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칼날 비껴간 효성·효성重, 부당지원 심의 종료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을 받은 효성그룹이 규제당국의 제재를 비껴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전원회의에서 효성 및 효성중공업의 진흥기업에 대한 부당지원 건을 심의한 결과, 사실관계 확인이 곤란해 법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심의절차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 2021년 부당 내부거래 혐의로 효성그룹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공정위는 효성중공업(건설 부문)이 건설 물량을 공동 수주하는 방식으로 또 다른 건설 계열사인 진흥기업을 부당 지원한 혐의를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에 따르면 진흥기업은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인해 민간 PF 건설공사 단독수주가 어려워 경영실적 달성을 위해 효성 측과 공동수주했다. 공정위 심사관은 2012∼2018년 기간 중 효성과 진흥기업이 공동수주한 민간 PF 건설사업 27건 중, 효성이 주간사이면서 지분율 50% 이상을 진흥기업에 배정한 9건은 수주·시공에서의 기여도에 비해 과다한 이익을 제공했는지를 살폈다. 또 효성이 2013년 8∼12월 기간 중 진행된 루마니아 태양광발전소 설치공사에서 진흥기업에 중간하도급을 주는 방식으로 실질적 역할에 비해 과다한 이익 제공했다는 혐의도 심사했다. 공정위는 심의결과, 2가지 행위 모두 독립된 제3자와의 거래와 비교해 얼마나 유리한 조건인지, 그 결과 과다한 이익귀속분이 얼마인지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 어려워 위법성 판단이 곤란하므로 규정에 따라 심의절차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9건의 공동수주 건에서 외형상 주간사라는 것만으로 양사의 구체적인 역할을 확인하기 어렵고, 독립된 제3자와의 거래관계에서 형성될 정상지분율과의 차이 비교가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루마니아 태양광 발전공사에서 중간하도급을 맡은 진흥기업이 작업관리, 준공검사 이행 등 실질적 역할이 없었다고 단정하기 곤란하다"고 부연했다. 21일 브리핑에서 심사관의 조사가 충분했냐는 질의에 공정위 관계자는 "심사관도 여러가지 측면에서 규명 노력했지만, 위원회가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웠다"며 "심사관이 조사 못했다는 게 아니라, 사안의 성격상 한계가 있었다 이렇게 이해해달라"고 답했다. 최근 친족 계열사 자료를 누락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고발하지 않고 경고한 데 이어 효성그룹 계열사 부당지원 심사를 종료한 것을 두고 '재벌 봐주기'란 지적에 대해서는 오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안을 보다 케이스 스페시픽(case specific)하게 봐야한다"며 "심의 과정에서 법원 판결 동향도 다 짚고 거기에 따라 일관되게 법집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케이스 스페시픽하게 가야지, 이런 게 한 두건 있다고 재벌봐주기는 오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