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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버린AI'통합검색 결과 입니다. (4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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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전장 읽고 대응책까지 제시…네이버클라우드가 그린 'AI 지휘소'

네이버클라우드가 레이더와 드론, 위성, CCTV 등에서 쏟아지는 전장 정보를 하나로 연결해 인공지능(AI)이 상황과 위험을 분석하고 지휘관의 판단을 돕는 국방 AI 체계를 제시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1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방 AI 전략 세미나(디펜스 AI 데이)'에서 전장 데이터를 연결해 AI가 이해하고 지휘관의 판단까지 지원하는 기술을 공개했다. 개별 무기나 AI 모델에 기능을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장 정보 수집부터 분석, 지휘결심 지원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묶었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AI기술 총괄 전무는 "전체적인 전력을 '지능의 네트워크'로 볼 필요가 있다"며 "개별 요소의 지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명의 똑똑한 사람이 회사나 군을 다 바꾸는 게 아니듯 전체 조직의 조화로운 운용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보는 늘었는데 판단은 더 복잡해졌다 전장에는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정보가 실시간으로 들어온다. 드론과 위성 영상, 레이더와 각종 감시자산, 지형과 기상 정보까지 지휘관이 확인해야 할 데이터가 계속 늘고 있다. 하지만 정보는 서로 다른 시스템과 네트워크에 흩어져 있다. 지휘소에서는 필요한 자료를 체계마다 찾아낸 뒤 서로 대조하고 교리나 과거 사례와 비교해 의미를 해석해야 한다. 정보가 많아질수록 하나의 상황으로 정리하는 과정도 복잡해진다. 이소은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는 "현재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가 아니라 결심에 필요한 전장의 이해를 더 빠르게 만드는 것"이라며 "전장의 주도권은 누가 전장을 더 빠르게 이해하고 그 이해를 더 빠른 판단과 결심으로 연결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성 전무는 여러 드론에서 들어오는 영상과 위성, 레이더 정보를 AI가 동시에 분석하는 상황을 예로 들었다. 사람이 각각의 자료를 취합하고 다시 보고하던 과정을 줄이고 서로 다른 감시·정찰 자산의 정보를 하나의 전장 상황으로 빠르게 묶는 데 AI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AI부터 넣지 않는다…흩어진 데이터부터 연결 네이버클라우드가 제시한 과정은 먼저 흩어진 데이터를 연결하는 데서 시작한다. 이어 각각의 정보가 서로 어떤 관계인지 AI가 이해하도록 정리하고 이를 토대로 전장 상황을 분석해 지휘관에게 판단 자료를 제공한다. 이 가운데 데이터를 연결하는 기술이 '데이터 패브릭', 정보의 의미와 관계를 정리하는 기술이 '국방 온톨로지'다. 이 이사는 "AI는 기술의 시작이 아니라 마지막 단계"라며 "데이터를 연결하고 데이터의 의미를 정의하며 데이터 간 관계와 맥락을 구조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첫 단계에서는 각 부대와 시스템에 흩어진 정보를 연결해야 한다. 국방 환경에서는 장비와 기관마다 데이터 형식과 통신 방식이 다르고 망도 분리돼 있다. 드론과 위성, 각종 센서에서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대규모 정보도 함께 처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존 군 시스템을 모두 바꾸거나 데이터를 한곳으로 옮기지는 않는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데이터가 있는 원래 위치와 보안 정책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정보만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24시간 가동되는 기존 지휘·감시체계를 유지한 채 AI가 필요한 데이터를 불러와 활용하도록 한다. 데이터를 연결한 다음에는 정보 사이의 관계와 맥락을 파악해야 한다. 하나의 표적이 발견됐다면 주변에 어떤 부대와 전력이 있는지, 지형은 어떤지, 과거 비슷한 움직임이 있었는지까지 함께 살펴야 현재 상황이 작전상 무엇을 뜻하는지 판단할 수 있다. 국방 온톨로지가 이 역할을 맡는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부대와 전력, 자산, 교범 등을 미리 구조화한 한국형 표준 온톨로지도 준비하고 있다. 처음부터 지식체계를 새로 만드는 부담을 줄이고 실제 군 데이터를 연결해 한국군에 맞는 지식망을 구축한다. 포격 잡히자 레이더·CCTV·음성보고 한데 모였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날 가상의 포격 상황을 통해 이 기술이 지휘소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여줬다. 포격 징후가 포착되자 레이더 정보와 감시장비 분석 자료, CCTV 영상, 초소에서 들어온 음성 보고가 하나의 상황으로 묶였다. 음성 보고는 자동으로 문자로 바뀌어 다른 정보와 함께 분석됐다. 위성 영상이나 추가 정찰 자료가 들어오면 기존 정보와 연관성을 분석해 상황을 계속 갱신한다. 주변 부대와 전력, 지형과 정찰 정보까지 더해 포격 발생 사실뿐 아니라 후속 행동 가능성과 위험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자료로 정리했다. 여기서 AI는 여러 대응 방안을 만들어 비교한다. 각 방안의 임무 목표와 예상 효과, 위험 요소, 필요한 전력과 실행 조건 등을 보여주고 관련 교리와 작전·정보·군수 참모의 의견도 함께 제시한다. 판단에 활용한 근거와 출처 역시 지휘관이 직접 확인하도록 했다. 두 번째 시연에서는 미상의 선박과 드론이 해상에 나타난 상황을 가정했다. 해군과 해경 레이더, 공군 감시정보, 주변 어선의 제보 영상과 추가 정찰 자료를 하나로 묶은 뒤 지형과 기상 정보까지 분석했다. 이후 여러 대응 방안을 만들어 지휘관이 비교하도록 했다. 연결 끊겨도 AI는 돌아가야…마지막 판단은 사람 AI가 지휘소에서 실제로 쓰이려면 데이터를 잘 분석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전장에서는 통신이 제한되거나 끊길 수 있어 중앙과 연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필요한 AI가 계속 작동해야 한다. 박종건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는 이를 위해 중앙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작전 거점과 현장에도 임무에 필요한 AI 연산 자원을 배치하는 국방 특화 클라우드 구조를 제시했다. 중앙에서는 대규모 AI를 학습·운영하고 현장에서는 연결이 끊겨도 승인된 모델과 데이터를 활용해 임무를 이어가는 형태다. 다시 연결되면 현장의 데이터와 로그, 모델 상태를 확인해 필요한 정보를 중앙과 동기화한다. 새로운 AI 모델이나 소프트웨어 역시 자동으로 군 시스템에 적용하지 않고 실제 배포에 앞서 군의 검증과 승인을 거치도록 했다. AI 활용 범위가 넓어져도 최종 선택은 지휘관에게 남는다. 이 이사는 "AI는 방책을 결정하지 않는다"며 "여러 선택지와 효과, 위험을 함께 분석해 지휘관이 직접 비교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고 말했다. 관련 교리와 자료 출처도 함께 보여줘 AI가 왜 해당 방안을 내놨는지 확인하도록 했다. 그는 "그 어떤 첨단 AI 기술도 그 결심의 무게를 감히 대신해 줄 수는 없다"며 "결심은 언제나 지휘관, 사람의 몫"이라고 말했다.

2026.09.18 13:46김동원 기자

"전장 AI 통제권 우리 손에"…네이버가 국방에 뛰어든 이유

네이버클라우드가 자체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기술을 국방 분야로 넓힌다. 민간에서 쌓은 AI 모델과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군이 핵심 AI 기술을 직접 운용하고 통제하는 '국방 소버린 AI' 기반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1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방 AI 전략 세미나(디펜스 AI 데이)'에서 국방 AI 사업에 나선 이유와 향후 전략을 공개했다. 자체 AI 모델뿐 아니라 이를 개발·운영하는 인프라까지 갖춘 역량을 국방에 적용해 군의 AI 전환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네이버가 검색과 AI 기술을 자체 개발해 온 과정과 국방에서 요구되는 '자주'를 연결했다. 김 대표는 "자주 국방의 자주와 소버린의 의미에 대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도 큰 뜻을 같이하고 있다"며 "우리가 만든 기반이 한국에만 머무르지 않고 전 세계로 퍼져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I '킬 스위치' 누가 쥐나…국방에선 통제권이 핵심 네이버클라우드가 국방 AI에서 먼저 짚은 문제는 '통제권'이다. AI가 국가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전장에서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커질수록 데이터와 AI 모델, 이를 운영하는 플랫폼까지 군이 직접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경범 네이버클라우드 국방사업 총괄 전무는 이를 '킬 스위치를 누가 쥐느냐'의 문제로 표현했다. 전장에서 사용하는 핵심 소프트웨어의 통제권을 외부 사업자가 쥐고 있다면 정책 변경이나 서비스 중단 등이 군의 운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각국이 데이터와 AI 모델, 플랫폼을 직접 통제하려는 움직임도 같은 흐름으로 설명했다. 외부 기술이나 오픈소스를 사용하지 말자는 뜻은 아니다. 어떤 모델을 어디에 적용하고 언제 업데이트할지, 문제가 생겼을 때 계속 운용할 수 있을지까지 군이 결정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자는 취지다. 유 전무는 "AI가 국가 핵심 역량이 되면서 자주권을 지켜야 한다는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안보나 경제처럼 중요한 영역에서는 소버린 AI 역량을 갖춰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모델 하나로는 부족…네이버가 '풀스택' 내세운 이유 네이버클라우드는 국방 AI를 특정 모델 하나를 도입하는 사업으로 보지 않는다. AI 모델과 데이터, 애플리케이션뿐 아니라 이를 학습하고 운영하는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까지 함께 갖춰야 실제 군에서 AI를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네이버가 국방 사업에 나선 배경에도 자체 기술 역량이 자리 잡고 있다. 네이버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고 이를 돌리는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를 직접 구축·운영해 왔다. 김 대표도 AI 인프라부터 모델과 애플리케이션까지 자체 기술을 갖춘 점을 국방에서 활용할 기반으로 꼽았다. 다만 국방 AI 모든 영역을 네이버클라우드가 직접 맡겠다는 것은 아니다. 대규모 연산과 AI 모델 개발처럼 많은 투자와 인프라가 필요한 기반은 대기업이 맡고, 그 위에서 스타트업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며 기존 무기체계와 지휘통제체계의 연결은 방산·체계 기업이 담당하는 역할 분담을 제안했다. 유 전무는 AI 분야에서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센터, 모델 개발 역량을 여러 사업에 흩어놓기보다 필요한 자원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분야인 만큼 국가 차원에서 기업별 강점을 결집해야 기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번 납품하고 끝낼 수 없다…군과 함께 AI 개선 네이버클라우드는 기존 무기체계의 개발·조달 방식도 AI에 맞게 바뀔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무기체계는 오랜 개발과 시험, 조달 과정을 거치는 반면 AI 모델은 수개월 단위로 성능과 기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한번 구축한 시스템을 장기간 사용하는 방식으로는 새 AI 기술을 계속 반영하기 어렵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완성된 제품을 군에 넘기고 사업을 끝내기보다 실제 운용 과정에서 모델과 소프트웨어를 반복해 개선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공개된 군 관련 데이터와 비기밀 데이터로 모델과 도구를 먼저 개발한 뒤 군 내부에서 실제 데이터와 요구사항을 반영해 완성하는 방안도 내놨다. 현장배치엔지니어(FDE)가 군 내부에서 사용자와 함께 문제를 정의하고 AI를 수정·개선하는 역할을 맡는다. 작은 범위부터 실제 군 환경에서 성과를 확인한 뒤 적용 범위를 넓히는 방식도 제안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국방 AI 추진 방향을 ▲역량 결집 ▲신속한 전개 ▲실제 환경에서 실증 ▲지속적인 진화로 정리했다. 유 전무는 "한 번의 구축 사업보다는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과거처럼 공급자와 수요자로 나뉘는 납품 방식이 아니라 군과 민간이 함께 진화하는 동반 성장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2026.09.18 13:45김동원 기자

