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러기 환자, 조절 안되도 항히스타민제 쓰는 것이 현실
“두드러기가 생겼는데 없어지지 않아요. 몸이 가렵고 미치겠어요” “밤에 가려워 잠을 잘 수 없어요. 일상생활을 할 수 없어요” 중등도 및 중증 두드러기 환자의 절반 이상이 항히스타민제로 조절이 안됨에도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발표된 국내 real-world 연구에 따르면 6개월 이상 항히스타민제 치료로 조절이 되지 않는 중등도 및 중증 두드러기 환자의 55.8%가 항히스타민 치료를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이하 학회)는 경제적인 부담 등을 이유로 효과가 떨어지는 치료제를 계속 사용해야 하는 국내 치료환경은 항히스타민제로 치료되지 않는 만성두드러기 환자를 대상으로 생물학적제제 급여가 적용되고 있는 영국‧호주‧중국 등 다른 나라와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장윤석 총무이사(분당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만성 두드러기는 중증도에 따른 치료제 투여가 필수적이다. 중증 만성두드러기에 대한 별도의 질병코드 신설 등 중증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가 가능한 정책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이드라인에서 항히스타민제 표준용량사용이 1차 치료인데 약 62% 환자에서 불응하고, 증량하거나 복합 치료 역시 37% 환자에서 불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용량 항히스타민제로도 충분한 임상적 효과를 보지 못해 사이크롤스포린 등 면역억제제 사용이 필요한 환자에게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할 수 있게 됐지만 급여가 되지 않아 중증도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생물학적제제의 급여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중등도 분류가 없는 두드러기 질병 코드도 문제다. 만성 두드러기를 제외한 모든 두드러기는 경증이다. 질환명이 경증/중증으로 나눠지지 않는데 현재의 질병 분류체계는 굉장히 잘못돼 있다”라며 “현재 만성두드러기의 경우 중증도를 가리지 않고 하나의 질병코드로 분류되고 있지만, 중증 건선이나 중증 아토피 피부염처럼 장기적이고 적극적인 치료가 필수적인 질환인 만큼 별도의 질병코드를 신설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가 필요한 중증 두드러기 환자도 경증으로 분류돼 환자 본인부담금이 높았으나 2022년 3월 만성두드러기만 경증질환에서 제외됐다. 종합병원에서 치료 받아야 할 중증 환자가 잘못된 분류체계와 비용 부담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중증질환으로 분류해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제도를 통해 적절한 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장 총무이사는 “우선 만성 두드러기는 의료진을 포함해 질환 인지도가 낮아 개선이 필요하다. 또 치료 접근성을 위해 항 IgE생물학적제제에 대한 보험 급여가 필요하고, 중증 만성두드러기에 대한 중증(난치성) 질환 코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영민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만성 두드러기는 치료 중단 시 재발이 6주 이상 반복하는 경우인데 전체 인구의 약 1%, 남성보다는 여성이, 한국 및 아시아 지역에서 유병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소아, 노인에서 유병률이 높다”라며 “일상 자극, 운동, 압박, 마찰, 체온상승 등 다양한 유발 요인이 있는데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면 신체적 고통과 수면장애 등 삶의 질에 악영향을 미친다. 개인뿐 아니라 가족의 부담이 커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