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한문·언해본 함께 담긴 '불정심다라니경' 등 4건 보물 지정
조선 전기 왕실 주도로 간행된 불교 경전과 제작 시기·기법 등을 보여주는 불상·불화·동종이 보물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불정심다라니경(한문·언해본)' ▲'평창 상원사 석가여래삼존좌상·16나한상 일괄 및 복장유물' ▲'순천 송광사 오십삼불회도' ▲'공주 마곡사 동종' 등 4건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서울대학교중앙도서관 소장 '불정심다라니경'은 한문본과 언해본이 각각 3권씩 수록된 6권 1책이다. 한문본은 1485년 인수왕대비 주도로 간행한 목판본이며, 언해본은 1455년 조성한 금속활자로 인쇄했다. 한문본과 언해본을 함께 갖춘 구성이 조성 당시 원형대로 전해지는 자료로, 이러한 구성과 보존 상태를 갖춰 지정된 사례는 현재 없다. 한문본만 있는 동일 경전과 비교해도 내용과 인쇄 상태가 뛰어나 가치가 크다는 평가다. 월정사성보박물관에 보관 중인 상원사 불상과 복장유물은 경북 예천 운복사에 봉안됐던 자료다. 소조상 가운데 없어진 상을 1711년 목조로 다시 제작했으며, 1885~1886년경 상원사로 옮긴 뒤 왕실 주도로 다시 채색하고 중수해 영산전에 봉안했다. 소조상은 대체로 15세기 후반 불상과 시대 양식을 공유하며, 복장에서 발견한 1467년판 다라니가 제작 시기를 추정하는 참고 자료다. 목조상은 발원문을 통해 조각승 혜주가 1711년 제작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 학술적 가치가 있다. '순천 송광사 오십삼불회도'는 오십삼불 신앙을 표현한 불화로, 전체 구성이 온전히 남아 있다. 복장유물을 넣는 주머니인 복장낭 속 회향발원문을 통해 의겸을 중심으로 한 화승 26명이 1725년 제작한 사실이 확인된다. 엄정한 얼굴과 균형 잡힌 신체 표현 등 의겸 특유의 화풍이 반영됐으며, 부처 이름을 함께 적어 신앙적 의미를 전한다. 희귀한 제작 사례이면서 봉안처와 제작 시기가 명확하다는 점에서 미술사적·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공주 마곡사 동종'은 몸체에 새긴 제작 기록을 통해 승장 보은이 1654년 제작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처음에는 안곡사에 봉안하기 위해 만들었으며, 18세기 중반경 안곡사가 폐사될 무렵 마곡사로 옮긴 것으로 추정된다. 두 마리 용 형태의 종뉴를 갖추고 별도 음통은 만들지 않았다. 승려가 보살상 앞에서 합장하는 모습과 왕실·승려를 축원하는 원패 등을 새겼으며, 시주 물목을 종뉴와 종신 등으로 구분한 기록은 당시 주조 과정을 보여준다. 국가유산청은 지방자치단체와 소유자·관리자 등과 협력해 이번에 지정한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