제됐다. 홈쇼핑 방송을 통해 판매된 방송상품 판매총액의 증감, 유료방송사 가입자 수 증감, 모바일·인터넷에서 판매된 방송상품 판매총액, 시청데이터 등 그 밖의 홈쇼핑 방송과 관련된 요소의 증감이 포함된다. 유료방송업계와 홈쇼핑업계 모두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는 만큼, 개정안이 만족스럽지는 않다는 반응이다. 다만 홈쇼핑업계에서는 협의기간을 정해두고, 기존에 한 번도 운영된 적이 없었던 대가검증협의체가 운영될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고 했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협의를 강조한 가이드라인인 것 같다"며 "상호 간의 갈등을 조정 하는 등 대가검증 협의체 역할이 두드러졌으면 좋겠는데, 대가 산정 시 고려 요소값이나 자료 제공 등 성실협의 원칙, 불리한 송출 대가 강요 금지 등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를 검증만 해서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에 결국 사적 계약 영역이라는 것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계기였다"면서 "정부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뒀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