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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미래, 정부가 답하라"…노조 청와대 상경투쟁 돌입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노동조합이 한화그룹의 KAI 경영 참여 확대에 반대하며 청와대 상경투쟁에 나섰다. 전날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KAI 민영화에 신중한 입장을 밝힌 가운데, 노조는 국가 전략산업인 항공우주산업 미래를 정부가 직접 책임져야 한다며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KAI 노동조합은 이날부터 총 3차례에 걸쳐 청와대 앞에서 한화의 KAI 인수 시도에 반대하는 상경투쟁을 전개한다. 한화의 지분 확대와 경영 참여로 KAI의 독립경영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알리고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이번 상경투쟁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KAI 지배구조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진 직후 이뤄졌다.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은 지난 13일 국정감사에서 한화의 KAI 경영권 확보 가능성과 관련해 "국가안보 차원에서, 특히 국익 중심으로 굉장히 밀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는 점에 100%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는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KAI 지배구조 변화가 국내 방위산업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중장기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 데 따른 답변이다. 다만 이 청장은 "장단점을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 어느 방향을 정해 놓고 결정을 내리는 것은 섣부르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화가 KAI 경영권까지 확보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1대 주주가 된다고 하면 인수합병(M&A)를 하겠다는 것이니 의견을 내야 하는데, 현시점에서는 의견을 낼 단계가 아니다"고 답했다. KAI 민영화와 관련한 국가 정책 자체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부가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는 한화의 지분 확대가 이미 KAI의 독립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9.90%, 한화시스템 4.98%,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 1.01% 등 KAI 지분 총 15.89%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26.41%)에 이은 2대 주주다. 한화는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 참여'로 공식화한 상태다. 노조는 특히 한화가 항공기 엔진과 항공전자, 무장, 우주 분야에 이어 완제기 체계종합업체인 KAI까지 영향력을 확대할 경우 방산업계 수직계열화와 독과점 문제가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정 기업에 방산 역량이 집중되면 업체 간 경쟁이 약화하고, 가격과 납기, 품질 등의 문제가 발생해도 대체 가능한 업체가 부족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의 문제 제기는 KAI 최대주주인 수출입은행과 공정거래위원회로도 향하고 있다. 노조는 수출입은행이 추진하는 18억원 규모 '우주·항공산업 경쟁력 강화' 컨설팅에 대해 추진 배경과 목적, 의사결정 과정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5월 노조가 수출입은행을 방문했을 당시 정부 차원의 KAI 매각이나 지배구조 개편 검토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지만, 이후 한화가 지분을 확대하고 경영 참여를 공식화한 시점에 대규모 컨설팅이 추진된 배경을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기업결합심사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공정위는 한화의 KAI 지분 15.89% 취득에 대해 일반심사가 아닌 간이심사를 진행했다. 공정위는 현 단계에서 실질적인 지배관계가 형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으며, 향후 지배관계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하면 다시 심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노조는 한화 측 인사가 KAI 이사회에 진입해 경영정보와 사업전략에 접근하는 것만으로도 독립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사후심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국정감사를 통해 공정위의 기업결합 승인 과정과 수출입은행의 컨설팅 추진 배경, 방사청의 대응, 한화의 향후 경영 참여 계획 등을 검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번 상경투쟁에서는 이재명 정부를 향한 직접적인 메시지도 내놓았다. KAI는 1999년 김대중 정부 당시 항공산업 구조개편을 통해 출범한 기업으로, 현재 KF-21 등 국산 항공기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노조는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KAI를 방문해 항공우주산업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을 강조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정부가 KAI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국가가 오랜 기간 투자하고 육성해 온 KAI의 독립성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의 미래를 어떤 원칙과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인지 이제 이재명 정부가 분명하게 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청와대 상경투쟁을 시작으로 대응 수위를 높일 방침이다. 노조는 3800여명 조합원을 바탕으로 KAI의 독립경영과 고용안정, 항공우주산업의 경쟁구도를 지키기 위한 행동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오는 20일 청와대 앞에서 2차 상경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2026.10.14 18:15류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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