"기업 AI 주권 지킨다"…클라우데라-미스트랄, '소버린 AI' 맞손

클라우데라가 미스트랄과 손잡고 기업이 데이터와 인공지능(AI) 모델, 인프라에 대한 통제권을 직접 갖는 '소버린 AI'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특정 클라우드나 AI 서비스에 종속되지 않고 기업이 자체 환경과 규제 요건에 맞춰 AI를 선택하고 운영하도록 지원한다. 클라우데라는 미스트랄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미스트랄의 프론티어 AI 모델과 도구를 자사 하이브리드 데이터·AI 플랫폼에 통합한다고 14일 밝혔다. 퍼블릭·프라이빗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 엣지, 소버린 클라우드뿐 아니라 외부 네트워크와 분리된 에어갭 환경에서도 AI를 구축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소버린 AI는 기업이나 기관이 AI 활용에 필요한 데이터와 모델, 인프라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는 개념이다. 어떤 데이터를 사용할지와 어떤 모델을 적용할지, 어느 인프라에서 실행할지까지 직접 결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금융과 공공, 제조처럼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산업에서는 AI 도입 과정에서 데이터 주권과 규제 준수가 주요 과제로 꼽힌다. 외부 AI 서비스로 데이터를 이전할 경우 보안과 규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기존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를 그대로 적용하기도 어렵다. 클라우데라와 미스트랄은 데이터를 외부 AI 서비스로 보내는 대신 AI를 데이터가 있는 환경으로 가져오는 구조를 내세웠다. 기업은 자체 환경에서 추론을 실행하고 보유 데이터를 활용해 모델을 맞춤화하면서 기존 보안 정책과 데이터 거버넌스를 유지할 수 있다. 미스트랄의 프론티어 모델과 관련 도구는 클라우데라의 하이브리드 데이터·AI 플랫폼에 통합된다. 고객은 30엑사바이트 규모 데이터 환경에서 기업별 AI 모델과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다. 추론과 챗, 코딩, 문서 인텔리전스, 음성 등 미스트랄의 AI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기업 고유 데이터와 전문성을 AI 모델에 반영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클라우데라 고객은 기업 지식을 기반으로 프론티어급 AI 모델을 구축하는 '미스트랄 포지'를 연계해 통제된 환경에서 자체 데이터를 활용한 모델 맞춤화와 학습을 진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은 수년간 축적한 데이터와 도메인 전문성을 AI 모델에 반영하면서 데이터와 이를 통해 만들어진 인텔리전스에 대한 소유권과 통제권을 유지할 수 있다. 민감한 비즈니스 정보나 지식재산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고 대화형 AI와 소프트웨어 개발, 에이전트 기반 업무 자동화에도 활용할 수 있다. AI 운영 비용에 대한 선택권도 넓어진다. 기업은 사용량이 증가하더라도 퍼블릭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에만 의존하지 않고 업무 특성과 보안 수준, 비용에 따라 자체 인프라나 클라우드 등 적합한 환경을 선택해 추론을 실행할 수 있다. 아바스 리키 클라우데라 최고사업책임자 겸 어플라이드 AI 총괄은 "기업용 AI는 강력한 모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며 "클라우데라는 미스트랄과 함께 기업이 데이터가 있는 곳에서 AI를 실행하고 맞춤화하며 데이터와 인프라, 비용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양사는 엣지 AI 분야로 협력 범위도 넓힐 계획이다. 중앙 클라우드 연결이 어렵거나 지연시간에 민감한 환경에서도 데이터가 생성되는 지점과 가까운 곳에서 AI 추론을 실행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연계한다. 이번 제휴로 클라우데라의 기업용 AI 생태계도 확대된다. 클라우데라는 여러 AI 모델과 인프라, 애플리케이션 기업을 자사 데이터 플랫폼과 연결해 고객이 특정 기술에 종속되지 않고 모델과 인프라, 배포 환경을 선택하도록 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카말 브라르 미스트랄 파트너십·얼라이언스 수석부사장은 "미스트랄의 목표는 기업이 데이터와 인프라, 지식재산에 대한 통제력을 포기하지 않고도 프론티어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고객이 자사의 데이터와 전문성이 반영된 AI를 구축하고 비즈니스 요구에 따라 어디서든 안전하게 배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승철 클라우데라코리아 지사장은 "국내 금융, 공공, 제조 등 규제 산업은 민감 데이터가 자사 환경을 벗어나는 데 대한 우려로 AI 확산의 마지막 관문을 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이번 파트너십은 데이터가 고객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채로 미스트랄의 프론티어 AI를 실행할 수 있게 하며 혁신과 엄격한 규제 준수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 국내 기업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6.09.14 16:32김동원 기자

사우디 '소버린 AI' 윤곽…휴메인, 미중 기술 모아 자국 생태계 구축

사우디아라비아가 글로벌 기업과 손잡고 자국 인공지능(AI)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미국 AI 인프라와 중국 모델 기술을 받아들이며 '소버린 AI' 구축에 필요한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사우디 AI 기업 휴메인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 리야드에서 열린 글로벌 기술 행사 'LEAP 2026'에서 AMD, 시스코,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술 기업과 잇달아 협력을 발표했다. 중국 AI 기업 미니맥스가 개발한 아랍어 AI 모델도 공개했다. 휴메인은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지난해 5월 설립한 AI 기업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이사회를 이끈다. AI 인프라부터 모델과 서비스까지 AI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LEAP에서 나온 협력은 AI를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데 필요한 기술 전반을 아우른다. 휴메인은 각 분야의 기술을 모두 직접 개발하기보다 글로벌 기업과 협력해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사우디 내 AI 생태계로 연결한다. 먼저 AI를 학습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컴퓨팅 기반을 확충한다. 휴메인은 AMD, 시스코와 구축한 AI 인프라를 가동하고 2027년부터 최대 250메가와트(MW) 규모를 추가 구축한다. 2030년까지 전체 규모를 최대 1기가와트(GW)로 확대할 계획이다. AMD의 AI 가속기 '인스팅트 MI355X'와 시스코의 네트워크 기술이 적용된다. AWS와는 사우디 첫 'AI 존'에 2028년까지 최대 50MW 규모의 컴퓨팅 용량을 공급한다. 데이터센터 기업 데이터볼트와도 네옴의 첨단 산업도시 옥사곤에 1단계 약 100MW 규모 데이터센터를 개발한다. 대규모 AI 모델을 학습하고 서비스하는 데 필요한 연산 시설을 사우디에 구축하는 사업이다. AI 모델 분야에서는 중국 기업과 손잡았다. 휴메인은 LEAP 마지막 날 중국 AI 기업 미니맥스가 개발한 아랍어 AI 모델 '휴메인-M3'를 공개했다. 미니맥스의 M3를 기반으로 1조개 이상의 아랍어 네이티브 토큰을 추가 학습해 아랍어의 지역별 표현과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도록 개발했다. 미국 AI 기업 리플렉션AI와도 모델 분야에서 협력한다. 리플렉션AI가 개발하는 모델을 사우디에 구축한 휴메인의 컴퓨팅 인프라에서 운영하고 현지 수요에 맞게 조정할 계획이다. 양사는 이번 협력을 '소버린 AI' 분야 협력으로 명시했다. 인프라와 모델은 실제 서비스로 연결한다. MS와는 휴메인의 기업용 AI 플랫폼 '휴메인 원'과 '마이크로소프트365 코파일럿'을 결합한 서비스를 선보인다.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기업 사용자 100만명 확보가 목표다. 퀄컴과는 AI PC '호라이즌 울트라'를 공개했다. 휴메인이 이번 LEAP에서 내놓은 사업은 사우디의 소버린 AI 구축 방향을 보여준다. 해외 기술을 배제하기보다 필요한 기술을 활용하면서 AI 인프라는 사우디에 구축하고 아랍어와 현지 수요에 맞는 모델과 서비스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휴메인은 이를 '소버린 컴퓨팅부터 모델과 지능형 애플리케이션까지' 이어지는 AI 풀스택으로 제시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휴메인과 협력을 확대하는 사우디는 국내 AI 기업들도 진출을 추진해온 시장이다. 올해 2월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 업스테이지, LG AI연구원 등이 참여한 'K-AI 풀스택 컨소시엄'은 아람코디지털과 현지 AI 사업 발굴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타렉 아민 휴메인 최고경영자(CEO)는 LEAP 현장에서 사우디에서 AI 역량을 구축하는 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데이터센터와 인프라, 컴퓨팅부터 첨단 AI 칩과 모델까지 구축해 개발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6.09.06 09:37김동원 기자

