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ZDNet USA
  • ZDNet China
  • ZDNet Japan
  • English
  • 지디넷 웨비나
뉴스
  • 최신뉴스
  • 방송/통신
  • 컴퓨팅
  • 홈&모바일
  • 인터넷
  • 반도체/디스플레이
  • 카테크
  • 헬스케어
  • 게임
  • 중기&스타트업
  • 유통
  • 금융
  • 과학
  • 디지털경제
  • 취업/HR/교육
  • 생활/문화
  • 인사•부음
  • 글로벌뉴스
  • AI의 눈
ZDPick
국감2026
AI페스타26
IT'sight
칼럼•연재
포토•영상

ZDNet 검색 페이지

'설계'통합검색 결과 입니다. (103건)

  • 태그
    • 제목
    • 제목 + 내용
    • 작성자
    • 태그
  • 기간
    • 3개월
    • 1년
    • 1년 이전

청소년, SNS만 해로울까..."AI챗봇 중동적 설계 보호책도 필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SNS의 중독적 알고리즘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AI 챗봇의 중독 유발 설계로부터 아동·청소년을 보호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회입법조사처는 기존 유해 콘텐츠 차단 중심의 사후 규제를 넘어, 정서적 의존을 유발하는 AI 챗봇의 설계 구조 자체를 규율해야 한다는 내용의 입법활동 지원 보고서를 발간했다. AI 챗봇과 정서적 관계 깊어지는 아동청소년 AI 챗봇은 대화 맥락과 선호를 기억하며, 사람과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공감과 격려를 건넨다. 피로감이나 불편함을 표현하지 않고 언제든 즉시 응답해 뛰어난 접근성과 반응성을 보여준다. 챗봇을 두고 '동반자형 AI'라는 표현까지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이런 챗봇의 특성이 이용자의 체류 시간과 재접속을 늘리려는 기업의 수익 중심 설계와 결합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화를 지속시키기 위한 반복 질문이나 푸시 알림 등이 이용자의 중독적 이용을 유도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아동청소년은 자기통제력과 비판적 사고 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이같은 설계에 더욱 취약할 수 있다. 입법조사처는 “제타, 크랙, 바베챗 등 캐릭터 기반 AI 대화 서비스는 이용자가 원하는 캐릭터와 세계관, 관계를 설정하고 지속적으로 친밀감을 쌓도록 설계돼 정서적 몰입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서적 의존에서 시작해 인지적 왜곡, 사회적 고립, 안전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챗봇의 무조건적인 동조와 공감에 익숙해질 경우 현실 인간관계가 줄어들고, 유해정보 수용이나 위험 행동 모방,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지난 4월 만 14세 이상 청소년 33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4.4%가 AI 챗봇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75.3%는 챗봇의 답변을 실제 행동에 옮겼거나 진지하게 고려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아동청소년 대상 챗봇, 해외서는 규제 흐름 해외에서는 아동·청소년 보호를 위한 AI 챗봇 규제가 본격화되고 있다. 예컨대 미국에서는 연령 확인과 AI 챗봇 고지, 미성년자 대상 성적 및 폭력적 대화 금지 등을 사업자 의무로 규정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올해부터 인공지능 컴패니언 챗봇 규제법을 시행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인공지능법을 통해 미성년자의 취약성을 악용하는 AI를 금지하고, 디지털서비스법(DSA)에 따라 추천시스템 개선과 참여 유도 기능 제거 등 '설계에 의한 안전' 원칙을 강화하고 있다. 캐나다도 챗봇 서비스를 소셜미디어와 별도 규제 대상으로 두고 안전설계와 위험관리계획 공개 의무를 부과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국내 법제는 AI 챗봇의 구조적 위험을 반영하지 않는다. 현행 정보통신망법과 청소년보호법은 게시물이나 유해매체물의 삭제와 차단 등 사후 대응을 중심으로 한다. 일대일 대화 형태 서비스를 사후 규제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AI기본법도 생성형 AI 결과물 표시와 고영향 AI의 위험관리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만 신체, 안전, 기본권에 대한 직접적 영향을 중심으로 하고 있어 정서적 의존이나 중독성 알고리즘 같은 비가시적 위험은 규율하기 어렵다. 청소년 보호정책, 성인물-도박에서 AI로 넓혀야 국회입법조사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중독과 과몰입을 유발하는 AI 서비스의 설계 요소를 식별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술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무한 스크롤과 자동 재생, 감정적 취약성을 이용한 참여 유도, 심야 푸시 알림 등을 제한하고 사업자 규모와 서비스 위험 수준에 따라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특히 사업자에 안전설계와 위험관리 의무를 부과하고, 위험평가 결과를 공개하거나 의무 이행 여부를 감사받도록 하는 제도도 필요하다고 봤다. AI 챗봇이 인간이나 전문가로 오인되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AI라는 점을 알리고 자해나 성적 착취 관련 대화가 탐지되면 경고 문구를 표시하거나 상담기관 및 보호자와 연계하는 안전장치도 제안됐다. 아울러 청소년보호정책 대상을 전통적인 성인물과 사행성 콘텐츠에서 AI 추천 알고리즘, 중독적 설계 등 새로운 디지털 위험요인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입법조사처는 “AI 챗봇의 위험은 단순한 유해 콘텐츠가 아니라 이용자와의 관계 형성 과정에서 의존을 유도하는 구조적 위험에 있다”며 “관계부처가 공동으로 안전설계와 연령 확인, 위기대화 대응, 보호자 교육을 포함한 통합적인 아동·청소년 보호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6.07.21 14:29박수형 기자

용융염원자로(MSR) 컨테이너선 개념설계, 미국서 기본승인 획득

SMR(소형모듈원자로)의 일종인 용융염원자로(MSR) 방식을 적용한 1만 5,000TEU급 컨테이너선 개념설계가 미국 선급협회(ABS)로부터 기본승인(AiP)을 획득했다. 개념설계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삼성중공업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이들은 현재 SMR을 이용한 컨테이너선 개념설계를 진행 중이다. 개념설계 사업 기간은 지난 2023년부터 2026년까지다. 사업 예산은 290억원이다. 원자력연은 컨테이너선 동력원인 해양용 용융염원자로(MARINA) 개발을 담당했다. KRISO와 삼성중공업은 원자력 선박의 고속 선형 설계와 원자로 및 주요 계통의 배치 설계, 전력 운영·제어 기술개발 등을 담당했다. AiP는 선급기관이 새로운 기술이나 설계 개념 단계에서 관련 규정과 안전 기준을 바탕으로 기술적 구현 가능성과 안전성 등을 검토·확인하는 절차다. 이동형 한국원자력연구원 용융염원자로원천기술개발사업단장은 전화통화에서 "우리 기술이 국제 선급 기관으로부터 인정받은 것"이라며 "미국이나 영국이 원자력 선박 경험이 있어 기본 승인을 명했다. 이 단장은 "국내에도 한국선급이 있고, 향후 이곳에서 본 승인 같은 류의 절차를 추가로 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MSR은 핵연료와 냉각재를 섞은 용융염을 액체 핵연료로 사용한다. 안전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다는 평가로, 차세대 선박용 엔진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운전 온도가 600~700도에 이르기 때문에 용융염에 장기간 노출되는 배관이나 열교환기, 원자로 용기 등의 부식 우려가 있다. 또 상용 운전 데이터가 없는 점도 신뢰성 우려를 사는 부분이다. 연구팀은 이번 1만 5,000TEU급 컨테이너선에 ▲SMR 2기의 이중화 배치를 통한 출력 분담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활용한 잉여 전력 저장 및 필요 시 공급 등을 통해 원자로 출력과 선박의 전력 수요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안정적인 추진 동력을 확보하도록 했다. 선형 및 배치 설계 측면에서는 ▲25노트급의 고속 선형 설계 ▲파랑 영향 및 충돌 사고 위험 최소화를 위한 원자로 중앙 배치 ▲확장된 파나마운하를 통항할 수 있는 1만 5,000TEU급 선형 적용 ▲기존 연료탱크 및 연돌(배기가스 배출 구조물) 제거를 통한 적재 효율 향상 ▲방사선으로부터 선원의 안전 확보와 가시성 기준을 고려한 거주구 최적 배치 등을 반영했다. 지난 달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로이드 레지스터(LR)에서 MSR를 적용한 7,000 CEU급 자동차운반선(PCTC)의 AIP를 획득한 바 있다.

