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방정식이 있다면, 한 번 배워보시겠습니까"
산수라면 모를까 수학을 현실에 적용하며 사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방정식도 그렇다. 전문가가 아닌 바에야 보통사람이 방정식을 쓸 일은 드물다. 그런데 “성공에도 방정식이 있다”고 말한다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최근에 출간된 책 '성공 알고리즘 비밀노트(글로벌콘텐츠 발간, 박재욱 지음)'는 성공 방정식을 이해한다고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 방정식을 이해하지 못하고 성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강조한다. 방정식의 핵심은 미지수(未知數)에 해당하는 근 또는 해를 구하는 것이다. 방정식을 알고도 이를 현실에 적용하기 어려운 까닭은 현실의 방정식의 경우 미지수가 한두 개인 1, 2차 방정식과 달리 미지수가 거의 무한대이기 때문일 수 있다.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방정식의 해를 구하기보다 운에 맡겨버린다. 저자 박재욱을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 이유가 거기에 있다. 쉽게 간파하기 어려운 복잡계의 문제를 어떻게 방정식으로 풀어내겠다는 것인지 궁금했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삼성동의 한 공간에서 저자를 만났다. -제목만 보고는 처세술에 관한 책일 것으로 짐작했습니다. 책장을 넘기다보니 경영학 교재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부끄럽지만 이 책에는 40년 직장 생활을 통한 실전 경험과 책 1천권을 통해 배운 지식이 압축돼 있습니다. 제가 다녔던 직장인 삼성을 비롯해 성공한 기업의 수많은 사례를 통해 기업의 리더가 알아야 할 내용을 정리했지요. 경영을 경쟁기업과의 전쟁으로 비유할 수 있다면 이 책은 전투 교본인 셈이지요.” 저자 박재욱은 삼성그룹에 오래 근무했다. 특히 회장비서실에 근무할 때는 고 이건희 회장과 함께 그 유명한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준비하기도 했다. 이 선언은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이때 '지행용훈평(知行用訓評) 33훈'이 만들어졌고 이는 삼성 기업문화의 뼈대가 됐다. '지행용훈평(知行用訓評)'은 '알아야 한다(知). 행동해야 한다(行). 시킬 줄 알아야 한다(用). 가르쳐야 한다(訓). 평가할 줄 알아야 한다(評)'는 의미이며 삼성 그룹의 경영자들이 갖춰야 할 덕목이다. 저자 박재욱은 삼성을 나온 뒤에는 한솔 그룹과 동부 그룹에서도 일했었다. -어떤 분들이 이 책을 읽으면 좋을까요. “기업에서 리더가 되고자 하는 분들이지요. 대기업의 팀장 이상 간부이거나 자기 사업을 위해 창업한 분들이 대상입니다. 리더는 관리자와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관리자는 회사에서 주어어진 것만 차질 없이 수행하면 되지만, 리더는 전략적 목표를 수립하고 조직원과 함께 그것을 실행해내는 능력을 총체적으로 갖춰야 되는 것이지요. 이 책은 전략적 목표와 실행에 관한 방정식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방정식이 되레 창의성을 제한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리더가 성공방정식을 만들었다고 해서 다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성공방정식은 살아있는 생물이나 마찬가지로 급변하는 경쟁 환경에 맞추어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혁신 마인드를 지닌 채 지속적으로 정교화하고 고도화해나가야 합니다. 성공방정식을 알게 되면 정교화 및 고도화 작업을 지속할 수밖에 없죠.” _성공방정식을 'Y=ABC'라고 간단히 표현하시던데요. “Y는 목표가 되겠고 A와 B와 C는 각각 핵심성공요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일반적인 비즈니스에서 매출은 모객과 구매전환율과 구매빈도의 곱의 결과로 나타납니다. 핵심요인이 여러 개 더 늘어날 수도 있죠. 단가를 D로 하는 식으로 말이지요. 중요한 것은 이 방정식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데 있습니다. 현재가 Y라면 어느 시점 뒤의 목표를 Y'로 설정했을 때 ABCD의 변화 요소를 다섯 단계의 깊은 질문을 통해 따져나가는 것입니다. 복잡하지만 해를 찾아나갈 수 있습니다.” -결국 무엇이 문제인지를 찾는 방법론이군요. “그렇습니다. 방정식에 익숙해지고 변화요소에 대한 다섯 단계의 질문에 천착하다보면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기가 쉬워집니다. 때론 목표인 Y 자체가 문제이기도 하지요. Y가 문제인 것을 입증하고 이에 대한 의사결정을 바꾸려면 ABCD에 대한 다섯 단계의 깊은 질문을 통한 검증을 해야만 가능한 거죠.” -성공방정식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책을 직접 읽는 분들의 몫으로 돌리기로 하구요, 책을 쓰게 된 동기도 궁금한데요. “대한민국은 해방 이후 70년 동안 놀라운 성공신화를 써왔습니다. 여기에는 기업가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겠죠. 지금은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세계가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제일 중요한 일은 새로운 인재 양성이라 생각합니다. 인재의 양성만이 지속가능한 성공을 보장해줄 수 있기 때문이지요. 굳이 이 책을 펴낸 까닭도 인재 양성에 제 경험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원하기 때문이죠.” 이 책은 사실 쉽게 읽히지 않는다. 성공방정식을 간단히 소개했지만 그 안의 요소는 복잡하고 사례는 풍부하다. 경영에 관한 핵심요소를 망라하고 있고, 심지어는 이 일을 해나갈 때 필요한 마인드 컨트롤 기법까지 제시한다. 저자는 이 책이 사무실 책상에 꽂혀 필요할 때마다 반복해서 읽혀지길 원하고 있다. 그것은 다진 저자의 욕심만은 아니다. 그는 퇴임 후 스스로 고안한 '액션코칭'이란 이름 아래 수많은 국내외 기업한테 이를 전파해왔다. 특히 코칭 과정에서 수많은 질문을 받았다. 이 책은 그런 질문에 대한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