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 강화' 외치던 제약계, 잇달아 검찰에 기소에 우울
제약사들의 잇따른 검찰 조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매년 윤리 경영을 강조했음에도 비도덕적 행위로 검찰 조사까지 받으며 제약업계 전체의 신뢰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닐지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비자금 조성 혐 S제약, 전대표와 임원 기소 최근 S제약사 전 대표가 사주일가의 비자금을 조성‧사용 혐의로 기소됐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7부는 상장회사인 S제약 사주일가의 비자금 횡령 사건을 수사한 결과, 창업주의 아들인 사장이 회사 전무와 공모해 사주일가의 지분 승계 등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장기간에 걸쳐 조직적으로 납품업체와 과다계상, 가공거래 후 차액을 되돌려받는 방법으로 총 91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횡령한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또 비자금을 S제약 주식취득 등에 사용하고 S제약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한 S제약 사장, 비자금 조성을 담당한 S제약 전무, 비자금 세탁에 관여한 대부업자 등 3명을 기소(1명 구속, 2명 불구속)하고, 위와 같은 비자금 조성 사실을 제보하겠다며 S제약 및 S제약 전무를 협박해 약 51억 원을 갈취한 비자금 조성 납품업체 이사 및 세무사 등 2명을 구속 기소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S제약의 십수년에 걸친 비자금 조성 과정에 관여하게 된 납품업체 사장이 가공거래 등에 의해 누적적으로 부과된 거액의 세금부담 등으로 고통을 겪다가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면서 수사가 개시된 사건이다. S제약은 납품업체로부터 의약품 원재료를 공급받음에 있어 단가를 부풀린 과다계상거래 또는 납품사실 없는 가공거래를 한 후 과다계상 및 가공거래분 거래대금을 납품업체에 어음으로 지급 후 되돌려받아 S제약 출신 운영 대부업체 C회사에서 현금과 수표로 할인받는 방법으로 비자금 조성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보툴리눔 톡신제제 생산 제약사들, 국가출하승인 회피 혐의로 기소 앞서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식품의약범죄조사부(이하 서울서부지검)는 보툴리눔 독소(이하 보톡스) 의약품을 국내 수출업체에 유상으로 양도한 사건과 관련해 6개 유명 보톡스 의약품 생산 제약업체(자회사 1개 포함 법인 7개) 및 임직원 12명을 약사법 위반죄로 불구속 기소했다. 기소된 6개사가 의약품 품질의 균일성·안정성 등 확보를 위해 판매 전 국가가 심사하는 국가출하승인 제도를 관행적으로 회피한 채, 신속한 자금확보 등 경제적 이유로 의약품을 불법적으로 국내 수출업체에 판매한 것으로 조사에서 확인됐다고 검찰은 전했다. 특히 서울서부지검은 이번 기소가 의약품 제조업체의 불법적인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것으로 국내 유명 보톡스 제약업체 여러 곳이 관련된 사안임을 고려해 수사 초기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과 긴밀히 협력하고, 관련 회사에 충분한 의견 제시 기간을 부여했으며, 유관기관・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증거자료를 면밀히 분석하는 등 충실히 수사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제조 후 국가출하승인을 거쳐 판매해야 하는 생물학적 독성단백질인 보톨리눔 독소를 6개 제약사가 위 승인을 거치지 않은 채 국내 회사인 수출업체에 유상양도한 것으로, 수출업체에 대한 판매가 국가출하승인 대상이 되는 '판매'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다. 6개 제약사와 수출업체 간 본건 거래는 제약회사가 수출업자로부터 일정한 방식으로 의약품 대금을 지급받고 이후 수출업자가 수출 상대방, 수출가격, 국내 재판매 여부 등을 자기 계산에 따라 결정하는 형태로 해당 거래는 '수출을 목적으로 하는 전체 과정의 일부'가 아닌 그 자체로서 완결된 의약품 '판매' 해당하므로 약사법상 국가출하승인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또 6개 제약사는 수출업자에게 판매 후 실제 수출여부조차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수출업자의 수출 대상 국가를 제한하기는 하나 실제 수출 여부 확인하지 않았고, 수출업자로부터 수출 여부와 무관하게 판매 대금 수령했으며, 수출업자에게 수출가격의 가이드라인(하한선) 준수를 요청하지만 수출가격 자체를 통제하지는 않았다. 수출업자는 6개 제약사와 무관하게 알아서 국내외에 판매했는데 해외거래처에서 주문을 받기 전에 미리 제약회사로부터 의약품을 구매했고, 의약품을 양수한 이후 수출업자가 거래상대방 등을 자유롭게 정해 판매하고 해당 판매 수익은 모두 수출업자에게 귀속됐을 뿐 아니라, 수출업자가 다른 국내 수출업자에게 재판매하는 경우도 있으나 그 사실을 제약업체에 알리지 않았고, 실제 수출 여부에 관계없이 정해진 방법으로 의약품 대금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번 사건 조사에서 ▲임직원 4명이 함께 기소된 A제약사: 2015년 12월경부터 2020년 10월경까지 1천333억원 상당 판매 ▲임원 2명이 함께 기소된 B제약사: 2018년 4월경부터 2020년 12월경까지 217억원 상당 판매 ▲임직원 3명이 함께 기소된 C제약사: 2019년 3월경부터 2021년 4월경까지 133억원 상당 판매 ▲임직원 1명이 함께 기소된 D제약사: 2020년 5월경부터 2021년 12월경까지 72억원 상당 판매 ▲임직원 1명이 함께 기소된 E제약사: 2020년 6월경부터 2021년 12월경까지 47억원 상당 판매 ▲임직원 1명이 함께 기소된 F제약사:2020년 7월경부터 2021년 11월경까지 104억원 상당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된 한 제약사는 이번 기소에 대해 간접수출에 대한 법률적 판단이 다른 데서 비롯된 것으로 법적 절차를 통해 당사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개진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국내 무역업체를 통해 수출(간접수출)한 제품은 국가출하승인 없이도 수입자의 요청에 따라 판매 가능한 '수출용 의약품'으로 그간 식약처도 수출용 의약품에 대해선 국가출하승인 절차가 필요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간접수출은 대외무역관리규정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무역 방식으로 국내 무역업체를 통해 의약품이 수출되더라도 해당 의약품은 수출용 의약품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당사뿐 아니라 다른 정부기관과 한국무역협회 등의 입장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