2026.07.16 20:21박희범 기자

[기고] 산사와 서원에서는 왜 생각도 천천히 걷게 되는가

이 시리즈는 오래된 장소를 과거의 흔적으로만 보지 않고 오늘의 도시가 다시 읽어야 할 문화자산으로 바라보는 연재입니다. 시즌1이 도시와 유산을 전략과 경험, 콘텐츠의 관점에서 읽었다면, 시즌2는 세계유산과 오래된 장소를 도시의 기억, 감각, 표정의 언어로 다시 해석합니다. 사람은 유산의 이름보다 그 도시를 걸었던 감각을 더 오래 기억합니다. 이번 시즌은 인문 에세이 『우리는 왜 오래된 장소에 끌리는가』의 시선을 바탕으로,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부산 벡스코, 2026년 7월 19~29일)와 민선 9기 지방정부 출범을 함께 바라보며 도시와 유산이 오늘의 삶 속에서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읽어냅니다. 시즌2는 2026년 6월 29일부터 7월 31일까지 주 1~2회씩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좋은 장소는 사람을 서두르게 하지 않는다. 도시에 오래 살수록 우리는 빠른 길을 찾는다. 가장 가까운 출입구, 가장 짧은 동선, 가장 효율적인 이동을 먼저 생각한다. 그러나 오래 기억되는 장소는 대개 다른 속도로 다가온다. 그곳에서는 빨리 보는 것보다 천천히 머무는 일이 더 중요해진다. 산사와 서원이 그렇다. 그곳에 들어서면 먼저 걸음이 낮아진다. 크게 외치는 안내보다 나무 그늘이 먼저 보이고, 건물의 규모보다 마당의 비움이 먼저 느껴진다. 길은 곧장 목적지로 데려가지 않는다. 조금 돌아가게 하고, 잠시 멈추게 하고, 주변의 산세와 물길과 바람을 먼저 보게 한다. 종묘가 고요로 시간을 말하고, 창덕궁이 아름다움으로 질서를 말했으며, 성곽이 선으로 도시의 성격을 드러냈다면, 산사와 서원은 머무름으로 장소의 깊이를 말한다. 산사는 산속에 있지만 세상과 끊어진 공간이 아니다. 오히려 사람을 잠시 세상 밖으로 데려가 다시 세상과 마주하게 한다. 일주문을 지나고, 숲길을 걷고, 계단을 오르고, 마당에 들어서는 동안 사람의 몸은 조금씩 다른 리듬을 받아들인다. 산사는 건축만으로 읽히지 않는다. 산길, 물소리, 처마, 마당, 종소리, 그리고 산세가 함께 하나의 장소 감각을 만든다. 서원도 마찬가지다. 서원은 학문을 위한 공간이었지만, 단지 공부방의 집합은 아니다. 그그곳에는 배움의 질서와 자연을 대하는 태도가 조용히 남아 있다. 강당과 사당, 누정과 마당, 담장 너머의 산수는 서로 떨어져 있지 않다. 학문은 책상 위에만 있지 않고, 걷고 바라보고 머무는 방식 속에 놓인다. 산사와 서원이 오래 남는 이유는 화려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과하지 않기 때문에 오래 남는다. 큰 소리로 자신을 설명하지 않고, 많은 것을 한꺼번에 보여주려 하지 않는다. 장소의 깊이는 정보의 양이 아니라 시간을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생긴다. 오늘의 관광은 종종 빠르다. 어디를 갔는지, 무엇을 보았는지, 어떤 사진을 남겼는지가 먼저 소비된다. 그러나 오래된 장소의 힘은 빠른 소비와 잘 맞지 않는다. 산사와 서원은 많이 보는 곳이 아니라 천천히 머무는 곳이다. 그곳에서 사람은 유산을 관람하기보다 자기 속도를 잠시 내려놓는다.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부산에서 열리는 올해, 한국의 산사와 불교문화유산도 여러 방식으로 세계인 앞에 소개된다. 대한민국관에서는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과 해인사 장경판전, 통도사, 영산재와 수륙재, 사찰음식 등이 전시와 공연, 체험의 언어로 펼쳐진다. 부산근교 세계유산 필드트립 역시 통도사 같은 산사 현장으로 이어진다. 회의장 안에서 말해지는 세계유산은 현장의 길과 마당, 숲과 의례의 시간 속에서 다시 살아난다. 다만 유산의 깊이는 프로그램의 수로만 전해지지 않는다. 그 장소가 지닌 고요와 여백, 걷고 머무는 속도까지 함께 지켜낼 때 유산의 깊이는 비로소 전해진다. 산사의 시간은 설명만으로 온전히 전달되지 않는다. 그곳에 직접 가서 걷고, 멈추고, 바라보는 동안 세계유산은 비로소 몸의 감각으로 이해된다. 세계유산을 더 많이 보여주는 것보다, 그 유산 앞에서 사람이 어떤 속도로 멈추고 생각하게 할 것인가. 그 질문이 더 깊다. 민선 9기 지방정부가 문화와 관광을 말할 때도 이 감각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지역의 유산을 콘텐츠로 만든다는 것은 더 많은 장식을 붙이는 일이 아니다. 장소가 가진 속도를 해치지 않으면서 오늘의 사람이 그 시간을 경험하게 하는 일이다. 빠르게 지나가는 방문객을 많이 모으는 것보다, 한 번 온 사람이 오래 머물고 다시 찾고 싶게 만드는 일이 더 깊은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좋은 도시는 빠른 도시만은 아니다. 빠르게 이동할 수 있으면서도, 어느 곳에서는 걸음이 느려지는 도시가 좋은 도시다. 많은 것을 보여주면서도, 어떤 장소에서는 비워두고 기다릴 줄 아는 도시가 오래 남는다. 산사와 서원은 그 사실을 조용히 알려준다. 오래 머무는 장소에는 이유가 있다. 그곳에는 사람을 붙잡는 장식보다, 사람의 속도를 바꾸는 질서가 있다. 소리보다 고요가 먼저 오고, 설명보다 공기가 먼저 닿으며, 풍경보다 태도가 오래 남는다. 세계유산은 그런 장소의 이름이어야 한다. 오래된 장소를 오늘의 사람들이 다시 걷고, 머물고, 생각하게 만드는 이름. 도시와 지역이 자기 시간을 함부로 소비하지 않고, 천천히 이어가겠다는 약속. 산사와 서원은 그 약속을 가장 낮은 목소리로 보여주는 장소다. 필자 이창근 예술경영학박사(Ph.D.). 예술-기술 칼럼니스트이자 인문 논픽션 작가다. 오래된 장소를 오늘의 사람들이 다시 걷고 머물고 기억하게 만드는 일을 20년 넘게 현장에서 고민해왔다. 문화유산과 도시,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만나는 장면을 기록하며, 장소에 남은 시간의 결이 오늘의 도시에서 어떤 표정으로 되살아나는지를 질문해왔다. 현재 헤리티지랩(Heritage LAB) 소장으로 도시 장면 설계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미다스북스에서 펴낸 『K-헤리티지, 매력 도시 디자인』과 『우리는 왜 오래된 장소에 끌리는가』가 있다. 지디넷코리아에서 [도시와 유산을 읽는 법]을 연재하며, 장소의 시간과 도시의 표정을 오늘의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2026.07.16 18:00이창근 컬럼니스트

위즈코어, '제조 AX 플랫폼' 실증 추진…설계 데이터와 현장 잇는다

제조 인공지능 전환(AX) 전문기업 위즈코어가 정부가 추진하는 '제조 AX 플랫폼' 실증사업을 계기로 차세대 자율제조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위즈코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지능형 오픈랜 실증단지 조성' 사업 주관기관을 맡아 에프알텍·하이퍼엑스 등과 함께 현대제철 당진공장 내 자율 운영체계 구축 플랜에 착수했다고 15일 밝혔다. 구축 사업의 연산·로봇 제어 지능화 부문은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지능로보틱스연구센터가 협력한다. 실증이 전개되는 현대제철 당진공장 열연공정은 구형 설비와 고온 인프라가 혼재해 장비 이상 시 작업자가 위험을 무릅쓰고 현장에 접근해야 하는 대표적인 고위험 작업 환경이다. 위즈코어는 현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통신망 내에서 복잡한 AI 연산을 전담 처리하는 AI-RAN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현장 인지부터 로봇의 물리적 구동까지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을 도입한다. 위즈코어 관계자는 “피지컬 AI 성공 여부는 로봇 하드웨어가 아닌 '현장 데이터' 통합 처리에 있다”며 “트래픽의 단순 양만 파악하는 일반 통신망과 달리, 위즈코어는 가동 중인 공정 우선순위와 시급성을 인지할 수 있는 '제조 맥락 데이터'를 네트워크에 연계한다”고 설명했다. 통신·연산 인프라가 현재 상황이 단순 순찰인지, 혹은 전체 라인을 멈춰야 하는 비상 상황인지 판별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오케스트레이션하는 구조다. 오픈랜의 개방형 특성을 활용해 HFR·웨이브일렉트로닉스 등 다양한 제조사 통신 장비 간 상호운용성을 확인하고 다중 로봇의 협동 제어 체계도 정밀 검증할 계획이다. 오토캐드 호환 설계 솔루션 '캐디안(CADian)'과 제조 모니터링 솔루션 '넥스폼(NEXPOM)'을 보유한 위즈코어는 이 두 영역을 완벽하게 내재화했다. 위즈코어 관계자는 “단순한 로봇 도입을 넘어 설계부터 시공·제조 실행까지 관통하는 5G 특화망 기반의 완전한 자율제조 데이터 플랫폼을 완성해 가고 있다”며 “이번 실증 단지 조성을 통해 국가적 제조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인프라 표준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2026.07.15 13:59주문정 기자

반도체 키운다더니…30년 인력 요람 IDEC 예산 40% 삭감

국내 시스템 반도체 설계인력 양성 중추이자 '석·박사 요람' 역할을 해온 반도체설계교육센터(IDEC)가 정부 지원 감소로 흔들리고 있다. 정부가 연일 반도체 인재 육성의 시급성을 외치며 신규 프로그램들을 쏟아내지만, 지난 30년간 검증된 핵심 인프라인 IDEC 예산이 크게 줄면서 오히려 대학 연구실이 설계연구 공백과 각자도생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는 우려가 높다. 석·박사 요람 IDEC의 비명…EDA 툴 유료화에 TSMC 공정 막혀 13일 반도체 학계·업계에 따르면 IDEC의 올해 사업 예산은 전년비 40% 급감했다. IDEC은 국내 반도체 석·박사급 설계인력을 키워내는 대표적인 교육·연구 지원기관이다. 지난 30여 년간 국내 시스템 반도체 인력 공급 중추 역할을 담당해 왔다. 글로벌 선단 공정 설계경험의 핵심축이었던 대만 TSMC 파운드리 연계 사업도 가로막혔다. IDEC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기존에 연간 70개 규모로 지원했던 TSMC 공정 활용 다중프로젝트웨이퍼(MPW) 지원 사업을 올해 전면 중단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파운드리 공정을 대학원생이 아예 밟아보지도 못하고 졸업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 예산 감축 원인은 신규 단기 과제 증가가 지목된다. 반도체 인재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며, 인재 양성을 위한 여러 부처의 신규 과제가 양산되고 있다. IDEC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인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교육부, 산자부 등 부처마다 단기 교육 프로그램이나 특화 사업을 신설하고 있다"며 "한정된 예산이 쪼개져, IDEC 예산이 오히려 깎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학과 기업이 단기 집중 교육을 운영하는 '첨단산업 인재양성 부트캠프' 참여 학교만 해도 지난 2024년 32개교에서 2026년 88개교로 2년 만에 2.7배 이상 급증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한국팹리스산업협회 등에서 저마다 반도체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쏟아내고 있다. 예산 삭감 부작용은 고스란히 대학 연구실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 개별 연구실 단위로는 구매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고가인 전자설계자동화(EDA) 툴 무상 보급체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IDEC은 부족한 예산을 메우기 위해 기존에 전액 무상으로 지원하던 EDA 툴 중 일부를 유료로 전환했다. 각 대학 연구실이 보유한 자체 연구비를 쪼개 일부 툴을 공동 구매하는 방식으로 구조가 바뀐 것이다. 전국서 벤치마킹해 간 '동탄 IDEC'마저 내년 사라질 위기 문제는 대전 본원 예산 삭감에 그치지 않고, IDEC 동탄교육장마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다. IDEC 동탄교육장은 실무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시작한 IDEC의 핵심 사업이다. 출범 후, 타 기관에서 설계인력 양성 모델을 구축할 때 가장 먼저 찾아 참고할 만큼 성공적인 모델로 꼽힌다. 최근 진행된 다른 반도체 인력 프로그램 강사들조차 수강생들에게 "설계 교육은 동탄 IDEC에서 받는 것이 가장 좋다"고 추천할 정도로 국내 업계와 학계가 인정하는 독보적 실효성을 입증해 왔다. 그러나 정부가 한정된 예산을 두고 국책연구기관이나 유관 협회 등에 '유사 사업'을 난립시키면서 동탄 IDEC도 직격탄을 맞았다. IDEC 관계자는 "동탄 사업은 처음 생길 때만 해도 타 도시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로 독보적이었는데, 최근 유사한 사업들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결국 내년에 사업이 없어질 위기"라며 "기존에 잘하고 있던 사업을 밀어주는 게 가장 좋은데, 검증되지 않은 신규 기관들에 예산을 쪼개주는 방식이 투입 대비 얼마나 효과를 낼지 모르겠다"고 씁쓸함을 토로했다.

