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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회사가 소주 팔고 '캪틴큐' 부활...쪼그라든 술시장 돌파구 될까

국내 주류 소비가 감소하면서 주요 주류업체들이 신제품 출시와 제품군 확대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회식 문화 변화와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 확산으로 소주와 맥주 소비가 줄어들자 기존 주력 제품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요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3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맥주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소주 시장에 진출했고, 롯데칠성음료는 과거 단종했던 럼주 브랜드 '캪틴큐'를 부활시켰다. 하이트진로도 소주와 맥주를 혼합한 '소맥캔' 출시를 준비하는 한편, 일본 기린 맥주의 국내 생산을 시작하며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주류업계에서는 음주 문화 변화와 시장 위축이 맞물리면서 업체 간 신제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주력 브랜드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다양한 취향과 소비층을 겨냥한 제품으로 새로운 수요를 발굴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술 덜 마시는 한국인…음주 빈도·주류 출고량 동반 감소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류 출고량은 298만8천kl(킬로리터)로 집계됐다. 2015년(380만4천kl)와 비교하면 21.5% 감소했다. 연간 출고량이 300만kl를 밑돈 것은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1998년 이후 27년 만이다. 주요 주류 출고량도 줄었다. 지난해 맥주 출고량은 151만 9000kl로 전년 대비 7.2% 감소했다. 희석식 소주 출고량도 79만 3000kl로 전년보다 2.8% 줄며 맥주와 소주 모두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소비자들의 음주 습관도 달라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25 주류산업정보 실태조사'에 따르면 월 1회 이상 술을 마시는 소비자 월평균 음주 빈도는 8.8일로 2023년 (9일)보다 감소했다. 술을 마시는 날 하루 평균 음주량도 같은 기간 6.7잔에서 6.6잔으로 줄었다. 술을 마시는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소비자들이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주류 소비 방식으로 인식한 항목은 편의점 구입이 85.5%로 가장 높았다.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은 54.2%,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은 52.2%로 나타났다. 다양한 맛을 즐기는 소비 방식도 49.1%를 기록했다. 업계는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문화 확산과 회식 감소, 고령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국내 주류 시장이 축소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 회식이나 모임을 중심으로 술을 소비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의 취향에 맞는 주종과 제품을 선택하는 방향으로 소비 행태가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최근 사람들이 술을 적게 마시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주류 시장 자체가 위축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술 소비가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주요 업체들이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추세"라고 내다봤다. 맥주 회사가 소주 팔고 소맥캔까지…신제품으로 활로 모색 시장 위축에 대응해 주요 주류업체들은 기존 주력 제품을 넘어 새로운 제품군 확보에 나서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 9월 알코올 도수 15도의 제로슈거 소주 '찰랑'을 출시하며 국내 소주 시장에 진출했다. 맥주 브랜드 카스를 중심으로 구축한 유통망을 활용하면서 소주 시장에서도 입지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오비맥주는 현재 찰랑의 판매망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 찰랑 취급 매장은 전국 3150여곳을 넘어섰다. 출시 초기인 만큼 판매 성과를 평가하기보다는 취급 매장을 확대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는 단계라는 설명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소주 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입한 만큼 당장 큰 성과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소비자 반응을 살피면서 점진적으로 입지를 확보하려고 한다"며 "시장 반응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최소 3~6개월 정도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는 과거 주류 브랜드를 부활시키며 소비층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재출시한 럼주 '캪틴큐'와 과거 브랜드를 활용한 '처음처럼 클래식'이 대표적이다. 지난 1980년 출시된 캪틴큐는 과거 국내에서 인지도를 쌓았던 브랜드로 2015년 단종됐다. 회사는 단종 이후 제품이 SNS 등을 통해 꾸준히 회자되자 재출시를 결정했다. 초기 반응도 나타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재출시 기념 한정판 '캪틴큐 보물상자' 1만2000세트는 공장 출고 기준 하루 만에 전량 소진됐다. 회사는 이후 온라인에서 회자된 브랜드 관련 유머를 활용한 '고장 난 캪틴큐 타임머신' 패키지 3만 세트도 추가로 선보였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과거 브랜드를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뉴트로 소비문화와 다양한 주류를 경험하려는 수요를 고려해 캪틴큐를 재출시했다"며 "브랜드에 대한 추억을 가진 소비자부터 새로운 주류 경험을 원하는 젊은 층까지 폭넓게 공략하고 있다"고 내놨다. 하이트진로도 새로운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소주와 맥주를 혼합한 이른바 '소맥캔' 출시를 준비 중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소맥캔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달 일본 기린과 기술제휴를 통해 '기린 이치방 시보리'의 국내 생산도 시작했다. 전주공장에서 생산하는 초도 물량은 약 150만 리터로, 내년에는 국내 판매량의 75%를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공급 안정성을 높이고 물류비를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소주 제품의 도수를 낮추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올해 진로와 참이슬 후레쉬의 알코올 도수를 각각 15.7도로 조정하는 등 변화하는 소비자 취향에 맞춰 제품을 개선하고 있다. 주류업계에서는 이 같은 신제품 경쟁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주류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기존 제품 판매에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주종과 소비층을 확보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주류 시장의 파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업체들이 새로운 제품군을 확보하는 것은 실적 방어와 사업 구조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라며 "기존 사업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카테고리에서 얼마나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지 살펴보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2026.11.03 16:53류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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