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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통합검색 결과 입니다. (1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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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북극 얼음, 생각보다 깨끗하다..생명체 탐사 열쇠 될까 [우주로 간다]

화성 북극의 얼음이 그 동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깨끗하며 먼지가 적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주과학 매체 스페이스닷컴은 미국 워싱턴대학 아디티야 쿨러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npj 스페이스 익스플로레이션'에 발표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존 연구들은 화성 북극과 그 주변에 존재하는 얼음의 질량 중 최대 25%가 먼지로 이뤄져 있을 것으로 추정해 왔다. 하지만 워싱턴대 연구진의 분석 결과, 북극 얼음의 먼지 함유량은 단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얼음이 깨끗할수록 햇빛을 덜 흡수하고 우주로 더 많이 반사하기 때문에, 대기 중으로 증발하는 양도 줄어들게 된다. 쿨러 연구원은 "화성 북극 주변에 물 얼음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먼지가 얼마나 섞여 있는지는 오랜 논쟁거리였다"며 "햇볕 아래서 검은색 티셔츠를 입으면 더 따뜻해지듯, 먼지가 많은 얼음일수록 열을 더 잘 흡수해 쉽게 따뜻해지고 증발한다"고 설명했다. 행성이 빛을 반사하는 비율을 '알베도(Albedo)'라고 한다. 햇빛을 많이 반사할수록 행성을 데울 열은 적게 남는다. 화성은 태양계의 '생명체 거주 가능 구역' 외곽에 위치해 있어 행성이 온기를 유지하려면 열 확보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얼음이 햇빛을 반사해 버리면 화성의 기후는 더욱 차가워진다. 화성 얼음을 바라보는 새로운 접근법 이 같은 결과는 기존 모델의 한계를 포착하면서 시작됐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달 표토의 특성을 기반으로 만든 모델로 화성 얼음을 분석해 왔다. 하지만 쿨러 연구원이 이 모델을 지구의 얼음에 적용해 본 결과 정확도가 떨어졌고 연구진은 지구 얼음조차 설명하지 못하는 모델을 화성에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대신 연구진은 지구의 눈과 얼음 연구에 수십 년간 사용되어 온 스티브 워렌 워싱턴대 명예교수의 검증된 분석 기술을 화성에 적용했다. 그 결과 화성 북극 얼음이 기존 예측보다 훨씬 깨끗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화성 양극에는 거대한 얼음 층이 있으며, 겨울이 되면 이 위에 이산화탄소 얼음이 서리처럼 내려앉는다. 이 이산화탄소 서리층은 남극에는 수십 km에 달하지만, 북극에서는 약 1m 정도로 비교적 얇다. 여름이 오면 북극의 이산화탄소 서리는 빠르게 승화해 날아가고, 그 아래 숨겨져 있던 영구적인 물 얼음층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를 '북극 잔류 극관(North Polar Residual Cap)'이라 부른다. 북극 잔류 극관은 수㎞ 두께의 '북극 층상 퇴적물(North Polar Layered Deposits)' 위에 형성된 가장 최신의 활성층이다. 연구진은 이 구조를 일종의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에 비유했다. 이 샌드위치 구조는 먼지가 많은 층과 깨끗한 층이 겹겹이 교차하는 형태다. 과거 기후 변화에 따라 어느 층이 대기에 노출되었는지에 따라 화성 기후에 미친 영향도 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노출된 얼음층은 먼지가 적어 화성의 추운 기후를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생명체 존재 가능성에 대한 시사점 이 연구는 과거 화성의 생명체 거주 가능 환경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과거 화성에서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구조의 먼지가 많은 얼음층이 겉으로 노출되었을 때는, 먼지가 햇빛을 흡수하면서 얼음이 녹아 액체 상태의 물웅덩이가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 물웅덩이에는 영양분이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의 경우 먼지가 섞인 채 녹아 생긴 얕은 얼음 웅덩이에 미생물이 풍부하게 서식한다. 이 미생물들은 겨울에 물이 얼면 휴면 상태에 들어갔다가 여름에 다시 녹으면 활동을 재개한다. 화성의 과거 얼음층 역시 미생물이 살아가기에 완벽한 환경을 제공했을 수 있다. 쿨러 연구원은 "지구와 화성 모두 유사한 얼음·먼지 층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며 "왜 한 행성에는 생명체가 번성했고, 다른 행성에는 그렇지 않은지 밝혀내는 것이 향후 과제"라고 전했다.

2026.10.06 16:32이정현 미디어연구소

수천 년 이어진 북극 호수, 몇 달 만에 사라졌다…왜?