2026.07.13 17:46전화평 기자

[기고] 성곽은 도시의 성격이다

이 시리즈는 오래된 장소를 과거의 흔적으로만 보지 않고 오늘의 도시가 다시 읽어야 할 문화자산으로 바라보는 연재입니다. 시즌1이 도시와 유산을 전략과 경험, 콘텐츠의 관점에서 읽었다면, 시즌2는 세계유산과 오래된 장소를 도시의 기억, 감각, 표정의 언어로 다시 해석합니다. 사람은 유산의 이름보다 그 도시를 걸었던 감각을 더 오래 기억합니다. 이번 시즌은 인문 에세이 『우리는 왜 오래된 장소에 끌리는가』의 시선을 바탕으로,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부산 벡스코, 2026년 7월 19~29일)와 민선 9기 지방정부 출범을 함께 바라보며 도시와 유산이 오늘의 삶 속에서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읽어냅니다. 시즌2는 2026년 6월 29일부터 7월 31일까지 주 1~2회씩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성곽이 있는 도시에 들어서면 먼저 선이 보인다. 그 선은 안과 밖을 나누는 경계처럼 보인다. 성벽은 도시를 두르고, 성문은 출입을 가르고, 높은 곳의 장대는 도시를 내려다본다. 처음에는 성곽을 방어시설로 이해하게 된다. 적을 막고, 도시를 지키고, 안쪽의 질서를 보호하기 위해 쌓은 벽.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성곽을 따라 걸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성곽은 단지 도시를 막아선 벽이 아니다. 그 선은 도시를 걷게 하고, 도시를 다시 보게 하며, 도시가 어디에서 자기 표정을 갖는지를 알려준다. 성곽은 경계이면서 동시에 길이다. 막기 위해 세운 구조가 오늘에는 도시를 읽게 하는 선이 된다. 종묘가 고요로 시간을 말하고, 창덕궁이 아름다움으로 질서를 말한다면, 성곽은 선으로 도시의 성격을 말한다. 성곽은 도시의 외곽선이다. 그러나 단순한 가장자리는 아니다. 그 선을 따라 걷다 보면 도시의 중심과 주변, 안과 밖, 높은 곳과 낮은 곳이 함께 읽힌다. 어느 지점에서는 도시가 한눈에 들어오고, 어느 지점에서는 성 밖의 풍경이 열린다. 성곽은 도시를 안쪽에서만 보지 않게 한다. 도시를 둘러보게 하고, 동시에 도시가 무엇을 지키려 했는지를 묻게 한다. 성곽은 걷는 유산이다. 건물은 한 자리에서 바라볼 수 있지만, 성곽은 한 자리에서 다 읽히지 않는다. 성문 하나를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장대 하나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성벽을 따라 걸어야 한다. 길이 꺾이는 곳에서 도시의 방향을 느끼고, 높이 오른 곳에서 안팎의 풍경을 함께 바라보고, 다시 생활권 가까이 내려오며 성곽이 오늘의 도시와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보아야 한다. 수원화성을 떠올리면 이 감각은 더 분명해진다. 수원화성은 성곽만 따로 떨어져 남아 있는 유산이 아니다. 성문과 수문, 장대와 공심돈, 성벽과 길, 성 안팎의 도시가 함께 읽힐 때 비로소 살아난다. 성곽은 도시를 둘러싼 벽이지만, 오늘의 사람에게는 도시를 걷게 하는 길이 된다. 그 길 위에서 사람은 유산을 보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자세를 몸으로 익힌다. 좋은 성곽은 성벽만 남기지 않는다. 도시의 골격을 남긴다. 어디가 중심이고 어디가 입구인지, 무엇이 안과 밖을 나누는지, 사람들이 어떤 방향으로 모이고 흩어졌는지, 어느 지점에서 도시가 가장 자신다운 표정을 갖는지가 성곽을 통해 드러난다. 성곽은 도시의 겉모양이 아니라 도시의 자세를 만든다. 성곽길은 목적지보다 시선을 바꾼다. 빠르게 지나가는 도로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성곽길에서는 보인다. 성벽의 굴곡, 돌의 결, 문을 지나는 리듬, 길의 높낮이, 멀리 산과 하늘이 이어지는 방향 같은 것들이다. 성곽을 걷는 동안 사람은 도시를 정보로 이해하기보다 몸의 감각으로 받아들인다. 성곽은 도시를 설명하기보다 먼저 걷게 한다. 성곽은 역설적인 유산이다. 처음에는 막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오늘에는 열어주는 장소가 되었다. 적을 막기 위한 벽이었지만, 지금은 사람에게 도시 전체를 바라보게 하는 길이 된다. 과거의 방어 구조가 오늘의 보행 경험이 되고, 경계의 장치가 도시를 이해하는 시선의 장치가 된다. 수원화성이 특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성곽은 과거의 구조물로만 남아 있지 않다. 오늘의 도시와 함께 호흡한다. 성벽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 지점에서는 역사적 구조가 보이고, 어느 지점에서는 생활의 거리와 맞닿는다. 성곽 안팎에는 사람들이 살고, 걷고, 머물고, 다시 찾아온다. 수원화성은 과거의 성곽이면서 오늘의 도시 동선이다. 성곽은 경계였지만, 오늘에는 관계가 된다. 성 안과 성 밖, 과거와 현재, 유산과 생활, 방어와 산책, 구조와 감상이 성곽 위에서 만난다. 이 만남이 성곽을 단순한 유적으로 머물지 않게 한다. 성곽이 좋은 유산이 되려면 성벽이 잘 남아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사람들이 그 선을 따라 걷고, 도시를 다시 바라보고, 그 장소가 남긴 시간의 방향을 몸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세계유산도 마찬가지다. 이름과 등재기준만으로는 오래 기억되지 않는다. 어떤 유산은 사람의 동선을 바꾸고, 도시의 시선을 바꾸며, 다시 걷고 싶은 길로 남는다. 성벽은 오래된 구조물이지만, 성곽길은 오늘의 사람이 유산 안으로 들어가는 방식이다.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부산에서 열리는 올해, 우리는 세계유산을 다시 말하게 된다. 그러나 세계유산을 말한다는 것은 등재의 이름을 확인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수원화성이 보여주듯, 장소의 가치는 성벽의 보존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 성벽이 오늘의 도시 안에서 어떤 길이 되고, 어떤 시선이 되며, 어떤 기억의 선으로 이어지는지까지 함께 물어야 한다. 좋은 유산 도시는 유산을 고립시키지 않는다. 성곽을 배경으로만 두지 않고, 도시를 읽는 길로 살린다. 사람을 다시 걷게 하고, 도시를 다른 높이에서 바라보게 하며, 과거의 경계가 오늘의 경험이 되도록 한다. 그런 도시에서 성곽은 과거의 방어시설이 아니라 현재의 도시 감각이 된다. 성곽이 도시의 성격이 된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사람에게도 걸음걸이가 있듯, 도시에도 자세가 있다. 어떤 도시는 광장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어떤 도시는 강이나 바다로 기억된다. 어떤 도시는 산세와 골목으로 남고, 어떤 도시는 성곽의 선으로 자기 성격을 만든다. 성곽은 도시를 지킨 벽이었다. 그러나 오늘의 성곽은 도시를 기억하게 하는 선이다. 그 선을 따라 걷는 동안 우리는 도시가 무엇을 지키려 했는지, 무엇을 중심에 두었는지, 어디에서 자신다운 표정을 만들었는지를 느끼게 된다. 성곽은 도시의 바깥을 두른 구조물이 아니라 도시의 성격을 드러내는 문장이다. 성곽을 읽는다는 것은 방어의 역사를 읽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 한 도시가 어떤 자세로 자신을 둘러싸고, 어떤 길로 사람을 걷게 하며, 어떤 시선으로 스스로를 기억하게 하는지를 읽는 일이다. 세계유산은 오래 남은 돌에만 있지 않다. 우리가 그 도시를 어떻게 걷고,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기억하게 되는가에도 있다. 성곽은 도시를 지킨 경계였지만, 오늘에는 도시를 걷게 하는 길이 되었다. 그리고 그 선을 따라 걸을 때, 도시는 비로소 자기 성격을 드러낸다. 필자 이창근 예술경영학박사(Ph.D.). 예술-기술 칼럼니스트이자 인문 논픽션 작가다. 오래된 장소를 오늘의 사람들이 다시 걷고 머물고 기억하게 만드는 일을 20년 넘게 현장에서 고민해왔다. 문화유산과 도시,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만나는 장면을 기록하며, 장소에 남은 시간의 결이 오늘의 도시에서 어떤 표정으로 되살아나는지를 질문해왔다. 현재 헤리티지랩(Heritage LAB) 소장으로 도시 장면 설계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미다스북스에서 펴낸 『K-헤리티지, 매력 도시 디자인』과 『우리는 왜 오래된 장소에 끌리는가』가 있다. 지디넷코리아에서 [도시와 유산을 읽는 법]을 연재하며, 장소의 시간과 도시의 표정을 오늘의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2026.07.10 18:00이창근 컬럼니스트

비드래프트, 건축 설계 AI '빌딩' 무료 공개

비드래프트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모델 'Darwin-398B'로 구동되는 건출 설계 서비스가 공개됐다. AI 전문기업 비드래프트(대표 김민식)는 건축 설계 AI 서비스 'Building(빌딩)'의 오픈 리서치 프리뷰 버전을 무료 제공한다고 10일 밝혔다. 오픈 리서치 프리뷰는 테스트에 참여한 사용자에게 피드백을 받는 단계로 요약된다. 회사 측에 따르면 Building은 두 가지 모드로 구성된다. '세대 설계'는 "84제곱미터 아파트, 방 3개, 남향 거실, 주방은 거실과 오픈형"과 같은 한글 문장 하나로 한국 표준(KS F 1501 건축제도통칙) 표기의 평면 설계도를 생성하고, '대지 설계'는 지번 주소 하나로 대지를 분석해 건축법과 국토계획법이 허용하는 범위의 건물 설계안을 3D로 세워 보여준다. 세대 설계 모드는 자연어 요구사항을 입력하면 AI가 복수의 초안을 병렬 설계하고, AI 검수자가 이를 평가해 최적안을 자동 채택한다. 결과물은 화면 속 그림뿐 아니라 ▲오토캐드 호환 DXF 도면 ▲A3 도면 시트 PDF ▲BIM 소프트웨어 호환 IFC 모델 ▲실별 물량 ▲개산 공사비를 담은 물량산출서(적산) 엑셀까지 실무 파일로 내려받을 수 있다고 알려졌다. 검증 체계는 건축법 약식검토(채광·환기·최저주거기준), 소방·화재안전 검토(소화기 보행거리, 대피공간, 피난동선), 무장애(BF) 접근성, 설계 지표, 개산 공사비, AI 검수까지 6종의 자동 검증이 조문 인용과 함께 제공된다. 특히 조닝·프라이버시·남향·동선·비례를 평가하는 '공간배치 품질 점수'는 AI의 자기평가가 아닌 규칙 기반의 결정론 점수로 산출된다. 완성된 평면은 3D로 확인할 수 있으며, 게임처럼 1인칭으로 집 안을 걸어볼 수 있는 '걷기 모드', 계절·시각별 그림자를 확인하는 일조 시뮬레이션, 도면을 실사 이미지로 바꿔주는 AI 렌더링도 제공된다. 이번에 새로 공개된 대지 설계 모드는 국토교통부 V-World 공공데이터와 연동된다. 지번을 입력하면 약 3초 만에 용도지역, 대지 경계, 대지면적, 개별공시지가와 대지가액이 자동 조회된다. 이어 해당 용도지역의 건폐율·용적률 법정 상한(국토계획법 시행령)이 자동 적용된 건물 매스가 3D로 생성된다. 비드래프트는 이 법규 적용을 경고 문구가 아닌 기하학적 강제 방식으로 구현했다. 건물 발자국은 건폐율을 넘을 수 없게 계산되고, 주거지역에서는 정북 일조사선(건축법 시행령 제86조)이 건물 상층부를 실제로 절단해 아파트에서 흔히 보는 계단식 후퇴 형태가 연산 결과로 만들어진다. 용적률 슬라이더를 움직이면 연면적·건축면적·층수·개산 공사비·예상 세대수가 실시간으로 재계산돼 사업성 검토에 바로 쓸 수 있다. 실제 서울 강남구 상업지 필지 시연에서는 용적률 1300%에서 17층·연면적 5만 4000여 제곱미터가, 650%로 낮추자 9층·2만 7000여 제곱미터로 산출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주변 건물들이 실제 층수 그대로 함께 렌더링돼 조망 개방률과 일조 영향을 맥락 속에서 검토할 수 있으며, 6층 이상 스프링클러·승강기, 높이 31미터 초과 비상용승강기 등 규모가 소환하는 법규 체크리스트도 조문과 함께 자동 제시된다. 회색 매스는 버튼 하나로 15초 만에 주간·황혼·야간의 실사 조감도로 변환된다. 김민식 비드래프트 대표는 "수임이 확정되지도 않은 프로젝트의 기획안을 그리느라 주말을 쓰는 것이 건축 실무의 현실"이라며 "Building은 건축사를 대체하는 도구가 아니라, 토지 검토와 기획설계 초기의 반복 노동을 몇 분으로 압축해 실무자가 설계 그 자체에 집중하게 하는 도구"라고 전했다. 이어 "산출물이 법적 효력을 갖지 않는 개념설계 참고자료임을 화면 곳곳에 명시했고, 건폐율·용적률도 법정 상한 기준으로 지자체 조례 확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며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정직하게 구분하는 것이 AI 도구의 신뢰"라고 덧붙였다.

