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인파 몰린 AGF 2023...운영은 낙제점
국내 최대 서브컬쳐 오프라인 이벤트 애니메이션X게임 페스티벌(AGF) 2023이 지난 3일 마무리됐다. 애니메이션과 게임, 라이트노벨, 피규어 등 다양한 콘텐츠를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AGF 2023은 지난해 대비 2배 늘어난 규모로 진행됐다. 개막 전 진행 된 티켓 예매는 일찌감치 종전 최고치를 기록하며 이번 행사에 대한 이용자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케 했다. AGF 2023이 진행된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은 AGF 현장을 찾은 관람객으로 가득했다. 인산인해라는 표현이 아쉽지 않을 정도로 입장 대기줄이 행사가 진행되는 제1전시장은 물론 길 건너 제2전시장 근처까지 빙빙 돌며 이어졌다. 단순히 규모만 커진 것이 아니라 그 내실도 알차게 구성됐다. 현장에 참가한 각 기업들은 다양한 전시 및 이벤트와 굿즈 판매 등을 진행하며 이용자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게임보다는 애니메이션에 치중된 행사라는 평이 많았던 과거와 달리 메인스폰서 호요버스를 비롯해 레벨인피니트, 넷마블, 스마일게이트, 스튜디오비사이드, 세가, 아크시스템웍스, 스튜디오 발키리 등 서브컬쳐 게임을 서비스 중인 다양한 게임사가 자리해 행사를 더욱 다채롭게 이끌었다. 규모와 구성 측면에서 봤을 때 AGF가 이전보다 더욱 발전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부실한 운영은 AGF 2023이 과연 기존보다 발전한 행사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쉽게 할 수 없게 만들었다. 행사 공간은 늘어났으나 그만큼 참가사 수가 늘어나고 부스 규모까지 확장됨에 따라 관람 편의성은 확보되지 못했다.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려든 개막일(2일) 오후 1시 경에는 각 부스에서 전시와 이벤트를 즐기는 이들이 통로까지 밀려나와 통행하려는 이들과 관람객이 뒤섞이는 일이 전시장 곳곳에서 벌어졌다. 인근 부스로 관람객이 몰려드는 통에 입구가 아예 사라져 순간적으로 관람객 입장이 불가능해진 부스까지 생겨날 정도였다. 지나치게 많은 인파가 몰려들고 있음에도 전시장 내부 동선 통제 및 안내는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전시장 내에서 최소한도로 유지되고 있는 질서는 AGF 2023 주최측의 노력이 아닌 참가자와 관람객들의 공공질서 개념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행사 개막 전부터 티켓 예매 수치가 종전 최고치를 상회했기에 주최 측 역시 많은 인파가 현장에 몰려들 것임을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충분한 휴식공간이 마련되지 않은 것도 불편함을 가중했다. 한번 입장하면 다시 들어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관람객들은 휴식을 위해 전시장 밖으로 나가지 않고 전시장 구석, 부스 한 켠 바닥에 앉아 휴식을 취하기 시작했고 결국 이로 인해 동선이 더욱 좁아져 통행이 불편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매년 비슷한 문제가 일어남에도 올해는 같은 문제가 훨씬 크게 벌어졌다는 것은 주최 측이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 했기 때문이다. 몰려들어 전시장 내부가 마비되는 상황에도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 한 것인지 전시자 밖에서는 현장 입장 티켓을 판매하고 있었다. 결국 준비는 커녕 현장 대응도 제대로 못 한 셈이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든 행사가 진행되는 대형 전시관에는 적정 수용인원이 있다. AGF 2023 현장은 적정 수용인원을 넘어선 상태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입장권을 판매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이가 몰려들 것인지 주최 측도 사전에 알 수 있었다. 행사 주최 측이 충분한 준비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