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머에 휘청인 '롯데'…실적 부진·건전성 악화에 해명 효과 떨어져
롯데그룹이 루머에 휘청이고 있다. 회사는 유동성 위기설이 확산되면서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진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여기에 주요 계열사의 실적 부진과 재무건전성 악화가 확인되면서 루머에 힘을 싣고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지주와 계열사인 롯데케미칼, 롯데쇼핑은 지난 18일 오후 12시 30분 공시를 통해 '현재 거론되고 있는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 관련 루머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롯데 계열사들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는 풍문이 증권가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지며 주가하락 등 악영향이 확산되자 해명에 나선 것이다. 앞서 지난 16일 유튜브 일부 채널에 '롯데그룹 공중분해 위기'라는 영상이 올라왔고 관련 내용을 담은 풍문이 빠르게 유포됐다. 유포된 지라시는 ▲롯데의 다음 달 초 모라토리엄(지급유예) 선언설 ▲유통계열사를 중심으로 직원 50% 이상 감원 예상 ▲금융당국 예의주시 등의 내용이 담겼다. 롯데그룹의 공시에도 주식시장의 불안감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지주는 전 거래일 대비 6.59% 하락한 2만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8.86% 내린 2만5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롯데쇼핑도 장중 5만6천100원까지 내리며 52주 신저가를 찍은 뒤 전 거래일 대비 6.6% 하락한 5만8천원에 장을 마감했다. 롯데케미칼 종가도 전 거래일 대비 10.22% 내린 6만5천900원으로 나타났다. 주가 하락이 이어지자 롯데그룹은 루머의 최초 생성자와 유포자에 대한 수사 의뢰를 검토하는 등 강경 대응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롯데그룹 차원의 해명에도 주가 하락이 이어진 것은 실적 부진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롯데쇼핑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조56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고, 순이익은 53.3% 감소한 289억원으로 집계됐다. 백화점과 마트·슈퍼 등이 모두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다. 롯데케미칼 역시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2002억원, 영업손실 4136억원을 기록했다. 1~3분기 누적 손실만 6600억원을 웃돌았다. 계열사가 부진하면서 롯데지주의 1~3분기 연결기준 순손실은 1871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순이익은 2715억원이었다. 실제로 유동성도 악화됐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100% 이하면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는데, 롯데지주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19년 100.3%에서 2023년 139.4%로 높아졌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133.81%를 기록하면서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100%를 넘기며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들어온 상태다. 그룹의 두 축 하나인 롯데쇼핑의 부채비율도 높은 편이다. 3분기 말 기준 190.36%로 직전 분기 말(186.5%) 대비 약 4%포인트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