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후 44년 만에 처음"…尹 선포한 비상계엄이란?
윤석열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비상계엄 선포는 1980년 5월 전두환 신군부에 의한 광주민주화운동 진압 사태 이후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선포한 비상계엄은 헌법 77조에 규정된 대통령의 권한이다. 헌법에는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윤 대통령은 종북세력으로 인해 공공의 안녕질서가 위협받았다 판단하고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긴급 담화를 통해 "지금까지 국회는 우리 정부 출범 이후 22건의 정부 관료 탄핵 소추안을 발의했다"며 "지난 6월 22대 국회 출범 이후에도 10명째 탄핵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유례 없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건국 이후 전혀 유례 없던 상황"이라고 야당을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예산까지도 오로지 정쟁 수단으로 이용하는 이러한 민주당 입법 독재는 예산 탄핵까지도 서슴지 않는다"며 "국정은 마비되고 국민들 한숨 늘어나고 있다. 이는 자유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기관을 교란시키는 것으로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민주주의 기반이 돼야 할 국회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붕괴 시키는 괴물이 된 것"이라며 "지금 대한민국은 당장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풍전등화 국면에 처해 있다"고 피력했다. 계엄령은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총 10번이 있었다. 이승만 정권에서 4번, 박정희 정권에서 4번, 전두환 정권에서 1번,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때 지역 계엄이 전국으로 확대 발동됐다. 이번 비상 계엄은 1987년 민주화된 후 44년만에 처음으로 선포된 것이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기 전 계엄령 선포를 검토했다는 군 문건이 공개돼 논란이 된 적은 있으나, 실제 계엄령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간 대부분의 계엄은 정권 유지를 위해 발동됐는데, 최초의 계엄령은 1948년 10월 여수·순천 사건을 계기로 발동됐다. 국군 제14연대가 이승만 정부가 내린 '제주 4·3사건 진압 명령'을 거부하면서 무력 충돌이 일어났고 이에 따라 여수·순천 지역에 계엄령이 선포됐다.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민간인이 희생된 바 있다. 두 번째 계엄령은 같은 해 11월 4·3 사건 당시 제주 지역에 선포됐다. 비상계엄이 선포되면 대통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영장제도,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정부나 법원의 권한에 관해 특별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대통령은 계엄을 선포했을 때 지체없이 국회에 알리게 돼 있다. 다만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하면 대통령은 계엄령을 해제하게 돼 있다. 22대 국회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과반을 점하고 있는 상태로, 민주당은 즉각 계엄 해제 절차에 착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단 비상계엄령 선포 직후 당 소속 의원 전원을 국회로 소집한 상태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윤 대통령의 불법적인 비상계엄 선포는 무효"라며 국회로 집결하자고 밝혔다. 또 그는 국회의사당으로 향하는 차량에서 유튜브 생중계 방송을 통해 "지금 이 순간부터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다"며 "윤 대통령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제 곧 탱크와 장갑차, 총칼을 든 군인들이 이 나라를 지배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 신속하게 국회로 와 달라"며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 국회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또 그는 "절박한 시간이다.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라며 "이 나라의 진정한 주권자인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주체인 국민들께서 지켜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을 향해선 "총칼은 모두 국민 권력으로부터 온 것"이라며 "이 나라 주인은 국민이고 국군 장병 여러분이 복종해야 할 주인은 윤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복종해야 할 것은 윤 대통령의 명령이 아니라 국민의 명령"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