2026.07.10 15:47이도원 기자

반도체 설계인력 대기업 쏠림…업계, '해외 인재'로 돌파구

국내 대기업이 시스템 반도체 설계인력 대규모 채용에 나서면서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와 디자인하우스 등 업계 전반의 인력 지형이 변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설계 엔지니어 풀이 한정된 상황에서 대기업으로 인력 쏠림 현상이 심화하자, 설계 업계는 인도·베트남 등 해외인력 채용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SK하이닉스와 현대자동차 등 주요 대기업이 시스템 반도체 설계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모집 중인 설계 직무 인력 분야에는 전통적으로 국내 중소 설계 회사들이 맡았던 회로설계, 시스템온칩(SoC) 설계, 프론트엔드, 백엔드 영역이 포함됐다. 현대자동차도 하반기 차량용 반도체 독자 설계와 내재화를 목적으로 SoC 엔지니어를 채용할 예정이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대규모 채용이 국내 반도체 생태계에 지각변동을 줄 것 같다"며 "일부 업체는 인력을 붙잡기 위한 사내 정책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채용 확대로 그동안 스톡옵션과 억대 연봉을 무기로 인재를 유치해 온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팹리스 기업들의 인력 방어에도 비상이 걸렸다. 높은 연봉 조건을 제시하며 인력을 묶어 두었지만 대기업이 제공하는 '탄탄한 고용안정'과 '확실한 대규모 성과급' 이점을 넘어서기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 주요 AI 반도체 팹리스 중 유의미한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 없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타트업은 상장 로드맵이 예기치 못한 변수로 지연될 경우, 기업 존속과 스톡옵션 가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엔지니어 개인 입장에서는 스타트업에서 장기 불확실성을 감수하기보다 자본력이 검증된 대기업으로 선회하는 것이 안전한 선택지다. AI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기업에서 일하는 반도체 엔지니어 1명이 1억원 정도 급여를 받는 걸로 계산하면 된다"며 "대부분 석·박사급 인력이지만 최근 인력 부족으로 학사도 뽑는 분위기이고, 학사 인재도 1억원에 근접한 급여를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반도체 인력 생태계 최하단에 위치한 디자인하우스 상황은 더 심각하다. 현재 국내 주요 디자인하우스 기업은 대부분 상장했다. 신규 유입되거나 잔류하는 인력에게 향후 '대박'을 기대할 수 있는 스톡옵션 등 유인책이 사라진 셈이다. 연봉 테이블도 대기업이나 AI 반도체 스타트업보다 낮게 형성돼 이탈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디자인하우스인 세미파이브, 가온칩스, 코아시아세미의 대졸 신입초봉은 4000만원 중반대다. 국내 디자인하우스 중 가장 많은 연봉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진 에이디테크놀로지의 초봉 역시 5800만원 수준이다. 이러한 가운데 디자인하우스 업계가 시행 중인 해법 중 하나는 해외인력 유치다. 최근 베트남, 인도 등 해외 엔지니어들의 기술 수준이 높아져 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재 확보가 가능해졌다. 다수의 디자인하우스 기업들이 해외인력을 국내로 들여오는 방식을 채택해 인력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해외인력 채용은 중소 설계업체의 고질적 문제인 잦은 이직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해외인력이 국내 취업 시 발급받는 비자 특성상, 이직을 하려면 까다로운 행정절차를 거쳐야 한다. 내국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직이 자유롭지 않은 구조가 역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이들 인력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장치로 작용하는 것이다. 디자인하우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대규모 채용으로 사내에서 인력 상당수가 나갈 걸로 어느 정도 예상한다"며 "인력을 붙잡기 위한 노력을 해보겠지만, 몇 억 원대 성과급보다 더 큰 보상을 제시하기 힘든 현실을 감안해 기술력이 뛰어난 해외인력을 수혈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2026.07.09 17:28전화평 기자

"이론부터 팹 투어까지"… 팹리스협회, '융합형 반도체 인재' 키운다

[수원=전화평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패권 경쟁 속에서 국내 시스템 반도체 업계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설계부터 제조 공정까지' 융합형 인재 양성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론적인 칩 설계를 넘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하드웨어 공정과 클린룸 생태계까지 두루 이해하는 엔지니어를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팹리스산업협회는 지난 3일 경기 수원시 한국나노기술원(KANC)에서 '2026 미래내일 일경험 사업 팹리스 점프업 프로그램 2기' 워크숍을 개최했다. 프로그램은 6주 과정으로 구성했다. 만 18세 이상 34세 이하 미취업 청년 50여 명이 참여했다. 이날 워크숍은 이론과 현장 연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개됐다. 오전 세션에서는 반도체 소자 기술 이해와 전반적인 제조 공정에 대한 심도 있는 이론 교육이 선행됐다. 단순 학술 연구를 넘어 실제 산업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무 중심 아키텍처 교육이 주를 이뤘다. 오후 세션에는 한국나노기술원 내부 반도체 클린룸을 직접 방문하는 팹 투어가 진행됐다. 교육생들은 미세 회로를 그리는 노광 장비부터 식각 장비까지 반도체 8대 공정 핵심 인프라 구동 프로세스를 눈으로 확인하며 제조 생태계 이해를 넓혔다. 교육생들은 이번 프로그램이 이론적 공백과 진로 고민을 채워주는 가교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오현석 경희대 전자공학과 학생은 "건축공학을 전공하다가 전자공학을 복수전공하게 되면서 학과 내에서 실무 경험을 쌓을 기회가 다소 부족하다고 느꼈다"라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전공 지식의 아쉬웠던 부분을 채우고 의미 있는 실무 경험을 쌓아보고 싶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재혁 한양대 에리카 반도체디스플레이학부 학생은 "아직 학부 3학년이라 구체적인 직무 경험이 없고 어느 분야로 진출할지 정하지 못한 상태였는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진로 방향을 정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며 "커리큘럼에 포함된 팀 프로젝트와 최종 발표 과정을 통해 다른 학교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의견을 나누며 협업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프로그램 핵심은 '설계부터 제조 공정까지' 반도체 전주기를 아우르는 경험 확장이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엔지니어라 할지라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하드웨어 공정 특성을 명확히 이해해야 빅테크 기업이 요구하는 고효율·저전력 칩 설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장 교육 다음 단계는 '실전 설계 현장' 교육이다. 교육생들은 다음 주부터 가온칩스, 넥스트칩, 텔레칩스 등 국내 팹리스 및 디자인하우스 기업 현장에 투입돼 프로젝트 기반 집중 직무 교육을 이수한다. 실제 산업체 개발 환경과 동일한 보드를 활용해 회로를 설계하고 모듈을 연동하는 등 총 210시간의 실무 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박서진 상명대 전자공학과 학생은 "가온칩스, 넥스트칩 등 실제 칩 설계 기업 현장 투입 기대가 크다"라며 "반도체가 기획되고 설계돼 최종 완성되기까지의 전체 메커니즘과 전주기 과정을 체득할 수 있는 직관적인 기회로 본다"고 말했다. 정재준 고려대 전자공학과 학생은 "요즘 반도체 산업계에서 가장 강조하는 능력이 '융합'"이라며 "단순히 한 분야 이론만 아는 것이 아니라, 소자·공정 이론 교육부터 팹 투어, 그리고 기업 현장 실무까지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관통해 체험할 수 있어 시대가 요구하는 융합형 인재로 성장하는 데 필수적인 교육"이라고 기대했다.

