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여행서 '미니 샤워기' 써보니..."필터색 깜짝"
급격한 도시화와 인구 증가로 인해 수질 문제를 겪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 겉보기엔 화려한 호텔도 수질 관리가 잘 안돼 투숙객 피부에 문제가 생기거나 배탈이 나는 경우도 간혹 있다고 한다. 생수로 양치하라는 의견도 있지만, 샤워까지는 힘들지 않을까 싶어 동남아 여행에 여행용 미니 샤워기를 가져가 봤다. 이미 아이를 키우는 순간부터 집안 내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필터 샤워기. 최근 여행용 미니 샤워기 판매량이 급증했다는 자료를 보고, 기자도 여행 전날 급하게 쿠팡으로 '휴대용 샤워기'를 검색해 여행용 미니 필터 샤워기를 구매했다. 이 제품을 구매한 이유는 휴대가 간편하고, 필터가 함께 포함됐기 때문이다. 집에서 쓰고 있는 필터 샤워기를 갖고갈까 고민을 잠시 했지만, 미니 샤워기가 부담되지 않는 크기이고 방수 기능이 있는 전용 파우치가 있어 휴대와 보관이 용이할 것 같아 구매했다. 결과부터 말하면 만족. 물론 물이 얼마나 깨끗하게 정수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필터 변색만으로도 샤워기를 갖고 가기 잘했다는 생각과 함께 마음이 편해졌다. '발리 5성급 호텔은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샤워기를 갈아꼈는데, 웬걸. 한 번 사용으로도 필터 색이 누런색으로 변했다. 샤워기 핸들을 분리해 보니 필터에 갈색 물질이 붙어있었다. 이틀 정도 사용하니 필터 색이 진한 갈색으로 변했다. 숙소를 한 번 옮길 때, 동봉돼 있던 새 필터로 갈아 끼웠다. 5일 정도 발리에 머물면서 필터 두 개를 사용한 것이다. 바디럽에 따르면 정수기에 사용되는 동일한 기술력의 필터가 불순물을 정수해 준다고 한다. 피부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는 녹물이나 불순물 들을 정수해 주고, 프로 필터를 사용하면 석회수도 정수해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여행용 샤워기는 수압도 강하게 만들어 준다. 일반 샤워기보다 미세한 구멍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물줄기를 강하게 쏟아낼 수 있다. 추가로 궁금한 사항이 있어 바디럽 측에 문의해보니 국내 수질환경을 기준으로 필터 교체 권장 시기는 2~3개월이지만, 동남아같은 특수한 상황에서는 필터 색이 심하게 변색된 경우 교체를 권장한다고 한다. 다만 실제 필터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 기준을 가늠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가 '수압'이므로, 필터에 이물질과 녹이 끼어 수압이 약해지는 상태가 되면 필터의 수명이 완전히 다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사용을 지속하면 터질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교체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또한 바디럽 관계자는 "해외여행시 팁을 드리자면 사용한 필터에는 이물질과 함께 많은 세균이 번식하게 되므로 사용한 필터는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고, 꼭 폐기 후 입국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해당 필터 샤워기 제조사에서는 "필터 한 개당 1인 사용기준 3개월이며, 굳이 수치화하면 5천~6천L의 물을 거를 수 있다고 본다"며 "여행용 샤워기에서 물은 필터의 외부에서 내부로 들어가는데 외부에서부터 변색이 시작된다. 수질에 따라서 외부는 필터의 색이 하루 만에 변색이 될 수 있지만 내부는 깨끗한 상태를 유지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