캐나다 북극에 남아 있던 마지막 대형 에피셸프 호수가 빙붕 붕괴 이후 불과 몇 달 만에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IT매체 기즈모도는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를 인용해 2020년 밀른 빙붕이 붕괴하면서 주변에 형성돼 있던 에피셸프 호수의 담수가 북극해로 빠져나갔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0년 7월 캐나다 북극해의 거대한 밀른 빙붕이 붕괴하면서 이틀 만에 면적의 40% 이상이 사라졌다. 그동안 밀른 빙붕은 일종의 댐 역할을 하며 빙하에서 녹아내린 담수를 바닷물과 분리해 가두고 있었다. 하지만 빙붕이 붕괴하면서 담수호를 막고 있던 장벽이 사라졌고, 호수의 물은 몇 달 만에 북극해로 빠져나갔다.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한 논문에서 위성 영상과 현장 관측, 해양 측정 자료 등을 분석해 밀른 빙붕과 에피셸프 호수가 사라지는 과정을 재구성했다. 연구진은 이번 사례가 기후 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독특한 생태계가 얼마나 취약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북극의 남아있던 에피셸프 호수, 사라져 에피셸프 호수(Epishelf lake)는 극지방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형태의 호수다. 빙붕이나 빙하가 바닷물을 가로막으면서 그 뒤쪽에 담수가 고여 형성된다. 수면 가까이에는 담수 생물이 서식하고, 그 아래 바닷물에는 해양 생물이 살아가는 독특한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캐나다 북극 엘즈미어섬 북쪽에 위치한 밀른 피오르드의 에피셸프 호수는 캐나다 북극에 남아 있던 마지막 대형 에피셸프 호수였다. 밀른 빙붕은 한때 캐나다 북극에 온전히 남아 있던 마지막 대형 빙붕 가운데 하나였지만, 2020년 붕괴하면서 약 80㎢의 면적이 사라졌다. 빙붕이 무너지면서 호수를 가두고 있던 장벽도 사라졌고, 에피셸프 호수 역시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됐다. 연구 공동저자인 앤드루 해밀턴 캐나다 앨버타대학교 북극해양학자는 "에피셸프 호수는 담수 생태계가 해양 생태계 바로 위에 자리 잡고 있으며, 담수와 해수 사이의 경계가 매우 얇다는 점에서 매우 특별하다"며 "빙붕이 붕괴하면서 이러한 독특한 생태 구조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런 생태계,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연구진은 위성 영상과 현장 관측, 해양 측정 자료 등을 활용해 에피셸프 호수의 수위가 낮아지고 결국 사라지는 과정을 추적했다. 연구팀은 2011년부터 밀른 빙붕의 변화를 모니터링하며 기온 상승에 따른 빙붕의 변화를 추적해 왔다. 연구 공동저자인 제러미 보노 캐나다 라발대학교 토목•수자원공학과 교수는 "빙붕과 빙하호수는 수십 년 동안 점차 얇아지고 줄어들었지만, 2020년 빙붕 붕괴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며 "호수는 불과 몇 달 만에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2020년 가을까지 호수와 그곳에 형성돼 있던 독특한 생태계는 완전히 사라졌다. 현재와 같은 기후변화 추세가 이어진다면 호수를 품고 있던 빙붕이 다시 형성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보노 교수는 "이러한 생태계가 형성되는 데는 수천 년이 걸렸지만, 단 몇 달 만에 사라졌다"며 "인간의 시간 척도로 보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18 13:36이정현 미디어연구소

6.5 강진→100만㎥ 토사 산사태…"진짜 원인은 기후변화"

작년 북극해의 화산섬 얀마옌에서 발생한 규모 6.5 강진과 대규모 산사태가 '기후 변화' 때문에 생긴 재난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북극 온난화가 영구동토층을 약화시켜 지진 발생 시 쇄도하는 연쇄 재해 위험을 극대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됐다고 IT매체 기즈모도가 최근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독일 헬름홀츠 해양연구센터(GEOMAR)의 기예르메 WS 데 멜로 연구원이 이끄는 국제 연구진이 수행했다. 연구진은 지진 데이터, 초저주파 관측 자료, 위성 이미지, 위성 지표 변위 데이터, 기후 기록을 종합 분석해 온난화로 인한 영구동토층 융해가 산사태를 일으킨 결정적 요인이란 사실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얀마옌섬에서 지진으로 유발된 암석 산사태를 기록한 최초 사례다. 지각 변동과 급상승한 기온 얀마옌섬은 그린란드 동쪽 500km, 아이슬란드 북쪽 550km 지점에 있는 북대서양의 화산섬이다. 대서양 중앙 해령과 유라시아판, 북아메리카판이 어긋나는 '얀마옌 해양 변환 단층' 부근에 위치해 평소에도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다. 그러나 지난 40년간의 위성 관측 기록을 살펴보면, 이 정도 대규모 암석 산사태를 동반한 지진은 한 차례도 관측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지진 데이터와 위성항법시스템(GNSS), 고해상도 위성 이미지를 분석해 지진 직후 산사태가 발생한 과정을 추적했다. 분석 결과, 본진 발생 후 3분 이내에 대규모 낙석 및 토사 수직 붕괴가 일어났으며, 100만m³에 달하는 토사가 케룰프(Kjerulf) 빙하 표면의 30~50%를 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진 발생 4시간 뒤 촬영된 위성 레이더 영상에는 인접한 바이프레히트 빙하 해안가에서 대형 빙산이 떨어져 나오는 '빙하 분리' 현상도 포착됐다. 이 같은 이례적 산사태의 배경에는 급격한 기온 상승이 있었다. 연구팀이 1970년부터 2025년까지 얀마옌섬의 기온 기록을 분석한 결과, 여름 평균 기온은 1970년대 섭씨 2~3도에서 최근 섭씨 5~6도로 상승했다. 겨울 평균 기온 역시 영하 7~6도 수준에서 영하 2~1도 선으로 급등했다. 영하 20도 이하의 극심한 한파는 1990년대 이후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이는 북극의 온난화 속도가 지구 평균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는 '북극 증폭(Arctic amplification)' 현상을 입증한다. 연구진은 마치 콘크리트의 시멘트처럼 기반암과 토사를 묶어두던 영구동토층의 얼음이 녹으면서 경사면의 결합력이 약해졌고, 이것이 지진 충격과 맞물려 대형 산사태로 이어졌다고 결론지었다. '시한폭탄'으로 변해가는 북극 얀마옌섬은 남동쪽 해안에 위치한 기상관측소 직원들을 제외하면 상주 인구가 없는 무인도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는 사람이 살거나 이동량이 많은 북극권 다른 지역에서도 동일한 산사태 및 눈사태 위협을 키우고 있다. 연구진은 "지구온난화와 영구동토층 해빙은 경사면과 빙하를 약화시켜 연쇄 재해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며 최근 네팔-중국 국경 지대에서 발생한 참사를 예로 들었다. 그는 "네팔에서는 빙하 및 암석 붕괴가 직접적인 원인이었던 반면, 얀마옌섬은 지진이 직접적 유발 요인이었다"라면서도 "그러나 더 넓은 틀에서 보면 두 사건 모두 기후 온난화가 빙하 지역을 연쇄 재해에 얼마나 취약하게 만드는지 보여주는 명확한 경고"라고 지적했다.