[현장] 국방부, 독자 AI 기반 '전장 특화모델' 만든다…'소버린 AI' 본격화

국방부가 군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지휘통제와 무기체계 등에 적용하는 '국방 소버린 AI' 구축에 본격 나선다. AI 모델과 데이터, 공통 운영체계를 갖추고 민간 기술을 실제 군 현장에 연결하는 체계를 마련해 국방 AI를 정책 구상에서 실행 단계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전준범 국방부 국방인공지능기획국장은 2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신뢰받는 국방AI' 세미나에서 국방 AI 공통 운영체계와 특화 AI 모델을 구축하고 군 데이터를 민간 AI 기술과 연결하는 '국방 소버린 AI' 추진 계획을 공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국방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개발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반으로 '국방 특화 AI 모델'을 개발한다. 민간에서 개발한 범용 AI를 그대로 사용하는 대신 군에서 사용하는 용어와 데이터, 업무 방식과 작전 환경을 학습시켜 독자적인 국방 AI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특화 모델은 학습 데이터의 보안 수준과 활용 분야에 따라 단계적으로 고도화한다. 공개된 국방 데이터를 학습한 범용 모델에서 시작해 비공개 데이터를 활용하는 '국방 행정 특화 모델'을 거쳐 비밀 데이터를 학습하는 '전장 특화 AI 모델'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국방 행정 특화 모델은 국방 행정과 전력지원 등 상대적으로 적용이 쉬운 분야에 활용한다. 전장 특화 AI 모델은 지휘결심 지원과 무기체계 등 핵심 군사 분야에 적용할 예정이다. 각 군과 기관이 이러한 AI를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국방 AI 공통 운영체계'도 구축한다. 지금까지 개별적으로 AI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데이터와 인프라가 분산되고 유사 기능을 반복 개발했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공통 운영체계는 인프라와 데이터부터 AI 모델과 에이전트 및 응용 서비스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한다. 국방 데이터의 특성을 고려해 제로 트러스트 기반 보안과 접근 통제도 적용한다. 이를 기반으로 지휘결심을 지원하는 공통 AI 모듈도 개발한다. AI가 표적 영상을 분석하고 상황도 작성을 지원하거나 가능한 방책을 추천하는 등 여러 지휘체계에 필요한 기능을 모듈화해 향후 개발되는 다양한 지휘체계에 적용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이 사업을 통해 '한국형 팔란티어' 기업을 육성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AI 모델 학습에 필요한 군 데이터 확보와 활용도 확대한다. 국방부는 전투지휘훈련과 해·강안 경계감시 등 AI 활용 가치가 높은 핵심 데이터 150건을 지난해 12월 선정했다. 해당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도 확대할 계획이다. 민간 기업이 군에서 보유한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도록 '국방 데이터 카탈로그'도 구축한다. 어떤 데이터가 어디에 있고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관련 메타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기업의 정보보호 수준이 충분할 경우 군 데이터를 기업에 직접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군 데이터와 민간 AI 기술을 연결하는 '국방 AX 거점'도 마련한다. 민간 기업과 연구기관이 안전한 환경에서 국방 데이터를 활용해 AI를 연구·개발하고 실증할 수 있도록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보안 네트워크, 연구 공간 등을 제공한다. 첫 거점은 오는 17일 판교에 문을 연다. 국방부는 육군 판교 거점을 시작으로 올해 5개 거점을 순차적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각 거점에서는 군의 특성과 수요를 반영해 민간 기업·연구기관과 공동 과제를 발굴하고 국방 데이터와 GPU를 활용한 기술 개발과 검증을 진행한다. 민간에서 개발된 AI 기술을 빠르게 군에 적용하기 위한 신속 실증 사업도 진행 중이다. 국방부는 AI 적용 효과가 크고 군사적 시급성이 높은 전투지원과 병력절감, 국방운영 효율화, 사이버보안 등 4개 분야에서 군과 민간의 수요를 받아 20개 과제를 선정했다. 성과가 우수한 과제는 후속 절차를 거쳐 실제 전력화로 연결할 계획이다. 피지컬 AI를 군 현장에 적용하는 사업도 내년부터 추진한다. 국방부는 'DAS 프로젝트'를 통해 로봇과 무인지상차량(UGV) 등을 군 실증 현장에 도입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월드모델과 연결할 방침이다. 전 국장은 "국방 분야는 민간과 달리 안보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소버린 AI가 필요하다"며 "소버린 AI를 통해 우리 군이 보유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전 환경에 맞는 AI를 개발하고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는 독자적인 AI 역량과 생태계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2026.09.02 15:38김동원 기자

에이전트 AI 시대 국가안보…"모델 성능보다 안정적 운용 중요"

국산 인공지능(AI) 모델 확보만으로는 AI 주권을 지키기 어려우며, 외부 서비스가 끊겨도 국가 핵심 기능을 이어갈 운용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최종현학술원은 23일 '보유에서 운용으로: 에이전트 AI 시대의 국가안보와 소버린 AI 2.0'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최종현학술원과 서울대학교 미래전연구센터가 지난 7월 30일 공동 개최한 전문가 라운드테이블의 논의를 토대로 작성됐다. 기술·안보와 지정학·패권, 한국의 대응 전략 등 세 가지 관점에서 에이전트 AI가 국가안보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에이전트 AI는 질문에 답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외부 도구를 활용해 복잡한 업무를 처리하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AI 모델과 클라우드 서비스가 국경을 넘어 제공되는 상황에서는 외국 정부나 공급자의 정책 변화가 국가의 AI 운용 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보고서는 기존 소버린 AI 전략을 독자 모델 확보에서 '접근 주권'과 '운용 주권'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접근 주권은 필요한 AI 기술과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이용하는 능력이다. 운용 주권은 특정 모델이나 클라우드 서비스가 중단돼도 다른 체계로 전환해 핵심 기능을 유지하는 능력을 뜻한다. 모든 기술을 국내에서 자체 개발하는 완전한 자립보다 외부 기술을 활용하면서도 특정 국가나 공급자에 대한 의존을 관리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이를 '글로벌 생태계와 연결하되 종속되지 않는 체계'로 정리했다. 김유석 최종현학술원 대표는 "기술 역량이 높은 동시에 대외 의존도도 큰 한국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특히 중요하다"며 "AI 주권의 개념을 모델 보유에서 운용 역량과 국제규범 설계의 문제로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경쟁력을 판단하는 기준도 모델 성능에서 실제 운용 능력으로 바꿔야 한다고 봤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총괄은 에이전트 AI가 모델과 이를 운용하는 '하네스'의 결합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하네스는 도구 연결과 기억, 권한 관리, 결과 검증, 오류 복구, 안전장치 등을 포괄하는 운용 체계다. 보고서가 인용한 평가기관 METR의 측정 결과에 따르면 AI가 성공률 50%로 자율 수행할 수 있는 작업시간은 2019년 수 초에서 2026년 약 14~16시간으로 늘었다. 장시간 업무에서는 작은 오류가 누적될 수 있어 단순 성능보다 안정성과 복구 능력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사이버 안보 분야에서는 AI가 공격 비용을 낮추면서 공격자와 방어자 사이의 격차를 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공격자는 수많은 시도 가운데 한 번만 성공하면 되지만 방어자는 시스템 전체를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개별 방어 기술 정확도를 높이는 것뿐 아니라 실제 적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국과 중국의 AI 경쟁도 개별 기술을 넘어 생태계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으로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첨단 반도체와 최상위 AI 모델, 글로벌 클라우드를 바탕으로 성능과 안전성이 높은 시장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은 개방형 모델과 낮은 이용료, 제조·통신 기반을 활용해 이용자와 개발자 생태계를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모든 전략기술에 자원을 분산하기보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쉽게 대체하기 어려운 분야를 골라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제조와 헬스케어, 문화 콘텐츠 등 기존 강점을 키우고 고령화·재난·환경 등 사회문제 해결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메모리 반도체와 첨단 제조, 데이터센터는 한국이 AI 경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략 자산으로 꼽혔다. 다만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 기술과 서비스의 설계 과정에 참여해 지식과 부가가치를 국내에 축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정책은 선언보다 실행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술 개발에서 제품·서비스 출시와 시장 평가, 수익화, 재투자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고 정책의 실행·평가·보완을 빠르게 반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국가안보와 소버린 AI 개념 재정의, 선택과 집중, 국가 차원의 자원 배분, 산업 경쟁력을 활용한 투자 회수, 국제규범 대응, 실행 중심 정책체계, 인재·데이터 기반 강화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2026.08.23 11:20류은주 기자

