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 "챗GPT 피할 수 없어"···활용 가이드 제시
국내 교육기관은 챗GPT 등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학생을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데 초점 맞추기 시작했다. 챗GPT로 인한 표절 등을 줄이기 위해 AI를 무조건 배척했던 기존과 다른 행보다. 반면 영국 대학은 여전히 챗GPT 배척에 한창이다. 국내 대학, '챗GPT 똑똑히 쓰는 법' 제시 고려대는 이달 챗GPT 활용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교수진에게 챗GPT를 교육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법을 알려준다. 가이드라인은 학생들이 자신의 답과 챗GPT 답변을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거치도록 장려한다. 이는 챗GPT가 잘못된 사실을 맞는 것처럼 답하는 '환각 증상'을 피할 수 있다. 또 학생들이 무분별하게 챗GPT로 답안을 작성하는 것을 방지할 수도 있다. 고려대 교수진은 학생 사고력 증진을 위해 관련 커리큘럼을 만들거나 수업에 적용할 수 있다. 학생 과제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있다. 교수진은 학생들에게 최근 트렌드와 관련한 인터뷰, 설문조사 등에 기반한 경험적 데이터 수집을 과제로 정하도록 권장받는다. 이러한 과제는 챗GPT로 대체할 수 없어서다. 챗GPT에 탑재된 언어 모델 GPT-3.5와 멀티모달 GPT-4는 2021년까지 수집된 데이터셋으로 작동한다. 따라서 학생이 2021년 이후 경험적 데이터 수집 과제를 챗GPT로 할 경우, 올바른 답변을 받을 수 없다. 가이드라인에는 "학생이 자신의 과제에 나온 답을 도출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챗GPT는 특정 주제에 대한 정답을 제공하고, 글을 요약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과정을 거쳐서 답을 제공하는지는 설명하지 않는다. 가이드에 따르면 교수진이 학생들에게 자신의 결과물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좋다고 명시했다. 고려대는 모든 수업에 이를 바로 적용하진 않는다. 수업을 담당하는 교수가 결정한다. 만약 교수가 챗GPT를 수업에 활용할 경우, 강의계획서에 AI 활용 원칙을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 고려대 측은 "학생들이 챗GPT로 인한 표절, 부정행위, 비판적 사고 능력 저하, 편향 정보 습득 등을 겪을 수 있다"며 "고려대는 해당 가이드라인을 통해 학생들의 올바른 AI 활용을 장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국내에서는 국민대가 처음으로 교수진을 위한 챗GPT 윤리 강령을 10개를 발표한 바 있다. 주요 강령은 ▲AI 최신 동향 파악하기 ▲AI를 무한대로 신뢰하거나 무조건 거부하지 않기 ▲정보를 선별하고 진실을 확인하는 것에 책임감 갖기 ▲AI 사용 여부는 교수와 학생이 상호 합의하기 ▲AI 활용 여부를 과제 제출 시 명확히 밝히기 등이다. 국민대 측은 "AI를 무조건 배척하면 안 되는 세상이다"며 "새로운 교육 방식을 고민하기 위한 의지를 강령에 담았다"고 밝혔다. 이화여대는 최근 교육부와 손잡고 챗GPT 활용 원칙 연구에 착수했다.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영국 대학, "챗GPT 쓴 학생, 퇴학하겠다" 영국 대학들은 과제에 챗GPT를 활용한 학생에 최대 퇴학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가디언은 영국 대학들이 챗GPT를 사용하는 학생들에게 강경한 조치를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조치를 공개적으로 확정한 곳은 브리스톨대다. 우선 대학은 챗GPT로 과제를 제출한 학생에 몇 차례 경고하고, 이를 지속해 어길 시 학생에 퇴학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그동안 영국 대학들은 챗GPT 출현 전부터 과제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외신에 따르면 "영국 내 에세이를 거래하는 업체가 우후죽순으로 늘었다"며 "대학들은 이를 없애는 것만으로도 골머리를 앓아왔다"고 전했다. 대학 측은 에세이 거래 업체마저 챗GPT로 콘텐츠를 대량 제작하는 추세라는 입장이다. 브리스톨대 케이트 휘링턴 부총장은 "표절이나 학업 부정행위는 범죄나 마찬가지다"며 "우리는 이러한 행위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