2026.09.10 10:14이정현 미디어연구소

그린란드 거대 빙산, 해협 암초와 '쿵'…NASA 위성에 잡힌 충돌 순간 [우주서 본 지구]

북극 그린란드 북서쪽 해안 페터만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뒤 나레스 해협을 떠돌던 거대한 얼음섬이 암초와 충돌하는 장면이 위성 사진으로 포착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미국지질조사국(USGS)의 랜드샛 위성이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거대한 얼음 섬이 나레스 해협의 작은 암초와 아슬아슬하게 충돌하는 모습을 촬영했다고 IT매체 기즈모도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얼음 섬은 조 아일랜드(Joe Island)와 직접 부딪쳤지만 충돌을 견뎌내고 다시 이동하기 시작했다. 빙산이 섬이나 암초 등 장애물과 충돌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부서지기 시작하는 신호로 여겨진다. 지난 8월 초 북극에서 가장 긴 빙설을 지닌 그린란드 북부 페터만 빙하에서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떨어져 나왔다. 이번 빙하 붕괴는 2012년 이후 페터만 빙하에서 발생한 유빙 손실 가운데 가장 큰 규모 중 하나로 평가된다. 분리된 얼음 섬의 면적은 약 76.4㎢로 우리나라 울릉도와 맞먹는 크기다. 얼음 섬은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이후 일주일 동안 하루 평균 약 3㎞씩 이동했다. 페터만 피오르드로 불리는 깊은 빙하 피오르드를 따라 이동한 얼음 섬은 이후 엘즈미어섬과 그린란드 사이의 해협인 나레스 해협을 향해 나아갔다. 수로와 만나는 지점을 향해 이동하던 중 조 아일랜드와 충돌한 것이다. 캐나다 오타와대학교 빙하학 박사과정에 있는 애덤 가르보는 "빙하가 조 아일랜드와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면밀히 관찰했고, 더 이상의 파편화 없이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조 아일랜드, 빙산의 첫 번째 장애물 조 아일랜드는 이 지역을 떠도는 빙산이 흔히 처음 마주치는 장애물이다. 일부 빙산에는 이곳과의 충돌이 사실상 최후를 알리는 신호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2010년에는 맨해튼 면적의 약 4배에 달하는 거대한 빙산이 조 아일랜드와 충돌한 뒤 두 동강이 났다. 하지만 이번 빙산은 조 아일랜드와 충돌한 뒤에도 피오르드를 빠져나와 나레스 해협을 통해 남서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빙산은 앞으로도 홀로 이동하면서 조류와 바람, 해류, 융해 등의 영향을 받아 점차 작은 조각으로 부서질 것으로 예상된다. 페터만 빙하는 과거에도 거대한 빙산을 바다로 방출해 왔다. 최근 몇 년 사이에도 여러 개의 대형 빙산이 이 빙하에서 떨어져 나왔다. 2010년에는 약 251㎢ 크기의 빙산이, 2012년에는 약 130㎢ 크기의 빙산이 분리됐다. 과학자들은 2019년부터 위성 영상을 이용해 페터만 빙하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다. 연구진은 가까운 미래에 최소 두 차례의 추가적인 빙하 붕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각각 약 94㎢와 84㎢ 규모의 얼음이 떨어져 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거대한 빙산은 바다를 따라 상당한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빙하의 얼음이 녹아 담수가 바다로 유입되는 한편, 선박 운항과 해양 활동은 물론 해안 및 해양 기반 시설에도 잠재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2026.09.09 08:46이정현 미디어연구소

