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 '별이 빛나는 밤'에 물리법칙 숨어 있다고?
빈센트 반 고흐의 명작 중 하나로 꼽히는 '별이 빛나는 밤'이 실제 물리 법칙을 기반으로 그려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우주과학매체 스페이스닷컴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작품에서 고흐가 그린 밤 하늘은 우리가 보는 실제의 밤 하늘의 모습과는 다르다. 우리는 밤 하늘의 별들에서 소용돌이가 춤추는 것 같은 모습을 볼 수 없다. 하지만, 고흐가 이 그림에서 표현한 소용돌이가 실제로 복잡한 대기의 난류 흐름의 법칙을 따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샤먼대 용샹 후앙(Yongxiang Huang) 교수, 인시앙 마(Yinxiang Ma) 박사 등이 이끄는 공동 연구진은 “반 고흐가 그린 별의 비율과 색의 밝기와 채도는 대기 움직임과 난류 현상을 정확하게 표현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최근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유체 물리학'(Physics of fluids)에 실렸다. 연구팀은 뉴욕 현대 미술관(MoMA)의 고해상도 스캔 이미지를 바탕으로 '별이 빛나는 밤' 속 14가지 주요 소용돌이에 대해 붓질의 크기와 간격, 휘젓는 모양, 페인트 색상의 밝기를 측정했다. 그 결과 반 고흐의 그림은 자연에 존재하는 난류의 특성을 설명하는 '콜모고로프 법칙'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콜모고로프 난류 이론은 러시아 수학자 안드레이 콜모고로프가 제시한 것으로 난류가 복잡하게 움직이지만 속도와 압력 등 물리적 변수를 통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큰 난류와 작은 난류는 다른 특성을 가진 상태로 특정 거리와 방향에서 속도 변동이 일관되게 나타난다는 이론이다. 더 나아가 연구진은 그림 속 별들의 상대적 밝기는 유체 내 농도가 변화하는 방식을 설명하고, 대기 운동에서 나타나는 작은 규모의 난류 에너지 법칙을 설명하는 '배츨러 척도'와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배츨러 척도는 유체역학에서 유체 내 농도가 변하는 방식에 대한 중요한 기준을 제공하는 이론이다. 용상 후앙 교수는 “이는 특히 (유화) 기름 안 색소 입자의 확산 과정"에서 나타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반 고흐의 그림이 난류에 대해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어 자연 현상에 대한 깊고 직관적인 이해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며, “고흐가 구름과 대기의 움직임을 오랫동안 관찰하며 연구했거나, 하늘의 역동성을 포착하는 본능적 감각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여건이 된다면 다른 작가의 작품을 분석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