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빙 로봇 회사가 '식당을구했다'…홀 직원 없이도 50평 운영 거뜬
국내 최대 서빙로봇 기업이 최근 식당을 차려 궁금증을 자아낸다. 브이디컴퍼니 자회사 '식당을구했다'가 13일 오픈한 '1992덮밥&짜글이 독산점'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브이디컴퍼니는 서빙로봇을 비롯한 식당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하고 테스트할 목적으로 식당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설립 4년만에 전국 2천개 매장에 3천대 서빙로봇을 판매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평일 저녁시간 식당을 찾아 솔루션을 이용해봤다. 식당은 서울 금천구 대륭테크노타운에 위치한 한식 음식점이다. 겉보기에 상가에 위치한 여느 평범한 식당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무실이 많은 지역에 위치해 주변 직장인들이 많이 찾았다. 입구에는 대기 순번을 받을 수 있는 브이디웨이팅 태블릿이 자리했다. 기자가 방문한 저녁 시간에는 웨이팅이 없어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자리가 없을 때는 웨이팅을 등록해두면 카카오톡으로 차례를 알려주고, 식당에 도착하면 로봇이 자리를 안내해준다. 식당에 들어오니 직원 대신 로봇 3대가 눈에 띄었다. 케티봇 1대가 자리를 안내하고 벨라봇 2대가 음식을 나르고 있었다. 계산은 자리에 있는 태블릿으로 할 수 있었다. 직원과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식당의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매장은 로봇이 원활히 다닐 수 있도록 바닥이 모두 평평하고 통로가 넓었다. 자동문으로 구분된 자리도 있었다. 자동문은 서빙로봇과 연결돼 로봇이 문 앞에 서면 자동으로 열리도록 설정됐다. 동작 간 연결이 빨라 로봇을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됐다. 요즘은 식당 웨이팅 시스템이나 태블릿메뉴판, 서빙로봇 등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이곳의 강점은 따로 있었다. 브이디컴퍼니는 자사 서비스를 연계해 매장 효율성과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로봇이 안내한 자리에 앉으면 테이블마다 놓인 브이디메뉴 태블릿으로 음식을 고르고 결제를 할 수 있다. 자리에서 곧바로 분할 결제도 가능했다. 결제는 사장님이 선결제나 후결제 모드를 선택해 바꿀 수 있다. 모든 태블릿은 매장 전체 브이디포스 시스템과 연결돼 주문 누락 등 오류를 방지했다. 음식을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면 태블릿에 '로봇이 출발했다'는 문구가 떴다. 로봇이 자리에 도착하면 음식을 테이블로 내려야 한다. 태블릿에서 '돌아가기' 버튼을 누르면 로봇이 주방으로 복귀한다. 서빙로봇 화면을 직접 조작해야 했던 번거로움이 줄었다. 식사 중 물이나 수저가 더 필요할 때도 태블릿으로 로봇을 부를 수 있다. 음식 가격은 1인 정식 기준 1만1천원 수준이다. 주 메뉴는 덮밥이다. 마약육회덮밥은 점심부터 품절돼 맛볼 수 없었다. 식당을 이용하는 다른 고객들도 어려움 없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다. 로봇이 화면과 목소리로 서비스를 안내하기 때문이다. 고객 리뷰를 종합해보면 맛과 서비스에 호평이 많았다. 고객 A씨는 “고양이 로봇이 서빙해줘서 기억에 남는 식당”이라고 평가했다. 브이디컴퍼니 관계자는 “식당 직원을 구하기 어려운데 로봇이 많은 부분 업무를 돕고 있다”며 “브이디메뉴로 통합해 관리하면 매출 통계를 확인하거나 관리하는 서비스도 제공해 매장 운영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함판식 브이디컴퍼니 대표는 “이번 매장을 테스트베드로 적극 활용해 향후 사업을 위한 다양한 시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