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혈 마스크 진짜 효과 있을까…논란 확산
최근 뷰티 시장에 '생리혈 마스크'가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얼랏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생리혈을 피부 관리에 활용하는 콘텐츠는 소셜미디어에서 해시태그 #periodfacemask로 수십억 건의 조회수를 기록할 만큼 관심을 받고 있다. 관심이 커지면서 생리혈 마스크 효능을 놓고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옹호론자들은 생리혈에 줄기세포, 사이토카인, 단백질이 포함돼 있어 피부를 젊어지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성분들은 피부 재생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생리혈을 국소 피부 관리에 사용하는 것을 뒷받침하는 임상적 증거는 없다. 하지만 생리혈의 생물학적 구성 자체는 의학 연구에서 어느 정도 잠재력을 보여온 것도 사실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생리혈에서 추출한 혈장이 상처 치유를 크게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실 테스트 결과, 생리혈 혈장으로 치료한 상처 치료는 24시간 이내에 100% 회복된 반면, 일반 혈장으로 치료한 경우에는 40%에 그쳤다. 이런 뛰어난 재생 능력은 자궁이 매달 스스로를 재건하도록 돕는 월경액 속 독특한 단백질과 생리활성 물질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연구자들은 현재 합성 생리혈을 만성 상처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지 연구 중이다.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도 여성 자궁내막에서 유리하는 생리혈 유래 줄기세포(MenSC)가 주목받고 있다. 이 세포들은 쉽게 증식되며, 여러 세포 유형으로 분화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닌다. 연구에 따르면 다양한 출처의 중간엽줄기세포(MSC)는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고, 주름을 완화하며 화상·자외선 노출이나 상처로 인한 손상을 복구하는 성장인자를 분비해 피부 치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때문에 MenSC 역시 피부 재생 및 장시간의 자외선 노출로 인한 조기 노화(광노화)를 늦추기 위한 의학적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유망한 옵션으로 평가된다. 일부 생리혈 마스크 옹호론자들은 이를 킴 카다시안 등 유명 인사들이 대중화시킨 '뱀파이어 페이셜'과 비교하기도 한다. 뱀파이어 페이셜은 자신의 혈액에서 추출한 '혈소판 풍부 혈장(PRP)'을 얼굴에 주입해 피부 노화를 지연시키는 시술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균 상태에서 제조되는 PRP와 생리혈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생리혈은 혈액 뿐 아니라 떨어져 나온 자궁내막 조직, 질 분비물, 호르몬, 단백질이 복합적으로 섞인 물질이기 때문이다. 생리혈이 질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을 포함한 박테리아와 곰팡이에 노출될 수 있다. 황색포도상구균은 피부에 흔히 존재하나, 상처나 모공에 들어가면 감염을 유발한다. 또, 성병이 피부로 전파될 위험도 존재한다. 체액을 이용한 엽기적·이색적 미용 시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예컨대 소변을 피부에 바르는 소변 요법은 고대 인도 전통 의학 '아유르베다'에서 유래했으며, 한때 해독 및 질병 치료 효과가 있다고 믿어졌으나 과학적으로는 입증되지 않았다. 소변이나 월경혈이 임상 등급의 화장품 성분을 안전하게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은 피부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며, 생리혈이나 소변을 화장품 원료처럼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는 아무런 과학적 기반이 없다고 해당 매체는 지적했다. 생리혈이 생물학적으로 풍부한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그 안전성·효과성에 대한 검증은 철저히 통제된 의학 연구의 영역으로, DIY 스킨케어에 포함될 수 없다고 매체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