[기고] K-AIDC 국가전략사업, '출연연 중심의 통합 실증' 추진을 제안한다

지난 7월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와 산업계가 한자리에 모여 국내 AI 데이터센터 생태계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AIDC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의 핵심 축 중 하나인 AI 데이터센터 사업은 AI 반도체, 피지컬 AI와 함께 대한민국 국가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하는 가장 핵심적인 사업이다. 18.4GW 규모의 AIDC 인프라 조성, 범부처 차원의 금융 지원, 글로벌 패키지 수출산업화 TF 구성 등 구체적인 실행 의지를 보여준 정책 당국의 결단과 현장 관계자들의 노고에 정중한 응원과 격려를 보낸다. 특히 출범식 직전에 발표된 글로벌 IB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의 'AI 인프라 가치 사슬 분석'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모건 스탠리는 AI 인프라를 단순한 장비의 집합이 아닌 '①반도체 공정 → ②프로세서(NPU) → ③서버 구성요소(CXL/메모리) → ④서버 통합 → ⑤네트워크 → ⑥내부 전원/냉각(액침냉각) → ⑦외부 전원 및 계통망'이라는 7개 가치 사슬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초연결 체계로 정의했다. 올바른 국가 R&D와 전략산업 정책이 추진되려면, 이처럼 가치 사슬 단계별로 핵심 기술을 명확히 분류하고 각 기술에 대한 우리의 객관적 기술 수준을 정밀하게 파악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부 주도로 추진돼 온 수많은 대형 R&D 사업 방식은 깊은 아쉬움을 남긴다. 연구개발, 기반조성, 인력양성, 표준화라는 형식적인 틀로 사업을 잘라내고, 그 안에서 소형 연구 과제를 나눠서 지원해 연구를 하고 과제 종료로 끝내는 방식이 반복돼 왔다. 여기에 범부처·다부처 사업이라는 명목하에 부처별 예산 한도(실링)에 맞춰 과제를 쪼개다 보니 기술이 개별화·파편화되는 현상을 숱하게 목도했다. 자율주행차, 5G, 제조 혁신 등 대형 국가 프로젝트들이 그러했다. 창대하게 시작했지만, 결국 하나로 통합되지 못한 성과물은 개별 파편으로 남아 시장의 외면을 받고 아무도 찾지 않는 결과로 이어지곤 했다. 이러한 관행적 사업 추진 방식은 치열한 글로벌 AI 패권 전쟁 속에서 더 이상 아무런 실효를 거둘 수 없다. 5년, 10년씩 연구 기간을 늘려 잡고 사업이 끝나면 제대로 된 성과 분석도 없이 2단계 후속 사업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연구비 확보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AIDC 사업의 본질은 파편화된 기술 개발이 아니라, '시스템 통합(system Integration)'을 통한 핵심 기술 및 개발 결과물의 완벽하고 신속한 검증에 있다. 우리 기술과 제품에 대한 확실한 실증 레퍼런스 확보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우리가 AIDC 사업 구축과 실증에 속도를 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중국 화웨이는 미·중 갈등의 한복판에서 자체 NPU(어센드)와 초고속 네트워크 연동을 기반으로 완결된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냈으며, 지난 7월 17일 상하이 세계인공지능박람회(WAIC)를 통해 해당 시스템을 전격 공개했다.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제3세계 중심의 '소버린 AI' 시장을 중국 중심으로 빠르게 선점하려 하고 있다. 화웨이 사례와 중국 중심의 소버린 AI 확산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음을 보여주는 엄중한 경고다. 7월 25일 대통령이 참석한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의 '샌프란시스코 AI 선언' 발표와, 브라질·칠레 등 남미 순방을 통한 '소버린 AI 글로벌 협력' 구상이 실질적인 결실을 맺기 위해서도 K-AIDC의 독자적 구축과 해외 진출은 매우 철저하고 시급하게 추진돼야 한다. 이 같은 시급성을 극복하고 완성도 높은 시스템 통합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으로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을 AIDC 풀스택 기술개발 및 통합 실증 사업의 중심'에 세우는 것을 제안한다. 반도체·공정(KIST), AI 칩/SW(ETRI), 슈퍼컴 운영(KISTI), 액침냉각(KIMM), 초고압 전력망(KERI), 분산전원(KIER) 등 7개 가치 사슬 전반의 원천기술과 테스트베드를 모두 보유한 집단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산하 출연연 연합체가 상당한 경쟁력을 갖는다. 이해관계가 첨예한 민간 기업이 타 계층의 기술적 리스크까지 끌어안고 풀스택을 직접 통합·검증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렇다고 정부 행정조직이 직접 기술적 통합을 관리·감독하는 데에도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다행히 2026년은 지난 30년간 출연연을 파편화된 과제 수주 경쟁에 옭아매었던 PBS(프로젝트 기반 시스템)가 사실상 폐지되고 국가 대형 전략연구 체제로 전면 전환된 원년이다. 이에 정부에 정중히 제안한다. PBS 폐지에 따른 '첫 번째 국가전략연구 임무 사업'으로 「K-AIDC 풀스택 통합 실증 사업」을 전격 지정해 주시기를 바란다. 출연연 연합체가 이 막중한 임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과감한 예산 지원과 제도적 뒷받침이 수반돼야 한다. 과기정통부 내부의 관행적 칸막이를 과감히 허물고, 관련 출연연을 하나로 묶는 '국가 AIDC 전략연구단'을 즉시 가동해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출연연이 중심이 되어 국산 NPU 적용 비율을 50% 이상으로 탑재한 '액침냉각-NPU-수전망 모듈형 AIDC 레퍼런스'를 3년 이내에 단기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시스템을 통합해야 한다. 그리고 PUE(전력효율)와 상호 호환성을 정밀 검증·보증하는 '국가 공인 실증 센터'로 작동하게 해야 한다. 출연연의 엄격하고 공인된 레퍼런스가 확보될 때 비로소 국내 팹리스, 전력기기, 냉각 설비 기업들이 하나의 검증된 패키지로 글로벌 소버린 AI 시장에 정면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의 관행적인 대형 R&D 기획 틀을 과감히 벗어던져야 할 때다. PBS 폐지 시대를 맞이한 출연연의 첫 번째 국가 전략 임무로서 K-AIDC 시스템 통합을 과감하게 추진해 나가는 정부의 신속하고 전략적인 결단을 촉구한다.

2026.08.04 15:42김태진 컬럼니스트

"AI로 돈 버는 회사"…한컴, 매출 20%까지 AI로 채운다

한컴이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로 실질적인 수익을 내기 시작하며 오피스 소프트웨어(SW) 기업에서 AI 수익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제품 매출이 빠르게 늘면서 회사는 연간 전체 매출의 약 20%를 AI 부문이 차지하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한컴이 AI를 준비하는 오피스 SW 기업을 넘어 AI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컴은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상반기 AI 제품 누적 매출이 13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간 AI 매출 89억원을 이미 넘어선 규모다. AI 매출 별도 제시…실적에서 드러난 체질 변화 5월 누적 기준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컴의 AI 사업이 예상보다 빠르게 매출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회사가 제시한 올해 AI 부문 매출 목표는 315억원이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AI 매출 비중은 연간 전체 매출의 약 20%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피스 SW 라이선스와 유지보수 중심이던 사업 구조에서 AI 기능과 AI 패키지 제품이 실질적인 매출 축으로 올라서고 있다는 의미다. 한컴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AI 제품 매출과 성장 흐름을 별도 지표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AI 사업 성과를 독립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 만큼 사업 규모를 키우며 시장과의 소통 방식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는 평가다. 그동안 많은 기업이 AI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웠지만 실제 실적에서 이를 별도로 설명한 사례는 많지 않았다. 아직 수익화 성과가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기존 오피스 고객을 AI 고객으로…20만 고객 기반 업셀링 이번 AI 매출 실적이 주목받는 다른 이유는 기존 고객 기반과 직접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한컴은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교육기관, 기업 등 약 20만 곳에 이르는 고객군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AI 기능이 탑재된 제품과 솔루션 공급을 확대하면서 기존 오피스 소프트웨어 고객을 AI 고객으로 전환하는 구조를 확대하는 중이다. 실제 기업 고객 가운데 AI 패키지 제품 도입 비율은 지난 3월 말 4.2%에서 6월 말 6.2%로 상승했다. 새 시장을 처음부터 개척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미 확보한 고객 접점에 AI 기능을 얹어 매출을 키우는 방식인 만큼, 성장의 현실성과 지속성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변화는 김연수 대표 취임 이후 이어진 사업 재편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김 대표는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존립 자체가 흔들리던 시기에 취임한 뒤 오피스 SW 중심 사업을 AI 중심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현재 흐름이 유지되면 올해로 3년 연속 최대 매출 경신도 예상된다. 한컴은 그동안 국내 대표 문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인식돼 왔다. 최근에는 AI 매출과 AI 도입률, 차세대 플랫폼 전략까지 함께 제시하며 AI 중심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차기 성장동력은 '에이전틱 OS'…플랫폼 사업자로 확장 한컴이 다음 성장축으로 내세운 것은 '에이전틱 OS'다. 에이전틱 OS는 다양한 AI 에이전트를 통합적으로 생성·운영·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특정 거대언어모델(LLM) 하나에 종속되기보다 데이터 통합, 온톨로지, 에이전트 기술을 결합해 여러 AI 모델과 연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초거대 AI 모델 자체를 개발하기보다 여러 모델과 데이터를 실제 업무 환경에서 연결·운영하는 플랫폼 사업자로 자리잡겠다는 구상이다. 한컴은 올해 4분기 에이전틱 OS 베타 버전과 상용 버전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후 2027년부터 국내를 넘어 유럽 시장까지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폴란드 기업 7불스(7Bulls), 알고마인(Algomine) 등과 협력해 유럽연합 인공지능법(EU AI Act)과 GDPR 요구사항을 반영한 개발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컴의 AI 사업 비중 확대가 이어질 경우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과는 다른 잣대의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AI 사업의 성장성과 기존 사업의 안정성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향후 밸류에이션 해석도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AI 매출이 지난해 연간 실적을 상반기 중 넘어섰고 연간 비중도 20% 안팎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컴의 사업 구조 재편은 선언 단계를 넘어 실적과 기업가치 평가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연수 한컴 대표는 "AI 기술과 사업 확대에 적극 투자하면서도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에이전틱 OS 상용화를 계기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AI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실적발표를 통해 밝혔다.

