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중심대학, 8년간 디지털인재 양성 9배 증가
인공지능(AI), 기계학습(ML) 등 SW기술이 글로벌 시장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잡았다. 정부도 디지털 경제 패권 국가 실현을 위한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디지털 인재양성에 주력한다. 소프트웨어(SW)중심대학은 인재 양성을 위한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전 국민의 디지털 역량 향상을 위한 교육 체계의 혁신을 주도한다. 실무 특화 인재를 비롯해 다양한 전공과 SW를 결합한 SW융합 인재 확대를 위한 커리큘럼을 도입하고, 디지털 저변을 확대한다. 지디넷코리아는 창간 23주년을 맞아 디지털 인재 양성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선 그동안 SW중심대학에서 진행해온 사업과 성과, 방향성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또한 디지털 인재 양성을 위해 개선해야할 점에 대해서도 생각을 공유했다. ■ SW중심대학, 전국민 AI 활용하는 디지털 저변 확대 -SW중심대학과 각 분과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신용태 회장 SW중심대학은 디지털심화시대에 맞추어 대학교육체계를 기술, 특히 SW중심으로 혁신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의 수요에 부합하는 SW 전문, SW 융합 인재를 산업 현장의 요구를 반영하여 양성해 SW 경쟁력 강화 등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기존에는 이론 중심 교육이었다면 지금은 기업과 함께 커리큘럼도 만들고 실습 중심의 실무형 교육에 더 무게를 두고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협의회는 워낙 넓은 분야를 다루는 만큼 사업의 특성에 따라 교육, 산학협력 해외교류, SW가치확산 등 4개 분과로 나눠 운영 중입니다. 아주대 강경란 교수 교육 분과는 SW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전공 교육 커리큘럼을 보다 전문적이고 실무적으로 구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변하는 업계를 반영하기 위해 산학협력을 진행하거나 산업체를 만나 의견을 수렴해 이를 교육 프로그램에 반영하며 발전시키는 중입니다. 또한 SW중심대학은 전교생을 대상으로 SW교육을 진행하는데요. 인문계나 예체능 등 IT와 관련이 없던 학과에게도 어떻게 자연스럽게 교육을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상명대 장준호 교수 산학협력분과는 각 대학별로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산학협력 활동이 좀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각 대학들의 애로사항을 파악하여 정책적 차원에서의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현장 실습에 대한 교육부의 정책이 기업과 대학 간 현실적인 어려움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매년 SW중심대학 공동해커톤 대회를 주최하여 기업들이 SW중심대학 학생들의 역량을 체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오고 있습니다. 국민대 이상환 교수 해외교류는 주로 여름방학 때 해외 주요 학교를 방문해 현지 학생과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경우가 다수죠. 저희 국민대학교는 UC어바인에 9주 정도 가고요. 숭실대도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를 방문했고, 제주도대학도 캠브릿지대학에 가는 등 각 SW 중심 대학마다 최소 1개 이상의 해외 대학과 자매결연을 맺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현장 답사하는 그런 개념이 아니라 현지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실리콘밸리 기업체에 인턴십으로 참여하기도 하구요.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잘 맞아서 그곳에서 박사과정까지 진행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학교마다 다르지만 숭실대의 경우는 USC 캠퍼스에서 '남부 캘리포니아 한인 소프트웨어 파이오니어 해커톤'을 공동 개최했어요. 현지 프로그래머나 고등학생도 같이 참여해서 함께한다는 것이 학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다고 생각해요. 경북대 고석주 교수 기본적으로는 SW가치 확산의 목적은 디지털 리터러시에요. 간단한 코딩도 해보고 최근 다양하게 나오는 노코드 툴을 사용해 앱을 만드는 등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는 거죠. 이런 경험을 살려서 개인의 삶을 보다 풍족하게 만들고 다가오는 미래 디지털 사회에서 불편함이 없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근본적인 목적이죠. 구체적 활동으로는 초중고 대상으로 SW 캠프나 온라인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고 고등학교 대상으로는 대학교 학생이 찾아서 지도해 주는 멘토링 등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시니어 대상 교육은 요즘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집중돼 있죠. 스마트폰 기본 사용법부터 앱 활용, 헬스케어 서비스 그리고 최근 민감한 금융사기, 보이스피싱 예방, 피해신고 및 구제 방법 등도 알려드리고 있어요. 환경상 학습이 어려운 군 장병을 대상으로 온라인 AI 소양교육도 준비 중이죠. - SW를 중심으로 대학교육을 혁신한다는 SW중심대학의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보시나요? 신용태 회장 가시적인 성과는 상당히 달성했다고 봅니다. 올해 51개교로 확대되는데, 2015년 8개 학교로 시작해 2022년 44개교로 늘어나면서 제주부터 강원도까지 모든 지역을 아우를 뿐 아니라 입학정원도 평균 64% 증가했습니다. SW 전공과목 수도 503개에서 4천686개로 9배 이상 늘었고 SW전공 졸업생과 SW융합 전공 졸업생은 100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아주대 강경란 교수 SW 교육으로 영향을 받는 학생도 상당히 늘고 있어요. 여러 대학 사례에서 보면 음악이나 미술 등 SW와 관련 없는 학과는 초기에는 불만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전과를 하는 사례도 많고 부전공이라도 하려고 그래요. 어떤 대학의 사례로는, 최근 AI 작곡에 관심이 생겨서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학생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SW나 디지털 기술을 자기 영역에서 어떻게 적용할 건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생각해요. 디지털 기술이나 SW가 우리와 상관없다고 생각을 했던 학생들도 우리 영역에서 충분히 활용 가치가 있네 하는 인식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 크다고 할 수 있죠. 