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모빌리티 보험제도 마련 시급"
국내 보험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모빌리티 보험제도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취미용 드론의 경우 사고 발생 시 구체적인 손해배상책임 수준을 규정하지 않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불투명하며, 자율운행선박과 레벨4 자율주행차의 경우 법적 제한과 보험제도의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차세대 모빌리티 보험 체계를 구축하고, 보험제도의 발전을 위한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보험업, 차세대 모빌리티 적극 담보해야 6일 보험연구원은 '모빌리티시대, 보험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국민 대부분이 자동차를 운행하는 지금, 자동차보험은 사고 피해자와 자동차 이용자를 보호하는 안전망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빌리티 시대에 보험산업은 자율주행차, 드론, 도심항공교통(UAM), 자율운항선박 등 새로운 이동수단과 관련된 위험을 적극적으로 담보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원장은 “만에 하나 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해자를 신속하고 적절하게 구제하는 것도 보험산업이 담당해야 할 역할”이라며 “모빌리티 산업의 발전 방향에 발맞추어 기존의 자동차보험, 선박보험, 항공기보험에 크고 작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창원 보험개발원장은 축사를 통해 “모빌리티라는 개념은 더 이상 육상교통에 국한하지 않는다”며 “제4세대 모빌리티의 시대에 기술의 발전에 수반되는 위험 영역을 보험이 선도적으로 지원하며,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미용 드론, 보험가입 의무 필요 한국법제연구원 박세훈 연구위원은 “드론에 의한 사고는 소프트웨어나 기기의 오작동, 조작 실수, 통신두절, 해킹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며 “드론 운용자가 불가피하게 사고를 야기할 경우,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항공기의 경우 상법 제930조에 따라 항공기 운행자의 배상책임 조항이 존재하지만 드론은 사고 발생 시 구체적인 손해배상책임 수준을 규정하지 않고 있다. 박 연구위원은 “현행법상 취미용 드론은 보험 가입 의무가 없기 때문에 사고 발생시 피해 보상을 위한 피해자의 시간과 노력이 상당히 소요되고, 보상이 아예 불가능할 수도 있다”며 “취미용 드론 운용자에게도 책임보험 등 자동차보험 수준의 보험 가입 의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자율운행선박 관련 법제도 정비 시급 해상기업은 해상 고유의 위험을 감당해야 하고 한 번의 사고로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지속적인 영업을 위해 해상보험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재 자율운행선박을 위한 보험상품은 물론 보험제도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어 여러가지 법적 제한이 있는 상황이다. 자율운행선박이란 사람의 개입이 전혀 없거나 최소한의 개입 하에 자율운항시스템에 의해 선박 스스로 운항이 가능한 수준의 선발을 말한다. 한국법학원 이현균 연구위원은 “오는 2024년부터 자율운행선박의 해상실증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자율운항선박을 위한 법과 제도 정비 및 보험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자율운항선박은 감항능력을 갖추기 어려워 상법상 책임제한제도 적용이 어렵고, 상법 제706조에 따라 보험자 면책사유에 해당해 보험 담보 적용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선제적으로 관련 법규범을 마련하고 실증데이터를 축적해 국내 해상법 및 해상보험제도 발전을 위한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레벨4 자율주행차, 선제적 법안 마련 필요 보험연구원 황현아 연구위원은 “자동차 대체 수단으로 활용되는 새로운 이동수단에 대해 기존 자동차보험 모델을 활용한 보험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자동차보험의 역할인 피해자 구제 및 이용자 보호를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은 “새로운 이동수단 및 서비스 관련 제도 설계 단계에서 보험 요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자율주행차 사고 책임 배분, 데이터 접근·활용 관련 제도 마련 시 보험 관련 쟁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레벨3 자율주행차의 경우, 상용화에 대비해 2020년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이 개정되어 시행되고 있다”며 “최근 추요국들을 중심으로 운전자 개입 없이 운행이 가능한 레벨4에 대해서도 기존 법제를 동일하게 적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빌리티 발전 단계에 따라 보험 이슈도 달라진다”며 “자율주행차는 도입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선제적인 법안 마련을 통해 자동차보험의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