2026.08.04 10:27남혁우 기자

중동, 소버린 AI 경쟁 선두…한국도 존재감 확대

중동 국가들이 정부 주도 투자와 현지 언어에 특화된 모델을 앞세워 글로벌 소버린 인공지능(AI) 경쟁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 자체 개발 모델 보급 기반 확대로 소버린 AI 생태계에서 영향력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30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 '팰컨 H1'은 '2026년 소버린 AI 거대언어모델(LLM) 보고서'에서 가장 성숙한 소버린 AI 모델로 평가됐다. 러시아의 '기가챗 3.1 울트라'는 팰컨 H1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팰컨 H1은 정부가 주도하는 소유 구조와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을 갖춘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현지 언어 지원 수준과 실제 보급 범위도 경쟁력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람'과 UAE의 '자이스 2'·'K2 싱크 V2'도 상위권 모델로 평가됐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랍어 방언 지원과 폭넓은 접근성을 바탕으로 중동의 소버린 AI 생태계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에서는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A.X 3.1'이 폭넓은 보급률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A.X 3.1은 340억개 매개변수를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SK텔레콤이 2025년 글로벌 AI 플랫폼 허깅페이스에 공개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한국이 최대 1조 달러 규모의 소버린 AI 투자 계획을 바탕으로 관련 생태계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과 일본·인도는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소버린 AI 개발을 선도하는 국가로 분류됐다. 이번 보고서는 중동과 중부·동유럽, 서유럽, 아시아태평양,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캐나다 등 80여개국에서 개발된 170개 이상의 모델을 분석했다. 모델 소유 구조와 기반 기술 확보 여부, 현지 언어 지원, 보급 수준 등을 토대로 각국의 소버린 AI 성숙도를 평가했다. 마크 아인슈타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각국은 데이터 보안, 언어의 다양성, 기술의 독립성 등을 고려해 AI 주권을 강조하고 있다"며 "클로드의 페이블 5 사용 금지 조치 이후 외국 LLM에 대한 정치적 위험이 증가함에 따라 소버린 모델의 필요성이 더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2026.07.31 17:04김미정 기자

[비욘드IT] "몰래 추적하고 성능까지 바꿨다"…통제 불가능한 해외 AI 리스크

가파른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산업계는 물론 공공·연구 영역 전반에서 인공지능(AI) 도입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돼 온 글로벌 AI 서비스가 최근 성능 저하 은닉, 예고 없는 서비스 중단, 사용자 환경 식별 논란 등에 잇따라 휘말리면서 예측 불가능한 외부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성능 경쟁 못지않게 안정성과 통제권이 중요 과제로 떠오르면서 국가 안보와 산업 기밀 보호를 위한 소버린 AI 구축 필요성도 한층 부각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략 산업과 공공 영역을 중심으로 핵심 AI 인프라의 해외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상 상황에 대비해 국내에서 직접 운영·통제할 수 있는 모델과 인프라, 그리고 대체 가능한 백업 체계를 함께 갖춰야 한다는 제언이다. 먼저 클로드 페이블 5 출시 과정에서 최첨단 AI 개발 관련 작업에 한해 사용자에게 알리지 않고 응답 품질을 낮추는 기능이 있었다는 사실이 함께 공개한 안전 문서(시스템카드)를 통해 확인됐다. 앤트로픽은 페이블5와 미토스5를 공개하면서 319페이지 분량의 시스템카드를 함께 공개했다. 문서에 따르면 두 모델은 최첨단 대형언어모델(LLM) 연구개발과 관련된 작업이 감지될 경우 내부적으로 프롬프트를 수정하거나 스티어링 벡터 등의 기법을 적용해 응답 품질을 의도적으로 낮추도록 설계돼 있었다. 문제는 이 같은 조치가 사용자에게 어떤 형태로도 고지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스템카드에는 해당 기능이 '사용자에게 보이지 않는다(not visible to the user)'고 명시돼 있었다. 정책 자체는 공개 문서에 기재돼 있었지만 실제 이용자가 마주하는 화면에는 아무런 경고나 안내 없이 조용히 품질이 낮은 응답만 나가도록 설계된 셈이다. 이어 특정 사용자 환경을 식별하기 위한 은닉 코드가 발견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우회 접속 여부와 접속 지역, 호스트네임을 확인해 시스템 프롬프트 안에 유니코드로 분류 정보를 몰래 인코딩하는 방식이었다. 앤트로픽측은 LLM 기술을 탈취하려는 중국 기업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사용자 사이에서는 LLM 개발과 직접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일반적인 코딩·엔지니어링 작업에서도 성능 저하를 체감했다는 불만이 잇따랐다. 특히 어떤 요청이 '민감한 작업'으로 분류돼 품질이 낮아지는지 이용자 입장에서는 사전에 알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비판이 높았다. 미국 정부가 AI 서비스를 통제할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됐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국가 안보를 이유로 페이블5와 미토스5 외국인 접근을 전면 차단했다. 당시 상무부는 고성능 AI 모델이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해 수출 통제를 결정했고 앤트로픽은 정부 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해외 이용자는 물론 외국인 직원의 접근까지 제한했다. 서비스 중단 2주만에 규제 완화로 다시 공개됐지만 정부 정책에 따라 서비스 제공여부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오픈AI가 출시한 차세대 인공지능(AI) 모델 'GPT-5.6' 시리즈 중 일부는 미국 정부 요청에 제한 배포 됐다는 점도 이런 우려에 힘을 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오픈AI가 미국 정부에 지분 일부를 넘기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지난 1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오픈AI는 미국 정부가 자사 지분 최대 5%를 보유하는 방안을 트럼프 행정부와 논의 중이다. 오픈AI 기업가치 8520억 달러를 기준으로 하면 해당 지분 가치는 약 426억 달러 규모다. 관건은 정부가 보유하게 될 지분에 의결권까지 포함되는지 여부다. 의결권이 딸린 지분이라면 미국 정부가 오픈AI 이사회 구성이나 주요 경영 판단에 직접 관여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리는 셈이다. 이 경우 AI 서비스 운영 방향이 기업의 기술적 판단이 아니라 정권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일련의 사건이 핵심 AI 인프라를 해외 사업자와 외국 정부의 정책 판단에 의존할 경우 국내 기업과 기관의 연구·보안 협력 체계가 언제든 흔들릴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는 지적이다. 이에 안보·국방·반도체·바이오 등 전략성이 높은 핵심 분야에서만큼은 자체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소버린 AI' 체계를 서둘러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글로벌 범용 모델을 당장 국산 모델로 대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더라도, 핵심 강대국의 정책 변화나 빅테크의 독단적 조치로 국내 산업 체계가 한순간에 마비되는 사태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취지다. 한 AI 기업 대표는 "현재 중국 지투A가 만든 'GLM' 같은 모델처럼 오픈소스로 공개된 고성능 모델들을 활용해 국내 실정에 맞게 최대한 잘 다듬어 쓰는 현실적인 파트너십 전략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방위 산업에서 자주국방을 목표로 차근차근 역량을 키워온 것처럼 소버린 AI 역시 장기간에 걸쳐 온전한 우리만의 통제 역량을 확보하겠다'는 명확하고 현실적인 사회적 담론과 장기적 목표가 확립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2026.07.07 10:52남혁우 기자

[최홍석 칼럼] 젠슨 황 내한이 한국 통신사에 던진 질문

"통신 네트워크는 국가 AI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사람과 기업, 기기, 기계를 연결하고, 새로운 AI 클라우드의 핵심 기반이 될 것입니다."(젠슨 황) 이달 엔비디아 젠슨 황 CEO의 내한은 단순한 비즈니스 방문이 아니었습니다. SK텔레콤·네이버·현대차·LG를 하루에 종횡무진 누빈 그의 일정은, 한국이 글로벌 AI 인프라 경쟁에서 어떤 포지션을 잡아야 하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지도였습니다. 삼겹살집에서 시작해 로봇 사옥을 거쳐 GW급 AI 클라우드 협약으로 끝난 이 방문의 핵심 키워드는 세 가지, 소버린 AI·네오스케일러·피지컬 AI였습니다. 소버린 AI, '나라 안의 AI'를 만든다는 것 소버린 AI는 '국산 AI'가 아닙니다. 자국의 언어·데이터·법제도가 반영된 AI 모델을, 자국이 통제 가능한 인프라 위에서 학습·추론하는 체계 전체를 의미합니다. 미국 빅테크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맡기는 순간 AI의 '두뇌'는 있지만 '주권'은 없는 상황이 됩니다. 네이버는 '각 세종' 데이터센터를 전초기지로, 엔비디아와 GW급 AI 팩토리 공동 구축에 합의했습니다. 내년 상반기 55MW 가동을 시작으로 2028년 200MW, 궁극적으로 GW급 확장이 목표입니다. 한국 기업 최초로 엔비디아 '네모트론 연합'에 합류하며 하이퍼클로바X를 소버린 AI의 글로벌 레퍼런스로 삼겠다는 전략입니다. SK텔레콤 역시 500B 규모 초거대 모델 'A.X K1'을 소버린 AI 파운데이션 모델로 내세우며, 엔비디아 DSX 플랫폼을 기반으로 GW급 AI 클라우드를 구축합니다. KT는 자체 소버린 AI 모델 라인업과 함께 정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2단계 참여를 적극 추진 중입니다. 네오스케일러...기가와트 시대의 연산 거점 기존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의 전력 규모가 수십~수백 MW였다면, 네오스케일러는 GW 단위의 연산 집적도를 목표로 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규모 확장이 아닙니다. AI 연산의 성격 자체가 바뀌는 것입니다. 수십만 장의 GPU가 동시에 가동되는 AI 팩토리에서는 네트워크가 단순한 파이프가 아니라 연산 클러스터의 핵심 구성 요소가 됩니다. GPU 간 데이터가 마이크로초 단위로 동기화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국 광케이블·기지국·데이터센터 자산을 실제로 운용하는 통신사만이 이 규모의 AI 팩토리를 안정적으로 지원할 네트워크 기반을 갖추고 있습니다. 피지컬 AI...로봇이 망을 필요로 하는 이유 젠슨 황이 현대차 사옥과 로봇 친화형 빌딩인 네이버 사옥을 방문한 이유는 하나입니다. '에이전틱 시스템·로봇·피지컬 AI를 구현하는 데 있어 데이터 확보가 가장 어려운 과제'라는 그의 말처럼, 피지컬 AI에서는 데이터 파이프라인이 핵심입니다. 로봇과 자율기기는 현장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AI 팩토리로 올려 모델을 고도화하고, 고도화된 모델을 다시 현장에 배포하는 실시간 순환 구조가 필요합니다. 이 순환의 신경계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통신망입니다. T-모바일과 노키아는 엔비디아 AI-RAN 인프라를 5G 기지국에 적용해, 무선망이 동시에 분산 AI 연산을 수행하는 구조를 실증했습니다. SK텔레콤도 WIS 2026에서 디지털 트윈 플랫폼과 로봇 트레이닝 플랫폼을 공개하며 피지컬 AI 영역에서의 역할을 선점하고 있습니다. 국내 통신사가 지금 준비해야 할 세 가지 ① AI 팩토리를 위한 전용 네트워크 구축 GW급 AI 팩토리는 마이크로초 결정론적 레이턴시·무손실 패브릭·페타비트급 대역폭을 요구합니다. 5월 칼럼에서 다룬 SRv6 기반 단일 패브릭과 RON은 바로 이 AI 팩토리 연결의 기술 기반입니다. Telco가 보유한 광전송 인프라와 IP/MPLS 백본은, 제대로 진화시키면 경쟁자가 쉽게 복제할 수 없는 핵심 자산이 됩니다. ② 엣지-코어 연속성 설계 로봇·자율기기가 쏟아내는 비정형 데이터는 엣지에서 필터링되고, 코어 AI 팩토리에서 학습되며, 다시 엣지로 모델이 배포되는 연속적 흐름을 필요로 합니다. 전국 분산 기지국과 엣지 노드를 실제로 운용하는 통신사만이 이 흐름을 물리적으로 보장할 수 있습니다. 5G 특화망(이음 5G)과 AI-RAN의 결합이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입니다. ③ 소버린 데이터 인프라 선점 소버린 AI의 핵심은 '데이터가 어디에 있느냐'입니다. 국가 안보·의료·금융·공공 데이터는 자국 영토 내 처리·보관이 요구됩니다. 통신사는 수십 년간 축적한 통신 데이터의 신뢰 기반 위에서 소버린 AI 인프라의 신뢰 앵커 역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업자입니다. LG유플러스의 파주 하이퍼스케일 AI DC 추진도 이 흐름의 일환입니다. 망을 가진 자가 AI 시대의 인프라를 지배한다 소버린 AI는 '우리 땅에서, 우리 데이터로, 우리가 통제하는 AI'를 요구합니다. 네오스케일러는 그 AI를 돌릴 GW급 연산 거점을 요구합니다. 피지컬 AI는 그 연산 결과를 물리 세계에 실시간으로 연결할 신경계를 요구합니다. 이 세 요구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사업자는 전국 광케이블·기지국·데이터센터를 실제로 운용하는 통신사입니다. 준비 없이 위상이 저절로 높아지지는 않습니다. AI 팩토리 네트워크 진화, 엣지-코어 연속성 설계, 소버린 데이터 인프라 구축, 이 세 가지 방향으로 지금 실행을 시작하는 통신사만이 다음 AI 시대의 국가 인프라 사업자 자리를 차지할 수 있습니다. "AI는 모든 국가와 기업에서 쓰일 것이고, 반도체와 이동통신을 포함해 전 산업군에서 사용될 것입니다."(젠슨 황) 망을 가진 자가 AI 인프라를 지배하는 시대. 그 시작이 지금입니다.

