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혁신, 가능하냐 아닌 먼저 하냐 문제"
“과학과 기술 혁신은 가능하냐, 불가능하냐 문제가 아닙니다. 누가 먼저 하느냐, 늦게 하느냐 시간 문제일 뿐입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창립 30주년 기념 기업설명회에서 혁신을 통한 재도약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발전 효율이 35% 이상으로 높은 태양전지 생산용 증착 장비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올해 안에 양산하는 게 목표다. 세계 최초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원자층증착(ALD) 장비를 양산한 기술을 접목한다. 증착은 분자·원자 단위 얇은 막을 반도체 실리콘 원판(Wafer) 위에 입히는 공정이다. ALD는 박막 두께를 쉽게 조절하면서도 오염되지 않도록 한다. 황 회장은 “조금 더 좋고 조금 싼 기술로는 고객이 감동하지 않는다”며 “세계에서 유일한 제품을 처음 개발하면 고객이 감동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은 외발자전거 같아서 앞으로 가지 않으면 쓰러질 수밖에 없다”며 혁신하는 회사만 살아남는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혁신한 순간에는 기술 가치가 크지만 시간이 지나 경쟁자가 생기면 가치가 떨어진다”며 “그래서 특허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강한 지적재산권(IP)을 가진 회사는 혁신 가치를 지속할 수 있다”며 “주성엔지니어링은 특허를 먼저 내고 난 뒤에 돈을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허 없는 혁신은 스스로를 위한 것이 아니라 경쟁자를 돕는 일”이라며 “특허 없는 성공은 나의 성공이 아닌 경쟁자의 성공”이라고 덧붙였다. 황 회장은 기업에서 혁신하려면 명확한 업무 분장, 정확한 정보 공유, 공정한 이익 공유가 중요하다고 꼽았다. 그는 “일한 내용을 공유하지 않으면 출근하지 않으니만 못하다”며 “빈민국에서 개발도상국이 될 때에는 공유하지 않아도 빠르게만 처리하면 됐지만, 선진국이 되려면 정보를 공유해 효율적으로 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93년 설립된 주성엔지니어링은 1996년 국내 회사로는 처음으로 반도체 전공정 장비를 수출했다. 1998년에는 세계 최초로 ALD 장비를 양산했다. 이렇게 이름을 알려 1999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공모가 34만원으로 최고 기록을 썼다. 2006년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증착 장비를 개발했다. 2020년 경기 용인시에 1조원 넘게 투자해 연구소를 세웠고, 지난해에는 여러 채로 흩어졌던 경기 광주시 본사 건물도 연구소와 생산 공장 하나씩으로 새로 지어 효율성을 높였다. 이어 코스닥협회가 개최한 '제14회 대한민국코스닥대상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국무총리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