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세종의 600년 전 동행"…서산해미읍성축제 9일 개막
600년 역사를 간직한 충남 서산 해미읍성이 조선시대 역사와 첨단기술이 어우러진 축제의 장으로 변신한다. 서산시는 서산문화재단과 함께 '제23회 서산해미읍성축제'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태종과 충녕대군(훗날 세종대왕)의 해미 강무 행렬을 재현하고, 1000대 드론쇼와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에어쇼까지 선보인다. 9~11일 해미읍성 일원에서 열리는 올해 축제는 'HAEMI UNIVERSE 1421, 시간의 문이 열리다'를 주제로 열린다. 조선시대 해미읍성의 역사적 의미를 공연과 체험으로 풀어내고, 드론과 미디어아트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축제의 중심에는 태종과 충녕대군의 이야기가 있다. 1416년 태종실록에 기록된 해미 강무 행차를 바탕으로 당시 군사훈련과 부자(父子)의 동행을 무대에 올린다. 강무는 왕이 군사훈련을 겸해 사냥을 실시하던 행사다. 축제에서는 왜구 방비와 조운선 보호를 위해 해미를 찾은 태종과 그를 수행한 충녕대군의 이야기를 공연으로 재구성한다. 이정민 축제 총감독은 "태종실록의 행차 기록을 면밀히 분석해 왜구로부터 나라를 지키려 했던 태종과 그를 호종한 충녕대군의 고뇌를 무대화했다"며 "아버지가 닦아놓은 안보의 토대 위에서 아들은 백성의 나라를 꿈꾼다는 인간적인 부자 서사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해미읍성 축성에 참여한 충청도 23개 고을의 역사도 조명한다. 당시 성을 쌓는 데 참여한 백성들이 돌에 고을 이름을 새긴 각자성석(刻字城石)의 의미를 되살려 충청 지역 도시들과 문화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주민 참여 마당극 마딧길은 축제 기간 매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관람객들은 진남문에서 QR코드를 통해 스마트폰 호패를 발급받고 1421년 해미읍성의 백성이 돼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과거시험을 비롯한 125가지 체험형 미션도 마련된다. 하늘에서는 현대적인 볼거리가 펼쳐진다. 10일 오후 1시에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에어쇼가 진행된다. 축제 기간 매일 밤에는 1000대의 드론을 활용한 군집 라이트쇼와 성벽을 활용한 입체 미디어파사드가 관람객을 맞는다. 국방과 역사 콘텐츠를 결합한 해미 디펜스 로드도 운영한다. 동문 주차장 일원에는 요격미사일 천궁 모형을 전시하고, 서산 지역의 옛 기록인 호산록에 등장하는 조선시대 무기 거북차를 소재로 한 미디어 사생대회를 개최한다. 서산시는 역사 공연과 체험 외에도 미식, 클래식, 전통예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계해 축제를 지역 문화 교류의 장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임진번 서산문화재단 대표는 "축제는 단순히 과거를 소비하는 자리가 아니라 서산의 땅과 사람, 역사를 함께 일궈온 산업과 문화가 호흡하는 연대의 장이어야 한다"며 "충청 23개 도시와의 교류부터 미식과 클래식, 전통예술이 어우러진 문화 생태계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해미의 성벽은 선조들이 돌 하나하나에 고을 이름을 새겨 함께 쌓아 올린 연대와 호국의 상징"이라며 "600년 역사 위에 첨단기술과 감동의 서사를 더해 시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자긍심을 전하는 축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