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등에 160조 투자…10년 앞선 기술로 초격차 지킨다
D램과 달리 전원을 꺼도 정보가 사라지지 않고 처리속도는 낸드 메모리보다 빠른 강유전체 소자 기술, 우주와 같은 극한 환경에서 구동하는 동위원소전지 등 10년 앞을 내다본 기술 개발에 정부가 투자한다. 반도체·디스플레·차세대전지 등 우리나라가 강점을 지닌 주력 분야에서 향후 5년 간 100개의 미래 핵심 기술을 확보, 지속적으로 초격차를 벌려나간다는 목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3대 주력기술 초격차 R&D 전략'을 발표했다. 기술 패권 경쟁과 자국 산업 보호주의가 심화되는 국제 정세에 대응해 우리나라도 국가 안보에 필요한 12대 국가전략기술을 선정해 육성에 나선 가운데, 이중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자 앞으로 지속적으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분야 선도 전략을 이번에 공개한 것이다. 정부는 범부처 차원의 민관 연구 협의체를 구성, 100개 미래 핵심 기술에 대해 기초원천 기술부터 상용화까지 전체 주기 지원에 나선다. 앞으로 5년 간 민간과 정부가 이 분야에 투자할 금액은 민간 156조원, 정부 4조5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반도체 분야에선 새로운 소자와 설계, 공정 등의 분야에서45개 핵심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강유전체 소자나 자성체, 멤리스터 기반의 신소자 성능과 생산 공정 기술을 현재 D램이나 낸드 플래시 메모리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AI와 6G 통신을 위한 반도체 설계 기술 개발을 지원해 초병렬 저전력 설계 기술을 확보한다. 초병렬 10페타급 연산 성능의 AI 반도체를 개발한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선 메타버스 구현을 위한 초실감 디스플레이, 자유로운 형태를 갖는 프리폼 디스플레이 관련 28개 기술 확보를 겨냥한다. 우리나라가 시장을 주도하는 OLED 분야 기술 고도화를 지원, 초격차 추세를 이어나간다. 또 2030년 차세대 전지 1등 국가를 목표로 27개 신규 기술을 개발한다. 현재 리튬 기반 이차전지의 에너지 밀도 한계를 뛰어넘고 소재 불안정성을 극복할 기술이 목표다. 리튬을 음극재로 쓰는 리튬메탈 전지나 리튬을 쓰지 않는 전고체 및 수계 이차전지 등을 개발한다. 출력 30W, 효율 25%의 고효율 동위원소전지를 개발해 극한 환경에서 활용하고, 수소연료전지의 경제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기술을 모색한다. 이들 3개 분야 석박사급 고급 인력 및 전문 인력 양성 사업을 추진하고, 새로운 물질과 구조를 갖는 시제품을 테스트할 연구 인프라도 확충한다. 미국, 유럽 등과의 국제협력을 강화해 기술 난제 해결에 나선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앞으로도 승자독식 구조의 3대 주력기술 분야에서 세계 1위 수준의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민‧관 협업으로 R&D 투자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