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규 산업장관, 美에 삼성·SK 中공장 장비반입 협조 요청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 상무부 고위 당국자를 만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반도체 공장에 미국산 장비를 계속 반입하는 것을 촉구했다. 방문규 장관은 22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접견실에서 돈 그레이브스(Don Graves) 미국 상무부 부장관을 만나, 첨단산업·공급망·무역기술안보 분야의 협력 강화방안과 반도체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주요 통상현안을 논의했다. 미 상무부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과 수출통제 등 주요 통상현안을 담당하고 있는 부처로, 그간 산업부와 한미 간 경제·통상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왔다. 방 장관은 한미 관계가 지난 4월 한·미 정상회담, 8월 한·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첨단산업·기술 동맹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방 장관은 한국 반도체 업계의 큰 관심사인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와 반도체법(CHIPS Act) 가드레일 규정에 관한 우리 측 의견을 전달하고 미국 측의 협력을 요청했다. 방 장관은 "한·미간에 첨단산업·공급망의 핵심인 반도체산업 협력을 보다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반도체 수출통제, 가드레일 규정 등 현안도 원만히 해결되도록 상무부 측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 정부의 별도 심사 없이 중국 현지 반도체 공장에 미국산 장비를 반입할 수 있는 1년의 수출통제 유예기간이 오는 10월 초 종료를 앞두고 있다. 이에 방 장관은 유예기간 연장을 적극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자국 기업이 중국 반도체 생산 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막는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중국에 수출통제는 8나노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14나노 이하 로직반도체에 대한 장비에 해당된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예외적으로 중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에 필요한 장비를 1년간 미국의 별도 허가 없이 공급받기로 미국 상무부와 협의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공장, 쑤저우에는 후공정(테스트, 패키징) 공장을 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우시에 D램 공장과 파운드리(8인치) 공장이 있으며, 다롄에는 인텔에서 인수한 낸드플래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까지 낸드플래시의 40%를, SK하이닉스는 D램의 40%·낸드 20%를 중국에서 만들어 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재까지 각각 중국에 33조원, 35조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방 장관은 IRA와 관련해 그간 양국이 긴밀하게 협력해온 점을 평가하고, 잔여 쟁점에 대해서도 우리 입장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은 전날(21일) 그레이브스 부장관과 별도 면담을 갖고 IRA, 인태경제프레임워크(IPEF), 수출통제, 철강 수입규제 등 제반 통상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양측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협력하기로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