2026.06.10 16:53최홍석 컬럼니스트

한국형 챗GPT 무료 출시하는 정부, 독자 AI 검증 체계 개발한다

정부가 국산 인공지능(AI) 모델의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할 평가 체계를 마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대표 AI라 불리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한국형 챗GPT인 '모두의 AI'를 연내 선보이는 만큼 이들 모델의 실력을 독립적으로 가늠할 잣대를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지난달 말 '2026년 벤치마크 데이터 활용 AI 모델 평가 지원' 사업 발주를 위한 사전규격 공개에 나섰다. 3억 4800만원 규모로 오는 12월까지 진행되는 이 사업은 벤치마크 데이터로 AI 파운데이션 모델 성능과 안전성을 정밀 측정하는 객관·독립 평가·검증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평가 방식은 객관식과 단답형을 넘어 서술형 응답까지 자동 채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복수의 '평가형 LLM(LLM-as-a-Judge)'를 동원해 채점 기준 기반의 정성 평가를 자동화한다. 기업이 자사 로컬 환경에서 같은 방식으로 평가받도록 지원하고 그 결과를 NIA 'K-AI 리더보드'에 반영한다. NIA는 이번 사업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로 진행 중인 독파모 프로젝트와 '월드 베스트 LLM 데이터 활용 지원' 사업의 일환이라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독파모 수행기관으로 최종 선정된 기관은 평가 지원 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 평가하는 쪽과 평가받는 쪽을 분리해 검증의 독립성을 담보하려는 장치다. 독파모 프로젝트는 단계별 평가로 팀을 추려내는 경쟁형 압축 방식이다. 올해 초 1차 단계평가에서는 대상 5개 기업이 세계적 성능 지표 기준치를 모두 통과했다. LG AI연구원·SK텔레콤·업스테이지·모티프테크놀로지스 등 4개 정예팀이 오는 8월 2차 평가를 받을 예정이다. 이어 올 연말 3차 평가를 기점으로 최종 2곳만 살아남는다. 정부는 2차 평가에 나서는 8월 독파모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이 모델을 기반으로 만든 모두의 AI를 이르면 오는 11월 무료로 출시한다. 챗GPT 같은 범용 AI 챗봇 형태 서비스로 전 국민이 AI 에이전트를 활용할 수 있게 적극 돕는다는 취지다. 정부는 AI를 활용하기 어려운 노년층과 소외계층을 위한 특화 모델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정부 재정을 투입한 국산 AI 서비스에 탑재될 독파모 성능은 글로벌 모델 기준 20위권으로 평가된다.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인공지능연구소(HAI) 보고서에 따르면 '주목할 만한 AI'에 포함된 한국 모델은 2024년 1개에서 2025년 8개로 늘었는데, 이들 중 다수가 독파모를 개발 중인 기업 자체 모델이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3월 제11차 국무회의에서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한국 AI 모델을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2026.06.01 15:23이나연 기자

이하늘 소프트스퀘어드 "부산은 AI 배포·운영·검증까지 가능한 도시"

“부산은 AI를 소비하는 도시를 넘어, AI를 배포·운영·검증까지 가능한 도시가 될 수 있습니다” 부산 기반 개발 AI MSP(Managed Service Provider) '그릿지'를 운영하는 소프트스퀘어드 이하늘 대표는 하정우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주최한 AI 스타트업 간담회에서 부산형 AI 현장 적용 모델을 제안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19일, 하정우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이번 간담회는 최근 하 후보가 발표한 AI 교육 1번지, 서부산 AI 테마밸리, AI 시니어케어, AI 상권혁신 등 AI 공약의 후속 실행 방안을 논의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이하늘 대표를 비롯해 부산 지역 AI 업계 스타트업 대표들이 다수 참석한 가운데 AI 인재, 지역 일감, 데이터 개방, 보안형 AI 인프라, 지역 스타트업 참여 구조 등 다양한 AI 정책 의견이 오고 갔다. 이 자리에서 이하늘 대표는 ▲소버린AI의 현장 적용 방안 ▲AI 청년 인재 문제 해결책 ▲AI개발 인력 매칭 ▲AI 교육 실행안 등 다양한 영역에 있어 당장 도입이 가능한 현장형 정책들을 다수 제안했다. 이 대표는 “부산 기업의 AI 활용이 단순한 계정 보급이나 일회성 교육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AI 시스템 도입 지원, 업무 컨설팅, 사용률 및 성과 관리까지 함께 제공해야 실제 효능감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산 기업들을 대상으로 AX를 지원하면서 느낀 점은 최신 AI 도구에 대한 체감 활용도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AI는 이제 단순 프롬프트 활용을 넘어, AI와 함께 일하고 때로는 AI의 제안을 받아 업무를 수행하는 단계까지 교육에 반영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글로벌 빅테크 AI와 국산 소버린AI를 대립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기업 업무 특성과 데이터 성격에 따라 보안, 비용, 한국어 문서 처리, 지역 행정·상권 데이터 활용 구간에서 국산 소버린AI를 우선 적용하는 방식으로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부산이 AI를 단순히 소비하는 도시를 넘어 AI를 기업 현장에 배포하고 운영하며 검증하는 도시로 성장하려면 실제 업무에 정착시킬 수 있는 지역 기반 AI MSP와 스타트업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부산 스타트업이 공공·민간 AI 실증사업에서 실질적인 실행 주체가 돼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행사에 참가한 스타트업 대표들은 부산 지역 정부사업 및 과제를 대기업이나 서울 유망 스타트업들이 페이퍼컴퍼니를 내고 사업을 가져가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지적했다. 참석자 중 한 대표는 "부산에 실제 고용 인원을 일정 수준 이상 두고 운영하는 기업을 우대하는 기준을 둬 AI 업무 정착 운영은 부산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참여할 수 있게 설계해야 한다"면서 "운영 주체가 된 지역 기업들은 양질의 레퍼런스를 쌓고 입주기업도 실제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하정우 후보는 “직접 겪고 느낀 디테일한 현장의 문제들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답했다.

2026.05.21 10:37백봉삼 기자

AI 예산 10조원 돌파했지만…"반도체·인프라 편중 여전"

정부 부처들이 내년도 예산안 논의에 돌입한 가운데 인공지능(AI) 분야 정부 예산이 역대 최대 규모인 10조원을 돌파했지만, 정작 시장 지배력이 집중되는 기반모델·응용서비스 생태계는 여전히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도체·하드웨어 인프라 편중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AI 가치사슬 상위 계층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는 우려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2026년 범정부 AI 예산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10조 1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민간에서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합산 약 70조원의 설비투자를 집행하며 글로벌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점유율 약 80%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선 투자 규모의 확대가 곧 경쟁력 확보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국회 출연연구기관인 국회미래연구원이 이달 발간한 연구보고서 '글로벌 AI 투자 전략과 우리나라의 정책 과제'는 정부 투자 대부분이 AI 가치사슬의 1·2계층인 반도체와 하드웨어 인프라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수익성과 시장 지배력이 가장 높은 3·4계층, 즉 기반모델과 응용 소프트웨어·서비스·플랫폼에 대한 투자는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분석이다. 공공 AI 예산 역시 그래픽처리장치(GPU) 도입 수량·데이터센터 구축 면적 등 투입 중심의 성과 지표에 머물러 있다. 보고서는 해당 예산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5조 1000억원)·산업통상부(1조 1000억원) 등 다수 부처에 분산돼 칸막이식 중복·비효율이 구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봤다. 설비는 구축됐으나 현장 활용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스마트팩토리 보급 사업을 예로 들며 같은 실패가 AI 투자에서 반복될 위험이 있다고도 경고했다. 이달 정부는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AI 가치사슬 전반으로 투자 범위를 확장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4일 '국민성장펀드 제2차 전략위원회'를 열고 소버린 AI를 포함한 6개 분야를 2차 메가프로젝트로 선정했다. 소버린 AI 사업은 1차 메가프로젝트에서 국산 AI 반도체인 신경망처리장치(NPU) 위주였던 'K-엔비디아'에서 나아가 반도체·데이터센터·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응용서비스 개발로 이어지는 전방위 가치사슬 자립을 목표로 삼는다. 우리나라 데이터 주권을 지키고 거대언어모델(LLM) 시장에서 AI 기술자립을 이루겠다는 구상으로, 직접투자와 인프라 투융자 방식이 모두 동원된다. 국민성장펀드는 출범 이후 올해 1~3월에만 약 6조 6000억원의 자금 공급을 승인했다. AI 분야에선 지난달 AI 반도체 유니콘 리벨리온에 6400억원을 직접 투자해 전례 없는 규모의 지원을 단행했다. 2차 메가프로젝트를 포함해 소버린 AI 분야엔 추가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며, 간접투자 부문에선 AI·반도체 생태계 전용 자펀드(5000억원)도 별도로 운용된다. 첨단산업 생태계 지원을 위한 5년간 총 투자 규모는 50조원 이상으로 책정됐다. 보고서는 정부 주도 AI 투자가 실질적인 효과를 내려면 투자 방향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LLM 기반모델 경쟁은 이미 글로벌 선두와 격차가 벌어졌지만 피지컬 AI는 아직 글로벌 강자가 확정되지 않은 초기 단계인 만큼 국내 제조업 기반이 비교우위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국민연금(약 1400조원)·한국투자공사(약 320조원) 등 공적 기금이 국내 AI 벤처의 앵커 투자자로 기능할 수 있도록 운용 기준을 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희수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은 "AI 투자의 방향 교정, 공공 투자의 성과 관리, 규제 간 정합성 확보는 모두 입법과 예산 심의라는 국회 고유의 기능과 직결되는 과제"라며 "AI 투자가 옳은 방향과 지속가능한 구조로 설계될 수 있도록 국회가 보다 능동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6.04.28 16:39이나연 기자

