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한강 스마트시티로 국가 경쟁력↑…지속 가능한 정책 필요"
서울시가 한강 수변 공간을 문화예술·여가 중심 공간으로 재편하는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가운데 스마트시티로 그리는 그레이트 한강 성공 전략을 위해서 정부와 지자체가 민간과 협력해 지속가능한 정책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스마트시티가 다양한 분야에서 파급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만큼 국가경쟁력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7일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디지털재단과 지디넷코리아가 공동 주관해 상암동 서울스마트시티센터에서 열린 '2023 스마트시티 서울 포럼'에서 학계와 IT 전문가들은 이같이 강조하며 정부와 서울시에 지속적이고 명확한 정책 방향성을 주문했다. 또한 한강만이 갖고 있는 특성을 활용해 이동 혁신뿐만 아니라 에너지, 환경, 지역혁신까지 추진해 스마트한 지역으로 브랜딩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포럼 시작에 앞서 강요식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스마트시티는 시민들이 편안하게 잘 살 수 있는 똑똑한 도시를 의미한다"며 "서울시는 하늘공원에 서울링, 노들섬을 예술섬으로 만드는 등 획기적인 안건들을 공개했다"며 "한강은 41km로 잠재력이 크다. 한강의 기적을 이뤘으니, 제2의 기적을 스마트시티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먼저 발제를 맡은 신용식 SK텔레콤 부사장은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향한 여정'이라는 주제로 오는 2025년 말 상용화를 앞둔 UAM에 대해 소개했다. UAM은 전기비행체(eVTOL)에 승객을 태워 이동하는 차세대 교통체계다. 탄소 배출이 없는 전기동력 기체인 eVTOL을 활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활주로가 필요 없고 소음도 작아 도심 과밀화로 인한 교통문제나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친환경 항공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 부사장은 "스마트시티에서 모빌리티 분야는 필수 요소로 꼽히는데, UAM은 그 중 혁신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며 "SK텔레콤은 조비 에비에이션과 협력해 운항사업자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025년 UAM 상용화를 목표로 다음달 참여 기업들과 실증에 나선다. 그동안 SK텔레콤은 UAM 사업을 키우기 위해 글로벌 UAM 기체 제조사 조비에 1억달러(약 1천300억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신 부사장은 "2025년 말에는 한강 노선에서 최초로 UAM을 상용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김포공항을 출발에 여의도, 잠실로 이동하는 노선이다.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에서 UAM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박성진 LG유플러스 책임은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IT조건에 관해 설명했다. 박 책임은 "스마트시티는 최신 IT 도입으로 도시 문제를 개선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며, 도시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며 "스마트시티가 주목받는 이유는 혁신 기술이나 서비스가 가져오는 다양한 산업적인 파급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시티로 신규 시장을 개척하면 새로운 사업이 육성되고, 시민들이 이를 체감하면서 도시의 국내외 위상이 강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책임은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해외 관광객 전용 통합 서비스앱과 같은 슈퍼 투어리즘앱이 개발되면 좋을 것 같다"며 "관광객이 한강 지역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각종 IT 서비스를 배치하거나 위치 기반 AR 도슨트를 준비하는 방안도 제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훈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서울시의 차세대 스마트시티 전략과 미래정책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이 교수는 "31개 도시의 스마트시티 전략을 분석해 봤더니 많은 선도 도시들이 디지털전환과 함께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스마트경제 전략을 실행해 나가고 있다"며 "특히 인공지능(AI)이나 데이터 경제 활성화에 중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다 잘하지만, 특별이 뭘 잘하는지 브랜딩화가 안 돼 있다"며 "정부도 인프라 측면에서는 투자를 많이 진행했지만,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많지 않다. 앞으로 한강을 통해 관광과 이동 혁신뿐만 아니라 에너지나 환경, 지역혁신의 스마트화도 동시에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교수는 "서울시는 지속가능성 있는 정책을 갖고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해외 협력을 통해 중소기업 등 민간 기업과 연결하는 프로그램들도 활성화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명구 서울시립대 교수는 그레이트 한강을 위해서는 먼저 한강의 정확한 특징을 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강은 템즈강이나 세느강보다 하폭이 넓기 때문에 해외 유명 하천과는 단순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강 교수는 "수변생활권과 그 연계체계를 고려해 공간계획의 재설정이 필요하다"며 "한강을 도시활동의 변방에서 중앙으로 가져와 공간상의 기하학적 중심이 아닌 시민활동(경제활동·주거생활 등)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 자리에서 강 교수는 한강을 일상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전환시키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강 교수는 "한강 주변은 주거지가 많고 다른 해외 강보다는 접근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교통수단의 도로같은 느낌, 사는 공간의 일부로 들어오는 모습을 만들어 보면 어떨지 상상해봤다"고 말했다. 박 책임은 "차세대 먹거리를 위한 실증의 장소로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며 "패러다임 시프트가 있어야 한다. 편리함이나 시민들의 만족만 충족시킨다면 그 다음의 방향성이 없어질 수 있다. 서비스 혁신이 정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 부사장은 "편리함과 안전함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지속가능성이다"라며 "정부나 서울시에서 기술들을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만들어줘서 스마트시티, 안전한 도시를 만들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