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설 명절 맞아 '상생 경영' 실천
올 설 명절을 맞아 재계가 상생 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명절에 내수경기 활성화 지원을 위해 협력회사 물품대금을 조기에 지급해 자금 운영 부담을 줄이는 게 대표적이다. 20일 재계 등에 따르면 국내 주요 그룹사 대부분 협력사 대금 조기 지급에 동참했다.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물산 등 11개 관계사는 자금 수요가 집중되는 명절 직전 협력회사의 원활한 자금 흐름을 돕기 위해 1조400억원 규모의 물품 대금을 최대 2주 앞당겨 지급했다.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생명을 비롯한 17개 관계사는 각 회사별로 임직원 대상 설 맞이 온라인 장터를 열어 국내 농축수산물과 자매마을 특산품 판매도 진행 중이다. 설 맞이 온라인 장터에 삼성전자로부터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받은 중소업체도 포함시켜 판로개척과 판매확대를 지원했다. 올해 설 맞이 장터에는 49개 중소업체가 참여해 한우, 굴비, 한과, 김 등 100여 종의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을 판매했다. LG그룹도 설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와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납품대금을 최대 11일 앞당겨 지급하고 소외계층에 생필품 나눔 활동을 전개했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 CNS 등 8개 계열사들은 총 1조2천억원 규모의 협력사 납품대금을 예정일보다 최대 11일 앞당겨 설 연휴 전에 지급했다. LG 계열사들은 설 명절을 맞아 지역 소외 이웃들에게 생활용품, 식료품 등 생필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협력사 납품대금 2조3766억원을 계획했던 지급일보다 앞당겨 설 연휴 이전에 지급했다. 이번 납품대금 조기 지급은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현대제철·현대건설·현대오토에버·현대위아·현대트랜시스 등에 부품과 원자재, 소모품 등을 납품하는 6000여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한다. 협력사들은 예정된 지급일보다 최대 27일 일찍 대금을 받았다. 현대차그룹은 1차 협력사도 설 이전에 2·3차 협력사에 납품대금을 앞당겨 지급할 수 있도록 유도해 수혜 대상을 늘리고 대금 조기 지급의 효과를 확산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온누리상품권 약 95억원치를 구매해 그룹사 임직원에 지급해 전통시장 활성화 등 내수 진작에 힘을 보탰다. 4대그룹 중 SK그룹은 이번 설 명절에 상생 경영활동에 대 별도의 자료를 내지 않았다. 계열사 별로 개별적으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SK텔레콤, 1100억원 규모 협력사 조기지급 ▲SK이노베이션, 협력사에 상생기금 36억 전달 ▲SK하이닉스, 1천500억 조기지급 등이다. 한화그룹도 설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 대금 조기지급에 동참했다. 한화그룹 주요 제조·화학 및 서비스 계열사들은 약 1천여개의 협력사 대금 1천100억원 가량을 현금으로 조기 지급하고 설 명절 나눔 행사를 진행했다. 계열사별로는 한화 88억원, 한화솔루션 451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00억원, 한화시스템 77억원, 한화정밀기계 59억원 등 약 1,100억원의 대금을 평소보다 최대 56일 정도 앞당겨 현금으로 지급했다. 주요 계열사들은 지역 특산품 등을 구매해 사내 상주 협력업체 및 용역직원, 주요 고객들에게 설 선물로 증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지역 특산품 구매 금액만 총 43억원이다. 이 밖에도 롯데, 포스코, GS 등 주요 대기업들이 협려사 대금을 조기에 지급했다. 한편,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가 최근 실시한 '2023년 주요 기업의 설 전 하도급과 납품 대금 조기 지급 조사'에 따르면 올해 주요 기업들은 설 명절 전에 협력사에 앞당겨 지급할 납품 대금 규모가 총 7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6조 2000억원보다 24.2% 증가한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