2026.07.04 10:30전화평 기자

[기고] 종묘의 시간은 왜 아직도 현재형인가

이 시리즈는 오래된 장소를 과거의 흔적으로만 보지 않고 오늘의 도시가 다시 읽어야 할 문화자산으로 바라보는 연재입니다. 시즌1이 도시와 유산을 전략과 경험, 콘텐츠의 관점에서 읽었다면, 시즌2는 세계유산과 오래된 장소를 도시의 기억, 감각, 표정의 언어로 다시 해석합니다. 사람은 유산의 이름보다 그 도시를 걸었던 감각을 더 오래 기억합니다. 이번 시즌은 인문 에세이 『우리는 왜 오래된 장소에 끌리는가』의 시선을 바탕으로,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부산 벡스코, 2026년 7월 19~29일)와 민선 9기 지방정부 출범을 함께 바라보며 도시와 유산이 오늘의 삶 속에서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읽어냅니다. 시즌2는 2026년 6월 29일부터 7월 31일까지 주 1~2회씩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종묘에 들어서면 먼저 걸음이 달라진다. 서울 한복판에 있지만, 종묘 안에서는 시간이 조금 낮게 흐른다. 담장을 지나고 나무 사이 길을 걷다 보면 바깥의 소음은 조금씩 뒤로 물러난다. 넓게 비워진 월대 앞에 서면 목소리는 낮아지고, 걸음은 자연스럽게 느려진다. 종묘는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하지 않는다. 먼저 시선을 붙잡기보다 사람의 속도를 바꾼다. 무엇을 더 드러내기보다 덜어내고, 낮추고, 비워둔다. 그래서 그곳의 첫인상은 화려함이 아니라 고요다. 그리고 그 고요는 단순한 정적이 아니라 오래된 시간을 대하는 태도에 가깝다. 오래된 장소의 힘은 이런 순간에 드러난다. 설명을 듣기 전부터 몸이 먼저 알아차리는 순간이다. 종묘의 아름다움은 장식에 있지 않다. 긴 처마선, 반복되는 기둥, 넓은 월대, 정면으로 이어지는 건축의 리듬은 보는 사람에게 하나의 질서를 느끼게 한다. 그 질서는 크고 웅장해서가 아니라 고요하고 단정해서 오래 남는다. 종묘의 시간은 멈춰 있지 않다. 그곳은 조선왕실의 사당이지만, 단지 오래된 건축물로만 남아 있는 장소가 아니다. 종묘의 힘은 건축과 의례, 음악과 몸짓, 침묵과 반복이 함께 만들어내는 시간의 결에 있다. 건축이 의례를 품고, 의례가 음악을 부르고, 음악이 다시 장소의 공기를 바꿀 때 오래된 시간은 오늘의 장면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종묘는 한 겹의 유산으로만 읽히지 않는다. 종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이고, 그곳에서 이어지는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다. 종묘에서는 유형의 장소와 무형의 의례, 음악과 춤이 한자리에서 이어진다. 종묘의 시간이 아직도 현재형인 이유는 바로 이 이어짐에 있다. 건축은 의례를 기다리고, 의례는 음악과 춤을 통해 장소의 시간을 다시 깨운다. 우리는 흔히 유산을 남아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 건물이 남아 있고, 기록이 남아 있고, 제도가 남아 있으면 유산이 보존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래된 장소는 남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살아나지 않는다. 오래된 시간도 오늘의 사람에게 닿아야 비로소 현재가 된다. 조선왕실 유산을 함께 놓고 보면 종묘의 자리는 더 선명해진다. 궁궐은 왕실의 정무와 생활이 펼쳐지던 공간이고, 조선왕릉은 왕과 왕비의 사후 기억과 제향이 이어지는 공간이다. 종묘는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를 모시고 종묘대제를 이어온 공간이다. 궁궐과 왕릉, 종묘는 따로 떨어진 유적이 아니라 조선왕실의 삶과 죽음, 기억과 의례가 이어지는 하나의 시간축이다. 그 가운데 종묘는 왕조의 시간이 의례와 음악, 춤을 통해 오늘의 장면으로 돌아오는 장소다. 종묘 정전 앞에 서면 공간은 단순해 보이지만 결코 비어 있지 않다. 넓은 월대는 빈터가 아니라 시간을 받아들이는 여백처럼 느껴진다. 긴 건물은 권위를 과시하기보다 시간을 길게 펼쳐놓는다. 반복되는 칸과 기둥은 단조롭지만, 그 단조로움 때문에 오히려 깊어진다. 보이는 것이 적을수록 사람은 보이지 않는 시간을 더 오래 바라보게 된다.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은 그 시간을 더 분명하게 보여준다. 의례는 과거의 형식을 오늘 다시 행하는 일이다. 음악은 사라진 시간을 소리로 불러오는 일이다. 춤과 동작은 오래된 질서를 몸의 기억으로 이어가는 일이다. 이때 종묘는 건축물 하나의 이름을 넘어선다. 공간은 의례를 품고, 의례는 음악을 부르고, 음악은 다시 장소의 시간을 현재로 불러낸다. 그래서 종묘를 읽는다는 것은 건축을 설명하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 사라진 시간이 어떤 형식으로 남아 있는지를 보는 일이다. 과거의 왕조는 사라졌지만, 그 시간을 대하는 태도와 형식은 장소 속에 남아 있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역사를 지식으로만 배우지 않는다. 오래된 질서가 사람의 걸음과 시선, 침묵과 호흡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몸으로 느낀다. 좋은 유산 공간은 정보를 많이 주기보다 잠시 다른 속도로 걷게 한다. 빠르게 이동하던 사람을 멈추게 하고, 서둘러 지나가던 시선을 한곳에 오래 머물게 한다. 종묘의 고요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아니다. 그것은 시간을 함부로 다루지 않으려는 도시의 예의에 가깝다. 오늘의 도시는 더 빠른 이동, 더 많은 정보, 더 강한 자극으로 채워지고 있다. 그러나 기억에 남는 도시는 반드시 많은 것을 보여주는 도시가 아니다. 때로는 덜어낸 장소, 비워둔 공간, 속도를 늦추게 하는 길이 도시를 더 오래 남긴다. 종묘가 지금도 현재형인 이유는 바로 그 느린 시간의 힘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계유산을 가진 도시는 적지 않다. 그러나 세계유산을 오늘의 감각으로 이어가는 도시는 많지 않다. 등재는 유산의 가치를 확인받는 일이다. 하지만 등재 이후의 도시는 더 어려운 질문 앞에 선다. 그 가치를 오늘의 사람들이 어떻게 경험하게 할 것인가. 오래된 장소를 관람 대상으로만 둘 것인가, 아니면 도시의 속도를 잠시 바꾸는 공간으로 살릴 것인가. 종묘는 그 질문에 조용히 답한다. 오래된 장소는 많은 설명보다 깊은 태도로 기억된다. 건축은 남아 있어야 하지만, 건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의례는 이어져야 하지만, 형식만 반복되어서도 안 된다. 유산은 장소와 사람, 기억과 행위, 침묵과 소리가 함께 만날 때 비로소 살아 있는 시간이 된다.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부산에서 열리는 올해, 우리는 세계유산을 다시 말하게 된다. 그러나 세계유산을 말한다는 것은 등재의 이름을 확인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종묘가 보여주듯, 장소의 가치는 건축물에만 머물지 않고 의례와 음악, 사람의 몸짓 속에서 이어질 때 더 깊어진다. 그 이름이 오늘의 도시 안에서 어떤 경험으로 이어지는지, 시민과 방문자의 몸에 어떤 감각으로 남는지까지 함께 물어야 한다. 종묘는 그 질문을 오래된 방식으로, 그러나 가장 현재적인 감각으로 보여주는 장소다. 종묘의 시간은 아직도 현재형이다. 정전이 남아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곳에 들어서는 사람의 걸음이 달라지고, 고요 앞에서 마음의 속도가 늦춰지고, 의례와 음악을 통해 사라진 시간이 오늘의 장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오래된 장소는 그렇게 현재가 된다. 도시는 끊임없이 바뀐다. 그러나 모든 것이 바뀌는 도시 안에서도 어떤 장소는 바뀌지 않는 속도로 남아 있어야 한다. 그것은 과거를 붙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늘의 도시가 자기 시간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유산은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이어지는 것이다. 종묘의 시간은 그래서 아직도 현재형이다. 오래된 장소를 읽는다는 것은 그 이어짐의 형식을 읽는 일이다. 그리고 오늘의 도시가 잃지 말아야 할 것도 어쩌면 그 느린 시간의 감각이다. 필자 이창근 예술경영학박사(Ph.D.). 예술-기술 칼럼니스트이자 인문 논픽션 작가다. 오래된 장소를 오늘의 사람들이 다시 걷고 머물고 기억하게 만드는 일을 20년 넘게 현장에서 고민해왔다. 문화유산과 도시,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만나는 장면을 기록하며, 장소에 남은 시간의 결이 오늘의 도시에서 어떤 표정으로 되살아나는지를 질문해왔다. 현재 헤리티지랩(Heritage LAB) 소장으로 도시 장면 설계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미다스북스에서 펴낸 『K-헤리티지, 매력 도시 디자인』과 『우리는 왜 오래된 장소에 끌리는가』가 있다. 지디넷코리아에서 [도시와 유산을 읽는 법]을 연재하며, 장소의 시간과 도시의 표정을 오늘의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2026.07.03 18:00이창근 컬럼니스트

K-시스템반도체 인재 요람 'IDEC 콩그레스 2026' 개최

[대전=전화평 기자] 국내 시스템 반도체 설계 인재 양성의 중추인 반도체설계교육센터(IDEC)가 올 한 해 일군 연구개발(R&D)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패권 전쟁을 헤쳐 나갈 설계 인재 양성 요람으로서 K-반도체 기초 체력을 보여준 것이다. 다만 대외 호황 속에서도 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현장 인프라 운영에 적지 않은 애로사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DEC은 2일 대전 카이스트(KAIST)에서 전국 반도체 학계 교수 및 학생들을 온·오프라인으로 초청해 'IDEC 콩그레스 2026'을 개최했다. 올해로 설립 31년 차를 맞은 IDEC은 산업통상부와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의 협력으로 구축한 설계 인재 양성 요람이다. 현재 본원을 중심으로 전국 6개 지역 캠퍼스(지역센터)를 운영 중이다. 국내 74개 대학, 460여 명 교수진이 참여해 매년 3000명의 석·박사 과정 학생들에게 첨단 설계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박인철 IDEC 소장(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은 지난해 성과를 공개했다. IDEC은 지난해에만 전국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총 323개의 반도체 칩 제작(MPW)을 지원했다. 개별 구매 시 수천만 원에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전자설계자동화(EDA) 툴을 총 5400여 카피(copy) 이상 안정적으로 보급했다. 연간 1474건에 달하는 전문 교육 강좌를 개설해 총 5500여 명의 학생들이 설계 직무 교육을 이수했다. 취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학부생 설계 인증 과목 제도'에는 카이스트를 포함한 전국 37개 대학(89개 과목)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약 900개의 이수 증명서가 발급돼 실전형 인재 배출에 기여하고 있다. 학부생 설계 동아리를 중심으로 진행하는 '시스템 반도체 설계 챌린지'에는 지난해 84개 팀이 참여해 4.7대 1 경쟁률 속에서 산업통상부 장관상 등을 주요 상을 수여했다. 올해 콩그레스에서 가장 주목받은 핵심 화두는 '삼성전자 14나노미터(10억분의 1m) 핀펫(FinFET) 공정'의 본격 도입이다. IDEC은 지난 2019년 28나노 공정 지원을 시작으로 삼성 파운드리와 협력을 고도화해 왔다. 올해 공식적으로 첨단 14나노 공정을 설계 환경에 추가했다. 14나노 공정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 있어 대학 연구실 단위 접근이 까다로운 분야다. IDEC은 삼성이 요구하는 철저한 보안 규정을 준수하는 전용 클라우드 설계 인프라를 독자 구축했다. 대학별 분산 설계를 위해 대당 1억 원에 달하는 독립 클라우드 서버 48대를 마련했다. 외부 기술 유출을 차단하는 무단 이동 방지 보안 프로그램과 AI 기반 카메라 감지 시스템까지 갖췄다. 공정 이용 조건도 엄격하게 관리된다. 기술 보호를 위해 외국인 학생의 참여는 전면 제한되고, 학생들이 설계한 칩은 수령 후 6개월 이내에 지도교수 책임하에 전량 반납해야 한다. 박 소장은 "까다로운 보안 조건 속에서도 올해 48개 팀의 지원 수요가 거의 만석에 이를 정도로 첨단 공정에 대한 대학 현장 수요가 폭발적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학계의 고군분투 속에서도 예산 축소에 따른 사업 운영의 애로사항은 과제로 지적됐다. 올해 IDEC 본 센터 예산이 전년비 40% 감소해 기존에 연간 70개 규모로 지원되던 대만 TSMC 공정 연계 MPW 지원 사업이 중단됐고, 전체적인 대학 지원 칩 수도 올해 258개 수준으로 축소 운영된다. 박 소장은 "반도체 설계 교육은 단순히 강의실에서 이론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고가의 EDA 툴과 파운드리 공정을 끊임없이 연계해야 하는 거대한 인프라 사업"이라며, "K-반도체의 글로벌 설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기 정책 기조나 예산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정부와 산업계의 뚝심 있는 장기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2026.07.02 18:36전화평 기자

