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해외 전략통 中 투입…현지화·시장 승부수
최근 현대자동차 중국 합작 법인인 북경현대에 해외 전략통으로 통하는 오익균 사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올해 현대차의 현지 시장전략 변화와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 사장은 그동안 러시아 시장에서 괄목한 성과를 내고 유라시아 권역에서 풍부한 해외 경험을 가진 노련한 전략가로 통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오익균 시장은 지난 달 3월 북경현대 총경리(사장)에 부임했다. 1989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오 사장은 이후 약 20년간 러시아, 튀르키예, 영국 등 세계 각지의 해외 법인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해외 사업 부문에서 풍부한 경험의 소유자로 올해 현대차의 중국 시장 전략을 성공으로 이끌 적임자로 낙점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오 사장은 생산과 판매 분야 전문가다. 러시아와 튀르키예 판매법인 법인장을 거치며 경험을 쌓은 뒤 러시아권역본부 본부장 전무에 자리했다. 이후 2021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업계에서는 오 사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시장 중 하나였던 러시아에서 시장 판매 점유율 확대 및 손익 극대화에 기여했다는 평이다. 현대차는 지난 2019년 러시아에서 17만8천809대를 판매했다. 오 사장이 러시아 시장 판매 법인장과 권역 본부장으로 근무한 2020년에는 18만6천대, 2021년에는 22만2천대가 판매됐다. 현지화 및 풍부한 해외 경험으로 판매량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오 사장은 러시아권역 본부장 부사장 임명 당시 모빌리티 신규 사업의 성공적 론칭 등 중장기 사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 중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발발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철수 가능성이 커지면서 현대차는 인력 재배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올해 중국 시장 복귀의 원년이 되는 해로 삼고 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올해는 중국 사업을 정상화해야 하는 중요한 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러시아 시장이 막히면서 단일 권역인 중국 시장에 '선택과 집중'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현지에서도 오 사장 부임에 대한 기대가 높다. 현지 복수 매체는 "오 사장은 생산과 판매 전문가로 근무한 베테랑"이라며 "최근 현대차의 전세계 판매량에 비해 부족하다고 평가받던 중국 판매량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사장은 부임한지 한달도 되지 않아 3월 중순께 현지 전략 모델인 '무파사' 어드벤처 공개 현장에 나타나 북경 현대의 새로운 전략과 임원진을 발표했다. 중국 현지 합작 법인에서 약 20년간 근무한 우저우타오(吴周涛) 북경현대 부총리(부사장)와 합을 맞추게 됐다. 우 부사장은 현지 영업 부서를 거친 영업 전문가로 오 사장의 판매 전략에 힘을 실을 것으로 관측된다. 오 사장은 무파사 공개 발표 현장에서 아이오닉 기반으로 한 중국 순수 전기차 모델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며, 북경현대는 향후 3년 내 4~5종의 신규 전기차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2025년까지 연 판매 50만대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북경현대가 발표한 '2025년 뉴 플랜'에는 제품 변신, 브랜드 변신, 서비스 혁신이 담겨 있다. 오 사장은 현지 모델 라인업 강화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지 모델 무파사에 '현대룩(Hyundai Look)' 디자인 라인업을 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10세대 쏘나타, 7세대 엘란트라, 신형 페스타, 5세대 투싼L 등 차종과도 연동해 기획했다. 우 부사장은 "올해를 북경현대 변화의 원년으로 삼고 2025년에는 성공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현지 업계에서는 북경현대의 부진 원인을 잦은 임원 교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임원 교체로 현지 전략에 성공하고 유지하는 것을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오익균 사장은 현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과 중국 시장에서 성공해야 진정으로 성공적인 자동차 회사가 될 수 있다"며 "앞으로는 고객의 요구를 앞서는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설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