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카카오 위원 욕설 해명..."묻지마식 800억 공사에 임원들 침묵 분통"
카카오가 조직 쇄신 목적으로 만든 외부조직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는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이 직원 욕설 논란에 해명했다. 김 이사장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제안에 따라 사내 문제 해결사로 나섰는데, 이 과정에서 포착한 비리 혐의와 주먹구구식 회사 운영 방향에 참지 못해 폭언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김정호 이사장은 28일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4달 전 김범수 창업자가 카카오 인사와 감사 측면에서 제대로 조사하고, 잘못된 부분을 고쳐 달라고 부탁을 해 왔다”며 “두 번 거절했지만, 세 번째 술을 8시간 마시며 압박해 결국 승낙했다”고 운을 뗐다. 김 이사장은 ▲경영진 혹은 측근에 편중된 보상과 불투명한 업무 절차 ▲견제 없는 특정 부서 독주 ▲특이한 문화와 만연한 불신과 냉소 ▲휴양·보육시설과 골프장 회원권 ▲법인카드·대외협력비 문제 ▲데이터센터·공연장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끝없는 비리 제보와 ▲장비 헐값 매각 문제 ▲제주 본사 부지 불투명한 활용 등의 이야기를 김 창업자로부터 들었다고 부연했다. 그는 “문제들을 해결하다 보면 기득권 저항과 음해와 투서, 트집 잡기 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가족과 지인들이 만류했지만, 김 창업자의 간곡한 부탁과 깊은 고민 끝에 9월부터 내부 감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에 따르면, 감사 결과 직원 30명도 채 안 되는 관리부서 실장이 경력 많은 시스템·개발부서장 대비 연봉 2.5배를 받고 있었다. 또 20억원을 웃돈 초고가 골프장 법인회원권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이사장은 “모든 공동체 골프회원권 현황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는데, 계속 미적댔다”며 “호통치고 계속 요구했지만, 한 달 가까이 돼서야 보고했다”고 말했다. 열악한 직원 휴양시설과 보육 복지를 보완하고, 대책 마련을 지시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법인카드를 클린카드로 변경하고, 평가·보상제도와 성과급 가시성 확보 등 구조 개편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다음 달부터 운영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욕설 논란 시초는 이렇다. 카카오에도 본사가 있는 제주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안 되는 시설에 1천억원 이상 공사비용이 소요되기 직전, 김 이사장은 지역상생형 디지털 콘텐츠 제작센터 설립을 제안했다. 그는 다음 달 판교에 열리는 카카오 인공지능(AI) 캠퍼스 건축팀 인력 28명을 센터 건축에 투입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한 임원이 “이미 정해진 업체가 있다”고 주장, 이에 김 이사장이 업체 선정 과정을 묻자 “그냥 원래 정해져 있었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어 임원은 “설계가 변경돼 건물은 좀 오래 걸릴 것 같다”면서 “조경공사부터 시작하면 안 되나”라고 했다. 그렇게 10분간 언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를 두고 함구하는 다른 임원들을 보자 김 이사장은 화가 났다고 설명했다. 이때 그는 “700억~800억원 규모의 공사업체를 결재·합의도 없이 (담당 임원이) 저렇게 주장하는 데 모두 가만히 있나”라며 “이런 개X신같은 문화가 어딨나. 내부 팀이 있는데, 외부업체를 추가 비용 들여 결재 없이 쓰자는 게 말이 안 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김 이사장은 화를 내 미안하다며 특히, 욕설한 데 대해 세 차례 사과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정 인물을 콕집어 이야기한 건 아니고, 업무 관행을 지적하다 나온 한 번의 실수였다”며 “책임은 온전히 제가 지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이사장은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판단하면 이를 따라야 한다”면서도 “부정행위자에게 시정명령을 내릴 수도 없고 인사 조치를 할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2012년 발달장애인 고용 창출 목적으로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를 설립해 운영해 온 김 이사장은 지난해 5월부터 김범수 창업자가 세운 재단법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 이사장은 김범수 창업자와 삼성SDS에서 한솥밥을 먹고 이후 네이버를 만든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이다. 9월에는 카카오 공동체 컨트롤타워인 공동체얼라인먼트(CA)협의체에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