북극 얼음 빠르게 녹는다…북극점 60㎞ 앞까지 바다 드러나

지구 온난화로 북극 해빙이 얇아지고 약해지는 현상을 보여주는 위성 사진이 공개돼 주목받고 있다. 과학매체 라이브사이언스는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 위성이 촬영한 사진을 소개하며, 기후 변화가 북극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했다. 공개된 사진은 지난 8월 말 촬영된 것으로, 북극점에서 약 60㎞ 떨어진 곳에 광범위한 개방 수역이 나타난 모습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 사진이 기후 변화로 인해 북극 해빙이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해당 이미지는 NASA의 위성사진 검색 서비스 '월드뷰'에서 확인된 것이다. 쥴리엔 스트로브 런던대 유니버시티 칼리지 극지 관측·모델링 교수는 “이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지만, 물이 북극 해빙을 이런 식으로 침범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북극에서 때때로 탁 트인 바다를 볼 수 있지만, 이렇게 광범위하게 펼쳐진 경우는 흔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후 분석 및 보도를 전문으로 하는 비영리 뉴스기관 클라이밋 센트럴의 기후과학자 재커리 라베는 여름이 끝날 무렵 북극 해빙 사이에 개방 수역이 나타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라베는 “일반적으로 여름이 끝날 무렵이면 해빙이 더 조각나면서 얼음 조각 사이로 개방 수역이 넓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는 지역의 기상 조건과 해류에 따라 해빙 사이에 큰 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한 바람이 얼음 조각을 서로 밀어내거나 끌어당기면서 개방 수역의 크기가 불과 몇 시간 또는 며칠 사이에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라베는 “지난 2주 동안 북극 주변에서 촬영된 개별 위성 이미지를 보면 눈에 보이는 개방 수역의 양과 위치가 극적으로 변화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북극 해빙 면적이 과거 최저 기록을 경신했던 해들과 비교해 특별히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해빙이 얇고 밀도가 낮은 상태로 흩어져 있어 상황의 변동성이 매우 큰 것으로 분석된다. 스트로브 교수는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해빙이 압축돼 더욱 촘촘한 얼음층을 형성하면 전체 해빙 면적이 갑자기 줄어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라베는 북극의 환경이 해마다 크게 달라지는 만큼 북극점에서 개방 수역이 끝나는 일정한 거리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몇 년 동안 여름철 해빙이 얇아지고 약해지면서 개방 수역이 과거보다 북극점에 더 가까운 곳까지 확장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사진만으로 올해 북극 상황이 최근 몇 년보다 극적으로 악화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라베는 “이 사진이 최근 몇 년에 비해 올해 상황이 극적으로 악화됐다는 것을 반드시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불과 수십 년 전과는 매우 달라진 북극해의 모습을 보여주는 우려스러운 단면이며, 시간이 지나면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북극해의 모습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북극은 지구 평균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온난화되고 있다. 라베에 따르면 과거 여름이 끝날 무렵에도 광활하고 두꺼운 얼음이 오랫동안 유지됐던 북극 최북단 지역 일부에서는 이제 얇고 부서지기 쉬운 해빙이 나타나고 있다. 그는 북극해의 개방 수역이 확대될 경우 지역의 날씨와 해양 환경 변화는 물론 해양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북극권 지역사회에서는 해안 침식과 홍수 등 해안 지역의 위험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과학자들은 북극 해빙이 9월 중순에서 하순 사이 다시 얼기 시작하면서 현재 나타난 개방 수역 가운데 적어도 일부는 다시 얼음으로 덮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6.09.07 14:38이정현 미디어연구소

북극 고래 3년간 추적했더니…"대서양이 빙하 녹이고 있다"

일각고래에 위성 송신기를 부착해 3년간 북극해를 추적·연구한 결과가 발표됐다고 최근 CNN과 사이언스얼랏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일각고래는 나선형으로 길게 뻗은 이빨 덕분에 '바다의 유니콘'으로 불린다. 이 고래는 세계 최대 피오르드 지대인 스코어스비 사운드 일대 등 북극에서 가장 외지고 접근하기 어려운 빙하 지대에서 주로 생활한다. 그린란드 자연자원연구소와 코펜하겐 대학교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진은 일각고래의 이동 경로와 환경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최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연구진이 해양 온난화 조사를 위해 동물을 활용한 것은 그린란드 배핀만과 멜빌만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연구진은 2017년 8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일각고래 6마리에 위성 송신 센서를 장착해 잠수 깊이, 수온, 염도를 측정할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했다. 센서는 일각고래가 매일 가장 깊이 잠수하는 순간을 하루 두 차례 기록하도록 설정됐다. 이 연구를 통해 개체별로 85일에서 최대 332일 치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번 연구는 상대적으로 따뜻하고 염분이 높은 대서양 해수가 북극해로 밀려드는 '북극해의 대서양화' 현상을 입증했다. 따뜻한 대서양 해수가 피오르드 안쪽으로 290㎞ 이상 깊숙이 침투해 빙하 밑면을 직접 녹이면서 빙하 유실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에 참여한 매즈 페터 하이데-요르겐센 그린란드 자연자원연구소 해양생물학자는 “대서양 해수가 빙하 하부를 녹이고 있음을 정밀하게 입증한 것은 완전히 새로운 성과”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일각고래가 수집한 데이터와 이 지역의 과거 기록을 비교해 차가운 극지방 해수와 따뜻한 대서양 해수 사이의 미묘한 균형이 깨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코펜하겐 대학교 수리생물학자 수잔 디틀레브센은 “모델 분석 결과 차가운 극지방 해수층은 얇아진 반면 따뜻한 대서양 해수층은 두꺼워져 빙하 전면까지 도달했다”며 “일각고래의 도움 없이는 확인하기 어려웠을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학계에서는 일각고래를 활용한 데이터 수집 방식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독일 헬름홀츠 해양연구소(GEOMAR) 에릭 아흐터베르크 교수는 “선박 운항이 불가능한 겨울철 극지방에서 3년간 데이터를 수집한 것은 매우 독창적이고 귀중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헬렌 콕솔 스톡홀름 대학교 교수도 “일각고래에 부착한 송신기를 통해 불과 3년 만에 인류가 지난 130년간 수집한 것에 맞먹는 막대한 해양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2026.09.05 09:05이정현 미디어연구소

