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수수료 상한제 폐지 필요?…의견 '분분'
최근 금융권에서 신용카드사들이 적용받는 '수수료 상한제'가 “유명무실 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카드사들이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에서 수년 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도가 폐지 되더라도 한번 내린 수수료율 다시 올리기 힘들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지난해 카드사 실적 자료를 제출했다. 해당 자료를 보면, 지난해 신한·국민·삼성·현대·우리·하나·롯데 등 7개 전업카드사의 신용판매 실적은 36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신용판매란 카드사들이 온오프라인 가맹점에게 결제 인프라를 구축해주고 받는 결제 수수료 실적을 의미한다. 신용카드사들이 본업이 신용판매 사업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는 이유는 수수료 상한제 영향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2012년부터 카드사를 상대로 수수료 상한제를 본격 도입했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8조의3은 가맹점 수수료율 차별금지 관련 내용을 다루고 있다. 해당 조항은 “신용카드업자가 신용카드가맹점과의 가맹점수수료율을 정함에 있어서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정하여야 하며 부당하게 가맹점수수료율을 차별해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했다. 또한 “금융위원회는 신용카드업자가 가맹점수수료율을 정함에 있어 준수하여야 할 사항을 정하고 영세한 중소신용카드가맹점에 대해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하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제도가 도입된 이유는 과거 카드사들이 백화점 등 대형가맹점에선 수수료율을 0.5% 받는 반면 자영업자에겐 3.3%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역전됐다. 현재 신용카드사들이 각 규모별 가맹점에 적용하는 결제 수수료는 ▲연매출 3억원 이하 0.5% ▲3억원 초과~5억원 이하 1.1%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 1.25% ▲10억원 초과~30억원 이하 1.5%를 적용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 수수료가 0%대를 진입한 상황에서 카드사 수수료 상한제가 더이상 의마가 없다”며 “수수료 상한제 영향으로 오히려 2~3%대인 핀테크 수수료가 높아보이는 왜곡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현 시점에서 “제도 폐지를 논하는 건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상한제를 폐지한다고 해서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를 드라마틱하게 올리진 못할 것”이라며 “높은 결제수수료를 내리는 건 소상공인들이 좋아할 일이지만, 이미 0.5%대로 형성된 수수료를 다시 0.8%로 올린다면 모두가 들고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총선을 앞두고 '영세가맹점 수수료를 아예 없애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이라며 “현 시점에서 상한제 폐지 논의가 의미가 있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수수료 상한제 폐지를 논하기 보단 현 제도 안에서 개선을 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사가 본업에서 적자가 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수수료 상한제 폐지를 논하기 보단 카드사와 소상공인 가맹점이 현실적인 타협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