아랑×헤리티지랩, 도시장면 설계팀 '명경' 운영

민선 9기 지방정부가 공식 출범하면서 각 지자체의 비전과 핵심과제를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공간정책으로 구체화하는 일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원도심 활성화, 수변공간 조성, 테마거리, 공공디자인, 야간경관, 미디어아트, 전시·체험공간 등 다양한 사업이 본격적으로 검토·추진되는 가운데, 공간사업은 단순한 시설 조성을 넘어 도시의 인상과 시민 체감, 방문객의 체류 경험까지 함께 설계해야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경관연구소 아랑과 공간콘텐츠 헤리티지랩은 민선 9기 지방정부 출범에 맞춰 도시장면 설계팀 '명경(名景)'을 공동 운영한다고 2일 밝혔다. 명경은 지역이 보유한 역사·문화·자연·생활 자산을 시민과 방문객이 기억하는 대표 장면으로 전환하기 위해 공간과 콘텐츠의 방향을 통합적으로 제안하는 전문 협업팀이다. 도시는 시설의 목록으로 기억되지 않는다. 시민이 걷고 머물고 다시 떠올리는 장면으로 기억된다. 명경은 이 관점에서 지자체의 비전과 핵심과제, 중점사업이 실제 대상지에서 어떤 공간 경험으로 구현될 수 있는지를 살피고, 사업 초기 단계에서 장소성, 보행 흐름, 경관 구조, 콘텐츠 적용 가능성, 운영 방향을 함께 다루는 협업 모델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약과 정책과제가 현장에서 작동하기 위해서는 개별 시설이나 단위 콘텐츠를 넘어 대상지의 맥락과 주민 이용 방식, 주변 경관, 부서 간 협업 구조, 유지·운영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명경은 이 과정에서 사업 간 분절을 줄이고, 지역 자산이 하나의 도시 인상과 체류 경험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초기 방향 설정을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명경의 주요 검토 분야는 원도심·골목상권 명소화, 수변·공원·광장 공간 조성, 테마거리·관문경관·상징 조형물, 공공디자인·사인시스템, 전시·체험형 공간콘텐츠, 미디어아트·야간경관, 지역자산 기반 관광동선 및 체류공간 구상 등이다. 명경은 원도심, 관광거점, 수변공간, 야간경관, 공공디자인, 전시·체험형 공간사업 등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검토하는 다양한 공간사업이 지역의 장소성과 시민 체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초기 방향을 함께 살피는 전문 협업 체계로 운영된다. 사업 초기 구상 단계에서 대상지의 장소성, 보행·체류 구조, 콘텐츠 적용 가능성, 주민 체감도, 운영 방향을 함께 살핌으로써 지역의 장소 자산이 시민의 일상과 방문객의 체류 경험 속에서 자연스럽게 작동할 수 있도록 공간·콘텐츠 방향을 구체화한다. 경관연구소 아랑은 박상희 대표(이학박사·조경설계)를 중심으로 조경·경관·공공디자인 관점에서 도시공간의 첫인상과 보행·체류 구조를 검토한다. 공간콘텐츠 헤리티지랩은 이창근 소장(예술경영학박사·문화기술)을 중심으로 지역문화자원 해석, 공간콘텐츠, 미디어아트, 전시·체험 콘텐츠, 공공사업 기획 구조를 함께 만든다. 두 전문 영역을 결합해 공간은 있지만 명소로 작동하지 못하는 사업, 시설은 조성됐지만 도시의 대표 장면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사업의 초기 방향을 함께 살피겠다는 취지다. 이창근 헤리티지랩 소장은 “새 지방정부의 비전과 핵심과제는 결국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장소와 경험으로 구현될 때 힘을 갖는다”며 “명경은 특정 시설을 먼저 제안하기보다, 지역이 이미 가진 자산과 정책 방향을 시민과 방문객이 다시 걷고 머물고 기억하는 공간의 인상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사업 초기 단계에서 공간과 콘텐츠의 방향을 함께 검토하면 예산 투입 이후의 시행착오와 운영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지자체 공간사업이 단순 조성을 넘어 시민 체감형 장소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무적 관점에서 함께 살피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박상희 아랑 대표는 “공공공간은 물리적 정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며 “보행 흐름, 시선, 체류 방식, 주변 경관과의 관계, 낮과 밤의 표정이 함께 검토되어야 시민이 체감하는 장소가 된다”며 “명경에서는 조경설계와 경관·공공디자인 관점에서 도시의 첫인상과 대표 장면을 구체화하는 역할을 맡고자 한다”고 밝혔다.

2026.07.02 09:00이도원 기자

공공시스템 재해복구 설계 확대…정부, 110억원 사업 추가 발주

정부가 지난해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센터 화재 이후 추진한 공공 재해복구(DR) 체계 구축 설계 사업을 추가 발주하고 범위를 확대한다. 1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따르면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2026년 공공 재해복구시스템(DR) 구축 정보화전략계획(ISP) 사업' 6~8차를 공고했다. 6차 사업은 23억 1500만원, 7차는 46억 9600만원, 8차는 40억 6200만원 규모로 총 사업비는 110억원에 달한다. 이번 사업은 지난해 국정자원 대전센터 화재를 계기로 정부가 추진해온 공공 정보시스템 DR 체계 고도화 정책의 후속 절차다. 정부는 핵심 행정서비스가 재난 상황에서도 중단되지 않도록 정보시스템별 DR 전략을 수립하고 단계적으로 이중화 체계를 구축 중이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주민등록시스템과 디브레인, 안전디딤돌 등 주요 행정서비스를 대상으로 DR 체계 설계 사업에 착수했다. 올해 안에 국가 핵심 A1·A2 등급 정보시스템에 대한 설계를 마무리하고 이를 기반으로 순차적인 구축 사업을 진행한다는 목표다. 공공 DR 사업은 올 상반기 1~5차 사업을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당시 사업은 대부분 20억원 안팎 규모로 발주돼 이노그리드와 브이티더블유(VTW), 넥스트아이앤아이 등이 수행사로 선정됐다. 이번 6~8차 사업은 기존 사업의 연장선에서 내년 구축 대상 시스템에 대한 설계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약 20억원 규모로 중견·대기업 참여가 제한된 6차 사업과 달리, 7·8차는 각 40억원대로 확대돼 중견 IT서비스 기업도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 사업상 수행해야 할 요건도 늘었다. 7차와 8차 사업에선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부 등 주요 부처 정보시스템을 대상으로 실시간 액티브-액티브, 액티브-스탠바이 방식 DR 적용 방안과 상세 설계를 마련하게 된다. 설계 결과는 향후 본격적인 DR 구축 사업 기반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정부는 공공 인프라 운영 방식 전환을 목표로 DR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AI 정부 인프라 거버넌스·혁신 추진방향'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정부 정보시스템 1만 5000여 개에 대한 등급별 DR 체계 구축을 제시한 바 있다. 핵심 시스템은 액티브-액티브 구조를 적용하고 민감·공개 데이터는 민간 클라우드 활용을 확대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 중이다. 이후 행안부도 '정보자원통합심의위원회'를 확대 개편하고 민간 전문가를 참여시키는 등 공공 정보시스템 안정성 확보를 위한 거버넌스 개편에 착수했다. 민간 클라우드 활용과 DR 구축 확대 역시 주요 정책 과제로 포함됐다. 국정자원 역시 올해 범정부 정보자원 통합구축 사업을 추진하면서 DR 체계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노후 인프라 교체와 함께 백업체계 고도화, 핵심 행정서비스 DR 확대 등을 병행하며 중단 없는 행정서비스 기반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번 ISP 사업 이후 내년 본격화되는 실 구축 사업에선 기업 간 컨소시엄 구성 작업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세 설계 수행 경험을 보유한 기업은 물론 공공사업을 영위해온 중견 IT서비스 기업, 클라우드 구축·관리 전문기업 등의 참여가 예상된다. 사업을 발주한 NIA는 오는 8일 서울 중구 NIA 서울사무소에서 제안요청 설명회를 진행한다. 설명회에선 사업 추진 방향과 제안요청서(RFP) 주요 내용, 자료 열람 절차 등을 안내한다. 6차 사업은 이달 20일부터 22일까지 제안서를 접수하며 7·8차 사업은 22일부터 24일까지 입찰을 진행한다. 사업 수행 기간은 모두 내년 1월 말까지다. NIA 측은 "이번 사업은 공공 정보시스템 DR 체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계획 수립 사업"이라며 "설명회를 통해 제안요청 내용과 추진 방향을 상세히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6.07.01 10:43한정호 기자

LG전자, TSMC 공정 기반 ASIC 디자인 서비스 본격화

LG전자가 독자 시스템 반도체 설계 역량을 바탕으로 주문형 반도체(ASIC) 디자인 서비스 시장에 진출한다. LG전자는 2000년대 초반부터 시스템온칩(SoC)을 설계해서 자체 제품에 적용해왔는데, 이를 외부 서비스로 확대하는 것이다.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 마벨과 같은 사업 모델로, 대상은 국내외 팹리스다. 3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SoC(시스템온칩) 센터를 중심으로 디자인 서비스 사업을 시작했다. 디자인 서비스는 반도체 설계회로를 파운드리 생산라인에 맞는 물리적 회로로 변환하는 작업이다. LG전자는 일반 디자인하우스와 달리 ASIC 설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브로드컴이나 마벨과 같은 사업 모델로, DQ-C 등 회사에서 자체 개발한 SoC 역량이 해당 사업 밑바탕이 됐다. 첫 성과는 'K-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국책과제로 양산하는 로봇청소기용 칩셋이다. 해당 칩은 국내 팹리스 주문을 받아 TSMC 6nm(나노미터, 10억분의 1m) 공정으로 양산한 뒤, LG전자 HS사업본부에서 재구매 후 로봇청소기에 탑재한다. LG전자는 여러 국내외 고객과 디자인 서비스 협력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 SoC센터는 가전과 전장 사업을 뒷받침하며 자체 IP 개발 능력까지 갖춘 대규모 전문 조직"이라며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보유한 고급 설계 인력을 외부 디자인 서비스에 활용하는 전략은 기술적 안정성과 비즈니스 효율성 측면에서 경쟁력 있는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LG전자는 6나노 이하 공정 IP 포트폴리오를 이미 갖췄고, 고객사 수요에 따라 향후 3년 내 3나노(N3) 공정까지 서비스 영역을 넓힐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내 인력 투입으로 비용 절감…'30년 TSMC 파트너십' 레퍼런스 강점 LG전자에서 내세우는 경쟁력은 비용이다. 기존 디자인하우스들은 설계 과정에서 외주 인력을 활용해, 용역 비용이 높았다. 반면, LG전자는 사내 엔지니어가 직접 설계를 맡는 구조여서 추가적인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레퍼런스도 강점이다. LG전자는 지난 1999년 LG반도체를 매각한 이후에도, 설계 조직은 남겼다. 사실상 팹리스인 셈이다. 생산공장이 없어진 LG전자는 2000년대 초반부터 TSMC에 칩 생산을 위탁했다. 20년 이상 협력해온 것이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TSMC와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고객 물량에 대한 웨이퍼 할당 등 지원을 제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한 팹리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디자인하우스가 자체 인력 부족으로 외주인력을 활용해 용역비용이 높게 책정되는 경향이 있다"며 "LG전자는 이 인건비 부담에서 자유롭고, TSMC와 오랜 신뢰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LG전자가 TSMC VCA(Value Chain Alliance)는 아니다. VCA는 TSMC와 협력체계를 구축한 파트너 디자인하우스다. TSMC 정책상 대만 본토를 제외하고는, 한 국가당 하나의 VCA만 존재할 수 있다. 한국에선 에이직랜드가 TSMC VCA다. 삼성 파운드리 기조 변화 반사이익…국내 수요 흡수 전망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레거시 공정 축소가 LG전자 디자인 서비스에 호재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 파운드리의 레거시 공정이 축소되며, 레거시 수요가 풍부한 TSMC를 찾는 고객사들이 있다"며 "LG전자가 이 같은 흐름을 타면 국내 수요 상당수를 끌어들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사안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2026.06.30 17:30전화평 기자