"눈앞에서 사라졌다"…그린란드 빙하 붕괴 모습 포착 [우주서 본 지구]

그린란드의 거대한 빙하가 눈앞에서 무너져 내리는 모습이 우주에 있는 위성에 포착됐다. 우주과학매체 스페이스닷컴은 24일(현지시간) 유럽우주국(ESA)의 코페르니쿠스 센티넬-1 위성이 촬영한 그린란드 페터만 빙하의 모습을 보도했다. 공개된 사진은 지난 4일 그린란드 북서부에 위치한 페터만 빙하를 촬영한 것이다. 페터만 빙하의 빙설(ice tongue)은 빙하 해안선에서 바다 쪽으로 길게 뻗어 있는 얼음판으로, 과거 길이 약 70㎞, 너비 15㎞에 달했다. 그러나 새 위성 사진에서는 빙하에 떠 있는 빙설 일부가 2012년 이후 가장 극적인 규모로 붕괴된 모습이 확인됐다. 위성은 페터만 빙하의 빙설 가운데 약 76㎢에 달하는 얼음이 떨어져 나간 모습을 포착했다. 이는 2020년 이후 북극에서 관측된 가장 큰 규모의 빙하 분리 현상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빙하가 녹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따뜻해진 바닷물이 빙하를 아래쪽에서 지속적으로 침식하면서 빙하의 붕괴와 후퇴를 가속하고 있다. 빙하가 녹아 바다로 유입되면 전 세계 해수면 상승에도 영향을 미친다. 과학자들은 위성을 활용해 극지방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측하면서 빙하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추적하고 있다. 위성 관측은 사람이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극지방의 광범위한 변화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국 스털링대학교 빙하학자 안나 크로퍼드는 “북극 얼음 섬을 연구함으로써 극지방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다”며 “이는 얼음 섬의 분리와 붕괴가 빙하 역학, 해수면 상승 및 해양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2026.08.25 13:10이정현 미디어연구소

극지연, 동시베리아해 얼음없는 '열린바다' 확대 양상

극지연구소가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의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하루 앞두고, 북극해 현장에서 확보한 해빙(海氷) 정보를 공개했다. 아라온호는 지난 7월 광양항을 출발해 약 한 달간 태평양에서 북극해로 진입하는 첫 관문인 척치해와 동시베리아해 등을 순차적으로 탐사하며 해빙과 해양환경을 관측했다. 관측 결과 척치해와 동시베리아해 북부 등 고위도 해역에는 해빙이 넓게 분포했다. 그러나 얼음 두께는 비교적 얇았다. 동시베리아해를 따라 남하하면서 해빙 분포는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7월 말 척치해 북부의 해빙 두께는 대부분 1m 이하로 추정됐다. 8월 중순에도 표면이 녹아 만들어진 물웅덩이(멜트폰드)가 발달한 얇은 해빙이 주로 관측됐다. 특히 동시베리아해에서는 지난 9일 북위 75도 부근부터 아라온호의 쇄빙 빈도가 줄어들 정도로 해빙이 감소했다. 이후 남쪽으로 이동함에 따라 결빙되지 않은 열린 바다(Open Water)가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 확인됐다. 이번 탐사는 해양수산부와 극지연구소가 추진하는 '북극항로 운영을 위한 실측 기반 통합 예측기술 개발(SAFE-SEA)' 사업의 첫 현장 조사다. 극지연구소는 위성 영상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해빙의 실제 두께, 해빙이 녹아 있는 상태, 현장 체감 이동 여건 등을 확인했다. 이는 오는 22일 부산신항에서 출항하는 2,758 TEU급 컨테이너선 '팬스타 아크로호'의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활용될 예정이다. 진 경 극지연구소 북극항로현안대응 TF장은 “위성영상은 북극을 넓게 볼 수 있지만 정확도에는 한계가 있다”며 “아라온호가 먼저 현장에서 확인한 정보가 우리 컨테이너선의 안전한 운항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라온호는 극지해역 연구선으로 지난 2009년 제작됐다. 극지해역에서 해양 환경 및 생태 변화연구와 빙하 움직임 등 해수면 영향 등을 주로 분석한다. 이번 북극 출항은 17번 째다. 북극은 7~9월이 비교적 온도가 높아 탐사 및 연구가 이 기간에 주로 이루어진다. 남극은 10월부터 6~7개월 정도 운항한 뒤 이듬해 5월 초 귀국하게 된다. 신형철 극지연구소장은 “안전한 북극항로 개척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현장 관측과 예측 역량을 지속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8.21 18:27박희범 기자

얼음 깨진 북극에 펼쳐진 청록색 물결의 정체는 [우주서 본 지구]