UAE·일본 '소버린 AI' 투자 선두…한국은 7위

아랍에미리트(UAE)와 일본이 전 세계적으로 공개된 '소버린(주권) 인공지능(AI)' 투자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수 국가가 국가적 차원의 대규모 베팅을 통해 AI 자국화와 기술 주권 확보를 주도함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26일 미국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가 발표한 '소버린 AI 인덱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과 중국이 전 세계 AI 파운데이션 모델의 100%를 소유하고 있으며 AI 구동에 필요한 연산력의 90%를 장악하고 있다. 특정 국가의 AI 권력 독점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 정부는 자국의 이익과 가치를 반영하는 기술 자립, 즉 '소버린 AI'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 세계에서 130개 이상 소버린 AI 프로젝트가 추진 중인 가운데 실제 투자는 중동과 동아시아 두 지역에 80% 이상이 집중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UAE와 일본은 전체 공개 투자액의 약 67%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 두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 국가의 투자 규모는 수억 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어 국가 간 실행력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 소버린 AI 투자 측면에서 글로벌 7위에 올랐다. CNAS 보고서는 한국이 주도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한-아세안(ASEAN) 공동 고성능 컴퓨팅(HPC) 시설' 구축 프로젝트를 꼽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주도하는 이 사업은 총 1000만 달러 규모 예산이 투입돼 인도네시아에 거점을 마련하고 아세안 국가들의 데이터 분석 및 AI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동시에 미국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는 '소버린 AI의 역설'도 지적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된 프로젝트의 약 70%가 최소 하나 이상의 외국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으며, 그중 80%는 미국 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엔비디아는 전체 인프라 프로젝트의 52%에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하며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CNAS는 "국가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더라도 클라우드 서비스 의존이 칩이나 서버 시스템 등 하드웨어 계층의 의존으로 옮겨갈 뿐 완전한 독립은 사실상 불가능함을 시사한다"고 부연했다. 신흥 경제국들에 소버린 AI는 모든 의존성을 제거하는 것이 아닌 전략적 선택의 문제가 될 전망이다. CNAS는 국가적 AI 전략의 현실적인 방향에 대해 "소버린 AI는 의존성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어떤 계층을 직접 소유하고 어떤 부분을 외국 공급업체에 맡길지 결정하며 의존성을 관리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04.26 09:35이나연 기자

[영상] 전쟁의 시대…병력 50만 붕괴 위기 속 국방 해결 방안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사태 등 글로벌 군사 충돌이 격화되는 '전쟁의 시대'를 맞았다. 하지만 우리 국군은 인구 절벽으로 인한 상비 병력 50만명 선 붕괴라는 치명적인 내부 위기에 직면해 있어 대안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심승배 국가 AI 전략위원회 국방안보 분과위원장(한국국방연구원 연구원)은 22일 영상 인터뷰를 통해 현대전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국방 AI'의 중요성과 우리 군이 나아가야 할 핵심 방향으로 속도를 제시했다. 50만 병력 붕괴는 기정사실…대안은 AI 심 분과장은 현재 군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로 '병력 부족'을 꼽았다. 실제로 역대 최저치를 갱신하고 있는 출산율 통계를 기반으로 추산해 볼 때 군 상비 병력 50만 명선 붕괴는 이미 피할 수 없는 기정사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는 "입대하는 장병 수가 매우 부족한 상태에서 상비 병력을 채울 대안은 사실상 AI와 무인 체계밖에 없다"며 "과거와 같은 인해전술이나 예비군·징병제 개편 등 물리적인 인원을 늘리려는 양적인 접근보다는, AI와 휴머노이드, 물류 로봇 등을 최대한 활용해 병력의 갭을 채우는 '질적인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과거에는 인원 부족으로 정밀하게 수행하지 못했던 위성 영상 분석이나 광범위한 감시·정찰 업무를 이제는 AI가 대신하거나 확장해 수행하며 병력 축소의 빈자리를 자연스럽게 메우고 있다. 특히 현대전은 전장 정보가 폭증하면서 인간의 판단 속도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단계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위성영상, 공개정보, 소셜미디어, 허위정보까지 한꺼번에 분석해야 하는 상황에서 AI의 지원 없이는 의사결정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는 "AI가 먼저 정보를 정리하고 선택지를 제시한 뒤, 인간이 최종 판단하는 구조가 현실적”이라며 "전쟁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AI의 전략적 가치는 더 커진다"고 말했다. 지휘관의 참모가 된 AI…"현대전은 속도전" 지속되는 글로벌 분쟁에서 나타난 전장의 양상도 국방 AI 도입을 강력하게 재촉하고 있다. 가성비가 뛰어나고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드론 등 무인 체계 자율성이 점차 높아지면서, 인간보다 무인 체계가 주도하는 전술이 훨씬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전장에 쏟아지는 방대한 '정보의 홍수'도 지휘관의 의사결정을 돕는 AI의 필요성을 극대화했다. 심 분과장은 "어떤 무기를, 어떤 경로와 조합으로 타격해야 할지 아군과 적군의 상황을 동시에 파악해야 하는 매우 복잡한 상황"이라며 "기존의 위성 영상 분석은 물론, 최근에는 SNS를 통해 퍼지는 조작된 사진(Fake) 등 심리전·인지전 성격의 공개 출처 정보(OSINT)까지 쏟아지면서 인간이 일일이 진위를 가리고 판단하기는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미국은 모든 전장 정보를 하나로 연결해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합동전영역지휘통제(JADC2)' 체계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AI 도입을 최우선으로 강조하는 중이다. 심 분과장은 "이제는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1차로 분석해 최적의 선택지 리스트를 올리면 인간 지휘관은 이를 바탕으로 최종 선택을 내리는 시대"라며 "현대전은 누가 더 빠르게 결심하고 대응하느냐가 승패를 가르는 '속도전'인 만큼 AI를 활용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지 않으면 실전에서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10년 걸리는 낡은 무기 도입 절차… "애자일한 개혁 시급" 심승배 분과장은 급변하는 전장 속 국방 AI 확산 최대 걸림돌로 경직된 무기 획득 체계를 지목했다. AI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커졌지만 실제 도입 구조는 여전히 과거 방식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기존 무기체계는 소요 제기부터 실전 배치까지 10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다"며 "민간에서는 첨단 드론과 소프트웨어가 빠르게 바뀌는데, 국방은 이런 기술을 곧바로 시험하고 현장에 적용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민간의 상용 기술을 신속하게 들여와 테스트하고 보완하는 '애자일한 획득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속도만 앞세울 수는 없다고도 덧붙였다. AI 무기체계의 안전성과 윤리성 검증은 필수지만 무결점만을 목표로 도입을 지나치게 늦춰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심 분과장은 결국 국방 AI의 성패는 안전성과 속도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제도화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봤다. 더불어 한국 국방 AI 한계가 단순 예산 부족에만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투자된 예산을 실제 전력화로 연결할 조직, 인력, 산업 생태계가 함께 부족하다는 것이다. 심 분과장은 "예산 확대도 중요하지만 그 돈을 흡수해 사업화하고 현장 전력으로 연결할 시스템이 같이 커져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돈은 써도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민간 기술을 국방에 빠르게 접목할 수 있는 연결 구조도 핵심 과제로 꼽았다. 군이 보유한 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바탕으로 스타트업과 방산기업이 시제품을 만든 뒤 실제 군 도입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심 분과장은 "국방 분야는 데이터에 대한 갈증이 크다"며 "실증에서 끝나지 않고 도입까지 이어지게 하려면, 그 사이의 '죽음의 계곡'을 메워줄 국방 AX 거점 같은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식 국방 AI 도입은 부적합…"소버린 AI 기반 국방 특화 현실적" 심승배 분과장은 한국 국방 AI의 전략 방향과 관련해 미국식 모델을 그대로 답습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미국은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국방이 AI 혁신을 주도하는 구조지만 한국은 민간과 정부가 축적한 기술 기반 위에서 국방 특화 체계를 키우는 방식이 더 현실적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국가 차원의 소버린 AI 기반을 만들고 그 위에 국방 도메인에 맞는 특화 체계를 얹는 접근이 필요하다"며 "모든 것을 처음부터 국방이 독자 개발하겠다는 방식은 비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방 AI는 범용 대형 모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부대 내부 민감 정보 처리나 무기체계 직접 탑재 같은 영역에서는 경량화된 소형 모델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심 분과장은 "국방 AI는 결국 현장 적용성과 보안성을 동시에 만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민간 AI 스타트업과 방산기업이 군 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하고 시제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국방 AI 플레이그라운드', 즉 국방 AX 거점 같은 생태계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실증과 실제 도입 사이의 단절을 줄이기 위해 정부의 인프라·예산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심 분과장은 "미래전은 결국 드론 대 드론의 물량전이 될 것"이라며 "유사 시 필요한 드론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지금부터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2026.04.22 16:52남혁우 기자

