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연구진, 머리카락 굵기보다 얇은 컴퓨터 칩 개발
중국 연구진이 사람 머리카락보다 얇은 섬유 형태 컴퓨터 칩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향후 웨어러블 전자기기와 의료·신경 인터페이스 분야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 매체 뉴아틀라스는 최근 중국 상하이 푸단대학교 연구진이 유연한 섬유 형태의 반도체 칩을 개발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해당 논문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 두께 1mm 안에 1만 개의 트랜지스터 집적한 섬유 칩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반도체 칩을 직물에 적용해 전자 기능을 구현하려는 연구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복잡한 전자 회로를 직물 한 가닥과 같은 제한된 공간에 집적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또한 컴퓨터 칩은 소형화하더라도 평평하고 유연성이 부족해, 직물 고유의 촉감과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푸단대학교 연구진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표면형 웨어러블 전자기기 방식에서 벗어나, 회로를 겹겹이 쌓은 나선형 구조로 제작한 뒤 이를 초박형 광섬유 내부에 배치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두께 1mm의 섬유 안에 트랜지스터 약 1만 개를 집적할 수 있는 '섬유 칩'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일반적인 심장 박동기와 유사한 수준의 처리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진에 따르면 섬유 길이를 1m까지 확장할 경우 수백만 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해 일반 데스크톱 컴퓨터에 버금가는 처리 성능도 구현할 수 있다. 이 섬유는 단순한 전선이 아니라 저항기, 커패시터, 다이오드 등 마이크로컴퓨터 시스템에 필요한 핵심 부품들이 내부에 함께 내장돼 있어, 디지털 신호와 아날로그 신호를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완전한 폐쇄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구성한다. 머리카락 보다 얇은 두께 50㎛, 1만 회 이상의 테스트 진행 연구진은 실제 사용 환경을 가정해 섬유의 내구성 시험도 진행했다. 그 결과 섬유는 1만 회 이상의 굽힘 및 마모 테스트를 견뎌냈으며, 최대 30%까지 늘어나고 쉽게 꼬일 수 있는 유연성을 유지했다. 또한 100회 세탁 테스트, 100℃ 고온 테스트, 15.6톤 트럭 하중에 해당하는 압축 테스트까지 모두 통과했다. 푸단대학교 섬유재료소자연구소의 천페이닝 연구원은 “이번 제조 방식은 현재 반도체 산업에서 사용되는 장비와의 호환성이 매우 높다”며 “이미 섬유 칩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공정도 개발했다”고 밝혔다. 섬유 칩의 두께는 약 50마이크로미터(㎛)로, 평균적인 사람 머리카락 지름(약 70㎛)보다도 얇다. 동시에 높은 유연성을 갖춰 의류뿐 아니라 의료 분야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크다. 연구진은 이 섬유가 뇌 조직과 유사한 유연성을 지녀 생체 적합성이 높은 신경 도구, 특히 스마트 임플란트와 같은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펑후이성 푸단대학교 교수는 “인체는 연조직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미래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와 같은 신흥 분야에서는 부드럽고 유연한 전자 시스템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이 10년 이상 개발해 온 이 기술은 향후 파킨슨병, 간질, 뇌졸중과 같은 신경 질환 치료는 물론, 고정밀 센서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