딥브레인AI, 보험설계사 상담 훈련용 'AI 롤플레이' 출시

딥브레인AI가 보험설계사와 영업 조직 상담 역량을 높이기 위한 인공지능(AI) 화법 교육 서비스를 내놨다. 딥브레인AI는 보험설계사와 영업팀 대상으로 'AI 롤플레이'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서비스는 AI가 고객 역할을 맡아 설계사와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상담 연습을 돕는다. AI 롤플레이는 자동차 보험 갱신 상담, 해지 고민 고객 응대, 보험금 청구 후속 통화, 상령월 안부 통화 등 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상황을 기반으로 구성됐다. 설계사는 실제 고객을 만나기 전 AI 고객과 반복적으로 대화하며 응대 방식을 익힐 수 있다. 기존 화법 교육은 강사와 대면 연습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교육 기회가 제한적이었다. 피드백을 받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한계로 꼽혔다. AI 롤플레이는 별도 일정 조율 없이 언제든 반복 훈련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습이 끝나면 말하기 점수, 잘한 점, 개선할 점, 더 나은 표현 등을 포함한 코칭 결과가 자동으로 제공된다. AI 고객은 정해진 답변만 반복하지 않는다. 설계사가 실제로 한 말에 따라 매번 다르게 반응해 고객의 이의 제기, 상담 거절, 추가 설명 요청 등 예측하기 어려운 대화 상황에 대응하는 훈련이 가능하다. 연습 시나리오는 상담 상황, 고객 유형, 난이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초급부터 고급까지 단계별로 구성돼 있으며 설계사는 문자나 음성으로 AI 고객과 대화할 수 있다. 음성 연습 시에는 발화 내용을 분석한 말하기 점수도 제공된다. 딥브레인AI는 이 점이 미리 녹화된 교육 영상을 보는 기존 온라인 교육과 다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팀 관리 기능도 제공된다. 팀장은 대시보드에서 팀원별 연습 완료 현황, 점수, 활동 내역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추가 교육이 필요한 인원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딥브레인AI는 AI 롤플레이가 신규 설계사의 현장 적응 시간을 줄이고 어려운 상담 상황에 안정적으로 대응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부정확한 설명이나 미흡한 응대로 발생할 수 있는 민원 위험을 낮추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서비스는 보험설계사 외에도 기업 영업팀, 금융 상담사, 고객센터 직원, 의료 현장 직원 등 고객 대화가 업무 성과에 중요한 직군 전반에 적용할 수 있다. 딥브레인AI는 현재 다수 국내 보험사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적용 업종과 연습 시나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세컨드네이처, 버티 등 AI 롤플레이 기반 영업·고객 응대 교육 서비스가 기업 교육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AI 고객과 실제 대화처럼 연습하고 답변 방식이나 상담 역량을 피드백하는 방식으로 영업 조직의 실전 훈련을 지원한다. 장세영 딥브레인AI 대표는 "보험 영업은 고객과 나누는 한 마디가 계약 성사와 신뢰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업무"라며 "AI 롤플레이는 영상 시청이나 강의 수강을 넘어 AI 고객과 직접 대화하며 실전처럼 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온라인 교육과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2026.06.25 17:56김미정 기자

로옴, 초소형 승강압 전원기판 개발…IoT·웨어러블 시장 겨냥

글로벌 반도체 기업 로옴(ROHM)이 배터리로 구동되는 웨어러블 및 IoT 기기의 초소형화·저전력화를 견인할 새로운 전원 솔루션을 선보였다. 로옴은 고효율과 초저소비전류를 동시에 달성한 승강압 DC-DC 컨버터 IC 'BD83070GWL'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레퍼런스 기판 'BD83070GWL-EVK-002'를 개발하고 본격적인 공급에 나섰다고 23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레퍼런스 기판은 모바일 기기 등에서 강하게 요구되는 공간 최적화를 위해 '최소 실장 면적'을 추구한 것이 특징이다. 전원 IC 본체를 포함해 코일, 콘덴서 등 단 5개의 부품만으로 회로를 구성, 12.87㎟(3.3×3.9㎜)에 불과한 초소형 실장 면적을 달성했다. 이는 일반적인 코일 내장형 승강압 전원 IC 구성과 비교해도 확실한 크기 우위성을 확보한 수치다. 기판의 핵심인 'BD83070GWL'은 최대 97%의 높은 에너지 효율과 2.8µA의 초저 대기전류를 갖춰 배터리 구동 시간을 대폭 늘려준다. 로옴은 이번 레퍼런스 디자인의 회로 패턴과 부품표(BOM) 등 설계 정보를 전면 공개해, 고객사가 단순 평가를 넘어 실제 제품의 양산 설계까지 신속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최근 스마트워치, 스마트링, VR·AR 디바이스 및 소형 드론 등 배터리 기기가 다변화되면서 디자인 향상과 저전력화가 동시에 요구되는 추세다. 로옴은 이 시장을 겨냥해 이달부터 코어스태프 온라인, 애로우닷컴 등 글로벌 온라인 유통망을 통해 기판 공급을 시작했다. 샘플 가격은 개당 1만3000엔(세금 불포함)이다.

2026.06.23 10:23전화평 기자

포스코DX, '1인 N 에이전트' 시대 연다…전사 AI 전환 가속

포스코DX가 '1인 1 에이전트'를 넘어 '1인 N 에이전트' 시대를 선언하며 전사 인공지능 전환(AX)에 속도를 낸다. 모든 직원이 AI 에이전트를 업무에 활용하는 것을 넘어 직접 개발할 수 있는 역량까지 확보해 AI 네이티브 컴퍼니로 진화한다는 목표다. 포스코DX는 직원 주도의 전사 AX 체질 강화에 나선다고 18일 밝혔다. 회사는 지난해 AI 네이티브 컴퍼니 전환을 선언한 이후 AI 활용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AX 해커톤 2026'을 개최하고 직원들이 직접 AI 에이전트를 개발해 업무 자동화와 생산성 향상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지난 4월부터 진행된 행사에는 총 75개 팀, 188명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최종 결선에는 ▲AI 기반 화면 설계 자동화 플랫폼 ▲채용 에이전트 협업 시스템 ▲프레임워크 마이그레이션 에이전트 ▲배터리·소재 AX 인사이트 포털 ▲사내 업무용 AI 워크스페이스 ▲협업 이해도 적응형 멀티 에이전트 커뮤니케이션 어시스턴트 등을 개발한 6개 팀이 진출해 경쟁을 펼쳤다. 참가자들은 직접 개발한 AI 모델을 시연하며 현업 적용 가능성을 검증했다. 대상은 AI 기반 화면 설계 자동화 플랫폼을 구현한 'PIXEL' 팀이 차지했다. 수상자들에겐 포상과 함께 해외 글로벌 AI 컨퍼런스 참관 기회가 제공되며 우수작으로 선정된 AI 에이전트는 고도화를 거쳐 실제 서비스로 출시될 예정이다. 포스코DX는 AI 인재 육성 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올해부터 'AX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AI 기초부터 에이전트 기획·설계·개발까지 단계별 교육 과정을 제공 중이다. 특히 노코드 기반 AI 개발 도구인 '디파이'를 활용해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실무 역량 확보를 돕고 있다. 회사는 해커톤과 교육 프로그램을 연계해 대규모 사내 AI 에이전트 전문가를 육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업무 전반의 AX를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AI 활용을 특정 부서나 전문가에 국한하지 않고 전 직원의 기본 역량으로 내재화해 기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포스코DX 관계자는 "AI 확산에 따라 AI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것은 당연한 트렌드가 됐고 앞으로는 다수 에이전트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AX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전사 AI 역량을 강화해 AI 네이티브 컴퍼니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AX 선도 기업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6.06.18 13:42한정호 기자

백엔드에서 프론트엔드까지…DSP, 설계영역 확장

수십년간 큰 변화가 없던 반도체 분업 공식이 흔들리면서 디자인하우스(DSP) 생태계에도 변화가 오고 있다. 기존 디자인하우스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가 짜온 도면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에 맞춰 최적화하는 단순 백엔드 가교 역할에 머물렀다. 그러나 최근 맞춤형 반도체(ASIC) 수요가 폭증하면서 경계가 허물어졌다. 국내외 주요 디자인하우스가 설계 극초기 단계인 프론트엔드 영역까지 빠르게 흡수하며, 칩 빌딩 전체를 일괄 수주하는 '턴키(일괄 수주) 플레이어'로 체질을 바꾸는 흐름도 나타난다. "단순 가교 역할 끝났다"…설계 진출하는 DSP 1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브로드컴으로 대표되는 프론트엔드 설계 대행사와 백엔드 설계 대행사(디자인하우스) 간 교집합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과거 디자인하우스의 설계영역은 칩의 물리 배치와 공정 최적화에 집중된 백엔드 영역에 주로 머물러 있었다. '팹리스-디자인하우스-파운드리'로 이어지는 반도체 분업 공식 안에서, 디자인하우스는 파운드리 양산을 돕는 '가교' 역할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디자인하우스들이 아키텍처 설계부터 핵심 회로 구현까지, 그간 팹리스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졌던 프론트엔드 설계까지 깊숙이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치솟는 ASIC 수요·비싼 브로드컴 단가가 만든 '전용 주방' 이러한 사업 모델 변화 배경에는 AI 반도체 시장의 폭발적 수요가 깔려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범용 AI 프로세서의 높은 가격과 수급난에 지친 기업들이 자체 서비스에 최적화가 가능한 ASIC으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브로드컴 같은 시장 선도업체의 높은 가격은 디자인하우스들이 고객사의 ASIC 파트너로 진출하는 촉매제가 됐다. 디자인하우스들은 이제 팹리스들에 '칩을 찍어내는 환경'과 'IP(설계자산) 접근권'을 묶어 공급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과거의 팹리스는 주방에서 직접 요리를 만드는 '개인 요리사'였다. 지금은 다르다. 레시피만 건네면 디자인하우스가 식재료 조달부터 요리 환경까지 통째로 책임지는 '전용 주방(턴키 플랫폼)' 모델로 바뀌고 있다. K-디자인하우스 체질 개선…프론트 설계 전문기업 등장 변화는 국내 디자인하우스 업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K-브로드컴'을 표방하는 세미파이브가 대표적이다. 세미파이브는 독자 시스템온칩(SoC) 설계 플랫폼을 구축하며 프론트엔드 역량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팹리스가 원하는 사양만 전달하면 아키텍처 기획부터 자체 IP(설계자산) 통합, 양산까지 일괄 제공한다. 가온칩스도 SoC 설계능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20년부터 전담 팀을 구성해 프론트엔드 역량을 강화했다. 이를 위해 설계 초기 단계인 레벨 제로 과제를 다수 진행하며 실질적인 설계역량을 내재화했다. 프론트엔드 설계만 전담하는 기업도 등장했다. 수퍼게이트는 칩의 초기 기획과 회로 설계 등 프론트엔드 영역 특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도화된 설계 인력이 부족한 국내 팹리스 및 스타트업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며 생태계 다양성을 더하고 있다. 한 디자인하우스 관계자는 "디자인하우스가 단순히 파운드리 가교 역할만 하던 시대는 끝났다"며 "이제는 아키텍처 설계와 프론트엔드까지 포함한 진정한 턴키 플랫폼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완전히 탈바꿈해야 생존할 수 있는 단계"라고 진단했다.