북극 고위도 지역에서 얼음이 녹으며 수면 아래 숨겨져 있던 독특한 무늬가 드러난 순간을 담은 위성 사진이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과학매체 어스닷컴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지구관측소가 최근 공개한 캐나다 북극 군도 위성 사진을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사진은 랜드셋8 위성에 탑재된 대지이미지센서(Operational Land Imager, OLI)로 촬영됐다 사진은 2022년 8월 9일 캐나다 엘즈미어 섬 서중부에 위치한 캐년 피오르 일부를 담고 있다. 해당 지역은 유레카 연구소에서 남동쪽으로 약 115㎞ 떨어져 있으며, 캐년 피오르는 그릴리 피오르를 거쳐 난센 해협을 통해 북극해로 이어진다. 이 수로들은 캐나다 북극 군도를 가로지르는 복잡한 해협 체계의 일부로, 북부 섬 사이 바닷물 이동 통로 역할을 한다. 공개된 사진은 북극의 계절 변화가 얼마나 극적으로 나타나는지 보여준다. 캐나다 북극 군도는 대부분의 기간 두꺼운 해빙으로 덮여 있어 고요한 풍경이 유지된다. 하지만 여름철 기온이 상승하면 얼음이 갈라지고 녹은 물이 빙하를 따라 흘러 들며, 해류가 좁고 깊은 피오르 내부를 휘젓기 시작한다. 캐나다 매니토바 대학교 지구관측과학센터 물리 해양학자 이고르 드미트렌코는 해빙으로 덮인 계절에는 바닷물 탁도가 낮게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담수 유출량과 퇴적물 이동이 감소하고, 약 2m 두께의 해빙이 바람에 의한 혼합 작용을 막아 입자 재부유 현상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반면 여름철에는 상황이 크게 달라진다. 해빙이 깨져 바람과 해류를 따라 이동하고, 일부 얼음 조각은 인근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빙산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북극해 특유의 옅은 청록색 물빛은 '빙하 가루(glacial flour)'로 불리는 미세 암석 입자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빙하가 이동하면서 아래 암반을 갈아 매우 작은 입자로 부순 것이다. 빙하 아래를 흐른 녹은 물은 이 빙하 가루를 피오르로 운반하며, 이 과정에서 바닷물이 특유의 청록색을 띠게 된다. 빙하 가루는 단순히 아름다운 색채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여기에는 철분 등 다양한 미네랄이 포함돼 있어 해양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철분은 식물성 플랑크톤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소로, 여름철 유입되는 철분이 풍부한 물은 인근 해역에서 대규모 플랑크톤 번식을 촉진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같은 계절 변화를 위성 관측을 통해 추적할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북극처럼 광활하고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위성 데이터가 해빙 변화와 생태계 변화를 연구하는 핵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2026.05.21 13:47이정현 미디어연구소

우주에서 찍힌 '바다 속 그림'…정체는 북극 한파 [우주서 본 지구]

북극에서 유입된 차가운 공기가 미국 플로리다 해안에 영향을 미치며 형성된 해저 진흙 기둥이 우주에서 포착됐다. 과학매체 라이브사이언스는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 테라 위성이 지난달 초 플로리다 키스 제도 인근 해역을 촬영한 위성 사진을 보도했다. 사진에는 강한 바람에 의해 휘몰아치며 형성된 밝은 색 진흙 기둥이 포착됐다. 이 기둥은 바닷물 색과 어우러지며 마치 그림 같은 장면을 연출한다. 해당 해저 퇴적물은 주로 탄산칼슘(CaCO₃)으로 구성돼 있으며, 해안에서 최대 240㎞ 떨어진 해역까지 확장됐다. 이 기둥은 사진 우측에 보이는 키웨스트 인근 해역까지 이어졌고, 남북 방향으로도 비슷한 범위로 퍼져 있다. 탄산칼슘은 일반적으로 석회암과 같은 암석에서 발견되지만, 이번에 관측된 소용돌이는 산호, 해조류, 갑각류 등 해양 생물의 유해가 해저에 쌓이며 형성된 생물 기원의 물질이다. 특히 플로리다 서부 대륙붕은 수심이 얕아 이러한 퇴적물이 많이 축적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1월 말 북극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발생했다. 당시 북미 동부 전역은 이른바 '북극 한파'의 영향을 받았으며, 일부 중서부 지역 기온은 영하 42도까지 떨어졌다.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와 NASA 고다드 지구과학 데이터•정보 서비스센터의 화학 해양학자 제임스 애커는 “차가운 북극 기류가 남하하면서 강한 바람이 형성됐고, 이로 인해 탄산칼슘과 기타 해저 퇴적물이 수면 가까이로 끌어올려지는 해류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와 유사한 해저 퇴적물 기둥은 허리케인 이후에도 관측되지만, 허리케인으로 인한 교란은 훨씬 강해 이번처럼 복잡한 형태를 띠는 경우는 드물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인해 북극 한파의 발생 빈도가 증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와 같은 독특한 해저 풍경이 앞으로 더 자주 관측될 수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2026.03.27 15:28이정현 미디어연구소

