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통위 노조 "세종 이전 졸속 추진, 직원 협의부터 다시 해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내년 상반기 세종 이전 계획을 두고 공무원 노동조합이 직원들과 사전 협의 없이 이전 일정을 결정했다며 정부에 공식 협의와 이전 시기 재검토를 요구했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과 국공노 방미통위지부는 2일 공동 성명을 내고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대의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면서도 "삶의 터전을 통째로 옮겨야 하는 당사자들은 발표 당일 언론을 통해 이전 소식을 처음 접했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13일 수도권 중앙행정기관 44곳과 소속 공무원 9929명을 세종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방미통위를 포함한 6개 기관 약 1100명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전해야 한다. 노조는 정부가 이전 계획을 발표하기 전 노동조합과 단 한 차례도 협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기관 이전 자체는 정부의 정책 결정 사항이지만 이전 일정과 근무지 변경, 주거 지원 등은 직원들의 근무조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협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특히 헌법 제33조와 공무원노조법 제8조를 근거로 이전 과정에서 근무조건에 관한 교섭 절차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족생활 보호를 규정한 헌법 제36조도 언급했다. 최근 조직개편으로 방미통위에 합류한 직원들의 상황도 문제로 제기했다. 노조에 따르면 방미통위 전체 정원 301명 가운데 최근 2년 이내 전입하거나 신규 임용된 직원은 126명으로 42%를 차지한다. 여기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조직개편에 따라 이동한 직원 33명도 포함된다. 이들은 세종에서 서울로 근무지를 옮긴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다시 세종으로 이전해야 하는 상황이다. 노조는 수도권 근무를 전제로 주거와 자녀 교육, 배우자 직장 등을 결정한 직원들에게 과도한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전 준비 기간이 촉박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세종의 임차 건물로 이동하려면 직원들이 주거지를 마련하고 가족의 생활 여건을 조정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이주 지원책도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정부에 일방적인 일정 발표에 대한 사과와 공식 협의체 구성을 요구했다. 아울러 이전 시기 재검토, 최근 전입·신규 임용 직원에 대한 별도 구제 방안, 주거비와 이사비·자녀 교육·맞벌이 배우자 지원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노조는 "당사자를 배제한 균형발전은 또 다른 불균형을 낳을 뿐"이라며 "정부가 스스로 내건 '소통'과 '상생'의 약속을 지킬 때까지 모든 수단을 다해 직원들의 권리를 지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