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文정부 시절 국고보조 민간 복지사업 감사 착수
보건복지부가 문재인 정부 당시 지원한 75개 민간 복지사업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복지부는 17일 이기일 제1차관을 단장으로 한 '복지 분야 국고보조금 관리 강화 추진단'에서 복지 분야에 대한 국고보조금 감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27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고보조금 지원체계를 전면 재정비하라”는 지시에 대한 후속 조치다. 현재 복지부를 비롯해 모든 중앙부처가 국고보조금 사업 감사를 추진 중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문재인 정부가 지원한 국고보조금이 연평균 4천억 원 증가했지만 지난 2016년 이후 전 부처에서 적발한 문제 사업은 153건, 환수금액은 34억 원으로 평균 2000만 원 환수에 불과하다며 국고보조금 감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복지부의 감사 대상은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복지부와 지자체 및 산하 공공기관을 통해 지원한 민간 복지 사업들이다. 세부적으로 사업별 지원 규모는 ▲복지부 직접 지원 34개 사업 1천142억 원 ▲지자체 통한 지원 20개 사업 9천301억 원 ▲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을 통한 21개 지원 사업 3천674억 원 등 총 75개 사업으로, 지난해 예산 기준 1조4천117억 원 규모다. 복지부는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 보조금에 대해 다음 달 말까지 1차 감사를, 그 가운데 문제가 발견된 사업은 오는 3월 말까지 회계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민간자문단과 공동으로 심층 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감사 과정에서 발견된 문제 사업은 개선하고, 불법 사항은 보조금 환수·수사 의뢰·고발 등의 조치를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복지부 소관 보조금의 관리체계 개편안도 4월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신고포상금 지급액은 국민권익위원회 포상관리 규정 수준으로 상향조정했다. 아울러 3월 31일까지 보조금 부정수급 집중 신고 기간을 두기로 했다. 이기일 제1차관은 17일 “보조금 부정수급 관리 강화는 사후관리 외에도 보조금 지급 대상 선정부터 집행·정산·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세심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2020~2024년 시점 감사는 文정부를 겨냥? 2020년~2022년의 감사시기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당시 코로나19 유행으로 감사가 허술했던 틈을 타 일부 민간기관에서 부정수급 및 회계 불투명, 위법한 복지사업 선정 등이 발생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감사 공백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이번 기회에 제대로 '털면' 이후 제도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감사관실 관계자는 “사업대상 선정 적법·회계 투명·부정수급 근절은 전 부처 감사의 공통기준”이라며 “사회복지사업법이나 지침상 사회복지법인은 3년에 한번씩, 시설은 1년에 한 번씩 점검을 함에도 이번과 같은 정부 감사는 부정수급 등을 막아 결과적으로 복지 대상에게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전부 다 한 번씩 들여다봄으로써 제도개선을 하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반면,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번 감사가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김재헌 무상의료운동본부 사무국장은 “윤 정부는 “복지사업에 대한 민간주도를 강조하고 있다”며 “이번 감사는 진보적 성격의 시민단체에 대한 지원을 줄이거나 끊으려는 시도의 일환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복지부는 “국가보조금 관리체계 재정비에 따라 최근 3년간 지원항목에 대해 조사했으며 감사시기는 전부처가 동일하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른바 민간단체 갈라치기 주장에 대해서는 “보조금이 꼭 필요한 곳에 제대로 지원되기를 바라는 것이 감사의 주 목적”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