2026.06.11 09:11전화평 기자

[문화엔진] 걷고 싶은 도시의 조건

'문화엔진'은 문화정책과 콘텐츠산업, 도시공간과 예술 현장의 흐름을 깊고 넓게 통찰하기 위해 마련된 시리즈입니다. 이 연재를 통해 우리 문화가 나아가는 방향과 그 속에 담긴 다층적인 의미를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예술경영학박사 이창근과 현대미술가 최지원, 경관계획가 박상희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필진이 지디넷코리아 문화산업팀과 함께합니다. '문화엔진'이 K-컬처를 미래산업의 엔진이자 동시대 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주] 도시는 거대한 상징물보다, 매일 걷는 길에서 먼저 기억된다. 오랫동안 여러 지역의 경관계획 및 디자인사업 과정에 참여하면서 내가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우리 지역만의 특징이 무엇인가”였다. 흥미로운 점은 지역 주민들이 이야기하는 장소와 행정이 주목하는 장소가 다른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행정은 새로운 랜드마크를 말하지만, 주민이 기억하는 곳은 다르다. 오래된 가로수길, 하천변 산책로, 작은 쉼터와 공원처럼 매일 걷고 머무는 장소다. 지역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가장 많이 제기되는 의견 중 또 하나는 지역마다, 마을마다, 심지어 골목마다 새로운 상징물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사업 이후 주민 만족도를 조사해 보면 신규 조형물보다 보행 환경 개선이나 가로경관 정비, 쉼터 조성에 대한 평가가 더 높은 경우를 자주 경험하게 된다. 시민은 특별한 테마 공간보다 매일 이용하는 일상적인 공간에서 도시의 변화를 체감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람은 도시를 어떻게 기억할까. 도시를 떠올릴 때 우리의 기억 속에 남는 것은 의외로 일상의 풍경인 경우가 많다. 가로수 길을 따라 걷던 경험, 광장에서 바라본 노을, 벤치에 앉아 느꼈던 여유, 오래된 골목이 주는 정취와 같은 공간의 기억이다. 경관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시각이미지가 아니라 자연과 건축물, 거리, 공원, 디자인, 역사문화자원, 그리고 공간의 경험 등이 종합적으로 어우러진 이미지다. 따라서 좋은 경관은 특정 콘셉트가 부여된 개별 디자인만으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도시 전체가 일관된 방향성을 가지고 차분하게 관리될 때, 특히 공간에 대한 공감이 더해질 때 비로소 품격 있는 도시경관이 형성된다. 경관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특히 경관 브랜딩과 디자인 차별화가 지역을 되살리는 몇몇 사례를 경험한 뒤, 한동안 각 지역에서는 차별화된 경관 콘셉트를 구현한다는 명분 아래 과도한 캐릭터와 컬러, 조형 요소를 덧입히는 일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불필요한 정보와 불편한 시각이미지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면서, 어떤 색을 선점하느냐보다 어떤 공간에서 생활하느냐를 더 중요하게 보게 되었고, 삶의 질을 결정하는 요소로 도시 경관과 공공디자인의 공간적 가치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시민이 매일 접하는 광장과 거리, 공원과 하천, 골목과 생활권 등 일상적 공간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함에 따라, 여러 도시가 대규모 상징 시설 조성보다는 지역의 자산과 일상적 공간을 개선하고 관리하며 지속적인 정주 환경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것이 더 중요하고 가치가 있는 일이다. 즉, 1차원적인 경관 이미지 사업에서 벗어나 지역의 자산과 장소성을 재료로 경관을 특화하고 명소화하려는 노력이 시작된 것이다. 따라서 아름답고 쾌적한 지역경관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며 지역경제 활성화와도 연결이 된다. 이러한 이유로 주요 도시들은 경관을 중요한 정책 자산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경관계획과 공공디자인 정책을 통해 지속적으로 도시 이미지를 개선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관과 공공디자인의 역할이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녹지와 수변공간이 휴식과 더불어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공간환경으로 개선되고 있으며, 고령화 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안전하고 쾌적한 보행 환경은 물론, 시니어들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또한, 산업단지나 농공단지와 같이 경관적으로 소외되고 방치되기 쉬운 대상이 주변 자연경관과 어우러지면서 인근 주민에게는 산책이나 쉼터로써, 방문객에게는 지역 관광루트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즉 경관은 아름다움을 넘어 환경적·사회적·경제적 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도시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도시의 미래를 논할 때 경관은 더 이상 부수적인 요소가 될 수 없다. 경관은 도시의 얼굴이며, 시민의 삶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좋은 풍경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장기적인 계획과 일관된 정책, 진정성 있는 전문가의 손길, 그리고 시민의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심이 함께할 때 비로소 도시의 자산으로 축적된다. 도시는 시민의 일상을 담고 있는, 평범하고 당연한 장소(광장과 거리, 공원과 하천, 골목과 생활권)들이 얼마나 품격 있게, 얼마나 세심하게 관리되느냐에 따라 지역의, 도시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도시의 미래는 경관 속에서 만들어지고, 시민의 기억 속에 남는다. 필자 박상희 박상희는 도시경관 계획가다. 스튜디오 아랑(ARANG) 대표이자 이학박사(조경설계)다. 지자체 경관계획과 공공디자인, 외부공간 설계와 조경 계획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도시와 마을, 거리와 공원, 생활권 공간의 품격을 높이는 종합계획과 설계, 구현의 과정을 바탕으로 시민이 체감하는 경관의 가치를 고민해 왔다. 2026년 6월부터 지디넷코리아 [문화엔진] 시리즈 필진으로 합류해 도시경관과 공공디자인, 장소의 기억과 일상 공간의 품격에 관한 글을 연재한다.

2026.06.05 09:29박상희 컬럼니스트

"설계 오류 한 번에 수백억 날린다"…반도체 리스크 '특화 AI' 해결

설계 도면 정합성이 조금만 어긋나도 수백억원대의 치명적인 양산 불량과 납기 지연 손실로 이어지는 반도체 장비 산업 리스크를 인공지능(AI)과 단일 플랫폼 기술로 돌파하는 가이드라인이 제시됐다. 김정호 다쏘시스템코리아 컨설턴트는 21일 'AI 기반 반도체 장비 개발 전략 웨비나'를 진행했다. 이번 웨비나에선 기구·회로·소프트웨어(SW) 설계부터 공정(M-BOM), 서비스(S-BOM) 단계를 하나로 엮는 디지털 연속성 확보 방안과 함께 현장에 즉시 적용 가능한 도메인 특화 AI 활용 전략을 공개했다. 다쏘시스템은 산업 현장의 목적에 맞춰 역할을 세분화한 세 가지 형태의 AI인 오라(Aura), 레오(Leo), 마리(Mari)를 제안했다. 인간의 경험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중심 업무 능력을 강화하는 목적형 AI다. 오라는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문서 작성과 요약 등 비즈니스 콘텐츠 생성을 지원하는 파트너다. 레오는 설계 및 엔지니어링 최적화를 담당한다. 사용자가 채팅창에 이미지를 업로드하면 플랫폼 내 유사한 3D 모델을 추천하고 기존 설계 이력을 살려 형상을 자동 생성한다. 마리는 과학적 연구를 지원하는 AI로 원자 배합비나 화학 재료의 포뮬레이션을 가상 시뮬레이션해 최적의 설계 레시피를 역으로 추천한다. 김정호 컨설턴트는 “레오는 단순히 모델링만 돕는 것이 아니라 시뮬레이션 해석까지 그 자리에서 바로 처리한다”라며 “설계 품질이 올라가는 혁신을 현장에서 곧바로 체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장비 업체는 그동안 캐드(CAD)와 자재명세서(BOM)를 부서별로 개별 관리해 설계, 공정, 서비스 단계가 단절되는 문제를 겪어왔다. 앞단에서 설계가 바뀌어도 뒷단에 실시간으로 공유되지 않아 오발주나 양산 불량으로 수백억 원의 손실을 입기도 했다. 다쏘시스템은 캐드 데이터가 곧 기준 정보(E-BOM)가 되는 통합 플랫폼 체계로 이 문제를 해결한다. 기구, 회로, SW 설계를 초기 단계부터 3D 기반으로 통합해 정합성과 간섭을 사전 검증한다. 이 구조는 공정 BOM(M-BOM) 및 서비스 BOM(S-BOM)과 실시간 연계된다. 설계 변경 시 업데이트가 필요한 공정 부품과 서비스 형상 내역이 실시간으로 추적되어, 매뉴얼 등 가상 콘텐츠의 재작업 없이 자동 반영된다. 김 컨설턴트는 “BOM을 양산 직전에야 만들면 늦는다”라며 “초기 작업 단계부터 플랫폼 안에서 하나로 흘러가야 품질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반도체 장비 도면 용량이 1기가바이트(GB)를 초과하면서 기존 파일 기반 캐드는 성능 한계에 직면했다. 네트워크를 통해 대용량 파일 전체를 로딩해야 하므로 속도 저하와 지연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쏘시스템은 데이터베이스(DB) 기반 캐드인 카티아 V6(CATIA V6)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데이터를 메타 정보 형태로 DB에 쌓고 필요한 부분만 실시간 호출해 편집하는 방식이다. 파일 기반 캐드 대비 작업 퍼포먼스가 수배에서 수십 배까지 향상된다. 김정호 컨설턴트는 “단일 플랫폼 위에서 전사 데이터의 추적성과 정합성을 확보해야만 AI가 정확한 학습을 할 수 있다”라며 “올바른 데이터 인프라가 선행되어야 환각 현상(Hallucination) 없는 산업 최적화 AI가 실현된다”고 말했다.

2026.05.21 18:45남혁우 기자

  Prev 1 2 3 4 5 6 Next  

지금 뜨는 기사

이시각 헤드라인

6만명 몰린 AI축제, 더 커져 돌아왔다…'AI페스타26' 내일 개막

통신3사 3분기 영업익 1.3조원대 기록 전망

독일 전력사, 고성능 PC 이용자 대상 전력요금 출시

[ZD브리핑] 'AI 페스타 26' 개막…국감·삼성전자 실적도 주목

ZDNet Power Center

Connect with us

ZDNET Korea is operated by Money Today Group under license from Ziff Davis. Global family site >>    CNET.com | ZDNet.com
  • 회사소개
  • 광고문의
  • DB마케팅문의
  • 제휴문의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용약관
  • 청소년 보호정책
  • 회사명 : (주)메가뉴스
  • 제호 : 지디넷코리아
  • 등록번호 : 서울아00665
  • 등록연월일 : 2008년 9월 23일
  • 사업자 등록번호 : 220-8-44355
  • 주호 : 서울시 마포구 양화로111 지은빌딩 3층
  • 대표전화 : (02)330-0100
  • 발행인 : 김경묵
  • 편집인 : 김태진
  • 개인정보관리 책임자·청소년보호책입자 : 김익현
  • COPYRIGHT © ZDNETKOREA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