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벤처 개발 데이터 기술, 유럽 유통점 3천곳에 쓰인다
국내 벤처기업이 개발한 블록체인 및 데이터 기술이 유럽 전역 키오스크에 적용된다. 이 회사가 개발한 기술은 시민(사용자) 데이터를 중앙 서버에 보내지 않아도 되는 일종의 '마이데이터 기술'이다. 이정륜 블록체인기술연구소(IBCT) 대표는 8일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에 설치된 무인 키오스크 약 1만대에 우리가 개발한 블록체인과 데이터 기술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설립한 블록체인기술연구소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산업에서 필요한 솔루션을 상품화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업체다. 메인넷이라 불리는 블록체인 플랫폼도 개발해 보유하고 있다. 블록체인 원천기술 노우하우와 원천 특허 확보에 주력하며 탈중앙 신원증명(DID, Decentralized Identifier)과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토큰) 같은 분야에서 차별화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작년 프랑스서 열린 세계적 스타트업 행사 '비바텍'에 참가 까르푸와 연결 이 대표는 "데이터 주권을 개인에게 돌려준다는 야심찬 비전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면서 "이를 구현하기 위해 데이터를 관리하는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IBCT는 데이터를 중앙컴퓨터(서버)에 보내지 않고 개인이 보유한 단말기 또는 클라우드 개인데이터 저장소에 보유할 수 있는 '탈중앙화 마이 데이터 기술'을 개발해 갖고 있다. 이 기술을 작년 6월 15일~18일 4일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적 스타트업 행사인 '비바텍(VivaTechnology) 2022'에 선보여 큰 관심을 받았고, 프랑스 회사로 세계 2위 프랜차이즈 대형 할인매장인 까르푸(Carrefour)와도 연결됐다. 이 대표는 "까르푸가 프랑스에 약 1천개의 매장이 있다. 유럽 전체로는 약 3천개 된다. 이들 매장에는 신원을 확인하는 키오스크(무인단말기)가 한개 매장당 3~5대가 설치돼 있는데 우리 데이터 기술이 이 키오스크에 적용된다"며 반색했다. 그에 따르면, 유럽인들은 까르푸 매장에 와 물품을 구입하려면 먼저 키오스크에서 로그인을 해야 한다. 그러면 키오스크에서 할인 쿠폰 등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로그인 과정이 너무 복잡하고 체류 시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다. 이 대표는 "그래서 까르푸가 이 로그인을 얼굴인식으로 바꾸려 하는데 그러면 안면 정보 문제가 생긴다. 유럽은 프라이버시가 강해 얼굴 정보를 서버에 저장할 수 없다. 우리 기술이 이를 해결해준다"고 설명했다. 유럽에서 IT기기로 얼굴인식을 하면 유럽연합(EU)이 2018년 5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정보보호규제인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에 위배된다. 그런데 블록체인기술연구소가 개발한 'DIDH(Decentralized Identity DATA Hub)'라고 하는 블록체인 기반 데이터 기술을 사용하면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DIDH' 기술은 개인 데이터를 사업자 서버에 보내지 않고 개인이 보유한다. 뿐만 아니라 개인데이터를 쪼개거나 부분적으로 다른 곳으로 공유할 수도 있다. 여기에 파편화돼 공유하는 개인데이터는 블록체인기술 때문에 그 신뢰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차별화 요소다. 3년간 노력끝에 'DIDH' 기술 개발...AI엔진과 결합 더 큰 시너지 낼 수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확산하고 있는 '마이데이터' 기술의 진보된 형태라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수많은 개인정보를 개인 통제하에 공유되기 때문에 자사의 DIDH 기술이 개인정보보호법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두텁게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빅데이터 분석에 대량의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어 수많은 기업들이 인공지능(AI)엔진 기술과 결합해 혁신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대표는 "3년간 노력끝에 우리가 지난해 상용화를 마친 기술"이라면서 "앞으로 유럽 전역에 약 3천개 정도 되는 까르푸의 키오스크에 우리가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 데이터 기술이 탑재된다. 이 기술은 간편결제를 위한 데이터 활용이라는 목적으로 우선 사용하지만 향후 데이터 저장과 공유라는 유통분야의 마이데이터 서비스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현재 기술 제공 비용을 어떻게 받을지를 까르푸와 논의하고 있다"면서 "설치 대수가 아닌 사용자의 트랜잭션(거래)이 일어날때마다 비용을 받는 걸 우리는 선호하고 있다"고 들려줬다. 그에 따르면, 까르푸 외에 벨기에의 대형 유통회사로 우리의 이마트 같은 세계적 기업인 아홀드 델하이즈(Ahold Delhaize) 역시 이 회사의 블록체인 기반 마이데이터 기술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이 대표는 "까르푸와 델하이즈에서 끝나지 않을 거다. 우리는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미국도 겨냥하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우리 기술을 CES에 선보이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과 미국의 성공을 기반으로 한국에서도 탈중앙화 마이데이터 비즈니스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