압력밥솥 외교로 위기를 넘자

21세기 동북아는 마치 압력밥솥과 같다. 한반도와 대만해협, 동북아 전역의 정세가 무더위보다 뜨겁다. 바다 위에서는 군함이 충돌하듯 스치고, 하늘에서는 전투기가 교차한다. 한반도와 주변국들은 그 열기 속에서 균형과 생존을 동시에 고민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뜨거운 압력밥솥 같다. 압력밥솥은 터지기 전, 반드시 증기를 빼내야 한다. 증기를 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역사는 언제나 위기의 틈 사이로 지혜의 길을 열어 왔다. 지금의 지혜는 북극이 아닐까? 키신저의 병마개 : 자존심을 살린 설득 외교 1971년 키신저는 병마개 하나로 냉전을 뒤흔들었다. 그는 중국을 방문해 저우언라이(周恩來)에게 말했다. “당신들이 병마개가 되어줘야 일본의 군국주의가 다시 넘치지 않습니다.” 이 한마디는 미·중 수교의 길을 열고, 아시아의 역사를 바꾸었다. 병마개론은 힘으로 싸우는 외교가 아니라, 상대의 자존심을 살리면서도 질서를 설계한 설득의 전략이었다. 대만해협의 갈등 역시 그렇다. 누구도 먼저 물러설 수 없고, 모두가 무언가를 잃지 않기 위해 팽팽히 맞서 있다. 우리는 이번엔 '병마개'가 아닌 압력밥솥 증기를 뺄 설계가 필요하다. 그게 바로 북극항로다. 협력의 북극항로가 갈등 압력의 증기를 빼 줄 것이다. 북극항로는 단순한 해상 물류 루트가 아니다. 이 항로가 본격화하면 아시아·유럽·아메리카 세 대륙이 처음으로 하나의 해양축으로 연결된다. 수에즈 운하나 파나마 운하를 뛰어넘는 제3의 글로벌 해상 체계, 그것이 곧 북극항로다. 이 항로는 북동항로(러시아 북부), 북서항로(캐나다 북극해), 그리고 미래의 북극 중앙항로까지 포함한다. 예컨대 부산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수에즈 운하를 통하면 24일이 걸리지만, 북동항로를 이용하면 14~16일이면 충분하다. 거리는 짧고, 탄소배출은 적고, 경제적 효과는 크다. 하지만 이 길을 열려면 군사적 충돌 대신 국제적 협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왜 지금, 왜 북극인가? 그 이유는 명확하다. 대만해협은 갈등의 공간이지만, 북극은 협력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군사와 자존심이 부딪히는 남쪽 대신 경제와 생존이 연결되는 북쪽으로 압력을 분산시켜야 한다. 사카모토 료마의 실리 교환 : 감정을 넘은 거래 사카모토 료마는 일본 근대사를 바꾼 전략가다. 오랜 원수였던 사쓰마와 조슈가 손잡도록 만들었다. 그가 한 일은 단순했다. 사쓰마는 무기를, 조슈는 쌀을 제공하게 해 서로 필요한 것을 교환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감정은 접고, 실리를 앞세워 거래하게 만든 것이다. 오늘의 북극항로 전략도 이와 유사하다. 러시아는 자원과 항로를 가지고 있지만 국제적 제재와 자본 부족으로 봉쇄되어 있다. 중국은 자본과 물동량을 가지고 있지만 국제 규범에의 협력이 필요하다. 미국은 안보와 질서를 강조하지만 협력의 틀이 부족하다. EU는 기후 기준은 있지만 운용력이 미약하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최고의 조선기술과 항만 역량, 그리고 중재자라는 특별한 위치를 갖고 있다. 이 모든 나라들이 서로 필요한 것을 쥐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감정을 넘어 실리를 교환하고, 서로를 견제하는 대신 보완하는 설계를 만드는 것이다. 료마의 방식을 참고하자. 서희의 담판 : 전쟁없는 외교의 전형 고려의 외교의 대가(大家) 서희는 80만 거란 대군을 앞에 두고 칼이 아닌 말을 택했다. 그는 적장의 체면을 살리면서도 고려의 자주권을 주장했고, 결국 전쟁 없이 강동 6주를 얻었다. 그의 담판은 외교가 어떻게 전쟁보다 강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오늘 한국이 해야 할 역할도 이와 같다. 각국의 체면과 입장을 인정하면서도, 협력의 조건을 설계하는 것. 군사적 충돌을 피하고, 경제와 기후, 생존이라는 공동의 명분을 만들어내야 한다. 서희의 지혜는 오늘 북극항로를 모색하는 시점에서 다시 절실하다. 대의, 실리, 평화 '삼위일체 설계' 북극항로는 단순히 짧은 길이 아니다. 새로운 세계 질서를 실험하는 공간이다. 이익만 좇는다면 새로운 갈등을 낳고, 갈등만 관리하려 한다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대의와 실리, 평화와 협력, 이 세 가지가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키신저의 설득처럼, 료마의 교환처럼, 서희의 담판처럼 말과 지혜, 그리고 중재의 용기가 필요하다. 지금의 동북아는 전 세계가 지켜보는 밥솥이다. 언제든 터질 수 있는 증기가 안에 가득하다. 우리는 그 안에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 증기를 빼내야 하는 것. 그것은 전쟁이 아닌 협력이고, 무기가 아닌 대화이며, 무력시위가 아닌 북극에서 만나는 공동의 미래다. 밥솥의 폭발을 막는 유일한 해법은 증기를 조율하는 외교다. 병마개를 든 키신저, 쌀과 무기를 바꾼 료마, 담판으로 땅을 얻은 서희. 이 세 사람의 지혜가 오늘 우리에게 묻는다. 이제 대한민국은 북극항로라는 새로운 질서의 설계자가 되어 다자간 협력체를 제안하고, 기술과 물류를 제공하며, 갈등을 완충할 압력밥솥의 증기를 빼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 증기를 빼는 설계자, 그것이 21세기 대한민국 외교의 새로운 길이다.