그런 학생들이 만든 작품으로 성과 전시회도 해요. 1학년 비 전공학생들도 그런 결과물을 보면서 SW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거죠. 상명대 장준호 교수 산학협력 프로젝트만 해도 12배 이상 증가하면서 실무형 인재를 키울 수 있는 기반이 견고 해졌습니다. 실제로 인턴십을 진행하거나 졸업생이 취업한 산업체의 평균 만족도 역시 83.6에서 91점으로 가파르게 상승 중이죠.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주요한 요인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신용태 회장 교육과정혁신위원회가 많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실무적인 인재 양성을 위해 현업 임원 및 개발자와 SW관련 교수로 구성했는데 굉장히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줬습니다. 덕분에 교육체계를 현장중심으로 개선하거나 교과 과정을 만들 때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상명대 장준호 교수 SW중심대학 지원 사업이 장기적으로 이뤄졌다는 점도 중요했습니다. 2015년에 시작해 8년간 꾸준히 진행하며 변화를 거치지 않았다면 이정도의 성과를 이루긴 어려웠을 겁니다. 매년 12월초에 개최하고 있는 인재 페스티벌을 통해 전국의 SW중심대학들이 펼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산학협력 사례들과 성과를 컨벤션 형태로 공유하고 있습니다. ■ 글로벌 인재 육성 선택과 집중 방향성 정해야 해외 주요대학과 자매결연을 맺고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습니다. 반응이나 평가는 어떤가요? 국민대 이상환 교수 학생 반응은 굉장히 좋습니다. 해외 진출 중요성은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구전으로 듣거나 인터넷으로만 보던 그런 교육 환경과 현지의 기업을 직접 보고 체험한다는 것만 해도 동기부여와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점이죠. 또한 그동안 한국에만 있다 보니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객관화가 안됐거든요. 이제 해외에서 비교해보니 나도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구나 또는 얼마나 더 노력해야 하는구나 그런 느낌을 이제 가지는 거죠. 경북대 고석주 교수 그렇게 해외 기업이나 학교를 경험한 학생들은 확실히 보는 눈이나 목적의식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해외 취업이나 추가 진학 등을 원하는 경향이 대부분 높거든요. 아주대 강경란 교수 그런데 이런 현상을 긍정적으로 봐야할 지 조금 어렵긴 해요. 특히 해외연수는 정부에서 고급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상당한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투자된 인력이 상당수 해외로 간다면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어요. 물론 장기적으로 보면 해외기업에서 일정 경험을 쌓은 후 한국에 돌아와 더 많은 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하거나 현지에서 성공해 국내 기업의 진출을 도와줄 수도 있죠. 다만 지금은 인력이나 재원의 한계가 있으니 방향성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최근 한 글로벌 평가에서 국내 대학의 SW 경쟁력이 높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주대 강경란 교수 저희도 그 내용을 봤는데요. 해당 조사는 교육을 비롯해 연구 역량, 대외적 인지도 등 SW 관련 전반적인 요소를 모두 포함한 것이라 저희와 직접 비교하는 건 적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SW 중심대학이나 국내대학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생존하려는 기업에서 요구하는 실무에 적합한 인재양성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죠. 오히려 주어진 상황에서 기대 이상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전세계 컴퓨터공학과 대학순위를 보면 순위에 오른 국내 18개 대학 중 13곳이 SW중심대학입니다. 이를 통해 충분한 역량과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SW산업 인식과 구조 개선해야 고급 인재 양성 -정부도 디지털인재 100만 명 양성을 강조할 정도로 SW 분야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인재 양성을 위해 추가로 어떤 개선이 이뤄져야 할까요? 신용태 회장 가장 필요한 것은 SW산업의 가치와 인식을 높일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외에서는 IT, SW 분야에서 매년 조 단위 스타트업이 탄생해 주목받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10년간 손에 꼽을 정도죠. SW기업들의 M&A도 활성화해서 덩치를 키울 필요도 있구요. 국내 기업들간의 경쟁이 아니라 세계시장으로 진출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줘야 합니다. 최근 개발자 확보 경쟁으로 임금이 올랐다고 하지만 일부 빅테크와 대기업을 제외하면 체감하기 어렵고 안정성도 좋다고 말하기 어렵죠. SW인재가 해외로 이탈하는 것과 연관성이 없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은 부분입니다. 모든 산업에 SW가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아직 그 정도 수준의 대우나 인정은 부족한 것 같아요. 정부에서 실무자 중심의 조직 등을 구성해 함께 저변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주대 강경란 교수 전반적인 SW 산업의 구조와 비전에 대한 홍보도 많이 부족한 상황이에요. 최근 미디어에서 AI나 웹서비스 등이 주목받으니까 그쪽만 생각하고 학생이 몰리고 있죠.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와 자율주행자동차가 미래 시장의 이끌고 이를 위해 배터리 시장이 계속 주목받고 있잖아요. 최근 전쟁으로 드론 시장도 엄청나게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죠. 그런데 정작 그 안에 들어가는 임베디드 시스템에 대해서는 대부분 몰라요.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 중 하나인 반도체도 포함되지만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죠. 단순히 국내 기업에 취업하도록 유도하기 보다 새로운 시장에 적극적 뛰어들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와 비전을 제공하고 지원 방안 등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국내에서 유니콘 기업이 꾸준히 나올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롤 모델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지 않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