옴디아 "SKT, AI 수익화 고민 해법 찾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Omdia)'가 보고서에서 SK텔레콤의 GPU 운용 효율화, 수익화 기반 소버린 AI 인프라 구축 전략을 높이 평가했다. 24일 SK텔레콤 뉴스룸에 따르면 옴디아는 '해인(Haein) 클러스터'와 '페타서스 AI 클라우드'로 AI 인프라의 고질적인 난제를 자체 해결한 점에 주목했다. '해인'은 엔비디아차세대 AI 가속 칩 '블랙웰'이 탑재된 고성능 GPU 인프라다. 이를 기반으로 SK텔레콤은 대규모 AI 모델 학습, 추론에 최적화된 연산 환경을 안정적으로 제공한다. 해인엔 자체 가상화 솔루션 '페타서스 AI 클라우드'를 적용해 GPU 클러스터 가동률을 극대화했다. SK텔레콤이 하나의 시스템이나 소프트웨어를 여러 사용자가 이용하는 멀티테넌시 환경의 보안 문제를 독자적인 가상화 기술로 극복했다는 점도 조명했다. 이는 보안과 효율성을 동시에 잡은 구조로, AI 인프라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수익화 전략도 주목했다. 옴디아는 SK텔레콤이 AI 기술 경쟁력과 투자를 통해 실질적인 수익화 구조를 마련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SK텔레콤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A.X K1'과 MWC26에서 공개된 '소버린 AI 서비스 패키지'가 인프라(AI DC)-모델(A.X)-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엔드 투 엔드 구조를 완성했다고 분석했다. 이를 통해 기술 경쟁력이 어떻게 비즈니스 수익 구조를 마련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AI DC 사업 재무적 성과가 이 같은 수익화 모델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가산, 양주 등 주요 거점 데이터센터 가동률 상승에 힘입어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약 35% 성장한 3억 5400만 달러(약 5293억원)에 이르는 점에 주목했다. SK텔레콤이 2030년까지 AI DC 매출 7억 달러(약 1조원) 달성이라는 확고한 로드맵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매출의 약 5%를 차지하는 핵심 수익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SK텔레콤은 "독보적인 AI 기술력과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글로벌 AI 생태계를 선도하고, AI G3 도약이라는 국가 비전에도 기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026.03.24 15:21홍지후 기자

"SKT 'A.X K1', 옴니모달 모델로 소버린AI 달성"

SK텔레콤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2단계 개발에 착수한 가운데 AI 모델 'A.X K1'을 옴니모달 모델로 확장한다. 언어모델에서 이미지와 음성 모델로 나아가겠다는 목표인데, 이를 통해 소버린AI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와 이목을 끈다. 김건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22일 SK텔레콤 뉴스룸 기고문을 통해 "SK텔레콤 초거대 AI모델 'A.X K1'은 옴니모달 모델로의 진화를 계속해 나갈 것이며, 이는 디지털 주권을 넘어 물리적 인프라 주권까지 함께 강화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소버린 AI 개발을 위해선 국가 핵심 데이터 주권을 확보해야 하는데, 옴니모달이 이를 가능케 한다"고 말했다. 옴니모달 모델은 텍스트, 사진, 영상 등 시각 정보와 음성까지 아우른다. 외부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 국가, 공공, 산업 데이터를 직접 학습, 운영할 수 있다. 옴니모달 구현엔 기술적 과제가 남아있다. 김 교수는 실시간 상호작용이 필요한 음성 대화의 특성, 지나치게 긴 응답이 몰입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 음성 기반 사용자 지시를 정확히 반영해야 하는 문제 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높은 성능의 언어모델을 갖추는 게 옴니모달 모델 개발의 핵심 요소"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옴니모달 모델은 산업 전반을 하나의 모델로 연결할 수 있으며, 물리적 세계를 아우르는 실행형 AI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며 "SK텔레콤이 추구하는 '모두의 AI' 서비스의 실현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모델을 적용해 SK텔레콤은 천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에이닷 서비스 통화 요약을 비롯해 티맵, B tv 등에서 실시간 음성 대화를 지원할 수 있다. 또한 크래프톤 게임 AI에 핵심 기술로 활용돼, 사용자가 음성 대화를 통해 공동의 임무를 수행하는 새로운 플레이 경험도 구현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김 교수는 컴퓨터 비전, 기계학습 등을 연구하며 지난해에 1 NeurIPS, 2 EMNLP, 2 ICCV 등 국제 권위 학술대회와 저널에 논문을 실었다.

2026.01.22 17:44홍지후 기자

"물가·금리 영향 분석을 위한 데이터 찾아줘" 명령하니 데이터셋 '뚝딱'

“물가와 경기 변동이 단기금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싶으니, 활용 가능한 데이터를 찾아달라”고 입력하자 기준금리를 포함한 소비자물가지수(CPI), 국내총생산(GDP) 등 관련 데이터셋이 일목요연하게 제시됐다. 데이터 검색뿐 아니라 5페이지 분량의 연설문 작성, 내외부 보고서 탐색 등 업무 전반에 걸친 다양한 요청도 수행할 수 있다. 한국은행과 네이버가 공동 개발한 인공지능(AI) 모델 '보키(BOKI)'가 공개됐다. 보키는 네이버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인프라와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금융•경제 특화 AI다. 한국은행 내부망에 구축한 이른바 '소버린 AI'로, 글로벌 중앙은행 가운데 최초 사례다. 박정필 한국은행 디지털혁신실장은 2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한국은행-네이버 공동 주최 'AX 컨퍼런스'에서 보키를 시연했다. 그는 “2020년 창립 20주년 기념 전략 목표 가운데 하나로 '디지털 혁신'을 제시했고, 그 세부 과제로 AI•기계학습(ML)의 업무 도입을 추진해왔다”며 “이번에 전사적 AI 도입을 본격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과 네이버는 약 1년 반에 걸쳐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모델을 설치하고 AI 서비스별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행은 지난 20년간 축적된 330만건의 문서를 수집해 중복 내용을 제거한 뒤 140만건의 정형 데이터로 가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행내외 조사 연구 자료와 내부 규정, 지침을 토대로 답변을 제공하는 AI 어시스턴트와 한국은행 종합데이터플랫폼과 연동된 분석 서비스를 구현했다. 아울러 한국은행은 AI가 질문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도록 업무흐름(워크플로우)을 직접 설계했다. 박 실장은 “단순한 질문이라도 답변을 도출하기까지 여러 단계의 프로세스가 필요하다”며 “질문의 의도를 분해, 재작성하고 중요도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말했다. AI 구축 과정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기록되는 시계열 데이터 활용이다. 카드 사용내역이나 거래패턴 등이 대표적인 예로, 금융권에서 시계열 데이터는 AI 모델에 필수 요소로 꼽힌다. 한국은행의 경우 종합데이터플랫폼인 '바이다스.ai'를 통해 시계열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다. 2022년 약 300만건이던 시계열 데이터는 현재 1900만건으로 늘었다. 데이터 업무 흐름 중심으로 기능을 개선하면서, 과거에는 IT 인력 지원이 필요했던 분석 작업도 이제는 직원들이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 역시 시계열 데이터를 이해하는 AI 구현을 보키의 고도화 핵심 목표로 삼았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금융권 데이터 대부분이 시계열이라는 점에서 이를 이해하는 AI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고민했다”며 “이 부분이 한국은행에도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인식하고 우선순위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행이 시계열 데이터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소버린 AI의 방향성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시계열을 이해하는 AI를 구축하면 한국은행은 전세계 중앙은행 가운데서도 드문 마이크로, 매크로 시계열 데이터 분석 도구를 갖추게 된다”며 “이는 한국 중앙은행의 금융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01.21 17:57홍하나 기자

이창용 "소버린 AI·망분리 개선 필요…지식 공유 시스템도 만들 것"

한국은행이 네이버와 협력해 금융·경제 특화 소버린 인공지능(AI)을 자체 구축하고 21일 공개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한은서 열린 '한국은행·네이버 공동 인공지능 전환(AX)' 컨퍼런스에서 한은과 네이버 측은 소버린 AI를 선뵀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세계 주요 중앙은행과 감독기관들이 자체 AI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한은의 AI 도입은 소버린AI와 망분리 문제라는 점에서 두 가지 특징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우리 금융·경제의 역사와 제도, 그리고 문화적 특수성을 보다 깊이 이해하는 AI를 개발하기 위해서도 소버린 AI가 필요하다"며 "한은이 네이버와 협력해 AI를 개발한 것은 민관 협력을 통해 우리나라 AI 산업을 한 단계 더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구축한 AI 플랫폼은 데이터 보안이 확보된 한은 내부망(온 프레미스)에 네이버클라우드 AI모형이 기반이다. 내부망에 구축된 소버린AI는 전 세계 중앙은행의 최초 사례다. 네이버가 클라우드 인프라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제공했고, 한은은 금융·경제에 특화된 AI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이번에 공개된 버전은 5가지 서비스 ▲조사 연구 ▲법규 및 규정 확인 ▲업무용 챗봇 ▲금융 경제 특화 번역 ▲금융경제 데이터 분석 서비스다. 이창용 총재는 국가정보원 협력으로 망 분리 개선 시범사업자로 선정, AI를 구축할 수 있었지만 전향적인 망 분리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시사했다. 그는 "AI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연산 자원의 활용과 인터넷 기반 클라우드 컴퓨팅이 필수적인 만큼, 이제는 AI 활용과 기존의 망분리 정책은 더 이상 양립하기 어려운 단계에 이르렀기에 망분리와 관련된 정부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짚었다. 이어 그는 "오는 3월 망 분리 개선이 완료 되면, 한은 AI의 활용 범위와 성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며 "새로운 '국가망보안체계'에 따라 문서와 데이터의 보안 등급을 재분류하고, 강화된 보안 기술을 다각도로 검토하는 등 기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현재 한은은 140만여건의 내부 문서를 AI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표준화했으며, 앞으로 지식 자산 전반을 통합적으로 관리·공유하는 시스템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2026.01.21 13:41손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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