2025.08.04 14:49이광재 컬럼니스트

러시아 눈독 '북극 항로'…"에너지 핵심 수출망"

기후 변화로 북극 해빙이 나타남에 따라, 아시아와 유럽 운송 거리를 크게 단축하는 북극 항로가 개척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근 국가들의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러시아가 에너지 수출 핵심 루트로 북극 항로를 주목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협력 방안을 탐색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이같은 분석을 담은 '러시아 '에너지 전략 2050'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을 지난 22일 발간했다. 지난달 러시아는 '에너지 전략 2050'을 채택했다. 이는 석유와 가스, 석탄, 신재생에너지, 전력 등 에너지 부문을 다루는 최상위 국가 종합 전략이다. 이전 '에너지 전략 2035'와 비교하면 이번 전략은 러-우 전쟁 이후 상황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세계 에너지 시장의 탈탄소화 및 공급망 재편 움직임, 서방 제재로 인한 타격이 고려됐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이번 전략에 석유, 가스, 석탄 등에 대한 수출 의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향성을 담았다.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수소,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에너지원 사용 비중 확대를 목표로 뒀다. 이전에는 아시아 시장을 유럽연합(EU) 시장을 보완하는 시장으로서만 인식했던 데 반해 EU 시장을 대체할 시장으로 아시아와 남반구 국가들을 주목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2022년 5월 EU가 '에너지 전환 전략'을 통해 2027년까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완전 중단을 선언했고, 지난 6일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중단 로드'을 발표해 이같은 방향 설정이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KIEP는 러시아가 이런 수출 확대 및 다각화를 위해 북극 항로와 극동 지역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봤다. 러시아 정부가 '전략 2050' 추진 과정에서 북극 항로를 극동 항만, 동시베리아 철도와 통합하고, 북극 항로 인접 항만을 현대화해 특히 석탄, LNG, 석유화학제품 수출망으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고 짚었다. 구체적으로는 극동 지역 항만인 캄차카, 블라디보스토크, 사할린 등을 에너지 자원 환적·저장·가공이 가능한 복합 물류 허브로 만들고, 이곳의 환적량을 2023년 대비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LNG 수출 확대를 위해 북극 항로 연계 수송망을 구축하고 동시베리아 및 극동 지역에 스마트 그리드와 원자력발전소, 수소 기반 전력망도 확대 예정이다. KIEP는 "러시아의 대아시아 수출 다각화 계획이 더욱 분명해짐에 따라, 향후 러시아의 북극 항로 개발 현황, 극동 지역 에너지 생산지 개발 및 인프라 구축 과정, 아시아 국가들과의 수출 협상 상황 등을 면밀히 관찰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트럼프 2기 들어 미·러 관계 정상화가 기대되는 바 추후 북극 항로와 극동 지역에서의 한·러 협력 가능성을 고려해 관련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2025.05.25 07:03김윤희 기자

[영상] "북극 남극 바다얼음, 이렇게 줄었다"

남극과 북극의 바다 얼음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우주과학매체 스페이스닷컴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미 콜로라도 주 소재 미국 국립빙설데이터센터(NSIDC)의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2일 관측된 북극 바다얼음 연중 최대면적은 1천433만㎢로, 인공위성 관측 기록이 시작된 최근 47년 중 가장 적은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더 나쁜 소식은 남극의 바다 얼음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NASA 과학자들은 3월 1일 기준 남극의 바다얼음이 198만㎢로 줄어들어 "두 번째로 가장 낮은 최소 면적"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지구 전체의 해빙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감소한 상태다. NASA는 “지구상의 총 해빙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새 이정표가 만들어졌다”며, “2025년 2월 중순 전 세계적의 얼음 면적은 2010년 이전 평균보다 250만㎢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사라진 전체 바다 얼음은 현재 미시시피 강 동쪽의 미국 본토와 거의 같은 크기다. 리넷 보이스버트 NASA 고다드 우주 비행 센터 과학자는 "우리는 이번 여름 시즌을 얼음이 적은 상태로 시작할 것”이라며, "미래에 좋은 징조가 아니다”고 밝혔다. 북극을 덮고 있는 해빙은 북극 생태계에서 동물이 번식하고 먹이를 찾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등 커다란 역할을 한다. 또, 겨울철에 해빙이 줄어들면 폭풍이 더 심해지고 해안 침식이 증가할 수 있다. 작년은 기록상 지구에서 가장 더운 해였다.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Global Carbon Project)의 자료에 따르면, 2024년은 화석 연료로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트 마이어 NSIDC 과학자는 “남반구가 지속적으로 얼음이 적은 새로운 표준에 진입했는지, 아니면 남극이 앞으로 몇 년 안에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일시적 단계에 있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2025.03.31 11:18이정현 미디어연구소

트럼프 "전기차 대신 석유차"…'에너지 행정명령' 추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자마자 석유를 비롯한 화석연료를 사용하라는 '에너지 행정명령'을 추진한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오는 20일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취임한다. WSJ은 트럼프 당선인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전기자동차 진흥 정책을 무산시키기 위한 행정명령을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석유업계는 바이든 대통령이 해상과 연방토지에서 석유 생산을 제한했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이를 해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국가에너지위원회(NEC)를 만들어 석유·천연가스·전력 정책을 총괄할 계획이다. 석유업계가 대통령 선거 기간 트럼프 후보에게 선거 자금을 쏟아부었으니 이제 트럼프 당선인이 빚을 갚으려 한다고 WSJ은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에너지부 장관에 석유업체 리버티에너지의 크리스 라이트 최고경영자(CEO)를 지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이 바이든 행정부의 시추 금지령을 뒤집기는 법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첫 임기인 2019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금지한 북극 지역에서 시추를 재개하려 하자 미국 연방법원 판사는 의회 권한이 필요하다고 판결했다.

2025.01.15 15:54유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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