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 CGO 앞세운 한화생명, 글로벌 진출은 다를까
한화생명에서 디지털 혁신을 책임졌던 김동원 전 부사장이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직책을 맡는다. 그를 중심으로 이루었던 디지털 혁신 성과들이 “소비자 니즈와 동떨어졌다”는 혹평을 받는 가운데 글로벌 사업 역량은 다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화생명은 매출액 성장에 비해 영업마진이 쪼그라들었기에 김동원 CGO를 중심으로 실속 있는 해외투자처 발굴에 힘을 쓸 것으로 보이지만, 업계 평균보다 안전자산 비중이 낮고 부실자산 비율이 높아 리스크에 약하다는 분석이 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지난해 매출액 규모는 2021년 대비 26.9% 증가한 21조1천801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86.89% 줄어든 319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13.69% 줄어든 3천543억원을 기록했다. 외형은 불어났지만 실속은 쪼그라든 것이다. 한화생명 입장에선 새로운 경영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한화생명은 지난달 김동원 부사장을 사장으로 선임하고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직책을 맡겼다. 김 CGO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둘째 아들로 2014년 한화생명 디지털팀 팀장, 2017년 디지털혁신실 상무, 2021년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 등을 역임했다. 그는 한화생명의 디지털 혁신을 책임지며, '보험금 AI(인공지능) 자동심사 시스템 도입'과 'AI OCR(광학 문자 판독기)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성과를 나타냈지만, 소비자 불만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생명보험협회 공시를 보면, 지난해 상반기 한화생명이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건수는 0.98%로 업계 평균보다 0.19%포인트(p) 높았다. 보험금 불만족도 역시 0.44%로 평균 대비 0.11%p 높게 나타났다. 금융권에서 그들의 디지털 혁신 투자 행보에 대해 진정성을 의심하는 이유다. 특히 한화생명은 지난해 11월 선보인 버추얼 재무설계사 '한나' 역시 실용성 등에 대해 비판을 받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화생명에서 만든 가상인간(한나)은 모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에 잠깐 출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당사자 측은 이를 활용해 영업지원, 캠페인, ESG 활동을 전개한다고 하는데 인프라 투자 대비 효율성이 얼마나 있을지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한화생명에서 김동원 사장이 약 9년정도 디지털혁신 파트를 담당했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었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사장 승진도 결국 낙하산 인사로 밖에 인식될 수 밖에 없다”며 비판했다. 김승연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사장이 CGO 직책을 맡은 만큼, 향후 한화생명은 글로벌 투자 전략이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화생명의 안전자산 비중과 가중부실자산비율이 생명보험업계 평균 보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해외투자는 독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한화생명의 안전자산 비중은 43.9%로 업계 평균(47.9%) 대비 4.0%p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가중부실자산비율 역시 업계 평균은 0.1%를 유지하고 있지만 한화생명은 0.2%대를 나타내고 있다. 가중부실자산비율은 자산건전성분류대상자산 대비 가중부실자산 비중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만큼 부실자산 비중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나이스신용평가 정원하 선임연구원은 “한화생명이 투자하는 자산 중 고수익-고위험 비중이 국내 생명보험사 평균보다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국내외 경기 동향과 국제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대손비용이 발생하거나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